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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에 유입된 팬덤 문화
관객층 확장의 계기가 되려면

미국의 베스트셀러 『팬덤경제학(Fanocracy)』은
‘연예인뿐만 아니라 기업의 성공을 위해서도
사람들을 연결하는 팬덤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제 상품보다 사람이 중요한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한다1
공연예술계에서도 사람은 늘 가장 중요한 자산이었다.
공연예술계에 유입된 팬덤 문화를 통해,
이를 관객 저변 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 논의해 본다.
글_배혜리(기획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겸임교수)
팬덤 문화의 유입
팬덤(fandom)2이라는 용어는 아이돌 팬 문화에서 시작되었지만 연예계를 넘어서 브랜드, 스포츠, 게임, 정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에 스타덤(stardom)3과 마주 서는 개념으로 팬덤을 논의할 때만 해도 팬덤은 절대적 추종자이자, 문화콘텐츠를 다량으로 소비하는 특이한 그룹이었다. 그런데 팬덤은 30년이 조금 안 되는 짧은 기간에 팬덤 활동을 통해 문화자본을 쌓고 그를 기반으로 취향 공동체를 형성하였으며 적극적인 문화 생산자로서 팬덤 공동체 내에 체계화된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경제 주체로서의 팬덤이 새로운 소비문화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단순한 문화 추종의 단계를 넘어 문화 재생산 방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국내 공연 시장은 론칭한 작품이 오픈 런이 되기보다는 여러 작품이 레퍼토리 형식으로 짧은 기간에 동시에 올라오고 동시에 내려간다. 이러한 구조는 작품 자체에 대한 팬덤이 형성되기 어렵게 만든다. 같은 작품이 다시 제작되더라도 창작자, 배우, 스태프의 변화에 따라 이전에 형성되었던 팬덤이 쉽게 와해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국내 공연 시장의 특성은 공연계 팬덤이 연주자나 배우 팬덤 위주로 흘러갈 수밖에 없게 하는 환경으로 작동한다. 이로 인해 특정 아이돌과 관계를 맺어온 아이돌 팬덤의 여러 특징과 활동이 자연스럽게 공연계에 유입되기 쉽다.
팬덤 문화는 이제 공연예술계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팬덤은 작은 규모의 국내 공연 시장에서도 문화산업에 가장 가까운 장르인 뮤지컬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하거나, 뮤지컬로 진출한 아이돌을 따라 공연계에 들어와 눌러앉거나, 걸출한 아티스트나 작품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성장하며 집단성과 생산성, 영향력을 지니게 되었다. 팬덤은 그들만의 관람 방식과 체계화된 행동을 통해 공연 제공자와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맺고 교류를 통해 공연 제작이나 기획 단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연계에서는 이들을 팬덤 또는 마니아 관객4이라고 부른다.
관객이 팬덤이 될 때
관객이 작품이나 배우, 연주자, 아이돌을 통해 차별적이거나 새로운 경험을 했을 때 팬이 되고 팬덤 커뮤니티로 편입되는 사례는 무수히 많다. 그야말로 다양한 동기와 계기로 팬이 되는데, 팬덤에 입문하는 ‘입덕’부터 팬덤 활동을 떠나는 ‘탈덕’ 때까지 그 모든 순간에 (아이돌의 1군5 입성, 해당 작품의 재공연, 내 연주자나 배우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등) ‘같은 꿈을 꾸는 공동체성’이 관계가 강력하게 유지되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팬덤은 좋아하는 대상에 대한 관여도와 충성도가 높고 대상이 소속된 업계의 생리를 꿰뚫고 있으며 대상의 성장과 생존에 기여하기 위해 자발적이고 복합적으로 가치를 생산한다. 또한 공연의 현장성과 일회성 등의 특징이나 아이돌 산업의 논리를 잘 알고 있기에 다양한 상황에서 공연계나 아이돌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엇을 하는가.
