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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OW

새로운 시도로
예술 향유의 문턱을 낮추는 사람들

문화예술을 소비하는 방식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기존에는 어렵고 지루하게만 느껴지던
예술 장르를 유쾌하고 즐겁게 풀어내며
새로운 관객층을 확보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예술을 향한 애정에 개성적인 기획과 홍보를 더해
예술 향유의 문턱을 낮추고 있는 이들을 소개한다.
글_허재희·황보유미·이미라
고객의 삶을 궁금해하는 아트 컴퍼니
핀즐(PINZLE)
2017년 세계 최초로 시작된 핀즐의 ‘그림 정기 구독’ 서비스는 지금까지도 많은 구독자에게 응원과 사랑을 받고 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사이 핀즐은 글로벌 아티스트 에이전시의 모습을 갖추며 소속 아티스트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바탕으로 비투시(B to C, 기업∙소비자 거래), 비투비(B to B, 기업 간 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세분화하고 확장해 나갔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림 정기 구독은 핀즐의 정체성이자 시그니처 서비스로 기능하고 있다. 구독자의 서비스 접근 루트를 예상해 보면 이렇다. ‘그림을 걸고 싶은데 원화는 좀 부담스럽네. 그 대신 아티스트의 포스터 작품을 걸어보는 건 어떨까? 이왕이면 인스타그램에서 본 멋진 걸로. 아, 그런데 난 어떤 스타일의 그림을 좋아했더라?’ 이처럼 시작은 단순했다. 기존 미술 시장의 고객이 아니라 그 밖에서 관객으로 머물던 이들에게 좋은 퀄리티의 작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여 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예술을 경험하고 만족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핀즐 브랜드 필름 영상 Ⓒ핀즐

그림 정기 구독 서비스를 론칭하던 초기, 핀즐이 설정한 타깃과 키워드는 명료했다. ‘작품 구매 입문자, 동시대 아티스트, (공간의 분위기를 극적으로 환기해 줄) 커다란 아트 포스터’. 구독자에게는 한 달에 한 번, A1 사이즈의 아트 포스터가 배송된다. 매달 큐레이터가 계절감과 시의성을 고려해 작가와 작품을 선정하여 구독자가 다양한 장르와 화풍의 작품을 경험하며 자신에게 딱 맞는 취향을 찾아 나가도록 돕는 것을 지향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해를 거듭하고 구독자가 늘어날수록 고객층은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답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처음 설정한 대로 설명하기에는 7년이란 세월이 흐르면서 고객의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2020년 말에 본격적으로 고객 만족(Customer Satisfaction, CS) 시스템을 도입했는데 지금까지 쌓인 누적 상담 건수만 해도 2만여 건이 넘는다. 그래서 올해 초부터 핀즐 멤버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모두 모여서 고객의 페르소나를 찾아가는 여정을 밟고 있다.
구독자 혹은 구매 고객의 성별, 연령대, 거주 지역 등을 단순히 데이터화하는 것에 그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궁금한 것은 수치화된 정보만이 아닌 고객의 삶이었다. 그래서 핀즐 멤버들은 회의실에 모여 색색의 포스트잇을 유리 벽에 붙여 가며 치열하게 고객 키워드를 좁혀 나갔다. 이때 그림 정기 구독에만 국한하지 않고 리미티드 에디션, 친필 서명 판화, 오리지널 작품, 아트 굿즈 등을 전개하고 있는 비투시 영역 전반에서 온오프라인으로 마주한 고객들을 떠올렸다. 한 달간 도출해 낸 우리 고객의 모습은 다음과 같았다. ‘나다움을 추구하고, 예술의 가치를 믿고 싶고, 변화를 즐기는’ 사람. 핀즐에서 소개하는 글로벌 아티스트들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높다. 그럼에도 우리의 작품을 선택한다는 것은 자신의 선호를 우선순위에 두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에 열려 있음을 의미한다. 또 미술관이나 갤러리 같은 곳에서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소비자가 되는 이유는 예술이 있는 삶의 가치를 믿기 때문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그림은 필수재가 아니다. 그렇기에 신규 고객을 발굴하는 일은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과제이다.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우리와 같은 플레이어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홍보나 마케팅 등의 활동을 통해 더 많은 대중에게 도달한다고 해서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궁극적으로는 예술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바뀌어야 작품을 단순히 향유하는 것을 넘어 예술시장의 고객이 되는 이들이 더 많아질 거라고 생각한다. 예술의 경계에 대한 열린 태도, 공간과 마음의 온도를 바꿔줄 예술품의 가치에 대한 인식, 어떤 종류의 예술이든 자신의 취향과 감상을 검열 없이 공유할 수 있는 건강한 분위기 같은 것들 말이다. 국내에 아직 소개되지 않은 다양한 글로벌 아티스트를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을 그림 정기 구독을 비롯한 여러 형태로 선보이며, 기업 혹은 브랜드와의 아트 컬래버레이션으로 일상 곳곳에 아트워크를 덧입히는 핀즐의 활동은 모두 이러한 예술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나아가는 작지만 치밀한 발걸음이다.

