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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OUND

에이스퀘어 편집위원회와 함께한
문화예술계 2024 결산 2025 전망

2024년 한 해 동안 웹진 ‘에이스퀘어’는
필진 57명, 인터뷰이 32명과 함께 총 64편의 칼럼을 발행하며
문화예술정책 담론과 예술 현장의 이슈를 소개했다.
이번 편집위원회 대담에서는 2024년 한 해 ‘에이스퀘어’에서 다룬
6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2024년의 문화예술계를 톺아보고
2025년에 새롭게 등장할 화두를 전망해 본다.
참여자_에이스퀘어 편집위원회
  • 참여자_김대현

    김대현

    에이스퀘어 편집위원장
    문학평론가

  • 참여자_박병성

    박병성

    에이스퀘어 편집위원
    공연 칼럼니스트

  • 참여자_양혜원

    양혜원

    에이스퀘어 편집위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장

  • 참여자_이지현

    이지현

    에이스퀘어 편집위원
    널 위한 문화예술 공동대표

ROUND 1

2024년의 문화예술 키워드
이지현 오늘 편집위원회 대담의 진행을 맡은 이지현입니다. 2024년 한 해 동안 웹진 ‘에이스퀘어’는 총 6호가 발간되었습니다. 과월호의 주제를 돌아보기에 앞서, 각 분야별로 2024년 문화예술계의 주요한 키워드를 짚어보려고 합니다. 2024년 문화예술계의 이슈 중 어떤 것이 가장 기억에 남으셨나요?
양혜원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그리고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가슴이 벅찼습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의 곽효환 전 원장도 한강 작가의 수상 소식을 축하하며 “한강의 수상은 난데없이 제비 한 마리가 날아온 게 아니라 봄 자체”라며 ‘한국문학의 봄’이 왔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정말 그동안 한국문학이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은 한강 작가 개인의 성취이자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의 헌사라고 생각해요. 한국의 문학 작가들은 물론이고 다른 분야의 예술인과 독자 모두가 많은 위안을 받았습니다.
박병성 한편 대형 서점에서 한강 작가의 책이 불티나게 팔리는 동안 작은 규모의 서점에는 한강 작가의 책이 공급되지 않아서 문제를 빚기도 했습니다. 2024년 공연계에서도 이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었습니다. 조승우, 전도연 등 대형 스타 배우가 출연하는 연극은 티켓 가격이 비싼데도 순식간에 매진되는 반면 규모가 작은 연극은 상대적으로 더 소외되었죠. 뮤지컬 분야에서는 창작뮤지컬이 아시아를 넘어 영미권으로 수출되는 등 해외 진출 성과가 두드러진 해였습니다. 뮤지컬 <마리 퀴리>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2개월간의 공연을 성료했고, <어쩌면 해피엔딩>이 <Maybe Happy Ending>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공연을 올렸습니다.
한강의 노벨상 수상 연설 ⓒNobel Prize Outreach / Dan Lepp

한강의 노벨상 수상 연설 ⓒNobel Prize Outreach / Dan Lepp

뮤지컬 <마리 퀴리>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Charing Cross Theater

뮤지컬 <마리 퀴리>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Charing Cross Theater

뮤지컬 <마리 퀴리>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Charing Cross Theater

뮤지컬 <마리 퀴리>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 ⓒCharing Cross Theater

이지현 미술계에서도 한국 여성 작가들이 전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미래 작가는 현대차와 테이트모던이 함께하는 ‘현대 커미션’ 프로젝트에 한국인 최초로 그리고 역대 최연소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지금 테이트모던의 중심부에 있는 ‘터바인 홀(Turbine hall)’에서 이미래 작가의 작품이 성황리에 전시되고 있고요.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외벽에 현대미술 작품을 설치하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 시리즈에도 이불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참여하여 미술관 정면 외벽에 이불 작가의 작품이 설치되어있습니다.
<현대 커미션: 이미래: Open Wound> 전시전경 ©Tate/Ben Fisher

