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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ENE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만나다

2024년 파리는 100년 만에 다시 개최된 올림픽의 열기와 함께
프랑스 전역에서 개최된 ‘파리 문화올림피아드’를 향한 관심으로 뜨거웠다.
스포츠와 문화예술이 함께하는 세계적인 무대인 파리올림픽 현장에서
한국의 문화예술을 널리 알린 ‘2024 코리아시즌’,
그 기획 과정과 국제문화교류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의 교류기획팀에게서 들어보았다.
인터뷰이_ 임수빈·박태우(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세계에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Q.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은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
임수빈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KOFICE)은 국제문화교류를 전담하기 위해 2018년에 지정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의 기관입니다. 그 전에는 국제문화교류 및 해외 진출 사업을 여러 기관에서 개별적으로 시행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국제문화교류의 트렌드가 변화하며 해당 업무를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전담할 기관이 필요해졌고 KOFICE가 그 역할을 맡게 되었죠. 타 기관에서도 국제교류를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KOFICE에서 운영하는 사업과는 방향성이 크게 다릅니다. 예를 들어 예술경영지원센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의 취지는 국내 예술단체의 해외 진출을 돕는 것입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사업은 국제 교류를 계기로 한국의 좋은 문화예술 콘텐츠를 창·제작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요. 또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사업에는 정치·외교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KOFICE에서 진행하는 국제문화교류 사업은 그 목적 자체가 ‘교류’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박태우 KOFICE에서는 문화예술 교류 사업과 정부 정책의 문화예술 행사를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국내외 유관 기관과 긴밀하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인적 교류를 추진하거나 한류의 동향과 실태를 데이터로 분석하여 『해외한류실태조사』와 『한류백서』 등을 발간하는 등 문화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교류기획팀에서는 ‘코리아시즌’을 비롯해 수교 계기 행사와 국제문화교류 협의체 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코리아시즌의 통합 홍보도 함께 진행했습니다.