핀즐 소속 아티스트 ‘일리야 밀스타인’ 개인전 내 팝업 포토존 전경 Ⓒ핀즐

핀즐 소속 아티스트 ‘일리야 밀스타인’ 개인전 내 팝업 포토존 전경 Ⓒ핀즐

핀즐 소속 아티스트 ‘일리야 밀스타인’ 개인전 내 팝업 포토존 전경 Ⓒ핀즐

허재희
허재희(핀즐 아트 콘텐츠 디렉터)

시각예술 분야에서의 매니지먼트의 역할과 그 가능성이 궁금해 홍익대학교에서 문화예술경영 석사 과정을 밟았다. 지금은 글로벌 아티스트 에이전시 핀즐에서 ‘멋진 아티스트는 더 깊이 파고, 더 널리 알려야 한다’는 덕후의 심정으로 당장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해보고 있다. 예술이 우리의 보편이 될 수 있도록.

‘읽는 사람’들의 동네
소전서림
“토끼가 수궁에 들어갔을 때 읊었던 시와 독수리까지도 속이고, 모든 걸 다 떨쳤다고 할 수 있는 순간, 그 면전에서 읊은 시를 비교해 들어보면 토끼의 변화를 조금은 느낄 수 있다. 먼저 수궁에 들어갔을 때 산중유객(山中遊客)이 도수궁(到水宮)허니 사해풍광(西海風光)이 입안중(入眼中)이라, ‘산속에서 놀던 손님이 수궁에 당도하니 바다 경치가 한눈에 들어온다’, ‘다 내 거!!’”
관객 40여 명이 둘러앉은 공간은 비좁은 듯했으나 관객을 쥐락펴락하는 창자의 유연한 입담에 관객들은 스스럼없이 웃음을 터뜨렸다. 간혹 추임새를 넣는 관객도 있었다. 최근 소전서림에서 있었던 창자 안이호의 판소리 <수궁가>의 공연 장면이다.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이 구술 고전문학을 안이호의 해석이 어우러진 소리와 해학적 입담으로 풀어낸 덕분에 공연장이 “아하!” 하는 관객의 끄덕거림과 웃음으로 가득 찼다.
창자 안이호와 함께한 ‘소전탐미생활’ 프로그램 현장 사진 Ⓒ소전서림

창자 안이호와 함께한 ‘소전탐미생활’ 프로그램 현장 사진 Ⓒ소전서림

4년 전 소전서림이 개관할 당시 책과 관련된 공간이 강북이 아닌 강남에 오픈한다는 것, 특히 유료 입장 정책 때문에 도서관은 주목도 받았지만 비우호적인 시선도 함께 받았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은 도서관뿐 아니라 작은 책방에서도 입장료를 받는 경우를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문학도서관 소전서림은 문학이 중심이지만 그와 관련된 예술이나 필수 인문학 서적도 관내에서 열람할 수 있고, 여타 공공도서관이나 책방과 마찬가지로 독서회, 강연, 공연을 비롯하여 북아트 전시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어 책을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소전서림은 국민이 내는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 아니므로 유료 정책은 운영의 지속성을 위한 자연스러운 전제였다. 현재 소전서림의 회원은 2천여 명에 이른다. 주말에는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사람로 가득차는데, 그중에는 데이트를 하는 커플도 꽤 있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도 많은데 왜 이용객들은 유료 도서관을 찾는 것일까? 동시대 소비자의 소비 패턴은 자신을 위해 투자하는 데 아끼지 않는 것이 큰 특징이다. 물건을 살 때도 그렇지만 건강이나 지성을 위해 투자할 때도 그렇다. 책 읽기에 최적화된 조명과 가구 그리고 고요한 분위기, 눈을 감고 가만히 ‘쉼’을 즐기기에도 좋은 공간을 이용하기 위해 비용을 기꺼이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전서림 전경 Ⓒ소전서림

