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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무용협회 - 2006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 조회수 1,282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6.11.20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한국무용협회 - 2006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한국무용협회 - 2006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

문화관광부가 지금부터 약 20여일 전인 지난 10월 26일에 공개한 ‘국내 예술경연대회 병역대상 입상자 현황’을 보면, 한국무용협회는 그 동안 서울무용제(연기, 안무)에서 8명 그리고 전국무용제에서는 3명의 병역혜택 수혜자를 배출한 것으로 되어있다. 특히 전국신인무용 경연대회에서는 그동안 무려 38명의 병역혜택자를 배출한 것으로 되어있다.

한국무용협회에서 주최하는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가 특히 무용인들부터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가 바로 젊은 남자 무용수들의 생명 같은 병역혜택 문제가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중요한 경연대회의 심사과정을 객관적으로 검사하고 감시하는 ‘사회적 장치’가 없다는 것이다. 주무부처인 문화관광부는 이 부분에 대해 각성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근래 문화관광부가 예술분야 병역 특례제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제도를 모색하고 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무용계 전체의 의견을 좀 더 넓고 깊게 확인해야 된다. 근래 우리 사회에서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이 큰 사회적 문제와 폐해를 만들며 국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무용인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수렴하지 못하고, 허황된 목소리만 들어서는 큰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다. 젊은 무용인들의 앞으로의 예술 생활과 미래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관료들 주변에 꼬이고 있는 봉이 김선달 같은 부류들의 이야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며 투명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경청해야 한다. 이때는 언제나 '바다이야기'를 교훈삼아야 한다.

그리고 바로 이런 중요한 사안들이야 말로, 전체 무용인들의 의견을 넓고 깊게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의 절차를 꼭 거쳐야 한다. 이를 통해 “어느 학교 무슨 전공 출신이 아니면, 병역 혜택은 불가능 하다”는 따위의 소리나, ‘안보장사’ 못지않게 나라의 근본과 기강을 흔드는 ‘병역장사’가 계속 횡행하고 있다는 소문 아닌 소문이 무용계에서 완전히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한국무용협회(회장 : 김복희) 주최 2006년 < 제43회 전국신인무용경연대회 >가 지난 10월 18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있었다(평자는 오전 11시경부터 시작된 남자무용수 병역 혜택이 걸려있는 한국무용 경연부터 보았다). 한국무용 여자 부분에서는 모두 8명이 경연했는데, 이 중 < 귀처 >를 이룬 숙명여대 대학원 민병주가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민병주는 가냘픈 체격이지만 기품 있는 움직임으로 우리 춤의 아름다움을 독무로서 충분히 표현해내고 있었으며, ‘주역무용수’로서의 느낌까지 살아나고 있었다. 그 다음 인상적인 무용수는 성균관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한 < 모엽 >의 김연진 이었다. 그리고 주황빛 수건을 들고 나와 깊은 예술적 밀도감을 보이고 있던 한성대학교 김윤서의 < 염 >도 수작이었다.

그런데 대부분의 나머지 작품들은 국적불명의 음향 속에, 국적불명의 움직임들을 의미 없이 나열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무용협회가 게시판에 발표해둔 이 부문의 특상은 경희대 대학원 임지희의 < 능소화 >가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그리고 실제 무대에서 가장 뛰어난 예술적 실력을 보여준 민병주는 특상, 수석상, 공동차석상 등 4명의 수상자 속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식으로 수상작이 결정되는지 걱정스럽기만 하다.

한국무용 남자부문은 무두 7명이 출연했는데, 경연자 모두가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었으나, 작품에 ‘안무’가 되어있지 않아 자신들이 가진 실력들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었다. 특별히 눈에 띄는 작품 자체가 보이지 않았는데, 한국무용협회 게시판에 나타나 있는 채점결과는 한두 명에게 ‘몰아주기’한 모습이 역력하게 나타나 있다.

현대무용 여자부문은 서로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지는 4명의 무용수들이 특이한 느낌을 던지며 창의적인 움직임을 만들어 나갔다. 시상 결과를 떠나 4명의 무용수 모두의 밝은 미래가 점쳐질 수 있겠다. 현대무용 남자부문은 7명의 끼가 넘치는 남자무용수들이 열연을 보였는데, 한예종 전문사 1년에 재학 중인 오영훈의 < 눈물을 삼키는 미소 >가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온 몸을 절규하듯이 흔들어 주기도 하면서 작품에 이야기를 담아나가는 움직임을 이루던 오영훈의 독무는 설득력 있었다. 상명대 이태훈, 한성대 석진환, 경희대 박명훈, 한양대 유호식, 서경대 김유식, 한예종 김성훈 등 모두도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기량을 보이고 있었는데 결국 중요한 것은 ‘작품’에 ‘의미’나 ‘뉘앙스’를 담아내는 것이 된다.

이 부문의 병역혜택은 현재 한국무용협회 회장으로 되어 있는 김복희가 재직 중인 한양대학교의 현대무용전공 졸업자인 유호식이 받은 것으로 되어있다. 발레 여자부문의 수상결과는 공정하게 이루어진 모습이다. < 로즈 아다지오 >를 이룬 이화여대 조효정이 특상을 받았는데, 화사한 표정과 자태와 움직임을 균형감 있게 이루어 나갔다.

세종대 신지미의 < 파키타 아다지오 >, 역시 세종대 출신인 장지영의 < 흑조 >, 그리고 국립발레단 하수연의 < 코펠리아 >도 안정된 느낌이었다. 발레 남자부문의 경연은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가 되었다. 가장 인상적인 경연자는 ‘대형무용수’의 가능성까지 느끼게 해주던 한예종 3학년 정영재였다. < 탈리스만 >을 이룬 정영재는 뛰어난 공중회전 능력을 갖추면서도 표현력 넘치는 연기를 이루어 냈다. 움직임과 자태에 예술적 풍만함을 담는 작업은 아직 남아 있다.

< 다이에나 악티온 >을 이룬 세종대학교 2학년 이동훈도 무게 있는 회전과 점프가 정확하면서도 느낌이 있었다. 작품 전체의 흐름도 여유 있게 이끌어 갔으며, 약간의 실수가 있었지만 큰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세종대 대학원 정성복의 < 돈키호테 >도 정확했는데, 객석에 예술적으로 더욱 어필 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 대회의 대상을 받은 한예종 이충훈의 < 지젤 >에서 이충훈도 ‘주역’의 느낌을 던졌는데 아직 깊고 풍만한 표현력은 보완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모두 8명이 나온 이 부문에서 가장 뛰어난 공연을 보여 주었던 정영재는 4등 안에도 못 든 것으로 되어있어 이해하기 힘들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