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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건의 문화시론 - 조폭들이 접수한 학생회, 우리 문화예술계의 현실

  • 조회수 2,037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12.11.06
<송종건의 문화시론 - ‘조폭들이 접수한 학생회’, 우리 문화예술계의 현실>

평자는 우리나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것을 폐쇄시켜라 는 말을 여러 번 해왔다. 순수 예술가를 지원하는 국가적 장치가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고, 국민들의 혈세를 사이비 기생충들만 빨아먹게 하고 있는 이런 무책임하고 나태하고 무사 안일한 ‘현재의 시스템’이라면 없애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우리나라의 국가문화예술 지원금 배분 시스템은 주먹구구식이며, 입맛 나는 대로 난도질 되는 엉망의 상황이다.

지원금이 가야될 곳으로 가지 않고, 사이비 꾼들의 독식이 되고 있다. 그리고 순수 예술인들이 사용해야 할 소중한 국민들의 혈세를 ‘집행기관’에서 자기들끼리 모여, 잔치판을 벌이고 난도질해버리는 모습도 보인다. 지원금 심사나 분배의 기준도 없다. 갈수록 복잡한 규정을 만들어 놓지만 - 그러면서 순수 예술인들의 접근은 더 어렵게 만들어 놓지만 - , 결국은 ‘꾼’들이 상습적으로 다 가져간다. 그 결과로 우리 문화예술계는 또 옥석의 구분이 되지 않는 도떼기시장이 된다.

문화예술계를 기웃거리는 사이비 꾼들만 돈줄을 잡고 흔들며 - 흔히 이런 사이비 꾼들은 무슨 ‘축제’나 ‘기획’이나 ‘심사위원’ 같은 것을 많이 한다. 그리고 요즘은 ‘국제’라는 명칭을 붙여 더 크게 해먹으려 하고 있다 -, 진짜 순수 예술인들은 죽어간다. 아무리 보아도 문화예술의 올바른 발전과는 전혀 관련이 없게 보이는 사이비들만 창궐하게 만들고 있는 현재 우리나라 순수 예술인들에 대한 국가지원금 배분 현황이나 시스템은 마치 ‘조폭들이 학생회를 접수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되어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시 한국일보 2012년 1월 5일자 기사를 보자.

그 내용은 “조직폭력배가 8년간 대학 총학생회를 장악하고 학생회비를 빼돌려 조직 운영비로 사용한 영화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조폭두목과 간부 조직원들은 매년 돌아가며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전남 광양경찰서는 4일 조직원들을 광양시 소재 A대학 총학생회장에 당선시키는 방법 등으로 총학생회를 장악하고 학생회비를 8년간 3억 7,000여만 원을 상납 받아 조직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한 광양지역 조폭인 '라이온스파' 두목 주모(44)씨 등 조직원 9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및 단체구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는 등의 내용이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예술 관련 지원금 배분 시스템의 썩어 문드러진 난맥상이 바로 이 ‘조폭과 학생회’와의 모습과 선명히 겹쳐져 떠오른다는 것이다. 이 모든 잘못된 과정의 결과를 뚜렷이 보여주는 증거는 이제 한 해 수천억 원의 국민의 혈세를 사용하고 있는데, 실제로 수천억 원을 챙겨 간 인간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올바르게 이루어낸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데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다시 조선일보 10월 9일자 기사를 보면, “올해 문화부의 한류 관련 사업 예산은 2574억 원이지만, 한 푼 지원받지 않은 싸이가 (말춤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올려놓은 한국 이미지 효과는 그것을 훨씬 넘어선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현재 우리나라 국가예술지원금이 어떤 식으로 잘못 배분되어 낭비되고 있는지를 충분히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 된다. 그런데 여기서 더 절망적이고 치명적이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런 난맥상 속에서 우리 순수 예술인들은 가난에 찌들고 우리 순수 예술은 고사해간다는 것이다.

