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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리뷰

  • 조회수 6118
  • 등록일 2017.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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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을 타고 흐르는 ‘창작의 고통’ : 소극장에 넘쳐흐르는 세 배우의 완성도 높은 노래!!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대학로 공연 추천]


글/김연주 기자(매일경제, 공연 칼럼니스트)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피아노는 나를 위해 우는데, 나는 왜 함께 울지 못하나"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의 절규임에도 가슴이 벅차다. ‘창작의 고통’이 음악을 타고 흐른다. 훌륭한 뮤지컬은 보고나면 귓가에 이야기 대신 노래가 맴돌기 마련이다. 뮤지컬은 음악으로 이야기한다. ‘광염소나타(연출 손효원)’가 그렇다. 이야기의 빈틈을 풍부한 음악으로 채워냈다.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제목은 모티브가 된 김동인의 소설 ‘광염(狂炎)소나타’에서 가져왔다. 우연히 목격한 죽음을 계기로 살인을 하면 할수록 놀라운 악상이 떠오르는 비운의 천재 작곡가 J(성두섭)가 주인공이다. 그는 자신의 걸작 '광염소나타'를 완성하기 위해 살인의 유혹에 빠져든다. 그의 주변에는 예술을 위해서는 살인도 용인된다며 부추기는 K(이선근)와 점점 피폐해져 가는 그를 말리는 친구 S(김경수)가 있다.



세 배우 모두 노래가 인상적이다. 소극장의 부족한 음향시설도 그들에겐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스릴러를 보여주기에는 못내 아쉬움이 들었던 제한적인 작은 무대가 이들의 노래를 온전히 즐기기에는 적격이었다. K 역을 맡은 이선근 배우는 풍채에 낮고 무게감 있는 목소리를 기대했는데, 예상을 깨고 첫 넘버부터 높고 부드러운 목소리를 유려하게 뽐낸다. 풍부한 성량이 소극장에 넘쳐흐른다. 주인공 J를 맡은 성두섭은 유약함을 미성으로 그려내다가도 그 유약함이 열등감으로 번뜩이는 순간에는 터질 듯한 열창을 선보인다. S를 맡은 김경수는 작품의 피아니스트이자 배우다. 연주 실력이 상당하다. 노래만큼이나 캐릭터의 성품이 진득하게 배어 나오는 다정한 피아노 연주는 이 작품의 백미다.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또 무대 위 바이올린, 첼로로 이뤄진 현악 3중주의 라이브 연주가 선사하는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선율의 향연에 황홀하다. 바이올린의 서글픈 음색과 첼로의 비장한 음색이 관객들 대신 운다. ‘프레스토’, ‘알레그로’, 다시 ‘비바체’. 빠르기와 단조와 장조를 오가는 넘버들이 관객들로 하여금 한 시도 귀를 떼지 못하게 한다.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영리한 작품이다. 스릴러, 브로맨스, 클래식음악이 중심이 되는 넘버 등 창작뮤지컬 '광염소나타'는 대학로에서 소위 먹히는 요소들을 잘 버무려 놨다. 작품 감상 후 관객들은 셋 중 하나에는 분명 만족감은 느끼리라. 다만, 너무 좋은 작품이라 아쉬움이 남는다.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인물간의 삼각구도의 균형이 못내 아쉽다. 스승 K의 역할이 불분명하다. 초반에는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는 자신만의 고집스런 철학을 지닌 인물로 그려졌으나 후반부에 가면 그저 자기 정당화에 능한 '악마'로 묘사된다. 덕분에 이야기가 품고 있는 주제가 모호해진다. ‘광염소나타’는 애초 예술에서 오랫동안 논쟁이 되어 온 미학과 도덕 간의 갈등을 다룬다. 작품은 도덕 또는 윤리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뛰어난 예술 작품을 내놓으면 그걸로 일정 부분이 용서가 가능한지를 묻는다. 그러기 위해선 예술의 완미를 위해서는 범용한 인간들이 희생되어도 무방하다는 K의 ‘예술지상주의’ 사상이 보다 부각됐어야 했다.



2016 창작산실 우수작 뮤지컬 [광염소나타]



뒤늦게 친구 S는 J에게 없는 천재적 능력을 타고난 또 다른 작곡가임이 밝혀진다. S는 모차르트와 같은 천재로 J는 고통과 역경을 음악으로 승화시킨 베토벤에 비유된다. 실제 베토벤과 모차르트는 같은 시기를 살아간 전혀 다른 천재 음악가였다. 살리에르와 모차르트의 이야기는 식상하지만 이 구도는 새롭다. 베토멘과 모차르트 사이의 일화를 좀 더 버무렸으면 보다 맛깔난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기대 이상이라 더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지난 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사업인 ‘창작산실’ 뮤지컬 우수신작 선정작이다. 오는 26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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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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