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IPCC(Internation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는 2018년 10월 지구온난화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미온적 대응이 인류의 미래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IPCC의 경고는 전 세계의 기후 행동을 이끌어냈다. 기후 변화에 대한 행동은 각국의 정책을 통해서도 이뤄지고 있지만, 위기에 공감하는 계층, 집단과의 연대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문화정책에서도 환경적 지속 가능성 아젠다 반영이 확산하는 추세이며, 기후 변화(환경적 지속 가능성)와 문화예술의 접점을 찾으려는 다수의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기후 변화와 문화예술의 접점을 찾으려는 연구는 크게 문화예술을 ‘기후(환경)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방법’으로 보는 입장과 ‘참여와 실천의 플랫폼’으로 보는 입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후 변화에 있어 예술이 환경 문제의 인지를 넘어 환경 행동의 기반이 될 수 있고 대화와 네트워크를 통해 창의적 대안과 환경적 실천을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글은 기후 변화에 대한 위기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과 실천이 이뤄지는 현재의 시점에 현장에서 창작 활동 중인 예술인들은 기후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기후 변화가 예술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예술은 기후 변화 대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아울러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예술정책에 어떤 의견인지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예술인 조사 분석 결과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분석자료 설명
본 조사는 기후 변화와 예술, 예술정책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크게 세 부분으로 문항을 구성했다. 첫 번째 영역은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인식’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과 행동양식에 관한 문항, 동의 정도에 따른 각 세부문항을 5점 척도로 조사했다. 두 번째 영역은 ‘기후 변화 예술 행동에 대한 인식’으로 기후 변화로 인한 예술 활동 영향, 기후 변화에 있어서 예술의 역할에 관한 문항, 동의 정도에 따른 각 세부문항을 5점 척도로 구성해 조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주제 접근의 필요성 정도, 기후 변화에 대한 주제로 한 창작 활동 여부 등을 물었다. 세 번째 영역은 ‘기후 변화 예술정책에 대한 인식’으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예술정책의 역할 동의 정도에 대해 각 세부문항을 5점 척도로 구성해 조사했으며, 기후 변화 유형별 대응 정책 우선순위, 기후 변화 유형별 대응 정책 필요성, 유형별 대응 정책 참여 의향 등을 조사하는 문항으로 구성했다.
조사대상은 2021~2023년 동안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 신청자 54,355명 데이터를 구성해 중복 데이터(30,487명)를 제거 후 23,868명을 모집단으로 선정했다. 모집단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를 9월 12일에 발송하고 이후 열흘 간의 조사 기간을 거쳐 559명의 응답을 확보했으며, 응답자 데이터 전체를 분석에 활용했다.
응답자 특성
응답자 일반 특성은 연령대, 성별, 주요 활동지역, 활동직무 및 장르를 조사했다. 연령대는 30대가 141명(25.2%)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분포했으며, 이어 40대(138명, 24.7%), 50대(119명, 21.3%), 60대 이상(115명, 20.6%), 20대(46명, 8.2%)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은 여성이 330명(59%), 남성이 221명(39.5%)이었으며, 응답하고 싶지 않음으로 응답한 사람이 8명(1.4%) 있었다. 응답자의 주요 활동 지역은 수도권 351명, 호남권 46명, 영남권 92명, 충청권 36명, 강원/제주 21명, 해외 13명으로 분포했다.