순수 예술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문화예술계를 서성거리는 사이비 기생충 떼들이 문화예술관련 기관의 요직을 독점하거나, 국가지원금 등을 독식하는 가운데, 순수 예술의 발전은 요원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서 지난 10월 19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데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예술나무-예술이 세상을 바꿉니다(예술나무 운동 발족식)’을 개최하게 되었다고 하며, 초대한다는 연락이 왔다. 솔직히 그동안 너무나도 낭비성 짙은 무의미한 행사를 반복하는 짓을 많이 해온 단체의 연락이라 평소 때 같으면 또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날은 연락 내용을 보니 많은 문화예술계의 잡상인들이 한꺼번에 모일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무리 글쓰기 등에 집중해야 돼 바쁘기만 하지만, ‘관찰’을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또 무슨 짓을 하는지, 도대체 또 어떤 부류들이 모이는지, 하는 것을 직접 확인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연락 온 내용’을 아무리 읽어 보아도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무리 ‘관찰’하러 가는 길이라고 하지만, 사전에 이 행사가 무슨 목적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조금은 정확히 알고 가고 싶었는데, 연락 온 내용으로는 그 모임의 목적이나 의도를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사장에 도착해서 안내 데스크에서 물어보아도 대답이 불투명하기만 했고, 안내 팸플릿 같은 데에도 그 의미가 잘 나타나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저기에서 많이 오기는 왔다. 돈줄을 쥐고 있는 ‘문화부’의 힘인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힘인지는 모르지만. 우선 공연이라는 것을 하는데, 그 내용이 너무나도 뻔하다.

특히 무용을 대표해서 나온 안은미가 머리를 빡빡 깍은 상태로 흰 옷을 입고 삼천만의 막춤을 흔들어 대는 모습은 이 행사의 예술적 부실함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었으며, 우리 문화예술계의 암담한 현실을 또 떠오르게 만들고 있었다. 이런 와중에서 피아노 연주를 이룬 어린 소녀 피아니스트 문지영의 연주는 맑고 아름답기만 했고, 어린 발레리노 임선우의 상큼한 움직임의 연기는 보석처럼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의 연주와 무용이 뭔가 일부 ‘꾼’들에게 이용을 당하는 느낌도 들어 안쓰럽기도 했다.

‘조폭과 학생회’, ‘기생충들과 순수 예술인’, 등의 모습이 대비되어 떠오르는 것 같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날 공연 도중에도 ‘사회’등이 나타나서 계속해서 영어로 ‘Art is tree’ 등의 고상한 말 들을 하고 있었는데,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아무리 들어도 허망한 구호처럼 불분명하게 들렸고, 도대체 이렇게 모인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고 로비로 나오자 바로 감이 잡혔다. 이 행사는 말 그대로 ‘정치적인’ 의미가 농후했다는 것이다.

이날 로비에서는 공연 직후에 대선 후보 한 명의 연설이 있었다는 것이다. ‘때’가 되니 한 번 모이게 한 것이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다시 한 번 확인해야 되는 것은 우리 문화예술발전이 이렇게 떼거리로 모여 이런 ‘선언’이나 하는 것으로 되는 일이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의 잘못된 현실을 직시하고, 그 원인을 철저히 분석하고, 진짜 올바른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뼈를 깎는 혁신과 개혁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예술진흥 기금이 정말 올바르게 잘 사용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하면 문화예술계의 사이비들을 몰아내고 순수 예술인들을 위한 예술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는지, 하는 것 등등을 올바르게 집행할 수 있는 정말 사명감을 가지는 ‘현인’이 나타나 개혁을 이루어주어야 한다. 이제 정말 우리 문화예술계 주위를 서성이는 사이비 꾼들을 제거하지 않고는 우리 문화예술은 희망이 없다. ‘문화는 국력이다’라는 등의 말을 입으로만 반복하고 있는 것이 문화를 진흥시키는 것이 아니다.

국가문화예산을 늘려서 문화예술계의 사이비들이나 무능력 무소신 부패관료들의 돈 잔치나 하게 하는 것이 문예진흥이 아니다. 정말 뜯어 고쳐야 할 것은 뜯어 고치고, 순수 예술인들이 ‘예술 창조 작업’을 할 수 있게 해주고, 그들을 빛나게 해주는 것이 문예진흥이다. 이날 행사는 결론적으로 보니 대선을 앞 둔 정치적인 행사였다. 순수 예술진흥 예산을 사용하며 그냥 구호나 한 번 하자고 모인 것이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문화예술의 발전이 이런 주로 문화예술계의 잡상인들이 모인 곳에서 선언이나 한 번 하는 것으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정말 근본을 휘두르는 면밀한 개혁마인드를 가지고 철저한 변혁을 이루어내야 한다. 바로 그것이, 이제 한해 수천억 원을 난도질하고 있는 기생충들과 부패관료들의 돈 잔치판 속에서 죽어가고 있는, 우리 순수 문화예술인들과 우리 순수 문화예술을 살리는 길이 된다. 다가오는 대선에서는 여당이든 야당이든 제발 올바르게 할 사람이 정권을 잡아, 한 참 잘 못되어 돌아가고 있는 우리 문화예술계의 판을 완전히 바꾸어 바로 잡아주었으면 한다.(송종건/월간 ‘무용과 오페라’ 발행인/ blog.chosun.com/sjkdc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