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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건달로 30년

  • 조회수 1,267
  • 작성자 윤*관
  • 등록일 2008.03.27
앞으로 30년, 날건달로 살아가야할 청년들에게

청년들이 IMF구제 금융을 받기 이전처럼 취직이 잘되는 시대를 만들겠다고 말하는 것에 기대하거나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이 말은 거의 사기다.
한국 내 100대 상장기업지분의 7-80%가 외국자본이다.
국가부도사태를 모면하기위해 개방한 다국적 자본은 한국의 경제에 자동빨대를 꽂았다.
뉴스에서 발표되는 경제성장률이나 국민 총생산의 증가와 상관없이 도시근로자와 자영업자, 농민들의 수입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반면 삼성의 사례에서도 짐작하듯 대주주들의 금고는 우리가 확인할 수 없는 블랙박스 이상이다.
IMF사태가 우리에게 던진 가장 큰 아픔은 비정규직의 폭발적 증가와, 처음부터 비정규직으로 출발해야 하는 청년실업이다. 프랑스처럼 최초 2년 인턴제를 시행하려할 때 파리에 60만 명이 모여 데모하길 우리는 아직 기대할 수 없다. 한국에서 비정규직법 통과될 때 어떤 저항도 없었다.

국가부도사태는 한국경제의 모순과 한계를 극명하게 드러냈다.
가격경쟁의 두 요소, 기술과 임금 가운데 상대적으로 임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한국의 기업들이 생존을 위해 우선 당장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좀 더 싼 임금을 찾아가는 것이었다. 지독한 오너중심 기업문화와 법률이 지배하는 한국에서 노동자가 기업의 경영문제에 참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공장이전과 정리해고라는 중대한 문제가 손 쓸 틈도 없이 너무 쉽게 결정되었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갈수록 이 속도와 전방위적 변화에 기존의 습관으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유럽이나 일본, 대만 같이 중소기업의 기술력과 경영문화가 든든하지 못한 한국에서 단기간에 건강한 경제구조를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최악의 경우 이명박식의 운하건설 계획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를 통한 단기적 경기부양책이 전부일 수밖에 없는데 운하의 추후활용에서도, 건설과정에서의 환경과 문화유산의 파괴, 의견수렴과 합의절차의 무시 같은 매우 심각한, 미래에 대한 무책임 현상이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국가부도사태 이후 외국인 부인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했는데 이제 농촌 뿐 아니라 도시노동자에게도 해당되게 됐다.
자식을 낳아 30년 동안 애써서 길러 놓으면 기업은 선별해서 가장 활동적으로 일할 수 있는 15년 내지 20년을 사용하고 용도 폐기 시키고 있다.
지금 같은 구조에서는 그것도 상위 10% 정도에게만 해당하는 것이다.
이 확률을 위해 년 1000만원의 등록금을 감당하는 것이다. 도박으로 쳐도 너무 무모하다. 고학력 청년들은 갈 곳이 마땅치 않고 그 사이 외국인 노동자는 50만을 넘어 100만을 바라보고 있다.
이미 한국의 미래인 청년들은 결혼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은 건달을 생산하는 국가다.
한국의 정책생산집단은 후기산업사회를 극복하고 정보화 사회, 문화사회를 준비해야 하는데 순발력과 마인드가 없다.

어떠한 희망도 없는 것일까? 기업사회의 첨병인 대기업의 경제연구소나 정부의 언어와 발표에만 의존해서 본다면 희망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무한경쟁의 적자생존만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입만 열면 얘기한다.
이제 거의 쇠뇌 수준이다.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하거나 각종임용고사에 붙지 못하면 불행한 것일까? 북유럽의 자발적 비정규직의 증가는 어떤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토대위에서 가능한 것일까?
기아선상의 절대빈곤이 아닌 상대적 박탈감에 기인한 행불행이라면 마음먹기 달린 것은 혹 아닐까?
더구나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 80% 이상 같은 처지의 사람들이 있는데.
큰 욕심 부리지 않고 하루 몇 시간씩 노동을 하면 적어도 하루 세끼 밥과 술 한 잔 정도는 할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다면.......,

가슴 한 구석 소위 잘나가는 동창 녀석에 대한 부러움을 쓸어내리고 책도 읽고 토론도 하고 쉴 틈 없이 지내온 학창시절을 돌이키며 자신의 내면과 사회를 들여다보는 반전의 시간이 인생을 긴 안목에 봤을 때 어쩌면 더없이 소중한 시간은 아닐까?
역사와 문화, 철학을 논하는 80%의 건달들이 우리의 건강한 미래 아닐까?
기업사회라고 자기들끼리 규정한 20%의 자리, 1차원적 욕망의 기관차에 못 탄 것을 새로운 기회로 만드는 당당한 건달들이 결국은 세상을 변화시키지 않을까?
밥 한 그릇, 물 한 사발, 땀 한 방울, 시원한 그늘, 술 한 잔, 따뜻한 친구, 시 한 구절, 노래 한 소절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내가 되고, 우리가 되고, 세상이 될 수 있다면 .......

적어도 이 길이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라 왠지 사회로부터 떠밀렸다는 일종의 패배감을 극복할 ‘의식의 반전’ 기회를 선배 세대들이 좀 더 많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50대가 20대를 착취하는 시대에,
과거가 미래를 담보잡고 현재를 소진하는 시대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