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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문화부장관에게 바란다

  • 조회수 1,396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08.04.14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새 문화부장관에게 바란다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새 문화부장관에게 바란다 >

새 정부가 들어서고 새 문화부장관이 임명되었다. 그러자 우리나라 주요 언론에서는 새 문화부장관에게 상식이 통하는 사회와 문화예술계를 만들자는 취지의 다양한 요구들을 쏟아냈다.

그 대표적인 것이 2007년 12월 31일자 동아일보에 ‘좌파문화권력 5년’이라는 제목으로 동아일보 허문명 논설위원이 쓴 글이며, 특히 같은 신문의 홍찬식 논설위원은 ‘새문화부 장관의 악역’이라는 제목의 글에서(동아일보 2008년 2월 27일자) “문화의 탈정치화를 위한 정지작업, 쇄신작업”은 필연적이라면서, 새 문화부장관으로 임명된 유인촌씨가 “한 쪽으로 치우친 문화의 추를 정상으로 되돌려낼 수 있을까”하는 내용의 설득력 있는 논평을 내고 있다.

그리고 조선일보는 이글을 쓰기 전 바로 이틀 전인 2008년 3월 8일자, ‘노는 갔지만 코드는 남아, 문화기관 일부 인사들 거취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 신선희 국립중앙극장장,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홍남 국립중앙박물관장 등 기관장들 상당수는 본인의 해명과 관계없이 임명 당시부터 ‘코드 인사’라는 뒷 담화에 시달렸다.”는 내용을 썼다.

그러면서 “...(이들 중) 상당수가 ‘좌파성향’이기 때문에 이명박 정부의 문화 정책과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가운데 유인촌 문화부장관의 인선이 주목된다.”라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그런데 평자의 의견으로는 이들의 인사는 철저하게 능력위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물론, 평자가 이렇게 말을 한다고, 평자가 이들을 두둔하겠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이 기회에 평자의 개인적인 성향을 말해 보면, 평자는 ‘친전쟁네거티브무능력수구꼴통좌파’들을 누구 못지않게 가증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단지 우리 헌정사상 최고의 투명한 정통성을 지닌 새로운 정권이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로 출범했는데, 이들의 지저분한 ‘코드’에 대한 검증 정도로 끝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물론 태생적으로는 잘못 이루어진 ‘코드인사’에 대한 책임도 철저히 고려되어야 하지만, 이들이 도대체 ‘실력’이나 ‘능력’이나 ‘사명감’이나 ‘책임감’ 등에서도 왜 안 되는지 하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문화예술계의 여러 가지 지저분한 현장을 피 말리는 심장으로 지켜보고 있는 평자가 볼 때는, 이들 중 대부분이 그 ‘실력’이나 ‘책임’이라는 것만으로도 당장 그만 두어야 된다고 확신한다.

다시 조선일보 2008년 3월 8일자 기사를 보면,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 이사장과 문화연대 공동 대표를 지낸 김정헌씨는 노무현 정부 말기인 지난해 9월 문화예술위원장으로 임명되었다. 당시 문화예술위 노조는 즉각 ‘정권과의 거리가 얼마나 가까운지를 1순위로 삼은 인선에는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신선희 국립극장장은 신기남 열린우리당 전 의장의 누나로, 2005년 말 공모과정부터 자격논란에 휘말렸고, 민예총과 문화연대까지도 ‘정치적 안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라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가족부 차관을 지낸 예술의 전당 신현택 사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날 ‘국민 성공시대 기원 음악회’를 열었다. 또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이제부터 휴일 개념 없이 일해야 한다.’며 ‘노 홀리데이’를 선언하기도 했다. 음악계 일각에서는 ‘새 정부와 코드를 맞추며 이미지를 바꾸고 임기보장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라는 기사가 이어진다.

글이 길어질까 봐 짧게 거론하지만, 현재 우리나라 문화예술위의 국민의 혈세로 조성되는 문예진흥기금은 일부 사이비 꾼들에 의해서만 독식되면서 대부분의 양식 있는 순수 예술가들의 분노는 극에 달해있고, 국립극장과 예술의 전당 등은 실질적인 예술기관이라기 보다는, 건물 임대업처럼 ‘대관위주’의 업무만 한다는 분노의 비판이 크기만 하다.

그리고 특히 예술의 전당 같은 경우는 지난 해 연말 오페라하우스에서 화재가 일어나서 그 이후의 모든 공연들이 올 스톱되어 수백억 원의 손실이 생기고 문화예술 활동이 어려워져 있는데도 아직도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여기서 하나 꼭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언론에서 이렇게 ‘좌우파 논쟁’을 건드리고 있는 동안, 정작 정말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해먹고’있는 인간들의 잘못을 파헤치는 작업은 놓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한해 수천억 원의 국민의 혈세를 난도질 하는 무능력 무소명 관료들은 썩어 가고, 브로커들은 날뛰고, 국정은 농단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문화예술계의 좌파/우파 논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진짜 썩어 문드러진 사이비꾼들이 온갖 국민의 혈세와 이권들을 피에 굶주린 흡혈귀처럼 빨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이 난맥상에 대해서는 평자가 주로 관찰하고 있는 ‘무용 분야’ 쪽만 그런 것이 아니다.

