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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ISM

2025년 문화예술계 전문가들의
시각과 전망

다사다난했던 2024년 한 해를 돌아보고
다가올 2025년 문화예술계의 모습을 전망하기 위해,
에이스퀘어 제작에 참여한 문화예술계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2024년 문화예술계의 주요 이슈와 사건을 짚어보고
2025년 문화예술계의 모습을 전망해 본다.
글_권용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정책후원센터 수석연구원)
들어가며
‘다사다난(多事多難).’ 이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을 때 흔히 하는 말 중의 하나이다. 사실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있었을까 싶지만 2024년만큼 국내외적으로 다사다난했다는 말이 어울리는 해는 많지 않을 것 같다. 평화의 축제인 올림픽이 열렸던 해였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전쟁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었고, 국내에서는 극한의 정치적 혼란이 이어졌지만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큰 기쁨이 있기도 했다. 2025년을 여는 프리즘의 첫 주제는 다사다난했던 2024년을 마무리하면서 2024년 문화예술계를 돌아보고 2025년 새해를 그려보기 위해 선정되었다. 이 글에서는 문화예술 분야 전문가들이 바라본 2024년 한 해 동안의 이슈와 사건, 2025년 다른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영향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와 주요 키워드를 살펴봤다.
분석 자료 설명1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이슈 및 사건, 2025년 문화예술 분야 전망에 대한 의견 조사는 2024년 한 해 동안 에이스퀘어에 글을 기고했거나 웹진 제작에 참여한 전문가를 모집단으로 구성해 2024년 11월 18일부터 12월 2일까지 열린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이메일로 배포하여 회수하는 방식으로 실시했다.
수집된 전문가의 의견은 인구통계학적 특성에 대한 기술통계 분석과 2024년 이슈와 사건, 2025년 예상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2025년 문화예술 분야 주요 키워드에 대한 내용 분석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문가 총 95명에게 설문 참여 의사를 타진했고, 응답 의사를 밝힌 20명 중 총 15명의 응답을 최종 수합해 분석‧정리했다.2
분석 결과
이미지
응답자의 활동 분야3는 현장 예술인 6명(40.0%), 학계 5명(33.3%), 공공(정책 실행기관 등) 부문 4명(26.7%)으로 확인됐다. 성별은 여성 10명(66.7%), 남성 5명(33.3%)이었고, 연령대는 30대와 40대가 각각 5명(각 33.3%), 50대 4명(26.7%), 60대 이상 1명(6.7%)으로 나타났다.
2024년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이슈와 사건

“2024년 문화예술 분야 최대의 이슈는 역시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
향후 한국 문화예술의 위상 강화와 확산 기대”


“상용화된 생성형 AI의 보급‧확산은 문화예술 분야에서 현재진행형 …
창작 영역이 확장됨과 동시에 발생하는 부작용 최소 노력 필요”

전문가 대상 조사의 첫 번째 문항은 2024년 이슈와 사건을 장르별 문화예술 창작, 향유, 문화예술 분야 정책 등 종합적 관점에서 3가지 이내로 선정하는 것이었다. 해당 문항에서 선정한 내용에 대해 선정 이유도 함께 조사했는데 본고에서는 그중 유사한 내용을 엮어서 소개한다.
먼저, 올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단연 최고의 이슈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었다. 2024년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하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한 서정적 산문을 선보였다.”라는 이유로 한강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수상 소식이 전해진 후 온라인 서점 사이트는 주문이 폭주하여 다운됐고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한강 작가의 작품을 구매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전문가들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올해 가장 큰 이슈로 꼽으며 앞으로의 한국 문화예술의 위상 제고와 확산에 많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국가적 염원처럼 느껴졌던 노벨상 수상이 문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다. 축하할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예술2-30대-여

“한국인 최초,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성과이기 때문에 선정 … 한국문학의 위상을 높이고 세계 문학계에서 K-문학의 가치를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 … 한국 문학이 지역적 특수성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 가치를 전달할 수 있음을 증명….”

학계4-40대-남

“과거의 성과에 대한 가치를 인정하는 과학 분야 노벨상들과 달리 노벨문학상은 미래에도 지속될 문화에 대해 주는 상으로, 한강 작가 개인의 영광을 넘어 국가의 문화와 상품에도 부가적인 가치를 지속적으로 부여….”