첫째, 반복 소비와 그를 통한 적극적 수용을 경험한다. 아이돌 팬은 올콘6스밍7, 공연계에서는 ‘회전문’으로 불리는 다회차 관람을 통해 애정하는 대상에 대한 반복 소비를 실천한다. 이와 더불어 반복 소비를 통해 작품이나 음악, 연주, 연출, 무대, 효과 등에 대한 안목을 자연스럽게 키우게 된다. 또한 커뮤니티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토론과 스터디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전체적인 공연과 활동의 질적 향상을 이끈다. 충실한 조력자인 동시에 적극적인 비판자이기도 한 이들에게서 생성되는 담론은 흥행은 물론이고 창작자나 관계자가 향후 제작 방향을 잡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흥행을 견인한다. 팬덤은 애정하는 대상과 관련하여 커뮤니티를 통해 입소문을 내고 열심히 ‘영업’하며 누구보다 흥행을 위해 노력한다. 공연이나 연주, 앨범, 아이돌, 연주자, 배우에 대한 기대와 평가와 분석을 공유하며 교류하는 것이 티켓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에 더하여 공연이 끝난 후에도 공연을 소모적으로 소비하고 끝내지 않기 위해 팬들이 생산・공유・나눔을 하는 2차 창작물은 그 힘이 상당하다. 공식 엠디(MD) 외에 자체 제작한 물품(엽서, 캐릭터, 스티커, 액세서리, 간식 등)을 통해 팬덤 내부에서 추억을 공유하고 유대감을 쌓으면서 콘텐츠에 대한 재몰입을 유도하고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내재적 힘을 생성한다.
셋째, 기획사나 제작사의 영역에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공연계나 아이돌 산업에 대한 팬덤의 높은 이해를 바탕으로 온전히 기획사나 제작사의 몫으로 여겼던 제작, 기획, 홍보의 단계에서 구체적인 요구를 하거나 전향적인 협력을 하는 등으로 팬덤의 참여 영역이 확대되었다. 팬은 아이돌을 ‘사람’이면서도 ‘복합적인 미디어 상품’으로 인식하다 보니 활동 콘셉트, 컴백 시기, 아트 디렉팅, SNS 관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요구 사항을 전달하기도 한다. 공연 팬덤에서는 스스로 작품 관련 자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거나 담론을 형성하여 미경험 관객의 관심을 환기하거나 작품 추천 및 티켓 나눔 등으로 공연 관람을 유도하기도 한다. 더 나아가 언론사에 보도 자료를 직접 보내는 등의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관객 유치에 기여한다.
넷째, 공연 생산자 측과 팬덤의 견해차가 심할 때는 기획사나 제작사를 견제하기도 한다. 대중문화 팬덤의 실력 행사가 성공한 사례로는 기획사의 멤버 박준형 퇴출 철회를 이끌어냈던 2001년 지오디(god) 팬사이트 연합 활동, 2018년 방탄소년단과 일본 우익 작사가의 협업을 저지한 BTS 팬덤 ARMY의 성명문8, 2020년 트와이스 뮤직비디오에 표절 조형물을 사용한 뮤직비디오 제작사를 팬덤의 요구로 변경한 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해시태그 운동, 트럭 총공9, 불매 운동 등의 방식으로 견제 의사를 표현하기도 한다. 공연계에서는 SNS에서 재관람 관객을 모욕했던 연출가와 팬덤이 대립했다가 결국 연출가가 자진 사퇴한 2012년 뮤지컬 <쓰릴 미> 사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가수 이수가 2016년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하차한 일10, 제작사 대표가 20~30대 여성 관객을 비하했다가 티켓 판매에 큰 타격을 입었던 2016년 연극 <보도지침> 사건11 등에서 팬덤의 영향력과 파워를 확인할 수 있었다.
트와이스 뮤직비디오 제작사 교체 요구 트럭 시위 ⓒRespect_TWICE_