소전서림 전경 Ⓒ소전서림

한 분야의 예술을 지원할 때는 향유자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도 함께 길러내야 그 분야가 살아난다. 소전서림은 개관 2년 차에 <문학과 친구들>이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해 젊은 작가들을 위한 ‘장편소설 창작 후원’을 하고 있다. 선정된 작가에게는 월급 형식으로 창작 지원금을 지급하고 취재비와 집필실 등도 제공한다. 소전서림의 지원을 받는 작가에게 주어진 의무는 단 한 가지이다. 미래의 고전이 될 장편소설을 쓰는 것. 매년 3명씩 올해 4기까지 총 12명의 작가가 선정됐고 그 결과물이 빠르게 가시화되는 중이다. 그중 이혁진 작가는 상주 기간에 집필한 장편소설 『광인』(민음사)을 지난 2023년 말 출간했다. 이 책은 700여 쪽에 달하는 상당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20~30대 젊은 층의 사랑을 받으며 지금까지 1만여 부가 판매됐다.
이혁진 작가의 『광인』(민음사) 표지 Ⓒ소전서림

이혁진 작가의 『광인』(민음사) 표지 Ⓒ소전서림

소전서림의 오픈을 준비하면서 강북에 위치한 작은 책방들이 개최하는 행사에 많이 다녀 보았다. 그중 시집 전문 서점의 한 낭독회가 기억에 오래 남는다. 필자를 제외한 거의 모든 관객이 20대 초반으로 보였는데 낭독회가 시작되고, 조금 늦게 도착한 젊은 여성이 맥주를 들고 와서 마시며 낭독을 듣다가 혼자 울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처음엔 슬쩍 곁눈질로 관찰을 했다. 그런데 다른 이의 시선을 개의치 않고 자신의 눈물을 흘려 보내는 젊은 참석자를 보면서 깨달았다. 책과 책이 있는 공간이 우리에게 가장 크게 작동하는 이유는 바로 이 ‘정서 유대 기능’ 때문이라는 것을.
책을 구입하는 것만이 목적이라면 그것은 온라인이 해결해 준다. 그러나 사람들은 책방에 가서 책을 만지고, 들춰보고 싶어 하며, 남들은 무슨 책을 읽는지 궁금해한다. 그리고 대형서점과 달리 자기 정체성이 뚜렷한 작은 책방에서 자기 삶의 혹은 일의 아이디어를 찾는다. 그리고 내가 읽고 있는 책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도 오프라인 행사만 지속해 왔고 독서회, 강연회, 낭독회 그리고 북아트 전시 등을 통해 독자들이 서로 만나고 이야기하며 생각을 나누는 활동에 중점을 두고 있다.
소전서림에서 최근에 론칭한 <읽는 사람> 프로젝트도 그 일환이다. 소전서림은 ‘이달의 소설 선발대’ 프로그램을 통해 매달 출간되는 신간 중에서 ‘미래의 고전’이 될 작품들을 회원들과 함께 선정해왔다. 이 프로그램을 전국으로 확대해 진행하는 것이 <읽는 사람> 프로젝트다.
‘읽는 사람’ 홈페이지(www.the-reader.or.kr) Ⓒ소전서림

‘읽는 사람’ 홈페이지(www.the-reader.or.kr) Ⓒ소전서림

책은 홀로 읽지만 그 정서가 공유되면 그 파장을 공유하는 집단이 형성된다. 소전서림이 공유하는 것은 책 자체만이 아니라 ‘문학을 읽는 경험’이다. 왜냐하면 소전서림은 더 많은 사람이 독서를 통해 풍요로운 삶을 가꿔 나가는 세상을 상상하고, 믿기 때문이다. 다 같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고, 좋은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이 ‘경제력’이 아니라 ‘지성’이 되길 바란다. 대학 때, 문학 교수님들의 세미나 주제가 “문학의 위기…”로 시작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그런데 최근에 우연히 보게 된 어느 학술제의 주제도 여전했다. 몇 십 년째 위기를 얘기해도 문학은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어쩌면 우리가 먼저 문학에 대한 믿음을 포기한 것은 아닐까. 영국 밴드 버글스(The Buggles)의 <비디오가 라디오 스타를 죽였다(Video Killed the Radio Star)>라는 노래가 1980년대에 크게 히트했지만 라디오도 문학도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황보유미
황보유미(소전서림 관장)

서울에서 국문학과 불문학의 석사 과정을 밟았고 파리에서 커뮤니케이션학을 공부했다. 국립발레단 기획팀과 예술경영지원센터 국제사업부에서 근무했으며 2018년부터 현재까지 소전서림 관장을 맡고 있다.