학계5-50대-여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노력했던 지난 세월이 종합적으로 엮어지고 연결되어 하나의 큰 보상을 받은 사건이라고 생각 … 작가도 언급한 것처럼 그동안 한국 문학 신에서 활동했던 많은 작가들의 작업, 이런 작업을 해외에 선보이기 위한 번역, 유통, 마케팅의 과정을 돌이켜 보면서 하나의 큰 성과를 위해 역설적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의 합이 필요한지 생각….”

학계1-30대-여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소설이나 문학을 넘어 한국의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세계인의 인식 변화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확인시켜 준 사건이다. 영화나 OTT 드라마, 스포츠뿐만 아니라 문학을 비롯한 한국의 기초 예술 장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을 더욱 촉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예술1-40대-남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인공지능(AI)과 예술, 기술과 예술의 융합에 대한 이슈가 제기됐다. 상용화된 생성형 AI 기술의 보급‧확산에 따른 창작 영역의 확장과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동시에 제기됐다.

“2024년 들어 더욱 가속화된 텍스트, 이미지, 음악, 영상 등을 활용한 생성형 AI 기술의 발달과 관련 상용화 플랫폼의 보급은 생성형 AI 기술이 문화예술 및 문화산업 분야 내 다양한 창작 영역에서 실질적인 창작 도구로 자리 잡기 시작한 전환점에 접어든 해로 평가 … 해당 분야의 연구와 논의를 활성화하고, 생성형 AI 기술의 예술계 확산에 대한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접근이 필요할 것….”
“AI 기술이 단순히 창작을 보조하는 역할을 넘어 창작 과정의 일부로 자리 잡으면서 예술가와 AI 간 협업 모델이 점차 확산 … 전통적인 예술 창작의 경계를 확장시키며 새로운 예술 형식과 표현 방식을 만들어내고 있음….”
“생성형 AI 기술의 확산은 창작 윤리와 창작물 저작권 및 소유권에 대한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이의 법적,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이슈로 대두….”

공공2-40대-여

“국립관현악단의 , 발레극 <피지컬 싱킹+AI>, 연극 <파포스> 등에서 AI가 안무가, 극작가, 지휘자로 활약 … 뮤지컬이나 연극 속에 본격적으로 AI를 등장시켜 인간과 로봇의 공생을 무대에 올리는 식으로 변화 … SF소설을 무대화한 국립극단 연극 <천 개의 파랑>은 로봇의 눈으로 바라본 세상을 그린 작품으로, 극 중 경주마를 타는 휴머노이드 기수 역할을 실제 로봇이 대체….”
“누군가의 작동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존재가 과연 배우라고 할 수 있는지 등 논란….”

공공4-30대-여

“인공지능이 예술 창작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으면서 AI를 활용한 그림, 음악, 영화, 문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험적인 시도가 늘어나고 있음. 특히 AI와 인간 예술가의 협업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형태의 예술이 탄생하고 있음.”
“저작권 문제와 창작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야 함. 다른 예술작품을 학습한 생성형 AI가 만들어낸 창작물을 저작권 및 창작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저작권 침해 우려는 없는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임….”

학계4-40대-여

문화예술정책과 관련하여 전문가들은 다소 다양한 의견을 내놓았다. 장르별 진흥을 위한 법률 제정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거나 안무 저작권 등 창작자 권리 보호를 위한 정책적 움직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반면, 2025년 예술위 1차 창작지원 폐지나 문화예술 행사의 검열에 대한 문제 제기 등 부정적 시각도 있었다.

“「미술진흥법 시행령」 시행(2023. 7. 26.), 「국악진흥법 시행령」 시행(2023. 7. 26.), ‘뮤지컬산업진흥법’ 제정안 발의(2024. 6. 21.) 등 1972년 「문화예술진흥법」 제정 이후 장르별 진흥을 위한 법률 제정이 가속화 … 문화예술 각 장르의 고유한 특성과 필요성을 반영하여, 보다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및 육성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의 일환….”

“장르별 법 제정의 세분화는 K-컬처의 전 세계적 확산과 위상 강화가 주목받는 현 시점에서, 장르 간 균형 있는 발전을 도모하고 예술 창작물의 산업적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내실을 다지는 동시에 전체 문화예술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견인한다는 점에서 기대….”

공공2-40대-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케이팝 산업에서의 안무 저작권 보호와 음반 밀어내기 등이 도마 위에 …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안무)표준 계약서를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

“정부의 입장이 다소 형식적인 답변에 그친 것에 불과 … 법으로 강제하기보다 가이드라인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문체부의 입장 …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지키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음 …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진지한 연구가 지속되기를 기대….”

