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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공간풀>동아시아의 목소리_동아시아 시민사를 위한 미술인 교실 3부

  • 조회수 1,017
  • 작성자 김*경
  • 등록일 2007.09.17
동아시아의 목소리_동아시아 시민사를 위한 미술인 교실

3부 동아시아와 여성

'동아시아'는 제국에 의해 호명되고 배치된 역사적 공간입니다. 이 때문에 '동아시아'는 주변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왔던 발화의 장소이며 동시에 제국의 욕망을 내면화함으로써 자신의 메시지를 스스로 왜곡하고, 뒤섞고, 지연시켜야 했던 무의식의 거처이기도 합니다. 현재 '동아시아'의 정치-문화적 지형이 복잡한 것은 이렇듯 역사와 무의식이 착종된 결과일 것이고, 그에 대한 이해와 해법 또한 간단치 않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동아시아'라는 주변적 발화를 수신하여 때로는 즉각적으로, 때로는 우회적으로 응답하고자 하는 노력을 포기하지 않을 때, 근대성에 대한 성찰과 탈식민주의 실천을 위한 가능성으로서 '동아시아'의 역설적 위상이 드러날 것입니다.
대안공간 풀은 이와 같은 문제와 고민을 공유하기 위해서 "동아시아의 목소리"라는 제목으로 세미나, 워크샵, 전시를 준비하여 진행 중입니다. 이제 세 번째 행사인 공개 세미나와 워크샵이 9월 21일(금)부터 시작됩니다.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주최_대안공간풀 alternative spce pool*
후원_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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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정

공개 세미나


1강. “동아시아와 여성: 부상하는 공간으로서의 트랜스 혹은 인터-동아시아의 이해를 위해"
일시 : 9월 21일 (금) 오후 3시-5시
강사 : 김은실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2강. “전쟁, 폭력, 여성 - 가해와 피해의 성별정치학”
일시 : 10월 2일 (화) 오후 7시-9시
강사: 권김현영 (성균관대 강사)


3강. “요코, 전쟁을 겪은 일본 소녀 이야기”
일시 : 10월 9일 (화) 오후 7시-9시
강사: 박세정 (여성가족부 여성사전시관 교육팀장)


공개 워크숍

“누가 무엇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가”
-여성의 전쟁 경험에 대한 “동원”과 “듣기”의 작품 사례
일시 : 10월 20일 (토) 오후 2시-5시
참가자 : 오혜주 (독립 큐레이터), 박세정 (여성가족부 여성사전시관 교육팀장), 참여작가들

■ 장 소 : 대안공간 풀 프로젝트룸
( 문의 : 02-396-4805 / 찾아오시는 길은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 들어가는 말

아시아는 얼룩져있다. 많은 아시아 국가들이 서구만이 아니라 같은 아시아 국가의 침략과 식민 지배로 근대를 맞았다. 아시아는 서로 다른 자원과 문화적 경험, 문화를 바탕으로 갈등하고 경합하며 때로는 교류해온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지금 갈수록 많은 이들이 아시아에서 아시아로 아시아를 횡단하며, 새로운 국면을 열고 있다. 점차 더 많은 이주 노동자, 국제결혼 신부, 여행객, 성구매자, 대중문화 스타 등이 각자의 사연과 욕망을 안고 서로 다른 동아시아를 향해 떠난다. 그러나 아시아를 횡단하는 도도한 인구의 물결도, 아시아에 대한 우리의 상상력도, 착취와 폭력에 얽힌 제국주의적 욕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러나 가능성 역시 이 모순과 갈등의 아시아에 있다는 목소리들도 커지고 있다. 이 목소리들은 민족국가 내부의 갈등들을 봉합하지 않으면서, 자국?자민족 중심주의를 벗어나 연대하고 횡단하는 정치를 갈망한다. 이들은 아시아를 통해, 억압적인 군사주의와 공격적인 민족주의의 폐쇄성을 열어갈 방법론을 찾고자 한다.


우리에게 아시아를 횡단했던 가장 유명한 역사적 여성주체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들이다. 그녀들은 중국 대륙과 남양군도 등 아시아 각지의 일본군 점령지로 강제 동원되어 갔다가, 끔찍한 성적 착취를 겪고 다시 먼 길을 거쳐 조선으로 돌아왔다.
역사 기록은 언제나 기억에 대한 선택적인 조작을 전제한다. 그녀들이 ‘더럽혀졌다'는 이야기는 몇 십 년 동안 침묵을 강요당했으나, 90년대 후반 김학순의 증언과 여성운동가의 노력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한번 공론화가 되자, 이들의 경험은 ‘민족의 순결한 딸들’의 수탈기로 재편되어 ‘민족의 서사’ 속으로 편입되었다.


그리고 2007년 또 다른 소녀의 아시아 횡단기인 [요코 이야기]가 우리에게 도달했다. 이 책은 한국과 중국, 일본, 미국 등에서 출판 금지, 공교육 교과서 채택, 출판 후 전량 회수 등 완전히 다른 운명을 맞았다. 여성에 대한 전쟁폭력, 세계 제 2차 대전을 둘러싼 한중일의 관계, 식민 지배와 전쟁의 책임 소재, 공교육의 공공성과 책임, 미국의 오리엔탈리즘과 다문화주의 등에 대해 논쟁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한국에서는 식민피지배자남성의 구식민종주국여성에 대한 성폭력가해 묘사가 엄청난 민족주의적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요코 이야기]는 세계 제2차 대전에 대한 기억과 기록의 정치가 완료되지 않은 권리쟁탈전임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싸움에 걸려있는 것이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라는 것도.


동일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한 아시아라는 공동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복잡다단한 갈등을 안은 아시아의 역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그 역사를 어떻게 기억해야 할지는 앞으로 오랫동안 풀어가야 할 숙제일 것이다. 침략과 전쟁의 역사를 넘어, 어떻게 우리는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 여성들의 경험과 고통이 동원되지 않고 그 자체의 말할 권리를 영위하기 위해서, 어떻게 여성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기록해야 할까. 질문은 어렵고 정답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멈출 수 없다. ‘정열적인 반성과 자기 해부를 거친 해방은 우리의 근거지’(천 꽝싱, 2003)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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