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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하든 신뢰할 수 없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조회수 1,157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7.01.02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베트남 중부도시 호이안에서 읽은 ‘조선일보’ 기사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베트남 중부도시 호이안에서 읽은 ‘조선일보’ 기사 >

비록 무용에 관한 글쓰기(Dance Writing)를 하고 있지만, 신문에서 읽는 세상에 관한 다양한 기사는 평자에게 많은 새로운 정신적 자극과 영감(inspiration)을 준다. 하지만 가끔 한 번씩 만나게 되는 결코 넓고 정확하고 균형된 시각을 가지지 못하는 것 같은 편협 된 기사를 접하게 되면 큰 당혹감을 가지게 된다.

지난 12월 중순 베트남 북부지역에 있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야간 침대열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한 베트남 중부의 고대 도시 후에와 호이안 지역에는, 한 겨울인데도 비가 추적거리고 있었다. 특히 후에 방문을 오전 동안 짧게 마치고, 저녁 무렵에 호이안의 숙소에 도착하니, 비는 억수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힘들게 시간을 내어 짧게 여행하고 있는 베트남방문인지라, 저녁 시간에라도 샤워를 마치고 호이안 도심지를 걷고 싶었는데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인도차이나 반도의 겨울 비는 우리나라 한 여름의 장마철 비 같은 분위기였다. 가능하면 너무 무료하게 오래 동안 있는 것을 하지 않으려 하는 평자는 비행기에서 들고 내린 신문을 읽기로 했다(그래서 약 3일정도 지난 신문을 보게 된다).

그런데 조선일보 12월 13일자 A27면 “대관료 안 받아요” 라는 제목의 기사는 공연예술에 관한 글쓰기를 하는 평자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김병익)가 운영하는 서울 아르코예술극장(구 문화예관)이 이르면 2007년부터 대관을 없애고 1년 공연 프로그램을 예술감독이 100% 선정하는 방식의 파격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등의 내용의 기사였다.

그러면서 “아르코예술극장이 공연장으로서 분명한 색깔을 내고 관객의 신뢰를 얻기만 한다면 한 해 4억여 원의 대관 수입은 포기할 수 있다는 것이 문화예술위원회의 취지다”라고 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앞으로의 대관을 무료로 하면서, 공연작품은 문화예술위원회에서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하나 한심스럽게 느껴졌던 것은,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 혈세를 공정하고 올바르게 집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예술인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문화예술위원회가, 과연 앞으로 이 ‘공짜 대관’ 혜택은 누구에게 줄 것인가 하는 것이었다.

사이비 꾼들에게만 이런 특혜가 돌아가고, 자신의 예술을 힘들게 지켜나가는 예술인들로부터는 그나마 저렴한 가격을 지불하더라도 ‘대관’을 통해 이루어나가던 공연의 기회를 완전히 앗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는 것이다. 올 여름 우리나라 신문을 가득 메운 문화관광부의 ‘바다이야기’ 스토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두 번 째는, 이 기사내용 끝부분의 “아르코 측은 이미 지난 10월 국제현대무용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무용제 등 매년 이 공연장을 중심으로 벌이는 축제들에, 2008년부터는 다른 공연장을 알아봐 달라고 요청했다”고 하며, “과거 연극의 대명사였던 아르코 예술극장이 다시 살아날 기회”라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무용’ 예술의 공연장은 없애겠다는 기사이다. 즉, 무용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의 하나인 서울무용제등의 공연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무용 공연장에 대한 다른 대안을 가지고 있는가? 사실 ‘무용’ 예술은 우리나라 기초 공연예술 중 유일하게 전용극장을 가지지 못하고 있는 예술이다.

예술의 전당도 음악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고, 국립극장이나 아르코예술극장 등도 지금 이 기사에서 조선일보가 몰아 가고 있는 듯이 연극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21세기 문화대국을 외치는 민주국가에서 ‘무용’ 전용 공연장이 없다는 것을 수치일 수도 있고, 사실 이 문제는 전국 수십만 무용인들의 피맺힌 현안이 되어있다.

그런데 조선일보는 왜 이렇게 ‘편안한’ 기사를 쓰고 있는지? 사실 근래 문화선진외국의 무용에 관한 사회적 관심과, 무용예술의 문화, 정치, 사회적 역할은 커지고 있다. 이는 비슷한 때인 12월 21일자 중앙일보 29면 기사를 보아도 확인된다. 즉 이 기사는 올해 뉴욕타임스에 실린 한국 문화 관련기사가 지난해 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고 했다.

“뉴욕 소재 한국문화원에 따르면 뉴욕 타임스에 실린 한국 문화기사는, 2005년 38건에서 올해 64건으로 급등했다. 분야별로는 음악이 17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화 16건, 무용 9건, 음식 6건, 등이 뒤를 이었다”라고 기사는 전한다. 그런데 연극은 나타나지 않는다. 국제문화교류에서도 무용 예술이 차지하는 비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동아일보 12월 26일자 A23면 “티켓링크 분석 2006 공연계 흥행지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2006년(12월 제외) 무용 관객은 46만 여명이고, 연극 관객은 42만 여명으로 나타나있다. 조선일보는 무용이 공연 할 수 있는 보금자리를 찾아주지는 못할 망정 간신히 엉덩이를 붙이고 있는 자리는 뺏어가지 않도록 해야 하지 않는가?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가 났다고 전국 수십만 명의 무용인과 그 가족들이 모여 조선일보 불매 운동을 벌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사이비 예술가나 사이비 평론가, 사이비 기획자 등등 과 노니닥거리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며 순수하고 착한 예술인들의 가슴에 피멍이나 들이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폐지 서명운동도 가능하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