트와이스 뮤직비디오 제작사 교체 요구 트럭 시위 ⓒRespect_TWICE_

연극 <보도지침> 공연 장면 ⓒ엘에스엠컴퍼니

연극 <보도지침> 공연 장면 ⓒ엘에스엠컴퍼니

팬덤을 장기적이고 광범위한 공연 관객으로 끌어안으려면
기존의 관객 개발 방식은 관객층을 확대하거나 잠재 관객을 열성 관객으로 만들려는 시도였다 보니 관객의 입장에서 무엇이 관객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지, 한 번이라도 들렀던 관객의 성향과 라이프 스타일을 분석하여 파고들 틈이 어디에 있는지를 찾는 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팬덤은 이미 특정한 작품이나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경험이 있고, 그에 대한 풍부한 정보와 지식을 가진 준전문가 수준의 수용자이므로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객 개발 방식은 달라야 한다.
일반 대중과 팬덤 양쪽 모두를 기반으로 하는 아이돌 산업과 다르게 공연계는 향유 경험이 있는 소수 관객층의 구매력에 크게 의존하다 보니 증명된 구매력을 가지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팬덤 문화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연계는 팬덤을 충실한 콘텐츠 소비자이자 경제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공연계의 팬덤을 창작자・제작자와 공생하는 건강한 관객이자 함께 성장하는 든든한 지지자로 인정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것이 팬덤을 대상으로 하는 관객 개발의 길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계속 변화하고 진화해 가는 팬덤 문화의 현실을 수용하고 대응해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미 아이돌 팬덤에 익숙한 구독 경제의 핵심은 상품(작품) ‘판매’가 아닌 상품(작품) ‘서비스 제공’이다. 공연계의 티켓 예매 시스템, 할인율 적용, 좌석 등급 설정 등의 서비스 운영은 물론이고 작품·배우의 팬덤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련의 활동 또한 서비스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팬덤은 제작사나 배우, 연주자가 대단한 것을 ‘서비스’하길 바라지 않는다. 작품에 대한 팬덤의 경험과 열정을 공유할 수 있는 창구 마련, 작품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 제공, 앙상블 배우가 주연급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좇을 수 있는 정보 공유 등도 팬덤에게 유의미한 서비스로 인식될 수 있다. 창·제작자가 ‘본업 천재’12인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에 더해 팬을 존중하고 의식적으로 의미있는 관계를 키워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보여준다면 팬덤은 그것으로 충분한 것이다. 이러한 서비스 과정에서 팬덤의 참여와 소통으로 만들어진 상호 신뢰는 작품 자체만이 아니라 연관된 파생 상품과 후속작까지 지속적으로 구매하게 하는 연결 고리로 작동하곤 한다. 이렇게 서비스 개념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긍정적인 소통을 유도함으로써 팬덤이 지속적으로 작품이나 연주자, 배우를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팬덤 문화의 특성상 관람의 순간을 제외하면 무대 밖의 활동이 주를 이루는데, 그 활동의 근간은 관람하는 작품이나 추동 대상인 배우나 연주자의 활동 그 자체다. 근래에 공연예술계뿐 아니라 모든 콘텐츠의 성패에 있어 완성도만큼 중요해진 것이 대중의 정서적 공감이다. 응원하고 싶고 지지하고 싶은 콘텐츠는 그 자체로 성공할 수 있으나 대중이 정서적 불편함을 느끼는 콘텐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다. 팬덤의 주체이자 대상이 ‘같은 꿈을 꾸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팬덤과의 공동체성을 고양할 수 있는 합당한 콘텐츠와 활동을 제공한다면 팬덤을 든든한 지지자이자 진취적이고 생산적인 동반자로 둘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콘텐츠의 지지자이자 동반자가 되어 주는 팬덤이 형성되면, 팬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빠르게 상호작용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팬슈머(fansumer)13로도 불리는 현시대의 관객은 그들의 의견이 고려되고 있다는 반응을 확인할 때 소속감을 느끼는 경향이 강하다. 더불어 공식적으로 발표되는 콘텐츠나 정보보다 팬덤을 위한 공간에서만 알 수 있는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 때 이들은 작품을 향유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애정을 투입한다. 결국 소통의 원활성과 즐길 거리14가 많을수록 팬덤의 결속력이 강화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단순히 공연 관객의 숫자를 늘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캐릭터 팬클럽을 모집하는 팬덤 대상 이벤트 ⓒ멜론티켓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캐릭터 팬클럽을 모집하는 팬덤 대상 이벤트 ⓒ멜론티켓