2024 코리아시즌 트레일러 영상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Q. 교류기획팀에서 진행하는 코리아시즌은 어떤 사업인가요?
박태우 코리아시즌은 문화적으로 파급력이 큰 국가를 선정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국제문화교류 사업입니다. 케이팝이나 한국 드라마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문화예술을 선보이고 한국의 민간 예술단체를 널리 알리며, 인적 교류를 통해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의 기반을 다지고 있습니다. 2022 코리아시즌은 멕시코에서, 2023 코리아시즌은 영국에서 개최되었으며 올해는 파리올림픽이 개최되는 프랑스에서 5월부터 11월까지 총 6개월간 코리아시즌 프로그램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임수빈 작년까지만 해도 코리아시즌은 KOFICE에서 기획·주관하는 사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17개 문화예술 기관 및 단체가 협력하면서 사업 규모가 무척 커졌죠. 그래서 KOFICE 기획 프로그램뿐 아니라 통합 홍보까지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사업 확대의 배경에는 파리올림픽이 있었고요. 파리올림픽을 맞이해 국내의 여러 문화예술기관과 국공립예술단체에서는 프랑스 현지에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기 위한 프로그램이 산발적으로 진행된다면 파급력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이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코리아시즌으로 통합하여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진행된 2024 코리아시즌에서는 공연과 전시, 공예, 콘텐츠, 관광, 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 34개가 진행되었습니다.
박태우 특히 파리올림픽은 문화예술의 도시인 파리에서 100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올림픽이기도 했고,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문화예술과 스포츠가 함께하는 축제’라는 점을 강조하여 문화예술을 향한 관심이 한층 뜨거웠습니다. 조직위원회에서는 올림픽 전후로 개최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심사해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부여하기도 했고요. 이는 문화예술의 수준이 높고 파리 시민과 관광객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줄 수 있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인증해 주는 절차로서 코리아시즌도 문화 올림피아드 라벨을 받았습니다.
임수빈 올해 11월 코리아시즌 UAE는 아랍에미리트의 수도인 아부다비에서 진행될 예정입니다. 아부다비의 코리아시즌을 포함해 내년에 개최할 수교 계기 행사도 국내 문화예술기관과 협력하여 진행할 예정인데, 국제문화교류를 전담하는 기관으로서 KOFICE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의 역량과 그 필요성이 더욱 증대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2024 코리아시즌 살가보 극장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4 코리아시즌 살가보 극장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3 코리아시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3 코리아시즌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2 코리아시즌 멕시코 콘서트 포스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2022 코리아시즌 멕시코 콘서트 포스터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국의 문화예술을 더 깊이 더 널리 알리다
2024 코리아시즌
Q. 2024 코리아시즌은 KOFICE가 기획한 브레이킹 공연 <어번 펄스 업라이징(Urban Pulse Uprising)>으로 개막했습니다. 개막공연이 프랑스 현지에서 큰 호응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공연을 기획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박태우 브레이킹 댄스가 2024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을 계기로 브레이킹 공연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어번 펄스 업라이징>에는 한국의 ‘원밀리언’과 프랑스의 ‘포켓몬크루’가 출연했는데 약 1,687석 규모의 객석이 매진되었습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비가 내렸지만 빗속에서도 관객들이 길게 줄을 설 만큼 공연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또한 관객의 90% 이상이 외국인이었는데 케이팝이 나오면 모두가 따라 부르면서 함께 춤을 출 만큼 공연의 열기도 대단했고요. 관객의 호응에 힘입어 커튼콜도 30분 이상 이어졌죠. 공연의 부대 행사로 진행한 원밀리언의 댄스 워크숍도 오픈하자마자 마감될 정도로 현지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임수빈 샤틀레극장에서 브레이킹 공연이 진행됐다는 점도 매우 뜻깊었습니다. 샤틀레극장은 파리에서 가장 크고 유서 깊은 공연장으로 꼽힙니다. 클래식, 오케스트라, 오페라가 많이 공연되는 곳으로 우리나라의 정명훈 지휘자와 조수미 성악가도 무대에 오른 적 있죠. 그런데 이곳에서 이례적으로 브레이킹 공연을 선보이게 된 겁니다. 샤틀레극장에서도 이번 공연에 무척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고, 2026년에 진행될 한불 수교 행사에서도 <어번 펄스 업라이징>과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해 줄 수 있느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습니다. 두 댄스 팀의 크루가 협업해서 좋은 공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 과정이 필요했는데 한국의 문화예술 프로듀서 그룹인 ‘도트(DOT)’가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박태우 원밀리언의 반응도 기억에 남습니다. 원밀리언은 방송이나 다른 매체에서 활동한 경험은 풍부하지만 이렇게 퍼포먼스를 선보이기 위해서 극장에 서는 건 처음이었다고 합니다. 원밀리언과 샤틀레극장 모두 코리아시즌을 계기로 브레이킹 공연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거죠. 공연이 끝난 뒤 현지인 관객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케이팝 안무가로서 원밀리언이 갖고 있는 스타성과 화제성에 대한 관심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한국과 프랑스의 댄스 크루가 협업해서 공연을 선보였다는 점이 즐겁고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개막 공연은 저희 교류기획팀에도 특별했습니다. 팀원들과 함께 어떻게 하면 한국의 문화예술을 더 널리 알리고 국제문화교류를 꾸준하게 이어갈 수 있을지를 늘 고민해 왔거든요. 기존에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케이팝이나 드라마 등의 콘텐츠가 아니라 브레이킹 공연 협연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함으로써 한국의 문화예술이 주목받는 계기를 만들 수 있었다는 점에서 특별했습니다.

