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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영Now무용단

  • 조회수 2,358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08.11.17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손인영Now무용단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손인영Now무용단 >

‘자신이 아끼는 작품을 다시 한번 펼쳐본다’는 손인영Now무용단의 레퍼토리 공연 < 페미타지 >가 지난 5월 1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있었다. 철지난 스타일의 움직임과 포맷을 대책 없이 나열하는 모습이었던 이날 공연에서는 섬세하고 투명한 안무 같은 것은 사라져 무용예술의 지성적인 상징이나 이지적인 은유 같은 것은 없었다.

마치 무언극이나 퍼포먼스 같은 움직임으로 무용은 아무렇게나 해도 된다는 생각처럼 공연을 이루던 이 ‘무용단’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집중육성단체’로 지정되어, 그동안 수억 원이나 되는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지원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무용단’은 실제로 ‘무용공연’ 다운 무용 공연을 자신 있게 펼치지 못하고 있다. 주로 지방을 돌거나, ‘해외 공연’을 한다고 밖으로 다니고 있다. 그리고 새로운 창조를 의미 있게 이루지 못하고, 주로 옛날 작품을 재탕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누가 어떤 기준으로 이런 ‘무용단’에 이런 큰 특혜를 주었는가?

사실 우리 무용계에는 이런 사설 ‘무용단’은 수십 개, 아니 수백 개가 있다. 그런데 어떻게 유독 이 ‘무용단’만 ‘집중육성단체’로 성정되어, 수억 원의 피 같은 혈세를 받아가며 깊이 없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될 것 같은 공연을 재탕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이런 특혜를 집중적으로 준 ‘무용단’일수록 더욱 더 철저하게 ‘집중적으로’ 그 결과를 확인하고, 예술적 성과가 떨어지면 선정과정에서부터 다시 한번 확인하여 당장 그 특혜를 철수하고,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환수해야 한다.

무대 바닥에 흰 천을 깔아두고 그 밑에 사람이 꿈틀거린다. 천 밑에 있는 사람이 붉은 조명을 보이고 있기도 하고, 큰 천을 일렁거리기도 하는데. 어릴 때 하던 ‘이불놀이’가 생각나고, 철지난 시도가 촌스럽기만 하다.

한 명이 넓은 천을 몸에 두르고 객석으로 올라오기도 하는데, 무용이 아니라 ‘퍼포먼스’를 하는 모습이다. 무대 뒤에서 다리만 나오게 해서 ‘놀이’ 같은 것을 하기도 하고, ‘묵 쥐 빠’ 소리를 내면서 ‘묵 쥐 빠’를 하는데, 창피한 느낌이 든다.

갑자기 5명이 가식적인 웃음을 크게 이루는데, 이게 무용인가 하는 절망감을 지울 수가 없다. 다시 호흡 짧게 암전되었다가 밝아진 후, 이제는 4명이 고무줄놀이를 한다. 아무런 무용의 예술적 상징도 없이, 그냥 줄넘기만 하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다리를 든 사람 밑으로 지나가거나, 누워서 두 다리를 흔들어 주거나, 서로의 몸을 억지로 붙여서 이어나가거나 하는 움직임들이, 예술적 감성이 사라진 가볍고 깊이 없는 안무의 모습을 확인시키고 있다.

다시 무대 우측 상단에서 ‘사랑’, ‘낙태’, ‘오르가슴’ 등의 소리를 내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는 고무줄을 야광으로 빛나게 하고 있다. 도대체 이 작품은 어떤 메시지를 객석에 주고 싶은지? 그리고 무엇을 주장하고 싶은지 알 수가 없다.

한 명이 지나가면서 고무줄을 끊는데, 끊을 때마다 ‘띵’하는 소리가 난다. 그러다가 갑자기 승려 한명이 나타나 염불을 하고 있다. 이것은 퍼포먼스가 되는가? 무언극이 되는가? 승려의 염불이 거의 10여분 이상 끌며 이어진 다음, 괴기한 소리가 나는데, ‘귀신 놀이’를 하는 것 같다.

다시 베개를 들고 이런 저런 움직임을 생각나는 대로 해보고 있던 이 작품에서는 투명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예술집중육성단체’로 ‘영광스럽게’ 지정된 무용단이 움직임이나 이미지로 승부를 걸지 못하고, 조잡한 소도구나 상징되지 않는 연극적 서사만 나열 하면서, 객석을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