소설가 이문열씨는 “지원 규모가 과거에 비해 수십 배 커졌지만 정작 생산물은 줄었으며 베스트셀러는 외국 번역 작품이 더 많아질 정도로 문학의 힘이 약해졌다.”라고 하고 있다.(동아일보 2007년 12월 31일자)

그리고 동아일보 홍찬식 논설위원은 “문화계가 이념논쟁에 쏠려있는 동안 우리 주변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가. 잘 나가던 영화는 장기 침체에 빠져있다. 서점에 가보면 딱딱한 우리 소설 대신 재미있고 아기자기한 일본소설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류는 새로운 메뉴를 내놓지 못하고 빛을 잃어가고 있다.”라고 하고 있다.(같은 신문 2008년 2월 27일자)

지금 우리가 해야 되는 일은 좌파코드의 무능력자 제거는 물론이요,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난맥상의 문화예술계에 붙어 이제 거의 아무런 감시와 책임을 지지 않게 되어 ‘눈먼 돈’이 되어있는 문화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에서 지원하는 한해 수천억 원의 지원금을 빨아먹고 있는 사이비꾼들을 박멸하는 일이다.

앞의 홍찬식 논설위원의 말처럼, “이제 정말 정부지원금도 썩어문드러진 정치력 있는 예술가가 아닌 실력 있는 예술가가 대접을 받도록 해야 된다.” 무용계의 경우를 보면 이런 사이비 꾼들이 전체 순수무용인 약 10만 여 명 중에, 약 20~30여명 정도 된다. 그리고 특히 그 중에 전문 브로커로 날뛰는 인간들이 3~4명 눈에 확연히 들어온다.

전체 무용인들로 보면 한줌 흙도 안 되는 이런 인간들이, 썩어문드러지고 무책임한 관료들과 협잡을 부리면서 해마다 돌아가면서 심사위원도 하고 수혜자가 되기도 하면서 우리 문화예술계의 진정한 발전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고 있는 것이다.

변신과 변절에 능한 이들은 심지어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줄을 바꿔 서가면서 온갖 ‘이권’과 ‘권력’에 개입한다. 흔히 사이비예술가, 사이비기획자, 사이비교수, 사이비기자의 타이틀을 걸고 있는 이들을 문화예술계 혹은 사회와 격리시키지 않고는 정권이 아무리 바뀌어 보았자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이런 썩어문드러진 인간들과 서로 편리를 봐주고 입 냄새 나는 협잡질을 같이 해온 관료 혹은 준 관료들을 완전히 제거해내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특히 근래 5~10년 동안 스스로 자신이 없는 정권이 방만한 국정을 이어나가는 동안 이들은 완전히 썩어문드러져 있다

이들은 확연히 나타나는 잘못된 결과에도 아무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리고 아무런 감시나 감사시스템도 없다. 그냥 몇 억 원씩 해먹으면 되는 것이다. 흔히 “업무성과가 구체적인 숫자로 드러나지 않는 공공부문에서 ‘관리 감독의 해이’는 공무원 등의 ‘도덕적 해이’로 이어지기 쉽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의 업무는 ‘공연’이라는 결과물로 나타난다. 그런데 이들은 현장의 전문가들의 피 말리는 객관적인 판단에는 귀 기울이지 않는다. 이들이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바다이야기’ 때 문광부 공무원들이 도박업체 사장만 만났듯이, 사이비 꾼들과 만나는 것이다.

그 결과가 앞에서 본 문학, 영화, 무용, 연극 등의 창의력 황폐화다. 한 해 수천억 원의 국민의 혈세를 퍼붓고 있는데도 엉뚱한 곳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아무도 책임을 묻지 않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기 때문에, 우리 문화 예술계는 살이 피둥피둥 찐 황소개구리나 바퀴벌레 몇 마리만 만들어 놓고, 모든 것은 황폐화 되고 있는 것이다.

좌파정권과 헌정사상 최고의 표차인 500만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탄생한 이명박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크다. 그런데 문화예술계의 이런 난맥상을 고치지 못하고 또 방치한다면 전국 수 십 만의 착한 문화예술인들과 국민들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진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제 정말 정부는 정치력 있는 예술가가 아닌 실력 있는 예술가가 대접 받도록 해야 한다. 문화예술의 현장을 고귀한 ‘예술창작’의 장으로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개인축제’나 ‘이권’의 장소로 생각하고 있는 인간들과 그들을 비호하며 함께 썩어문드러져 있는 관료들과 준 관료들을 정리해야한다.

새 정부의 문화부장관으로 임명된 유인촌장관은 지난 2월 27일에 있었던 국회의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좋아하는 연극대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룩할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라는 소설 ‘돈키호테’의 구절을 인용하며 답했다고 한다.(중앙일보 2008년 2월 28일자)

겉으로 보면 온화하게 생긴 유인촌 장관의 내면적인 삶을 충분히 헤아려 볼 수 있을 것 같은 문구이며, 개인적으로도 정말 소중히 간직하고 싶은 문구이다. 지금까지 이 글에서 지적해 온 문화예술계의 산적되어 있는 문제점들은 결코 풀어내기 쉽지 않은 일들이다. 그러나 바로 이런 일들을 해결해내기 위해 이명박 정권이 탄생했다는 것을 국민 대다수들은 하늘처럼 믿고 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