<어번 펄스 업라이징> 공연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공연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공연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공연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공연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Q. 브레이킹 공연 외에 또 어떤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나요? 특히 인상 깊은 프로그램이 있었다면 말씀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임수빈 저는 주프랑스한국문화원에서 주최한 <한국의 놀이> 기획 특별전이 기억에 남습니다. 한국의 전통 놀이부터 최근에 유행하는 장난감 그리고 이스포츠(e-sports)까지 한국의 놀이 문화를 다양하게 소개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주제도 재미있었고 관객의 반응도 좋았습니다. 참고로 주프랑스문화원은 유럽에서 최초로 문을 연 한국문화원으로 2019년에는 다양한 한국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즐길 수 있는 ‘코리아센터’가 개원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의 놀이> 전시가 이 코리아센터에서 개최되었다는 점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의 <디코딩 코리아(Decoding Korea)>라는 미디어아트 전시도 좋았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티스트 11명의 작품과 함께 한국 미디어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의 특별전까지 한꺼번에 만나볼 수 있는 전시였습니다. 현지 관객 8천여 명이 전시를 방문했고, 특히 프랑스 현지의 미술계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보여서 이후에도 시각예술 분야의 교류가 이어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박태우 파리올림픽을 계기로 대한체육회에서 진행한 ‘코리아하우스’도 코리아시즌의 큰 틀 안에서 진행됐습니다. 코리아하우스는 올림픽 기간에 한국 국가대표 선수를 응원하며 스포츠 경기를 즐기는 동시에 전 세계인에게 한국의 문화예술을 소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운영되었습니다. CJ와 파리바게트, 카스, 포토이즘, 하이브 등의 한국 기업이 협업해서 한국의 대중문화와 관광 콘텐츠를 홍보하기도 했죠. 그리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2024 트래디셔널 코리아 페스티벌 – 댓츠코리아>처럼 한국의 전통문화를 소개하는 공간도 있었습니다. KOFICE에서 진행한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 한국도예> 전시에서는 고우정, 맹욱재, 심다은, 윤호준, 홍근영 작가가 참여한 한국 현대 도예작품을 통해 자연, 공동체, 평화 등 범지구적 주제와 올림픽의 가치를 다루며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의 놀이> 특별전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한국의 놀이> 특별전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디코딩 코리아>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디코딩 코리아>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코리아하우스’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코리아하우스’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 한국도예>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 한국도예>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 한국도예>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멀고도 가까운 이야기 – 한국도예> 전시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Q. 코리아시즌을 통해 공연과 전시뿐만 아니라 신진 예술인과 학생을 위한 인적 교류 프로그램도 꾸준하게 운영해 오셨는데요, 미래 세대를 위한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또한 올해는 어떤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지도 함께 소개해 주세요.
임수빈 2022년에 코리아시즌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내부적으로 인적 교류 프로그램에 대한 고민이 많았습니다. 코리아시즌은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 작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는 것이 목적인 사업입니다. 신진 예술인이나 학생들이 교류하며 네트워킹을 하는 프로그램은 코리아시즌의 본 취지에서 조금 벗어나는 부분이 있죠. 하지만 국가 간 문화예술 교류를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서 아주 수준 높은 작품이 탄생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경험은 훗날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계가 발전하는 동력이 될 거라고 믿습니다.
박태우 2022 코리아시즌에서는 멕시코의 공연예술인과 인적 교류 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2023년에는 영국의 웨스트민스터대학교와 한국의 한국예술종합학교, 서강대학교의 석박사들이 학술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고요. 그리고 올해는 프랑스의 투르·앙제·르망 연합 미술학교(École Supérieure d'Art et de Design Tours-Angers-Le Mans)와 동국대학교에서 영상예술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만나 한 학기 동안 길게 교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양국 교수님들의 강의를 직접 들을 수 있는 기회도 있고, 학기말에는 학생들이 제출한 제안서 중에서 일부를 선정해 선정된 학생들이 양국을 오가며 직접 교류하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임수빈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협력해서 ‘아비뇽페스티벌(Avignon Festival)’의 ‘임파서블 트랜스미션(Impossible Transmission)’이라는 프로그램에도 한국 참가자 2명을 지원했습니다. 임파서블 트랜스미션은 신진 공연예술인이 시니어 멘토와 교류하며 일주일 동안 작품을 창작하고, 아비뇽페스티벌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리서치 프로그램입니다. 그리고 11월에 아부다비에서 진행될 코리아시즌에서도 백남준아트센터의 큐레이터와 미디어 아티스트인 김아영 작가가 아부다비 아트페어와 연계하여 리서치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앞서 말씀드렸던 원밀리언의 워크숍 프로그램이나 아부다비에서 있을 국립현대무용단의 워크숍도 모두 인적 교류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번 펄스 업라이징> 워크숍 프로그램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워크숍 프로그램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워크숍 프로그램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어번 펄스 업라이징> 워크숍 프로그램 현장 사진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임파서블 트랜스미션’ 현장 사진 ⓒBarbara Buchmann Cottero/ Festival d'Avignon