응답자 활동직무 및 장르
활동직무 및 장르는 각각 조사 후 응답 결과를 교차표로 구성해 살펴봤다. 문학 장르는 응답자 228명 중 193명이 창작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었고, 비평∙연구 8명, 기획∙편집 13명, 교육 7명, 경영일반∙행정 6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각예술은 117명의 응답자 중 62명이 창작 영역, 기획∙편집 26명, 교육 9명, 연출∙제작 6명의 순으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연극은 61명의 응답자 중 실연 22명, 연출∙제작 14명, 창작 9명, 기획∙편집 8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은 55명의 응답자 중 실연 23명, 창작 9명, 경영일반∙행정 18명의 순으로 응답이 분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 인식
“문제 인식과 그 영향에 대한 현재성 인식이 높음”
“기후 변화로 인한 영향을 심각하게 인지”
“기후 변화에 대응 높은 실천 의지를 보임”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결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인식 영역은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6문항,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행동양식 인식 3문항을 리커트 5점 척도(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매우 동의한다)로 조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세부문항 분석 결과, 모든 문항의 인식 평균이 4점 이상을 보였다(5점 척도). 특히 ‘기후 변화의 영향은 점점 더 커질 것이다’(평균 4.71), ‘기후 변화는 중대한 문제이다’(평균 4.70), ‘기후 변화는 인류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클 것이다’(평균 4.60) 세 문항이 평균 4.5 이상의 높은 인식을 보였다. 이어서 ‘기후 변화의 피해는 나 또는 나와 가까운 사람에게서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평균 4.47), ‘기후 변화(이상기후, 식량부족, 해수면 상승 등)의 부정적 영향을 받는 시점이 아주 가까울 것이다’(평균 4.46), ‘기후 변화의 피해를 받는 지역은 나와 멀지 않은 곳일 것이다’(평균 4.35) 등 모든 문항에서 비교적 높은 평균을 보였다. 최근 잦아진 집중호우, 이상고온 등의 경험으로 기후 변화에 관한 문제의식과 그 영향이 우리 삶 가까이에 있음을 인식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행동양식 인식 결과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행동양식 인식에서 세부문항 분석 결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인식 세부문항과 마찬가지로 인식 평균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과 책임을 느끼고 있다’ 문항이 가장 높은 인식(평균 4.52)을 보이고 있으며, 이어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예방, 감소 등) 행동에 적극 참여할 것이다’(평균 4.38), ‘비용이 들더라도 환경부담을 낮추는 생활양식을 추구할 것이다’(평균 4.28)의 순으로 인식 평균이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인식 영역 분석 결과,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문제 인식을 바탕으로 그 영향을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에 높은 실천 의지를 가진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기후 변화 예술 활동에 대한 인식
“기후 변화가 예술 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유보적으로 보는 경향”
“기후 변화에 있어 예술의 역할은 비교적 높게 평가”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예술 활동 필요성을 높게 보고 있으나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창작활동 여부에 대해서는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응답이 갈림”
기후 변화 예술 활동 영향 인식
다음은 기후 변화 예술 활동에 대한 인식 영역이다. 해당 영역은 기후 변화가 예술 활동에 영향을 주는지 여부에 관한 4문항, 기후 변화에 있어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인식 4문항을 리커트 5점 척도(전혀 동의하지 않는다~매우 동의한다)로 조사했다. 이어서 기후 변화 주제에 대한 접근 필요성 인식(5점 척도)과 응답 이유, 기후 변화 주제에 대한 창작 활동 진행 여부와 응답 이유를 조사했다. 기후 변화가 예술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부에 관한 세부문항 분석 결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인식 영역의 조사 결과에 비해 예술 활동에 대한 영향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세부문항별로 살펴보면,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하는 예술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가 평균 4.00으로 가장 높았고 ‘기후 변화는 예술 창작 활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평균 3.90), ‘기후 변화의 상황이 예술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평균 3.84), ‘기후 변화는 예술단체(사업)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평균 3.66) 순으로 평균 분포했다. 척도별 응답 빈도를 살펴보면, 기후 변화 일반인식 응답에 비해 ‘동의하지 않는다’, ‘보통이다’에 비교적 많이 분포하고 있어 기후 변화가 예술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유보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 변화에 있어서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인식
반면 기후 변화에 있어서 예술의 역할에 대한 인식 세부문항 분석 결과, 모든 문항의 평균 인식이 4점 이상으로 나타나 예술의 역할을 비교적 높이 평가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응답자들은 ‘예술은 기후 변화 문제를 바라보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할 수 있다’(평균 4.30)에 높은 비율로 동의했다. 이어 ‘예술은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 행동 변화의 원동력으로 감정의 변화를 유발할 수 있다’(평균 4.24), ‘예술은 기후 변화에 대한 정보 전달 및 소통의 새로운 전달 방법으로서 강력한 인지 수단이 될 수 있다’(평균 4.18/표준편차 0.8144), ‘예술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참여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평균 4.18/표준편차 0.8799)의 순으로 인식 평균이 분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주제 접근 필요성 문항에서 평균 4.33(표준편차 0.8739)의 인식을 보였다. 응답 빈도 분포를 보면, ‘매우 필요하다’, ‘필요하다’의 응답이 559명의 응답자 중 83.9%를 차지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주제 접근 필요성에 관해 높은 인식을 보인 응답자에게 구체적인 이유를 물었다. 분석 결과, ‘기후 변화는 삶과 관련된 문제이고, 예술은 삶과 분리할 수 없다', ‘예술이 인식과 행동 변화를 자극할 수 있다’, ‘창작 활동이 기후 변화 문제점 인식 확산의 매개 역할을 한다’, ‘기후 변화는 전 지구적 위기 상황이며, 현실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등 현시대의 문제에 있어 예술의 역할을 강조하는 응답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중 13.1%를 차지한 ‘보통이다’ 응답자는 ‘예술 활동에 있어 주제 선택은 개개인의 자유이다’, ‘기후 변화에 대한 접근과 고민이 필요하지만, 한쪽으로 치우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유행하는 담론을 따라가는 시류에 편승하는 도구가 될 것이 우려된다’, ‘반드시 주제로 접근하지 않고, 실천 활동으로 다룰 수 있다고 본다’ 등 예술가 개인의 주제 선택의 자유나 편중된 주제를 다루는 문제를 경계해야 한다는 응답 경향이 나타났다. 한편, ‘필요하지 않다’, ‘전혀 필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한 3%의 응답자는 ‘기후 변화는 정치·사회·경제 등 타 영역에서 다뤄야 할 거대한 문제이다’, ‘예술은 사회적 운동이나 정치적 도구, 캠페인 수단이 아니다’ 등 기후 변화가 예술계의 노력으로 해소될 수 없는 거대한 문제이며, 예술의 수단화를 경계하는 응답 경향이 나타났다.