<현대 커미션: 이미래: Open Wound> 전시전경 ©Tate/Ben Fisher

<현대 커미션: 이미래: Open Wound> 전시전경 ©Tate/Ben Fisher

<현대 커미션: 이미래: Open Wound> 전시전경 ©Tate/Ben Fisher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불,Long Tail Halo> 작품 CTCS #1과 #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불,Long Tail Halo> 작품 CTCS #1과 #2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불,Long Tail Halo> 작품 The Secret SharerⅡ와 Ⅲ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더 제네시스 파사드 커미션:이불,Long Tail Halo> 작품 The Secret SharerⅡ와 Ⅲ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김대현 이전에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작가가 대형 출판사에서 낸 책이나, 영향력 있는 지면에 소개된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고는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입소문에 힘입어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탄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책 속의 문장이 담긴 사진이나 독자가 남긴 감상이 주목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판매로 이어지는 거죠. 그래서 출판계에서도 SNS를 활용한 마케팅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박병성 공연계에서도 SNS의 인기가 실제 공연의 흥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뮤지컬 <시카고>는 최재림 배우가 복화술을 하는 공연 장면이 쇼츠로 화제가 되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킹키부츠>는 유튜브 콘텐츠 ‘뮤지컬스타4’에서 개그맨 이창호가 ‘롤라’ 역의 넘버를 부르는 영상이 유행하면서 2024년 최고의 히트작이 되었죠. 대극장 뮤지컬뿐만 아니라 소극장 뮤지컬에서도 이런 현상이 2023년부터 이어지며 뮤지컬 시장에 관객이 새롭게 유입되고 있습니다.

[뮤지컬스타5] 배우 4인방 인터뷰(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장소・기술지원) ⓒ빵송국