학계3-50대-남

“문화예술위원회 1차 창작지원 공모사업 폐지 … 2025년 공모사업 설명회 전, 9월 9일에 열렸던 문예위 예술정책 세미나(유인촌 장관 참석)에서 현장 관계자들이 이의를 제기했던 2025년 공모사업 관련 사항들은 어느 것 하나 반영되지 않음 … 9월 9일 현장에서 ‘내가 장관에서 물러나기 전에 대못을 박아 놓고 가려니 마음이 급하다’고 했던 장관의 ‘수백번 현장 간담회 참석’이라는 명분 쌓기에 동원된 것 같은 참담함….”

학계5-50대-여

“대전시 양성평등주간 행사에서 동성애소재 영화라는 이유로 대전시가 상영 철회를 요구 … 영화에 대해 제대로 된 파악 없이 보조금 지급을 권위 삼아 지나치게 문화행사에 관여하는 지자체의 태도….”

학계5-50대-여

2024년 7월 학전소극장을 이끌어 왔던 김민기 대표가 향년 73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학전을 아르코 꿈밭극장으로 재개관하면서 학전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대학로 소극장 시대가 끝났다.”, “기초 예술계와 대중예술계를 아우르는 못자리가 사라졌다.”라며 아쉬움을 표하는 전문가의 의견이 있었다. 그 밖에 다양한 축제의 활성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재발 우려, 문화예술 분야의 예산 축소 등에 대한 의견도 확인할 수 있었다.
2025년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긍정적 변화

“모든 장르에서 시장이 확대될 것 …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과 시장 확대 예측”

2025년에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긍정적인 변화를 응답자의 전문 영역을 중심으로 3가지 이내로 선정하고 선정 이유를 함께 밝혀 달라고 했다. 전문가들의 긍정적 변화에 대한 전망은 의견이 다소 갈렸는데 그럼에도 그중에서 공통적인 부분에 대한 의견을 살펴봤다.
전문가들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장르별 시장의 확대를 예측하고 있었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후 한국문학에 대한 세계적인 주목과 시장의 확대, 지원의 확대, 시각예술 분야의 시장 활성화의 지속, 대중음악과 뮤지컬을 중심으로 한 공연예술 시장의 확대 등 예술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전반적인 예술시장 활성”

“2023년 프리즈서울이 쏘아올린 공의 나비효과는 앞으로도 상당히 한국의 예술시장에 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한다. 이미 전국에 작은 규모의 아트페어가 많이 운영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예술을 구매하는 행동에 사람들이 더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다.”

학계1-30대-여

“예술 한류에 대한 기대감 증폭….”

“세계 무대에서 예술인들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있어 … 무용계에는 박세은, 전민철 … 국제적으로 실력을 인정받고 활약 … 클래식 음악 분야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선우예권·임윤찬, 첼리스트 최하영,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 젊은 연주자들이 콩쿠르를 휩쓸며 K-클래식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음 … 미술 분야에서는 이미래, 이강소, 김윤신 등 한국 미술 작가들이 활약 … 내년에도 순수예술 분야에서 K-콘텐츠의 성장을 이끌고 예술 한류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

공공4-30대-여

“2023년 공연시장 총매출액이 1조 2696억 원을 달성, 사상 처음으로 영화시장 매출액을 뛰어넘었다. 대중음악과 뮤지컬 중심으로 성장이 올해도 계속되는 등 공연시장의 성장은 계속될 전망”

공공3-50대-여

“팬데믹 이후 세계 미술계가 지속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아시아와 여성의 키워드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 올해 키아프-프리즈 기간와 비엔날레가 동시 개최되어 해외 미술계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많았음. 이를 통한 2025년 한국 작가의 해외 진출 및 관심은 지속할 것으로 전망”

공공1-40대-여

예술시장의 확대와 관련하여 특히 미술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가 다수 있었다.

“대중과의 장벽을 낮추는 미술에 관한 온라인 콘텐츠들의 성공으로 대중적 관심의 확장을 예상”

“프리즈 3년 차를 맞으며 해외 미술계와 미술 시장과의 장기적 교류를 예상”

예술6-30대-여

“다양한 경험을 한 고급 인력이 국내 미술계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한국의 자체 전시 기획력이 더욱 높아질 전망 … 해외에서도 관심 가질 만한 국제적인 전시가 국내에서도 열릴 수 있을 것”

예술3-50대-여

“프리즈 아트페어와 병행 전시로 이루어지는 키아프가 3년 차를 맞이해 외적으로 형식적으로 많이 적응해 가는 모습 … 젊은 작가에서부터 중장년 작가까지 프로모션 하는 노하우를 적절히 흡수”

예술2-30대-여

“다양한 지역에서 공공미술관 개관 계획 … 강릉시립미술관, 서울사진미술관, 서울시립서서울미술관, 창원시립미술관, 인천시립미술관 등 … 결과적으로 지역의 공공 미술관 개관은 지역 불균형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긍정적 신호… 다만, 개관 이후의 적극적인 지원이 전제….”

