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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동 30번지-양혜규 개인전

  • 조회수 1,995
  • 작성자 김*진*
  • 등록일 2006.08.14
사동 30번지 - 양혜규 개인전

일시: 2006년 8월 19일-10월 8일
장소: 인천 중구 사동 30-53번지
후원: 인천문화재단
기획: 김현진


독일을 중심으로 주로 유럽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온 작가 양혜규의 국내 첫 개인전이 큐레이터 김현진과의 협업으로 오는 8월 인천의 한 민가에서 열린다. 작가는 국내에서 그간 아트선재센터의 블링크 전(2002), 에르메스 미술상 전(2003), 부산 비엔날레(2004) 등을 통해 작업을 선보여 왔으나 개인전은 이번에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양혜규의 이번 전시는 그간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면서 자국을 떠나있는 (외국의) '타자'로써 자신이 경험해온 삶 속에 놓인 정서와 사유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사동집의 장소적 고유함에 대한 섬세한 해석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계의 중심지를 벗어나 인천의 사동에 위치한 버려진 한 작은 가옥에서 마련된다. 사동은 인천 내에서 조차 주변화 된(타자화 된) 지역으로 집은 사동의 좁은 막다른 골목에 간신히 형체를 유지한 채 남겨져 있다. 벽지가 내려앉고 지붕에 군데군데 구멍이 난 채 망가져 있는 이 집은 오랜 시간 동안 사용되지 않은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있다. 즉, 집으로서의 유용성은 사라진 지 오래고, 그 기능적인 혹은 사회적인 존립을 한참 벗어나 있다.

이러한 사동집의 장소성은 이번 작가의 작업과 전시의 담론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사동집은 서서히 소진되어가면서도 존재의 독특한 아우라를 형성해내고 있는데, 사동집의 생태적, 존재적 상황은 시간과 역사를 빗겨난 하나의 멜랑코리아적 공간으로 집약될 수 있다. 이러한 집의 형상과 현재를 바로 작가는 사회와 일상의 모든 판단의 잣대를 적용해 낼 수 없는 절대적 장소로써 관찰하며, 이러한 공간속에 작가 자신을 반영해 내고 있다.

작업은 작가가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보다 자유롭게 전개되었는데, 주로 사동집의 생태적 특성으로부터 얻어진 빛과 반사, 관조와 수용 등의 개념을 바탕으로 작업을 시도하였다. 예를 들어 순간적으로 강한 빛을 내는 스트로보 라이트로 일종의 정지상태를 연출하거나, 종이접기라는 1차원이 3차원으로 변모하는 오묘한 작은 공간의 생성들을 집약하는 방법론을 취하거나, 그 집을 중심으로 한 특정한 풍경을 살펴보면서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를 외부 장독대에 마련하는 등. 집의 외관과 그 아우라는 유지하되 내부로 들어가면서 관객들이 차차 새로운 발견과 경험의 깊이를 더할 수 있도록 작업들이 설치되고 있다.

홈리스/고향의 개념에 대한 작가 특유의 관조적인 사유, 그 미학적 반영

결론적으로 사동집에 대한 섬세한 해석을 시도하는 양혜규의 이번 작업들은 그간의 개인적 경험과 인식에 존재하는 "은유적 홈리스/ 상징적 고향(한편, 이 상징적 고향은 양혜규가 자신의 비디오 작업 스크립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작가 김범의 동명 작업"고향"을 참조하고 이와의 관련되어 있기도 하다)"이라는 측면과 '멜랑코리아'에 대한 일련의 미학적 반영(反省, reflection)으로 살펴볼 수 있다. 이미 개인 주택을 이용한 전시의 예들은 있어왔으나, 이번 양혜규 개인전은 단순히 집이라는 매개를 통한 장소 특정적 설치나 공공 프로젝트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작가는 사동집 속에 집약되어 있는 그 장소성의 다층적인 의미망에 대해 심도있는 접근을 보이면서 자신의 특유의 사유적 측면을 드러내고 있고, 이것이 이번 전시의 차별점이 될 것이다. 전시는 작가의 관조적 시선과 타자적 존재로써의 주체에 대한 확장된 성찰을 통해 완성될 것이며, 나아가 관객에게 오늘날의 비정주적 삶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있다.

한편, 전시 기간 중 따로 관리자 없이 관객 스스로가 전시장 문의 자물쇠 번호를 열고 정해진 관람 시간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관객 또한 은밀하게 전시의 여정을 함께 나눌 수 있다. 전시장을 찾는 관객들은 "낯설음과 마주하는 경험"을 나누어 가지게 될 것이며, 동시에, 후미진 도시 일부를 새로이 경험할 것이다. 끝으로 이 전시를 찾아가는 과정이 타자가 또 다른 타자의 고향을 방문하는 하나의 상징적 여정이자, 아직 밝혀지지 않은 타자들의 공동의 존재적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이 되길 기대한다.


찾아오시는 길(첨부된 지도 참조)

1호선을 타고 동인천역에서 하차, 동인천역 맞은 편 맥도널드 앞에서 버스 3. 23, 24번을 타고 인천여상 정거장에서 하차, 우측으로 5m정도 내려와서 세기카센터와 기아부품 대리점 골목으로 진입(건너편에 흥국생명, 칼텍스 주유소가 위치함), 다시 향원식당 옆의 골목으로 들어가서 좌회전해서 골목으로 진입, 그 골목의 막다른 곳에 작은 하늘색 대문집. 사동 30-53번지 /대문 비밀번호 135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