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식

Arts Council Korea
아르코의 활동을 공유해드립니다.

자유게시판

  • 이 곳에 게재된 각종 의견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별도의 답변을 하지 않습니다.
  • 고객님의 개인정보 노출을 막기 위하여 개인정보는 기록하지 않도록 주의하여 주십시오.
  • 우리 위원회의 운영이나 문예진흥기금 사업추진과 관련된 정책 사항이나 건의, 질의 사항에 대해 답변을 원하시면 정책제안 질의, 민원사무처리를 원하시면 사이버민원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상업적광고, 저속한 표현, 사람, 단체를 비방할 목적으로 공연히 사실/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등 홈페이지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게시물은 관리자에 의해 통지없이 삭제 (근거:예술위 정보화 업무규정 34조 2항)와 함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법률 제 61조’에 의거 처벌을 의뢰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타인의 정보 및 주민등록번호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 집니다.

프랑스 ‘안무가’ 라고 하는 제롬벨의 ‘PK와 나'

  • 조회수 1,360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7.07.0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프랑스 ‘안무가’ 라고 하는 제롬벨의 ‘PK와 나'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프랑스 ‘안무가’ 라고 하는 제롬벨의 ‘PK와 나' >

자칭 ‘천진난만한 현대무용계의 악동’ 이라는 프랑스 제롬벨의 < PK와 나 >라는 공연(사실은 평자가 보기로는 ‘사기극’)이 지난 5월 4일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있었다.

약 2년 전인 지난 2005년 5월에도 우리나라를 방문해 현대무용페스티벌(modafe)에서, 객석에 바람잡이 사이비 알바 관객들을 앉혀놓고 낄낄대게 하면서, 팝송을 계속 틀어놓고 어슬렁거리다가 돌아간 제롬벨이 이번에도 예술적으로 볼 때 죄질이 아주 나쁜 ‘사기’를 치고 간 것이다.

“태국궁중무용가 핏쳇 클런천을 만나 새로운 형태의 안무를 선보인다.”고 한 이번 공연(글을 쓰기위해 ‘공연’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는데 정말 이 용어는 어울리지 않는다)에는 ‘안무’는 없었다. 그리고 물론 ‘공연(performance)'이 아니었다.

두 명이 서로 인터뷰하면서 계속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는데, 그리고 그 내용도 자신(제롬벨)이 왜 이런 허황된 짓을 하고 있는지 하는 것을 짧은 무용지식으로 - 자신은 뭔가 대단한 것처럼 떠벌리고 있었다 - ‘변명’하고 있는 것이었는데, 이런 것을 ‘공연’이라고 하며 국민의 혈세로 이루어지는 거액의 국가지원금을 받거나 관객들에게 표를 파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무대위에 의자 두 개가 놓여져 있다. 제롬벨과 태국 남자 전통무용가가 들어와 앉는다. 제롬벨이 이름, 나이, 사는 곳, 직업, 무용장르, 결혼여부, 등등을 묻는다. 계속 이야기만 한다. 그러다가 태국무용을 보여 달라고 하니까 이것저것을 나열한다.

여성, 남성, 악마, 원숭이 등을 표현했다고 하니까 제롬벨이 자신은 잘못 알아차렸다고 한다(그런데 사실은 평자도 잘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모든 세계의 ‘민속무용’은 이런 성질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제롬벨은 나중에 이런 극단적인 예를 들면서 무용은 객관적인 ‘표현’이 불가능한 예술이라고 끌고 가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서 하나 확실한 것은 이 세상에는 객관적인 표현을 이루어내는 무용이 많다는 것이다. 비록 성공한 무용을 만나기가 쉽지 않아서 그렇지만 클래식발레 ‘Giselle', 'Swan Lake', '스파르타쿠스', 등등은 이 세상의 어떤 예술보다 객관적인 표현을 정확하게 이루는 무용들이다.

그런데 제롬벨은 이날 자신의 상대를 태국민속무용가로 해두고 무용의 표현적 불가능함, 혹은 무용의 내용전달 불가능함을 예시하면서, 자기가 왜 무용 무대에서 아무 짓도 안하고 어슬렁거리는지를 변명하고 있었다.

계속해서 폭력적인 장면을 보고 싶다고 하니, 이렇게 저렇게 움직인다. 이런짓을 무용무대에서 해서는 안 된다. 정말 하고 싶다면 민속무용세미나에서 해야 한다. 제롬벨이 직접 따라 해보겠다고 하고 따라 해본 후 “손가락이 아프다.” 라고 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이제는 역으로 물어봐 달라고 한다. 태국인이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니 제롬벨이 ‘안무가’라서 누구를 시키는 것만 해서 실기는 잘 할줄 모른다고 건방진 내숭을 떨기도 한다. 그러다가 못이기는 체하며 이런저런 현대무용테크닉을 나열한다.

그런데 이것도 자신도 이런 것을 할줄 안다는 것을 보이고 있는 느낌이다.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자신도 이런 것들을 10년 이상 씩이나 했는데 아무런 의미를 찾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서 ‘무용사’ ‘철학’ ‘사회학’ 등의 책을 읽기 시작하고 그 이후로 이런 식으로 공연하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것을 보여 달라니까, 음악을 틀어놓고 촌스럽게 건들거리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은 테크닉을 더 이상 쓰지 않는다고 한다. 객석과 무대를 똑같이 하려고 한다고 한다. 그러자 태국 무용가가 “누가 돈을 주고 들어오겠느냐”고 묻는다.

그러자 제롬벨이 “실제로 돈을 돌려 달라고 하는 관객들도 있었는데 돈은 안돌려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본 모든 무용들도 99% 나빴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은 자기는 아무것도 안한다고 한다. 여기서 정말 가소롭고 기가 막히는 것은, 그렇다면 성공하는 무용공연은 어떻게 되는가 하는 것이다. 사실 1년 내내 거의 날마다 1~2개씩의 무용공연을 보는 평자는 좋은 공연을 만나기 힘들다.

하지만 그것은 무용공연 창조의 원초적 어려움 때문이다. 그리고 앞에서 이미 보았지만 성공하는 1% 공연이 엄연히 있다. 그런데 실패한 99%를 가지고 무용의 본질을 왜곡하고 무용의 목표를 근본적으로 포기하는 제롬벨은 사이비안무가 임이 틀림없다.

그러면서 옷을 벗겠다고 하자, 말린다(도대체 불쌍한 짓이나 하려고 한다). 그러자 “왜 창녀들은 옷을 벗는가?”라는 제법 문학적인 체 하는 소리도 지껄이고 있다. 다시 억지로 바지를 벗는 흉내를 내기도 하다가 제롬벨의 사기극은 끝났다. 이번 사기극에서도 제롬벨은 결국 ‘무용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기껏 한 것이 2년 전 자신이 왜 한국에 와서 게으른 짓을 하고 갔는지 하는 것을 변명하는 말만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무용은 원천적으로 객관적인 표현이 불가능한 미개한 공연예술인 것처럼 망발을 하며 무용을 모욕하고 있었다. 이런 사이비는 다시는 못 오게 해야 되며,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낭비하고 있는 나사 빠진 시스템과 인간들에 대한 사회적 문책도 강구해야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