학계3-50대-남

2025년 문화예술 분야에서 예상되는 부정적인 변화

“2024년에 이어 2025년도에도 문화예술 분야 지원사업 축소와 그 여파에 대해 우려….”

“예술과 기술의 융합 … 디지털 디바이드, 저작권, 윤리 문제 발생 우려 … 예술과 기술의 관계, 융합의 문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 논의 필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한국 문화예술 … 국내외적 다양한 환경 변화에 주목 필요”

2025년에 예상되는 부정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 변화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를 선정하고 선정 이유를 밝혀 달라고 요청했다.
2023년 전문가 조사에서 문화예술 부문 예산의 감액에 대한 우려가 지적된 바 있다. 2025년의 부정적 변화에 대한 예측에서는 2024년 진행된 문화예술 분야 사업 개편과 예산 편성 과정을 지켜본 바에 근거해 2025년 문화예술 분야 지원사업 축소와 그 여파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국가 및 지방정부의 예산 축소 정책에 따라 문화예술 공공지원사업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예상됨”

학계2-60대-남

“정부 지원사업 중단 및 축소에 따른 부작용 심화”

“예술강사, 신나는예술여행 등 문화예술 분야에서 무시할 수 없는 대형 정부 지원사업들이 축소되거나 운영기관이 변경・폐지될 것이라는 보도 … 정부 지원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진 현재의 문화예술 환경도 문제임은 틀림없으나 장기간 지원되어 왔던 사업의 축소 내지 폐지는 더욱 큰 문제 … 해당 지원사업 중단에 따른 여파는 다양한 분야에서 연쇄적으로 부정적 영향 … 2025년의 문화예술 전망을 흐리게 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

학계3-50대-남

“문화예술교육 사업 국고지원 예산이 전년 대비 72% 삭감된 80억 8,700만 원으로 책정 … 강사료 예산이 전액 삭감되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 … 학생들은 예술교육의 기회를, 예술강사들은 일자리를 잃을 위기….”

공공4-30대-여

예술과 기술의 융합에 대해 2024년 조사에서도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이 있었다. 1년 전 조사에서는 AI의 등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술 정체성의 위기, 제도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등 예술과 기술의 융합이 지닌 양면성에 문제를 제기하였는데 올해의 조사에서는 디지털 디바이드, 디지털 범죄, AI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저작권, 윤리 가이드 문제 등 좀 더 구체적인 전망이 제기되었다. 예술과 기술의 관계, 융합의 문제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창작 방식을 고수하는 기성 예술가와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예술가 간의 디지털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 …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예술가와 전통 창작 방식을 유지하는 기성 예술가 간의 정보 및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판단….”

공공2-40대-여

“문화예술 분야의 디지털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디지털 범죄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 … 딥페이크, 랜섬웨어 공격, 디지털 아트 작품 도난 및 변조, 스피어 피싱 공격 등 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범죄가 더욱 커질 것 … 출판산업에서도 알라딘의 해킹당하며 전자책 유출(2023년 5월), 출판사 및 물류사 솔루션 제공 업체의 랜섬웨어 감염(2024년 8월) 등으로 디지털 범죄가 심각한 문제….”

학계4-40대-남

“출판 분야에서는 생성형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저작권 귀속 문제, 콘텐츠의 학습 사용 등 생성형 AI와 출판 콘텐츠와 관련해 저작권 문제가 꾸준하게 논의 … AI 기업들이 저작권 침해 없이 책 콘텐츠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가이드라인 요구….”

학계4-40대-남

“생성형 AI로 만들어진 커버곡들로 이슈가 될 만큼 (생성형 AI가 상용화)되었고, 저작권 관련 논의도 시작 … 단편적인 접근 전에 생성형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사회 전반적인 차원에서 먼저 만들어야 할 시기….”