‘임파서블 트랜스미션’ 현장 사진 ⓒBarbara Buchmann Cottero/ Festival d'Avignon

‘임파서블 트랜스미션’ 현장 사진 ⓒChristophe Raynaud de Lage/ Festival d'Avignon

‘임파서블 트랜스미션’ 현장 사진 ⓒChristophe Raynaud de Lage/ Festival d'Avignon

Q. 2024 프랑스 코리아시즌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임수빈 사실 코리아시즌의 모든 프로그램을, 샤틀레극장에서 진행한 <어번 펄스 업라이징>처럼 기획 단계부터 직접 소통하고 극장과 조율해 가면서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2022 코리아시즌은 멕시코의 세르반티노축제(Festival Internacional Cervantino)와 협력했고 2023 코리아시즌은 영국의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Edinburgh International Festival)과 협력해 진행했어요. 이처럼 이미 잘 만들어져 있고 또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축제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선보이는 방식이 효율적이고 그 성과도 분명합니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우선 축제의 성격에 따라 참여할 수 있는 장르가 정해져 있다 보니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기가 어려웠습니다. 또한 축제의 일정과 개최 지역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한국문화 행사를 장기간 그 나라의 지역 곳곳에서 진행하기도 어려웠고요. 이번 2024 코리아시즌은 6개월간 프랑스 전역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어서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고 관객도 더 많이 만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생각합니다.
박태우 순수예술, 대중문화, 문학, 스포츠,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문화예술기관 및 단체 17곳과 협업했다는 것도 유례가 없었던 일 같습니다. 그만큼 폭넓은 장르의 문화예술을 전 세계인에게 선보일 수 있었고요. 아부다비 이후에는 또 어떤 나라에서 코리아시즌 사업을 진행하게 될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도 한국문화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 많이 선보이면서 전 세계인에게 코리아시즌을 통해 우수한 한국문화를 알리고 싶습니다.
임수빈 사실 KOFICE는 고유한 레퍼토리를 갖고 있는 예술단체도 아니고,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낼 수 있는 성격의 기관도 아닙니다. 2018년에 전담기관으로 지정되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을 고려하면 아직은 국제문화교류의 기반을 더 다져야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KOFICE가 보유하고 있는 네트워크와 정보를 좀 더 강화할 필요성이 있는 것 같아요. 기관 차원에서 더욱더 성장해서 한국과 해외를 연결하는 매개로서 그리고 해외 관계자가 한국의 문화예술을 찾을 때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리는 게이트키퍼(gate keeper)로 거듭나고 싶습니다. 또 올해는 국공립문화예술기관이나 서울에 소재한 예술단체와 협업을 많이 진행했는데 앞으로는 지방자치단체 산하의 문화예술기관이나 민간 예술단체와도 협력해서 한국의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더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2024년 11월에 개최할 아부다비 코리아시즌을 비롯해 KOFICE에서 준비하고 있는 다른 사업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박태우 코리아시즌 UAE에서는 11월부터 12월까지 2달간 프로그램 15개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국립현대무용단의 레퍼토리 작품인 <정글>을 11월 20일에 공연할 예정이고 루브르 아부다비 야외 무대에서 김성용 예술감독의 신작인 <플로우 와일 스틸(Flow While Still)>을 공개합니다. 한국과 아랍에미리트의 청소년이 함께하는 ‘꿈의 오케스트라’의 공연과 국악연주그룹인 고래야와 신박서클의 ‘아웃도어 콘서트’ 공연, 김아영 작가가 함께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아트 토크 등을 선보일 예정입니다.
임수빈 코리아시즌 외에도 내년에 계획 중인 국제문화교류 사업도 많습니다. 2025년은 한-싱가포르 수교 50주년,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해예요. 싱가포르, 이집트를 비롯해 총 7개국과의 수교 계기 행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밖에도 국내외 예술인의 문화교류를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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