ROUND 2

2024년 에이스퀘어 결산

① 우리 시대의 예술인・관객은 누구인가?
이지현 먼저 ‘예술인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했던 ‘에이스퀘어’ 9호와 ‘우리 시대의 관객’을 주제로 했던 11호를 살펴보려 합니다. 사실 이 두 주제는 문화예술정책이나 현장 이슈처럼 시의성이 뚜렷한 주제라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술인과 관객의 정의 및 양상이 변화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는 데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발간된 지 몇 달이 흐른 지금도 많은 독자분이 꾸준하게 찾아주시는 것 같고요.
양혜원 예전에는 문화예술이 예술인의 자기표현을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예술인은 작품을 통해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표현하고, 관객은 자기의 선호와 취향에 맞는 작품을 선택하며 만족했죠. 그러나 이제는 관객도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해 예술을 향유하고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또 관객이 직접 목소리를 내며 예술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하고요.
김대현 9호에서는 이양구 연출가의 '예술인의 성장과 커리어패스'가 기억에 남습니다. 예술인은 의사, 변호사 같은 직업과 달리 자격 요건이나 면허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예술인이 사회적으로 승인받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할까요? 데뷔부터 작품 발표, 지원사업 등 예술인이 커리어를 쌓는 과정을 차근차근 잘 설명하고 있어 이러한 질문에 좋은 대답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11호에서는 관객의 의미와 변화를 다룬 심보선 교수의 '모두를 위한 예술을 넘어, 관객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때'가 좋았습니다. 관객은 문화예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주체이지만 창작자나 비평가, 실연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말이 없는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작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며 연출자나 창작자의 영역에도 개입하는 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존재로 변화했죠. 관객이 이제는 '침묵하는 그림자'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짚어주셨다는 부분에서 의미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병성 저는 11호에서 공연예술 마니아 관객과 함께 대담을 진행 했는데 그들의 애정과 열정이 정말 존경스러웠습니다. 연극・뮤지컬, 클래식, 발레 등 장르마다 관객 특성이 뚜렷하게 나뉜다는 점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흥미로웠고요. 그리고 관객의 영향력이 작품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만 관객이 작품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관객 스스로 인지하고 있고, 이를 자정하기 위한 노력이 자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도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② 제20대 정부의 문화예술정책 중간 점검
양혜원 제20대 정부로 들어서며 문화예술을 포함한 정책 분야 전반에서 중장기 계획이 다수 발표되었습니다. 특히 작품 창작・유통 지원체계에 있어서 지역문화재단은 1차적인 창작 지원에 집중하고, 중앙정부에서는 2차 후속 지원과 간접 지원에 집중하는 등 지역과 중앙정부의 역할을 뚜렷하게 구분하는 방향 등 지원체계 전반의 재정립 기조가 발표되었죠. 하지만 예술 현장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인지하지 못하거나 동의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 10호에서는 ‘20대 정부의 문화예술정책 점검’을 주제로 다룰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박병성 필자분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했던 것은 ‘정책 수립에 있어 세부적인 계획이 부재했다’는 점이었습니다. 빠르게 성과를 내기 위해 단시안적인 시선에서 정책이 추진되다 보니 예술 현장에서도 우려가 많았고요. 특히 강승진 센터장이 '지역소멸과 문화불균형 속 지역문화정책의 방향성은?'에서 지역문화 담론의 부재와 함께 ‘지역대표예술단체’, ‘대한민국 문화도시’ 등의 지역문화정책에서 우려되는 점을 말씀해 주셨는데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우려했던 바가 예술 현장에서 실제로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대현 기초 예술 창작지원정책도 경쟁과 효율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성연주 교수의 '대규모・다년간 창작지원사업만이 정답일까?'는 창작지원정책의 기조가 소액다건에서 다년간, 집중 지원으로 변화하고 있는 흐름을 소개하며 소액다건 지원사업의 의의를 강조하고 있어 인상 깊게 읽었습니다. 물론 다년간 지원은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소액다건 지원사업이 전부 사라진다면 창작지원정책의 토대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③ 문화예술 재원의 조성 현황과 발전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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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재원 조성은 ‘에이스퀘어’의 창간 초기부터 꼭 다루고 싶었던 주제였습니다. 예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재원 조성 사례가 늘 궁금했는데 12호를 통해서 연희예술극장과 세종문화회관, 기업에서 진행하는 CSR사업 등 구체적인 재원 조성 사례를 접할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정책・후원센터와 함께한 '문화예술 후원의 새로운 가능성 – 아트포레스트 페스티벌'을 통해 예술나무운동, 아트포레스트 페스티벌 등 에이스퀘어 독자분들이 누구나 마음만 있으면 시도해 볼 수 있는 소액 후원 방법을 소개하며 재원 조성의 중요성을 알릴 수 있어서 뜻깊었습니다.
양혜원 과거에 예술인은 돈과는 거리가 먼 사람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춘 예술인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술단체를 넘어 아트컴퍼니로 – 자생력을 위한 연희예술극장의 도전'에서는 프로그램 기획, 공간 운영, 사업 확장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새로운 수익구조를 실험하며 개척해 나가고 있는 연희예술극장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김재중 연구원이 '문화예술 민간 기부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편의 필요성'에서 프랑스의 사례를 소개하신 부분도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은 기업의 기부금에 대해 손금산입 형태로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반면 기부 후원이 매우 활성화되어 있는 프랑스의 경우 문화예술 기부 후원에 대한 세액공제 제도를 채택하고 있죠. 이러한 사례를 통해 세제 혜택이나 법 제도 개편 등 민간 기부를 증대하기 위한 방안을 새롭게 모색하며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박병성 김정수 교수는 '문화예술 공적지원의 명암 – 공적기금의 의의와 과제'에서 공적지원에 지나치게 의존할 때의 문제점을 지적해 주셨는데 저도 일부 동의하는 바입니다. 실제로 공적지원에 의존하여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예술단체는 관객과의 접점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고민을 적게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현재 공연예술 생태계 속에서 예술단체가 자생하는 것이 구조적으로 쉽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자생력을 키우고 관객에게 다가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필요가 있다는 측면에서 공감이 되었습니다.
김대현 저는 김정수 교수의 글을 읽으며 공적지원의 딜레마에 대해 고민했습니다. 정부가 문화예술을 공적으로 지원하는 목적은 우리나라의 예술적인 토양을 확장하기 위해서입니다. 시장 논리만으로는 문화예술의 다양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물론 공적자원을 투입한 만큼 지원의 성과를 측정하거나 후속물을 검토하는 과정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그 성과를 정량적인 지표로만 측정한다면 이는 오히려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요? 이 딜레마 속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좋을지, 생각이 많아지는 글이었습니다.
④ 지역소멸에 대응하는 문화예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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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원 문화예술을 활용해 지역의 위기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지역 주도의 지역소멸 대응 사업 추진을 위해 조성된 ‘지방소멸대응기금’은 2031년까지 매년 1조 원 규모가 지원되고 있는데, 그 중 약 30% 이상이 문화예술 분야의 사업에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도 문화예술로 지역을 활성화하고자 ‘2024 소멸위기 대응 문화적 지역활성화’ 사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문화예술은 지역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적이며 효과적인 방법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 ‘에이스퀘어’ 13호를 통해서 다양한 성공 사례를 통해 소개할 수 있어서 무척 뜻깊었습니다.
이지현 13호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진행하는 ‘2024 소멸위기 대응 문화적 지역활성화’ 사업과 연계해 사업에 선정된 현장 예술인 4인의 대담을 싣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제주도를 여러 번 방문하는 사람은 많지만 울릉도는 한 번만 들러도 충분한 섬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래서 관광객이 울릉도를 여러 번 찾아올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다.”라고 한 박찬웅 대표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습니다. 지역 문화예술 현장에서 예술인이 실제로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어떤 키워드로 접근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습니다.
박병성 지역의 정주 인구가 아니라 생활 인구 관점에서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김민경 연구원의 '지역소멸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지역문화예술정책의 현재와 과제'도 기억에 남습니다. 기존의 지역 활성화 담론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생활 인구 유입을 위한 정책과 노력이 단순히 관광 인구를 유치하기 위한 차원에 그치지 않도록 실제로 지역 현장에서 실행될 때에는 조금 더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ROUND 3

