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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전용공간 확보문제

  • 조회수 1,187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7.05.17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무용전용공간 확보문제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무용전용공간 확보문제 >

2007년 1월 27일자 조선일보 A19면을 보면 “한국의 대표적 오케스트라 두 곳이 집 없이 방황하고 있다. 지휘자 정명훈이 이끌고 있는 서울시향과 임현정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부천필하모닉. 두 교향악단은 공교롭게 비슷한 시기에 전용 콘서트홀을 추진하다가, 도중에 그 계획이 ‘미궁’에 빠져 버렸다”는 기사가 있다.

무용관련자로 이 기사를 보니 우선 부러우면서도 안타까웠던 것은 음악 담당기자는 음악공연장에까지 이렇게 신경을 써주고 있구나 하는 것이었으며, 각 언론에서는 왜 무용수들의 공연 및 연습공간에는 아무도 신경을 써주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서울시향은 이미 세종문화회관이라는 공연장이 있는데, 또 전속공연장을 가지겠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기사를 쓰면서 한강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연기된 것을 거론하고 있는데, 서구의 ‘오페라하우스’의 개념은 클래식발레 공연 위주로 지어지고 있으며, 선진 세계문화강국의 오페라하우스는 무용과 음악이 함께 공유한다는 개념은 정확히 가지고 있는가 하는 걱정도 있었다.

그 다음 조선일보 2006년 5월 27일자 A23면을 보면, “요즘 대극장 뮤지컬에서 가장 빨리 팔리는 좌석은 ‘오케스트라 피트석(이하 오피석)’이다. ‘오피석 붐’은 뮤지컬 전용극장이 없어 다목적 극장에서 뮤지컬을 공연하기 때문에 생긴 한국적인 현상이다.”라는 기사를 볼 수 있다.

순수기초 예술인 무용의 전용극장도 아직 없는데, 뮤지컬 전용극장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동아일보 2006년 6월27일자 A29면을 보면, 공연예술센터건립으로 문화의 양극화 해소해야‘라는 제목의 어떤 연극인의 글이 기고되어있다.

그 내용의 서두를 보면, “현재 서울에는 대형문화예술회관이 여럿 있다. 세종문화회관과 장충동 국립극장, 예술의 전당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모두는 소중한 문화 예술의 전당이지만, 영세한 민간 예술인(연극인)이나 단체에서는 큰 도움이 안 된다”라고 하고 있다.

영세 연극인들에 대한 공간을 정부에서 확대해 달라는 이야기가 된다. 이것도 정말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만, 한편으로 보면 장충동 국립극장이나 동숭동 문예회관 등은 그래도 연극위주라고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무용전용극장이 전혀 없는 평자로서는 여전히 답답하기만 하다.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로는 소설가 은희경 씨가 조선일보 2006년 5월 13일자 A31면에 ‘지자체마다 작가들 위한 집필실 만들 수 없을까’하는 소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우리지자체들도 자칫 난개발로 흐르기 쉬운 관광지 개발에만 열을 올리기보다, 예술가(작가)들의 공간을 마련해 21세기 문화코드에 맞는 이미지 제고를 할 수 있지 않을까”등의 내용이었는데, 정부나 지자체에서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무용을 포함한 모든 예술가들에게는 공간이 필요하다. 특히 인간 신체를 끊임없이 가꾸어 나가야 하는 무용의 경우에는 연습과 창작 그리고 공연의 공간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공연예술(performing arts) 중 유일하게 전용공연장이 없는 예술이 무용이다.

그런데 여기서 하나 정확히 해두어야 할 것은 아까 앞에서 부천시향이나 서울시향의 ‘전용’콘서트홀 공연장의 개념과 무용에서 말하는 ’전용‘ 공연장의 개념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음악에서 말하는 전용극장은 현재 수많은 음악 콘서트홀이 있지만, 이제는 '개별 단체'의 콘서트홀을 갖고 싶다는 것이 된다.

하지만 무용은 그런 사치스러운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다. 무용에서 말하는 ‘전용’극장이라는 것은 우리나라를 통틀어서 단 한 개만이라도, 무용예술만을 위한 공간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흔히 공연예술(performing arts)의 가장 기본적인 세 장르를 나누면, 무용(Dance), 음악(Music), 연극(Drama)이 된다.

예술의 전당은 음악위주로 되어있고, 국립극장은 연극위주로 되어있다. 무용만 전용공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근래 명동 옛 국립극장을 ‘명동예술극장’으로 복원하면서, 그 공간을 무용전용으로 하는 시도를 무용협회 등에서 한 것으로 안다. 그런데 결국은 연극협회가 접수해 간 것으로 안다.

무용에 관한 글쓰기를 하는 사람으로서 도대체 해내는 일이 하나도 없는 무용관련단체들이 정말 짜증스럽기만 하다. 이대로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 우리 무용예술에 대한 자긍심 문제가 된다. 정부에 강력하게 건의하여 무용전용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최악의 경우에는 사이비 꾼들이 눈먼 돈처럼 난도질 해가고 있는 한해 수백 억 원 씩 무용에 지원되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을 몇 년간 모아서 우리스스로 ‘무용회관’ 건립에 나서야 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