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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정미소 - Cally Iden "Light scape"

  • 조회수 1,757
  • 작성자 이*민
  • 등록일 2008.06.24
갤러리 정미소 New Face Artists
Cally Iden solo exhibition
Light scape -光景
2008. 7. 03 ~ 7. 24
11:00a.m-8:00p.m (월요일휴관)
• Opening 7. 03(목) 18:00
• 작가와의대화 7. 10(목) 14:00

□ 작가 소개

갤러리정미소의 2008년 New Face Artists 기획초대전으로 미국 출신이며, 현재 한국에서 살면서 작업하고 있는 칼리 아이든 Cally Iden을 소개한다.
칼리 아이든은 미국 펜실베니아 Burks 카운티에서 자랐다. 2002년에 쿠퍼 유니온에서 미술학사를 마치고 파리로 이주하여 2005년까지 그곳에서 거주하면서 작업했다. 2005년부터는 한국 서울에서 살면서 작업하고 있다. 그녀는 스스로를 사진이란 매체로 작업하는 작가로 생각하고 있다. 그녀는 기본적으로 자기만의 카메라를 만들어서 핀홀 사진작업을 하며, 포토그램 작업을 한다.

□ 작가노트

나는 지금껏 사물과 사물의 이미지를 통해 실재와 허상의 관계를 탐구해왔다.
두말 할 나위 없이 사물의 형상은 빛과 어둠 그리고 그 사물 그 자체로 이루어진다.
사진은 빛과 어둠을 통해 사물의 형상을 옮긴다는 점에서 내게 매우 중요한 매체이다.

카메라는 사진의 핵심이다. 이 말에 모두 동의할 수밖에 없을 것이지만, 우리는 이것을 손에 쥐고 셔터를 눌러 이미지를 얻는다는 극히 단순하고도 제한적인 방식으로만 사용한다. 정작 중요한 일은 카메라 내부의 어둠 속에서 일어나지만, 그것에 우리가 개입할 여지는 없다.

하지만, 그 안에 걸어 들어갈 수 있다면?
카메라옵스큐라.
카메라가 작업의 도구가 아니라 작업의 결과라면?
핀홀카메라.
심지어 카메라 없이 직접 인화지위에 빛과 사물을 가지고 그림을 그린다면?
포토그램.

카메라옵스큐라, 핀홀카메라, 포토그램. 이 세 가지 사진기법은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사진술과는 다른 특징이 있다.
우선,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작업들이라는 점이다.
둘째로, 그렇기 때문에 이 사진들은 "시간의 흔적"을 찍는 것이지,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셋째로, 암실에서 중요한 작업의 대부분이 이루어지고,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물을 사진의 영역에 직접 끌어들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어 두운 암실에서 인화지위에 사물을 직접대고 빛을 비춰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든지(포토그램), 깡통, 담배갑, 짜장면통등의 실재 사물을 카메라로 이용한다든지(핀홀카메라), 또는 거대한 저택을, 컨테이너를 통째로 카메라로 만들어 그 안에 들어가 사진을 찍는다든지(카메라옵스큐라) 하는 작업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대상을 어둠속에서 오래 두고 바라보며 그것이 나와 함께 보낸 시간의 흔적 얻는다. 이렇게 얻어진 친근한 사물들의 시적이미지는 우리를 둘러싼 빛, 그 눈부신 빛의 풍경에 다름 아니며, 그 광경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빛과 어둠이라는 근원적인 요소를 환기시키는 것이 내 작업의 한 지향이다.
( Cally Iden )