뮤지컬 배우 소속사 ‘팜트리아일랜드’의 자체 콘텐츠 영상 캡쳐 ⓒ팜트리아일랜드

뮤지컬 배우 소속사 ‘팜트리아일랜드’의 자체 콘텐츠 영상 캡쳐 ⓒ팜트리아일랜드

  1. 데이비드 미어먼 스콧(David Meerman Scott), 레이코 스콧(Reiko Scott), 『팬덤경제학(Fanocracy)』, 정나영 옮김, 미래의창, 2021.
  2. 팬덤(fandom): 열광자를 의미하는 패너틱(fanatic)에 세력권을 뜻하는 접미어 덤(-dom)이 붙어 형성된 조어.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을 일컫는다.
  3. 스타덤(stardom): 인기있는 연예인을 의미하는 스타(star)에 세력을 뜻하는 접미어 덤(-dom)이 붙어 형성된 조어. 인기 연예인의 지위나 영향력, 신분을 뜻한다.
  4. 한 작품을 여러 번 관람한다고 하여 ‘회전문 관객’이라고도 한다. 과거에는 은어처럼 사용되었지만 이제는 업계 관계자와 기자들도 널리 사용한다.
  5. 1군과 2군의 구분은 앨범 판매량, 단독 콘서트 유무, 음악 방송 1위 여부, 멜론(혹은 다른 음원 사이트) 1위 여부, 광고 모델 여부, 사회적 영향력, 탄탄한 코어 팬덤 등을 기준으로 하는 경향이 있으며 분류 결과의 신뢰성을 검증할 수는 없다.
  6.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모든 콘서트의 모든 회차에 참석하는 것으로 “이번 콘 올콘 합니다.” 등으로 표현한다.
  7. ‘스트리밍’의 준말로 노래를 반복해서 틀고 듣는 것을 말하는데 아이돌 시장의 음원 순위와 직결되는 활동이다 보니 아이돌 팬덤에서는 무임 자유 ‘노동’으로 취급된다.
  8. “방탄소년단 팬클럽 ‘일본 우익 OUT’ 개념 팬덤의 무한확장”, <한겨레>, 2018.09.18., https://www.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862596.html(2024.06.13.)
  9. 큰 LED 전광판을 탑재한 트럭을 기획사 사옥 앞에 세우거나 근처 도로를 운행하게 하면서 모니터에 메시지를 띄우는 형태의 항의 방식을 말한다.
  10. “‘성매매 혐의’ 이수, ‘모차르트!’ 캐스팅→보이콧→하차까지”, <스포츠동아>, 2016.04.21., https://sports.donga.com/3/all/20160421/77704015/2(2024.06.13.)
  11. “무대 밖 관객 모독 ‘舌禍’ 웰메이드 공연 ‘위태위태’”, <국민일보>, 2016.04.14.,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3486249(2024.06.13.)
  12. 다양한 분야의 일을 두루두루 잘해 내며, 특히 가수의 노래, 춤, 콘서트나 배우의 연기와 무대, 제작사의 작품 제작 등 본인의 주된 일(본업)에 탁월한 역량과 재능을 발휘하는 사람을 뜻한다.
  13. 팬슈머(fansumer): 팬(fan)과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 단순한 상품 구매를 넘어, 팬의 입장에서 상품의 생산 과정과 브랜드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뜻한다.
  14. 팬들은 주로 연습실 비하인드 영상이나 공연 직전 무대 뒤 영상, 프레스콜 현장 스케치 등 제작사나 창작자가 제공하는 자체 콘텐츠(주로 ‘자컨’이라고 부른다.)를 열광적으로 소비하고 재생산하는데, 성공한 아이돌 그룹이나 작품은 지속적이며 재미있는 ‘자컨’을 보유하는 경향을 띤다.
배혜리
배혜리(기획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겸임교수)

너무나도 사랑한 무용 작품에 홀딱 빠져 예술가는 작품만 만들 수 있게 하고 나머지는 내가 다 해주고 싶어 공연기획자의 길로 들어섰다. 나를 필요로 하는 현장과 재미있는 일을 좇다 보니 학교에서 학생도 가르치게 되면서 이것저것 다 하는 기획자로 살고 있다. 그런데도 20여년간 한 번도 바뀌지 않은 정체성은 ‘한 1세대 아이돌 멤버의 팬’이라는 것이다. 업(業)은 공연과 문화에 있지만 대중문화의 팬으로서 사는 것이 여전히 신나고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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