2025년 문화예술계는 어떤 모습일까?
새롭게 떠오르는 화두
김대현 지금 우리 사회는 진영 간의 혐오와 갈등, 인구소멸과 기후위기 등 수많은 위기 속에 놓여 있습니다. 이 위기를 봉합하기 위해 생명과 평화, 민주주의처럼 보편적이고 전통적인 가치를 가진 담론이 문화예술계에서 더 활발하게 다루어지고 주목받지 않을까 싶습니다.
양혜원 문화예술은 위협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사람들을 설득하는 데 탁월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문화예술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시도가 더 활발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지역 문화예술 현장은 2024년에 사업 이관이나 예산 등의 문제로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 2025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지역으로 이양된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은 약 4700억 원에 달합니다. 역량과 의지가 있는 지자체라면 자율성과 책임감을 바탕으로 사업을 잘 펼쳐나갈 수 있겠지만 상당수의 지자체는 아직도 사업 운영을 위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준비가 미흡한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사업 자체가 축소되거나 사업 내용이 변질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지현 미술계에서는 2024년 7월부터 「미술진흥법」이 시행되었습니다. 앞으로 「미술진흥법」이 3년간 단계적으로 시행되는데 이를 계기로 미술계의 진흥을 위한 제도적인 초석이 마련되고 공정한 유통 질서가 잡혀가며 작가의 권리 보장을 위한 법안이 체계화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주요 쟁점 중 하나인 추급권1을 비롯해 법안의 세부적인 제도를 제정하기 위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박병성 2025년에는 문화예술계에서 중요한 행사가 많이 치러질 예정입니다. 우선 전 세계 90개국이 참가하는 ‘2025 문화예술 세계총회’가 서울에서 진행되고 세계 최대의 인형극 축제인 ‘유니마총회 및 세계인형극축제’도 춘천에서 개최됩니다. 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이해 한일문화교류행사가 다양하게 준비 중인 만큼 문화예술의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한 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IFACCA 제10차 문화예술 세계총회 개최 업무협약 체결 현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IFACCA 제10차 문화예술 세계총회 개최 업무협약 체결 현장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24회 유니마 총회 & 춘천세계인형극제 소개 이미지 ©춘천인형극제

제24회 유니마 총회 & 춘천세계인형극제 소개 이미지 ©춘천인형극제

편집위원 임기를 마무리하며
김대현 웹진의 초기 기획과 코너 구성, ‘에이스퀘어’라는 작명 등 웹진의 기틀을 다지던 초창기에는 막막한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뿌듯한 마음이 더 크네요. 예술인을 포함해 문화예술 분야의 정책 집단 그리고 장기적으로는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시민분까지 함께 모여 이야기할 수 있는 공론장을 만들고자 했는데 어느 정도는 목표를 달성한 듯 싶습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담론이 오가고 활발한 참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지현 편집위원 임기를 마무리하며 ‘에이스퀘어’라는 이름을 다시 한번 곱씹어보게 되었습니다. ‘스퀘어(Square)’라는 단어에는 광장, 제곱, 정사각형 등의 의미가 있습니다. 창간 초기에는 문화예술계의 발전을 위한 공론장이라는 취지에서 ‘광장’이라는 의미에 주목했다면 이제는 많은 독자분이 ‘에이스퀘어’를 읽어 주시고 과월호에도 꾸준히 관심을 보이시면서 담론이 ‘제곱’처럼 증폭되고 퍼져 나간다는 의미도 갖게 된 것 같습니다. 이제 ‘에이스퀘어’의 편집위원에서 독자로 돌아가지만 앞으로도 계속 함께하겠습니다.
양혜원 문화예술계의 정책 담론을 긴 호흡으로 꾸준하게 소개할 수 있어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각자 문화예술 분야에서 열심히 활동하고 계신 편집위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관점을 접할 수 있었고 그런 덕분에 저도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박병성 공연예술 현장에서 활동하는 사람으로서 예술 현장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전달하고 문화예술정책의 담론과 현장 예술인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며 저도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각 호를 통해 다양한 생각과 새로운 의견을 들려주신 필자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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