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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끈 사회

  • 조회수 1,091
  • 작성자 이*애
  • 등록일 2007.08.23
가방끈 사회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과정 이강애




얼마전 여학교 때 친구들 모임에서의 일이다. 말 잘하는 친구, 묵묵히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속 깊은 친구, 남이 말하려면 중간에서 말을 끊고 자기 말만 앞세우는 친구, 각양 각색이다. 그 중에서도 별명이 따발총이란 친구는 누가 뭐라거니 자기 말만 계속해대는 친구다. 그 친구는 요사이 가짜 석사와 박사가 판을 친다며, 누구 누구 또 누구 등 이름을 나열하면서 신나게 말을 쏟아냈다,

동국대 신 모 교수 학위조작사건으로 불거진 가짜학위 파문이 학원과 취업시장에서 일파만파로 요동친다,이들의 이름을 들으면서 이제 사람들은 교수, 예술인이라는 수식어 대신 학력위조라는 단어를 떠올린다. 그렇다. 그들은 한때의 잘못된 생각이 지금 완전히 자기 인생을 매장하게 될 줄을 누군들 알았으랴.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고 죽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옛날 우리는 기껏해야 가짜두부, 가짜고춧가루, 가짜간장, 가짜기름, 가짜꿀 등을 만들어 파는 자들이 있었다. 또 지금 중국은 짝퉁 천지다. 일단 중국물품은 거의 짝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심지어 가짜 계란까지 만들어 판다니 무서운 세상이다. 먹는 것으로 장난치며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배를 채우는 무지막지한 상술 앞에 다시 한 번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어쩌다 그렇게 되었을까? 참으로 안타가운 일이다. J교수, 그분 얼굴만 봐도 마음이 편안하고 그의 강의만 들으면 다 옳고 청중을 사로잡는 매력있는 교수가 왜 그랬을가? 또 탤런트 누구 누구도 다 우리들이 좋아하는 능력있는 사람들이어서 동정이 가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앞으로 외국에서 또는 어느 숨겨진 곳에서 일생을 보내겠지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다.

그 뿐인가. 허위학력 불똥이 종교계로까지 튀었다. 20여 년 만에 신도 25만 명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최대 사찰의 어느 스님도 지난 18일 자신의 '서울대 공대 중퇴' 학력이 거짓이라고 고백했다. 이제는 종교도 성역이 아니다. 성역시 되어온 종교계도 가짜 학력에 휘몰리고 있다니 참 한심한 일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지금 우리 사회를 강타하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가짜천국이 됐다. 도미노처럼 번지는 학력위조 파문을 보면서, 왜 우리 사회가 이렇게까지 되었을까? 가짜들이 활개치는 세상을 만든 것은 우리 사회 전체에 만면해 있는 '간판주의(졸업장)' 때문이다. 실력이 있든 없든 몇몇 대학의 졸업장만 갖추면 그것이 곧 그 사람의 앞날을 보장한다는 사회적 의식구조가 가짜천국으로 이끈 원동력이 아닐까?

가짜 박사 , 위조학위, 비 인가대학 학위취득자가 인구비율을 대비하여 우리나라가 가장 많다고 한다, 힘들고 고통스러우며, 먼 길이겠지만 자신의 재능을 믿고 당당히 행동했어야 할 것이다. 가방끈이 전부가 아니다. 쉽고 잘못된 길을 택한 가짜박사가 아니라 어렵지만 옳은 길을 택하여 떳떳하게 살아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미국의 세계적인 앵커 월터 크롬카이드나 CNN인기대담프로그램 진행자도, 또 래리 킹도 대학문턱에도 못간 사람들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대학졸업장은 없지만 그것을 속이지 않고 당당하게 행동하고 열정적인 노력으로 자신의 재능을 잘 살려서 저학력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했던 것이다.

요사이 날씨도 못믿겠다. 멀쩡한 날씨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는가 하면, 또 천둥과 번개가 쳐서 벼락을 맞아 죽는 사람도 많다. 지구 온난화가 이렇게 날씨마저도 온통 뒤죽박죽으로 만들었단다. 호랑이가 물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지 않았던가. 어렵지만 옳은 길을 택하여 이런 학력사회를 근복하여 우리 사회의 여러분야에서 많은 인재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