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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식- '下井堂文庫'에 관하여

  • 조회수 1,116
  • 작성자 노*식
  • 등록일 2006.11.25
<인사말씀- 도서 기증사>

존경하는 남원시장 최중근님에게,

본인이 언제나 아끼고 좋아했던 몇 권의 ‘장서’를 나의 고향 남원 땅으로 실어 보내고 나서 이 글을 씁니다. 그 무거운 책박스를 용달차에 옮겨 싣느라고 팥죽 같은 땀을 흘리는 젊은 운전기사분도 고맙고, 서울 먼곳까지 남원의 명물 포도상자를 안고 찾아오신 홍보실의 장희주 계장님과 이영미 아가씨도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의 보잘 것 없는 이들 몇 권의 장서(3천여 권)는 본인으로선 “피 같은 책들”입니다. 극작가 노경식의 칠십 평생이 그 책들 속에 오롯이 담겨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마누라와 자식들 빼놓고는 애지중지 가장 내가 사랑하고 아껴왔던 물건들입니다. 속된 말로 표현하면 남들은 자기네 집안 살림살이를 장만한다, 아파트 집을 마련한다 하고 분주히 뛰고 있었을 때, 오로지 노경식은 책 속에 매달려 살아왔고 책들밖에는 몰랐으니까요!

장서의 이름은 불초 ‘하정당문고’(下井堂文庫)로 정했습니다. 짐작이 가시겠지만, 옛날의 남원 읍내 “下井里 83번지” 주소는 본인이 그곳에서 태어났고 그곳에서 흙장난치며 자라나 그곳에서 용성국민(초등)학교와 용중 및 남원농고를 줄곧 다녔으며, 노경식이가 서울에 대학진학을 한 뒤로도 내 할머니께서 돌아가실 때(1970년대)까지는 40여 년 세월을 어머님과 함께 농사 짓고 살아오셨던 인연 깊은 곳이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이것도 본인을 낳아주고 길러주신 나의 고향 춘향골 남원에 대한 작은 보은이라고 생각되며, 그러고 보니 首丘初心이란 옛말이 빈말 아니고 저- 가슴 밑바닥에서부더 솟아나는 감개과 정감을 주체할 수 없다는 생각입니다. 모쪼록 노경식이가 바라는 바는, 본인의 이들 장서 몇 권이 장래에 있어 “남원시립도서관”을 위한 하나의 좋은 계기가 되고 작은 밑거름이 되며, 또한 몇 권의 이 책들이 고향의 후배 학생들은 물론 주부 및 시민들에게도 공개(대여)됨으로써 마음의 양식이 되고 정서함양에 도움이 되는 길이 열렸으면 하는 것입니다.

끝으로 지금 내가 서재에서 매일처럼 상용하고 있는 나머지의 책들 4백여 권은 훗날에 또 보내드릴 것을 기약합니다.

시장님 시장님, 우리 최중근 시장님!
우리 남원 춘향골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하고 내내 건승하시기 바라면서,
최시장님의 市政을 위한 깊으신 배려와 후의에 거듭거듭 감사드립니다.

2006년 11월 17일

극작가 하정당(櫓谷) 노경식

* 이 글은 남원시장에게 보낸 '편지글'을 도서기증식에서 '인사말씀'으로 가름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