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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 조회수 1,096
  • 작성자 무*평*가*송*건
  • 등록일 2007.07.0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제7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제7회 서울국제즉흥춤축제 >

언론보도에 따르면 근래 우리나라 경기도 등의 지역축제가 우후준순처럼 늘어나 지난해 전국 각지에서 열린 지역축제가 1176개였다고 한다. 모두 지역 주민의 애향심을 고취하고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제로는 축제를 급조하다보니 동네잔치 수준에 그치는 게 태반이라고 한다.

따라서 근래 각 지역에서는 ‘예산만 먹는’ 지역축제를 없애간다고 한다. 그런데 무용 쪽에는 < 서울국제즉흥춤축제 >라는 요상한 축제라는 것이 있다. “유능한 안무가들을 배출하고 한국 무용계의 국제교류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2001년에 처음 기획되었다.”고 하는 이 ‘축제’를 지난 5월 24일과 27일에 M극장과 마로니에공원 등에서 보았다.

‘기획’을 했다는 곳에서 ‘즉흥(improvisation)’이라는 개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던 공연의 현장은 한마디로 처참한 광경이었다. 서로 끌어안거나 드러누워 있기만 하고, 질질 끌고 다니기도 하고 있었으며, 생각나는 대로 아무렇게나 움직이고 있었다는 것이다.

악기 같은 것을 잔뜩 늘어놓고(아마 이렇게 해야지 타 장르와도 함께 했다고 할 수 있겠지 하는 생각인 것 같다), 생각나는 대로 일반인들도 하지 않을 전혀 정제되지 않은 지저분한 움직임을 이루고 있었다는 것이다. 야외즉흥을 한다는 곳에서는 남자 두 명이 주먹질, 발길질하는 모습을 보이는 절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어린이와 즉흥을 한다면서 미리 동원한 어린이들이 눈치를 슬금슬금 보면서 어른들이 동작에 끼어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여러 곳에서 올바른 ‘개념’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예술적 ‘사기’를 치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이다.

이 ‘축제’라는 것의 팸플릿을 보며 “이미 짜여진 작품, 규격화된 공연형식에서 벗어난 예술가들의 자유로운 몸짓”을 한다고 되어있다. 그런데 움직임들 곳곳에서 미리 ‘짜여진’ 모습이 수시로 노출되고 있었다.

그리고 무용공연이라는 것은 안무가가 계산된 의도로 움직임과 이미지를 안무하여 무대에 올리는 것인데, 아무렇게나 막춤을 추는 것이 과연 ‘공연’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그런데 팸플릿을 보며 “즉흥은 미국이나 유럽등지에서는 오래전부터 공연예술의 한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하고 있다.

도대체가 앞뒤가 맞지 않고 올바른 개념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짜여진 작품, 규격화된 공연형식을 벗어났다.’면서, 즉 ‘공연’이 아니라고 하면서 어떻게 관객들에게 표를 팔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만약에 이런 형식의 ‘작업’을 하고 싶으면 유료관객들에게 표를 파는 ‘공연’으로 해서는 안 되고, ‘세미나’ 나 ‘워크숍’을 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공연’에 참가한 출연자들도 이 ‘공연’의 목적이나, ‘즉흥’의 개념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것이다(누차 말하지만 무용안무에서 ‘즉흥’이라는 것은 어떤 주어진 틀 속에서 어떤 특정부분을 창의롭고 자유롭게 표현해 나가는 것이다). 그 결과 많은 관객들 앞에서 무용공연은 저렇게 생각하는 대로 아무렇게나 날뛰는 것인가 하는 것으로 보여주며, 무용을 모욕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 이번 ‘축제’ 혹은 ‘공연’은 말 그대로 ‘행사를 위한 행사’였다. ‘축제’라는 명칭을 붙여놓고 무용발전에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사실은 도리어 개념을 흐리고 욕되게 만들면서), 국민의 혈세를 빨아먹는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이다.

이미 앞에서 보았지만 전국의 각 지방단체에서도 서로 예산만 먹는 잘못된 축제를 폐지하고 있다. 문화예술발전보다는 ‘지원금 따먹기’라는 잿밥에만 신경 쓰고 있는 이런 ‘축제’는 당장 폐지시켜야한다. 그리고 그동안 국민의 혈세가 어떻게 낭비 되었는지 철저하게 감사하여 국민의 피 같은 혈세를 환수해야한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