젊은 감성으로 클래식의 문턱을 낮추다
KBS교향악단 유튜브
최근 국내 클래식 공연장을 찾는 관객의 연령대가 눈에 띄게 낮아지고 있다. 클래식은 엄숙한 분위기와 높은 티켓 가격 등으로 인해 오랫동안 대중에게는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지는 분야였다. 공연장에서는 정장을 갖춰 입어야 하고 악장 사이에는 박수를 치지 않아야 하며, 음료 반입도 금지된다. 또한 R석 기준 10만 원 이상으로 책정된 티켓 가격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젊은 층이 접근하기 어려운 요소였다.
그러나 최근 클래식 업계는 유튜브를 비롯한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젊은 관객을 유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클래식 음악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해설 영상이나 공연 실황을 담은 영상 등을 제공하여 대중의 관심을 끌었는데 이는 실제 공연장의 관객 연령대를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오보이스트 프랑스와 를뢰의 <모차르트 오보에 협주곡> 해설 영상ⒸKBS교향악단

대한민국 대표 교향악단인 KBS교향악단은 국민의 수신료로 운영되는 예술단체로서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문화적 혜택이 부족한 지역사회를 위한 <찾아가는 음악회>나 미래 세대를 위한 <키즈콘서트> 등 클래식 음악에 대한 편견을 깨트리려는 시도를 해왔던 것이다. 그럼에도 클래식이 대중적이지 못하다는 인식 때문에 KBS교향악단의 주요 관객 연령대는 오랫동안 50~60대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최근 KBS교향악단 관객층에도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2019년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의 티켓 예매자 중 만 7~24세의 비율은 1.53%에 불과했는데 2023년에는 4.08%로 상승했고, 2024년에는 5개 공연 기준 4.94%에 달했다. 이는 24세 이하의 티켓 예매율이므로 30~40대 예매율까지 합친다면 그 비율은 더 커질 것이다. 또한 젊은 실속파 관객을 위한 B석(3만 원)과 C석(1만 원)은 티켓 오픈과 동시에 매진된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2022년 4월부터 시작된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의 리뉴얼이 있다. KBS교향악단은 대중을 사로잡는 파격적이고 도전적인 클래식 영상 콘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관객이 볼 수 없는 무대 뒤의 모습을 소개하거나 연주곡의 하이라이트를 짧고 굵게 소개하는 ‘클래식 최고의 플레이’ 등 최근 대세인 숏폼 전용 콘텐츠를 당시로선 국내 교향악단 최초로 시도하여 유튜브 감성을 공략하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게임 산업 분야와의 협업도 눈에 띈다. 게임 ‘로스트아크’와 협업한 2022년 6월의 <로스트아크 콘서트 –Dear. Friends>를 성공적으로 마쳤고, 공연 이후에도 지휘자와 연주자가 직접 공연 비하인드를 이야기하고 클래식 음악을 추천해주는 영상은 많은 게임 유저가 클래식 음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2월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된 ‘궁예-레퀴엠’ 영상은 파격적인 콘텐츠로 입소문이 나서 클래식 애호가뿐만 아니라 누리꾼에게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 동영상은 단 30초에 불과한 공연 홍보 영상이었지만 2024년 6월 기준 조회수 118만 회를 기록하며 해당 공연 티켓의 매진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당시 유튜브 전체 영상 중 인기 급상승 동영상 14위를 기록했는데 이는 클래식 업계에서는 매우 달성하기 어려운 성과이다.

‘궁예 레퀴엠’ 영상 ⒸKBS교향악단

국내 교향악단 중 유일하게 유튜브 구독자 수 10만 명을 돌파해, 최근에는 구독자 수 14만 명을 달성하며 아시아의 오케스트라 유튜브 채널 중 구독자 수 1위가 된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 연령 분포를 살펴보면 45세 이하 구독자의 비율이 무려 77%에 이른다. 최근 젊은 층의 티켓 예매율의 변화를 고려했을 때 유튜브의 역할이 막중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연령 분포 ⒸKBS교향악단

KBS교향악단 유튜브 채널 구독자 연령 분포 ⒸKBS교향악단

젊은 관객층이 늘어나면서 클래식 공연장의 분위기도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정장을 갖춰 입은 중장년층 관객이 주를 이루었지만 이제는 캐주얼 복장을 한 젊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BS교향악단은 젊은 관객층의 증가와 더불어 미래를 이끌어갈 아이들을 위한 교육 사업도 기획하고 있다. 젊은 관객층의 유입에 그치지 않고, 훗날엔 할머니 할아버지와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과 딸, 이렇게 3대가 함께 손잡고 찾아오는 공연장을 만드는 것이 KBS교향악단의 목표이다.
이미라
이미라(KBS교향악단 공연사업팀 과장)

대학에서 외식경영과 프랑스어를 전공하고 프랑스 파리9대학에서 문화경영 석사학위를 취득한 후, KBS교향악단 공연사업팀에서 근무 중이다. 유학 당시 역사가 깊은 프랑스의 문화정책과 문화가 일상인 그들의 생활에 깊은 감명을 받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KBS교향악단에 입사하여 일반 국민도 클래식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공연사업팀에서 언론 담당과 공연 홍보물의 제작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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