□ 작업 소개
칼리 아이든의 작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일단 작업 방식은 핀홀 작업과 포토그램 작업이다. 그리고 작가는 관객으로 하여금 핀홀 작업 자체를 경험 할 수 있도록 하는, 카메라 옵스큐라 설치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핀홀 작업은 작가가 스스로 제작한 핀홀 카메라인, 중국집 배달 상자나 작은 나무 박스를 이용한 작업으로, 특정 공간이나 대상을 캡쳐하는 작업이다. 그리고 이와 비슷한 원리로 때로 작가는 어떤 집과 같은 공간을 마치 핀홀 카메라처럼 사용하기도 한다. 즉 공간을 카메라 옵스큐라로 바꾸는 것이다. 마치 핀홀 카메라의 구멍처럼, 어떤 창과 같은 것을 통해서 그 공간에 투사되는 내부와 바깥의 풍경들이 캡쳐되는 것이다. 작가는 그 옆에서, 그 공간과 관련된 어떤 시간의 경과, 사물들의 흔적처럼 남겨지는 이미지와 현상을 도큐멘트한다. 이런 작업은 프로젝트성으로 실행되며, 작가는 특정 공간에서 실시된 프로젝트를 도큐멘트하여 나중에 보여주기도 한다. 포토그램 작업은 단지 하나의 사진작업이 아니라, 한 장소, 한 공간, 특정 대상등을 여러 번 찍은 포토그램들을 재구성하여, 새로운 장면을 만드는 작업이다. 작가는 이것을 일상적인 사물들의 미장센이라고 일컫는다.
□ 작업 설명
결여로서의 현실
칼리 아이든은 자신의 포토그램 작업과 핀홀 작업을 설명함에 있어서, 사진에 있어서 완벽한 대상, 완벽한 구성 등의 절대 절명의 순간을 보여주는 특성과 거리가 멀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이 작업들은 사진이라는 과정자체에 중점을 두고 있는 작업들이다. 이들 사진작업의 강조성은 작가의 고유한 어떤 선택과 변화 과정에서 또한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매우 일상적인 것들(가령 한 개인의 기억이나 추억을 연상시키는 오브제들-보물들) 혹은 일상이 지속되는 장소(집, 수영장, 잔디밭과 같은 장소나 시내 거리와 같은 불특정 장소)들을 갖고 핀홀 작업이나 프로젝트를 실행하거나, 그 장면들을 포토그램 작업화 한다.
이들 작업의 과정과 그 도큐멘트 장면들을 통해서 우리가 보게 되는 이미지는 어떤 정서를 담고 있는 이미지들이다. 작가 또한 이 장면들을 ‘사진’이라고 부르지 않고 ‘이미지’라고 부르고 있다. 이 이미지들은 대부분 정확한 초점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찍은 것 같은 사진이 아니다. 대부분의 이미지들은 현실의 단서를 갖고 있지만, 이미지 자체가 깨져있거나, 분열되어 있거나, 역상이거나, 어둡기도 하고, 때로 대상을 분간하기 어렵기도 하다. 즉 이들 이미지는 ‘사진’의 결과에 걸려있는 어떤 내기, 즉 무엇인 실재이고, 무엇이 환영이며, 무엇이 상상적 결과인가 하는 것의 내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때로 이 이미지들로부터 우리는 무엇인가 연상할 수 있다. 때로 그 정서는 그리움, 두려움, 낯섦, 친숙함 등등으로 표출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은 아마도 낯섦이란 용어로 집약될 수 있을 것이다. 일상적인 것들이 낯선 풍경으로 우리 앞에 전시되면서, 일상적 오브제들과 공간들에 스며있는 우리 자신의 삶 자체의 낯선 측면들을 엿보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심지어 어떤 환영일 수도 있다. 그러한 낯선 측면들이, 현실의 불완전함을 강조하는 사진작업을 통해서 우리 앞에 현시되는 것이다.
현실의 리얼리티라는 것은, 우리의 정서, 즉 심리적이거나 정서적인 어떤 덧붙임, 즉 환영을 통해서 재구성되는 것일 것이다. 때로 그 효과를 대상과 공간을 둘러싼 어떤 아우라라고도 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칼리 아이든의 작업에 있어서 주목할 것은, 그녀가 사진의 과정을 중요하게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작업은 일상의 낯선 귀환, 현실의 불완전한 귀환 속에서, 잠재되어있던 우리의 환영과 상상이 보충과 과잉으로 그리고 결여 자체로 전시된다는 것이다.
이병희 (미술평론가, 갤러리정미소 아트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