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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발레단 - 인어공주

  • 조회수 1,511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08.05.15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김선희발레단 - 인어공주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김선희발레단 - 인어공주 >

“2002년부터 1시간정도의 전막공연을 해왔는데, 이번에 음악과 안무는 물론 의상과 무대장치도 모두 바꾸어 사실상 ‘신작 인어공주’를 선보인다.”고 하는 김선희발레단의 < 인어공주 >공연이 지난 2월 29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있었다.

지난 약 3~4년 동안 평자가 3번째 보게 된 이번 공연은, 두 번째 볼 때 조금 나아지는 듯하다가 이번에는 다시 엉망이 되고 있는 느낌이었다. 먼 바다로 배가 떠나고 있고, 10여명의 승객들이 타고 있는데, 벌써 인원구조가 답답한 느낌이다.

혼란 속에서 왕자가 배와 함께 물에 가라앉고, 인어공주가 왕자를 구출해낸다. 여자 군무들의 움직임이 있는데, 안무가 단조로워서 따분하기만하다. 물고기 움직임이나 모습을 의태 적으로만 흉내 내고 있는 움직임과 의상이 거부감을 느끼게 한다.

여자들이 서있고 남자들이 엎드리듯이 중간 마무리하는 이미지도 거칠다. 군무들의 도열도 깨끗하지 못하다. 계속해서 무리하고 조잡한 동작들이 학예회처럼 일어나고 있다. ‘게 춤’과 ‘새우 춤’은 간신히 꾸려나갔다. 장면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움직임의 포맷이나 이미지도 깨끗하지 못하다.

여자 한명이 어색하게 서있는 상태에서 1막이 내리는데, 이런 장면도 이해하기 힘들다. 왕자와 인어공주의 2인무로 시작되던 2막은 다양한 인원의 군무들이 이어지는데, 파편처럼 흩어지는 이미지가 산만하기만하다. 다시 군무와 2인무가 반복되고, 인어공주가 슬픈 듯이 움직이는 것도 신파가 된다.

조악한 스토리가 객석을 답답하게 짓누르고 있던 이번 공연은 긴 호흡의 깊이 있는 안무는 상상도 못하고, 이것저것 오려 붙여 짜깁기된 모습이었다. 치밀한 안무가 되지 못해 무리한 동작과 포맷이 예술성 없이 거칠게 남발되고 있었다.

이런 답답한 공연을 보고 누가 발레를 사랑하고, 어떤 부모가 자신의 어린이에게 발레를 시키고 싶어 하겠는가? 안무의 명쾌함이나 이미지의 깔끔함 같은 것은 전혀 찾을 수가 없었고, 그냥 적당히 흐느적거리면서 3류 무언극처럼 뭔가를 이야기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그것마저도 실패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공연 팸플릿의 앞장을 보면 이 공연이 ‘2008년 아르코예술극장 공동기획’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되어있다. 그리고 또 다른 4~5개의 무용공연도 ‘2008년 아르코예술극장 공동기획’으로 선택되어 있다. 그런데 그 작품들도 평자가 보기로는 정말 걱정스러운 수준의 작품들이다.

도대체 누가 이런 것을 선정하는지? 그리고 이런 공연에는 국민의 피 같은 혈세가 얼마나 쏟아 부어지는지? 하여튼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곳은, 순수예술가의 입장에서 보면 그리고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청개구리 같은 짓만 되풀이 하고 있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