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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사랑티켓은 악마의 유혹인가!

  • 조회수 1,153
  • 작성자 김*묵
  • 등록일 2007.04.10
성명서 - 사랑티켓은 악마의 유혹인가!

존경하는 대통령님, 문화관광부 장관님, 서울시장님, 서울문화재단 이사장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올해로 데뷔 19년차인 희곡작가 겸 극단 Theater J.M 대표 김현묵입니다.
바쁘신 공무가 많으실텐데, 이렇게 펜을 들어 아뢰는 것은 다름이 아니오라 사랑티켓 문제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사랑티켓은 관객 개발과 저변화를 위해 관람료의 일부를 지원해 주는 제도입니다. 관객 개발은 곧 공연예술단체의 수익 창출과 발전으로 이어지므로 사실상 공연예술계를 위한 정책이라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그런데 올해 예산이 대폭 삭감되었다는 이유로 지난 4월 5일부터 하루 500매 한정 판매를 하고 있어 심각한 공황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전 10시에 티켓을 오픈하면 선착순으로 접속/예매/입금하는 순서대로 팔려 순식간에 동이 나고 맙니다. 연극의 메카인 대학로에서만도 하루에 평균 70여 편 이상의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70편으로 잡고 500을 나누면 평균 7매 정도가 각 공연에 사랑티켓이 배분되는 셈입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뮤지컬 등 상대적으로 인기가 좋은, 이미 인지도가 높아진 공연에 다소 편중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기높은 공연들 역시 사랑티켓의 한정 판매로 관객수가 점점 떨어지고 있을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사랑티켓은 일종의 할인권 역할을 하는 것인데(가령 관람료가 만원이면 삼천원에 구입. 칠천원을 국가에서 지원) 한정판매를 시행함으로써 관객들은 공연보기를 꺼려하고 있습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할인권으로 공연을 보다가 누가 정가대로 공연을 보려 하겠습니까!
저도 지금 포복절도 코미디 [오동추야 달이 밝아]를 제작 공연중인데, 한정 판매 이전에는 쿼터제에 의한 상한선, 30석이 거의 모두 사랑티켓으로 관객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말부터 10매도 안나가더니 이제는 아예 예약이 들어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 공연을 보려는 관객들은 접속 속도가 매우 느려 선착순 판매에 끼지도 못하는 모양입니다. 각 공연 사이트에 우리 공연을 본 관객들이 절찬을 아끼지 않는 공연평을 올리고 있는데, 우리같이 인기있는 공연이 이러하다면 일반 정극들은 오죽하겠습니까!
대통령님께서는 선거에 당선되기 전, 공약 사항에서 기초예술에 대한 지원과 정책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런데 복권사업이 잘 안되어 예산을 삭감시켜 관객들과 연극인들에게 이러한 엄청난 혼란과 절망을 안겨준다면 기초예술인 연극은 대체 어디로 가라는 말씀입니까! 게다가 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입니다. 예산을 증액해도 시원찮은 판에 3년 전 수준으로 예산을 편성하면 사랑티켓은 대체 무엇을 위한 제도이란 말씀입니까!
그런데도 지금 이 사태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하고 있습니다. 사랑티켓 홈피에 예산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만 올라있을 뿐, 사과문 하나 없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도 어떠한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고, 더군다나 서울시는 복권기금에 의한 사랑티켓 지원금 예산이 삭감되었으니 매칭 펀드에 의한 원칙, 즉 4대 1에 의한 예산 편성만 주장, 작년 10억이었던 지원금을 비율에 맞추어 삭감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장님! 오히려 이런 난국이라면 거꾸로 서울시라도 수십억을 내놓겠다고 해야하시는 것 아닙니까! 원칙에 의해 연극이 죽어가고 있는데, 이 문화시대에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러한 주장을 하시는 건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게다가 사랑티켓 대부분은 서울에서 진행됩니다. 그럼 서울시민들의 연극 볼 권리를 앗아가려는 것입니까! 이것이 진정 서울시장님이 약속하신 서울문화정책의 핵심입니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님! 위원장님은 올해 예산이 삭감될 것을 모르고 계셨습니까! 어찌하여 이 시간까지도 아무런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말씀이십니까! 이 사태는 원칙대로는 해결이 안된다는 것이 저의 소견입니다. 복권기금과 서울시 예산에 국한된 현 사랑티켓 지원금 원칙을 깨뜨리시고 문예진흥기금으로 확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국고 추경을 통해 해결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대합니다. 즉 정치적인 해법으로만 이 사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저는 보는 것입니다.
문화관광부 장관님! 장관님은 장관이기 이전에 연극인이십니다. 작년에도 모 작품에 특별 출연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이 사태를 그냥 보고만 계실 겁니까! 후배들이 현장에서 외치는 애절한 절규가 들리지 않으십니까! 장관님의 혜안을 기대해 봅니다.
이 자리를 빌어 저는 아래와 같은 사항을 요구하는 바입니다.

첫째, 대학로를 특별재난지구로 선포하고 국고 50억을 즉각 투입해 주십시오.
둘째, 한정 판매를 즉각 중단하고 정상 판매를 시행해 주십시오.
셋째, 사랑티켓 사태 비상대책위를 구성하여 공청회를 즉각 열어주십시오.
넷째, 사랑티켓 사업을 복권기금을 포함한 국고 지원 사업으로 전환, 내년부터는 100억을 투입해 주시고 매년 20% 이상씩 증액해 주십시오.
다섯째, 이번 기회에 사랑티켓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여 주십시오.

서울시민들 가운데 일년에 연극 한편 제대로 보는 인구가 얼마라고 보십니까! 아마도 평생 연극 한편 안보고 생을 마치는 시민들이 더 많을 것이고, 게다가 연극 관객 계층이 주로 20대에 편중되어 있어서 연극 관객 비율은 아마 서울시민 전체 인구의 1%도 안될 것입니다.
즉 관객 개발은 이제 시작입니다. 연극은 모든 공연예술의 기초이며, 보호받아야 할 공공 예술입니다. 증액을 해도 부족한 판에 예산을 깎아 관객들을 줄서기시키다니요! 사랑티켓에 길들여놓은 지가 어언 16년째를 맞이하고 있는데, 이제 와서 무엇을 하시자는 건지 저로서는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사랑티켓은 악마의 유혹입니까! 기껏 사랑티켓으로 관객 저변화를 시행해 오고서는 이제 와서 그 아름다운 유혹을 악마의 유혹으로 변질시키려 하시는 겁니까!
연극인 동지 여러분! 우리의 권리를 찾을 때가 왔습니다. 우리 모두 분연히 일어나 관련 기관에 항의 전화 및 게시판에 항의 글을 올립시다. 그래도 안된다면 거리로 나섭시다! 어차피 피할 수 없는 승부라면 피하지 맙시다! 옛 선비들이 그러하였듯이 도끼 상소라도 합시다! 우리의 명예와 권리를 지키는 것만이 연극을 살리는 지름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문화관광부 장관님, 서울시장님, 서울문화재단 이사장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님! 위의 요구사항이 관철되지 않으면 저 혼자서라도 아르코 예술 극장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겠습니다. 또한 언론기관에 이번 사태 내용을 공론화, 여론화할 것이며 책임있는 답변을 당당히 요구하는 바입니다.
언제나 행복한 삶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면서, 지혜로운 해법을 조만간 제시하리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김현묵 배상/017-231-3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