학계5-50대-여

올해 한국 문화예술은 다양한 성과를 거두었고 2025년에도 여전히 전망이 밝다고 한 전문가가 다수였으나 국내외적인 다양한 환경 변화에 영향 받을 수 있는 부분을 우려하는 의견을 낸 전문가도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국가 간 이해관계 충돌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 … 다양한 국가 간의 이해관계로 번지면서 점점 복잡해지고 전쟁 확대 가능성 … 해외 초청 빈도가 상당히 높은 국내의 문화예술 환경을 고려할 때 국제 정세 악화는 투어 중단이나 취소, 연기를 비롯해 제작비 상승 등 부정적 영향 … 국내 공연의 해외 진출에도 영향”

학계3-50대-남

“K-아트, K-컬처의 근간이 되는 문화예술 지원을 보다 체계화하고 고도화해 나가야 하며, 이를 발판으로 관련 시장 및 산업이 연계 지원되어야 장기적 관점에서 균형 있는 발전 … 예술시장과 예술산업 영역에 대해서 논할 때, 순수예술을 포함하는 포괄적이고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

공공2-40대-여

2025년 문화예술 분야의 주목할 만한 키워드

#인공지능(AI) #지역소멸(지방소멸) #고령화 #기후위기

끝으로 2025년 문화예술 분야의 주요 키워드를 5가지 이내로 선정하고 선정 이유도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키워드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거나 2~3개의 키워드만 선정한 전문가도 있어서 이어지는 글의 내용은 이를 감안해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이 같은 단어로 선정하지 않았더라도 선정 이유를 살펴보고 유사한 내용이면 필자가 한 단어로 임의 지정해 주요 키워드를 선별했다.
전문가 15인이 꼽은 2025년 주요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지역소멸(지방소멸)’, ‘고령화’, ‘기후위기’이다.
인공지능(AI)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주요 키워드로 선정되었다. 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창작과 인공지능의 접목 시도가 활발해지고 있으며 예술인의 디지털 리터러시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창작물에 대한 저작권이나 경제, 윤리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지역소멸(지방소멸)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의 가속화로 활력을 잃어가고 있는 지역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 각 부문에서 다양한 정책(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 지역소멸의 해법으로 문화예술이 제기되고 있고,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정책이 시행될 것으로 판단되어 관련 키워드로 선정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고령화는 2025년도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고령층에 접어든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 출생)가 은퇴 후 문화예술의 적극적 소비자 및 창작자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접근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후위기는 전 세계적으로 폭염, 홍수, 가뭄 등 이상기후 현상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기후문제를 인식하고 관련 활동을 진행하는 예술인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나가며
‘을씨년스럽다.’ 이는 “보기에 날씨나 분위기 따위가 몹시 스산하고 쓸쓸한 데가 있다.”라는 뜻을 가진 말이다. 우리 역사에서 가장 치욕스러운 사건 중 하나였던 을사늑약이 강제된 1905년 이후,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린 것을 표현하는 말로 사용되던 ‘을사년스럽다’가 그 어원이라고 한다. 2025년은 그 후 두 번째로 맞이하는 을사년이다. 새해를 맞이하는 설렘보다는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와 불안한 전망으로 무거운 감정이 앞선다. 2025년은 120년 전의 그해와 다르게 모두의 지혜를 모아 작금의 모든 혼란을 극복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희망의 해가 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각주 모음]
  1. 본 조사 및 결과는 미래 예측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델파이 기법, 시나리오 기법 등)을 정교하게 적용하여 결과를 분석하거나 정리하지 못한 한계가 있음을 미리 밝힘.
  2. 2024년도 이슈와 사건, 2025년 예상되는 긍정적인 영향과 부정적인 영향, 2025년 문화예술 분야 주요 키워드를 선정한 이유는 원문 그대로 소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나 원고 분량을 감안해 일부 축약 및 요약이 있을 수 있음.
  3. 내용 분석 중 응답 원문을 밝힐 필요가 있을 경우를 위해 응답자 코드를 부여함.
    소속 유형 응답자 코드(경력)
    예술계 예술1-40대-남, 예술2-30대-여, 예술3-50대-여, 예술4-40대-남, 예술5-30대-여, 예술6-30대-여
    학계 학계1-30대-여,학계2-60대-남, 학계3-50대-남, 학계4-40대-남, 학계5-50대-여
    공공기관 공공1-40대-여, 공공2-40대-여, 공공3-50대-여, 공공4-30대-여
권용민
권용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정책후원센터 수석연구원)

2016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더 나은 문화예술계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일조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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