‘창작 활동에 있어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하는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50.1%가 ‘아니오’, 49.9%가 ‘예’라고 응답해 거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응답이 갈렸다. ‘아니오’라고 응답한 예술가들의 경우, 기후 변화를 창작 주제로 삼지 않는 이유를 ‘예술의 주제는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며, 현재 유행하는 담론이라고 해서 선택하는 것은 아니다’, ‘기후 변화의 주제를 다루고 싶으나 아직 관련 연구나 학습이 부족하다’, ‘기후 변화에 대해서는 예술보다 더 나은 전달 수단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 변화보다 아직 다른 주제를 다루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등으로 응답했다.
‘예’라고 응답한 예술가들은 ‘직접적으로 주제를 드러내지 않고 비유적, 간접적으로 관객이나 독자가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한다’,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을 중심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창작 활동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줄이거나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고자 한다’ 등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예술 활동 시 중점을 두는 부분을 응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창작 활동을 통한 관객 및 독자와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이나 실천해야 할 활동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예술가 본인의 작업이 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지 깊은 고민을 바탕으로 기후 변화와 관련한 창작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기후 변화 예술정책에 대한 인식 영역
“기후 변화에 대한 예술정책의 역할은 비교적 높게 인식”
“우선 추진돼야 하는 정책 영역은 ‘관련 주제에 대한 창작 지원’, ‘실천 활동에 대한 지원’
“필요한 정책은 ‘교육·홍보’… 예술을 통한 기후 변화 인식의 확산 강조”
“기후 변화 문제는 당장 대응해야 하는 문제이며, 예술의 역할이 매우 크다고 인식하지만, 창작 활동은 예술가 개인 선택의 영역, 정책으로 주제를 유도하는 것을 반대하는 의견도 있음”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에 대한 예술정책에 관한 인식 영역이다. 해당 영역은 기후 변화에 있어 예술정책의 역할 인식 4문항(5점 척도),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 중 우선 추진돼야 하는 정책, 기후 변화 정책 필요성에 관한 인식 4문항(5점 척도)과 응답 이유,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 참여 의향 4문항(5점 척도)과 응답 이유, 기후 변화와 예술 활동, 예술정책에 대한 자유 의견을 조사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예술정책의 역할 인식
기후 변화에 대한 예술정책의 역할 인식 세부문항 분석 결과, 모든 문항에서 인식 평균이 4점 이상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문항별로는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 강화에 동의할 것이다’가 평균 4.39로 가장 높았고,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예술정책의 지속적인 개발이 필요하다’(평균 4.35), ‘기존 예술정책(지원사업)의 정비를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평균 4.23),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정책을 다른 정책보다 우선적으로 지지할 것이다’(평균 4.16)의 순으로 평균 분포했다.
기후 변화 정책 중 우선 추진돼야 하는 정책 1~2순위
기후 변화 정책 중 우선 추진돼야 하는 정책을 1~2순위로 선택하게 한 문항에서 1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한 응답은 ‘관련 주제 창작 지원 정책’으로 179명의 응답자가 선택했으며, 그 뒤로 ‘규제적 보호 정책’ 161명, ‘교육·홍보 정책’, ‘실천 활동 지원 정책’ 각각 102명으로 나타났다. 2순위로 가장 많이 선택한 응답은 ‘실천 활동 지원 정책’으로 186명의 응답자가 선택했으며, 다음으로는 ‘교육·홍보 정책’ 171명, ‘관련 규제 창작 지원 정책’ 117명, ‘규제적 보호 정책’ 59명의 순으로 나타났다.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 우선순위는 대체로 관련 주제의 창작 지원, 예술 활동 과정 중 탄소 저감 활동 지원 등 실제 창작 활동에서의 기후 변화 대응 정책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 변화 예술정책 필요성에 대한 인식
기후 변화 예술정책의 4가지 영역에 대해 필요성을 확인한 결과, ‘교육·홍보 정책’이 4.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실천 활동 지원 정책’(4.22), ‘관련 주제 창작 지원 정책’(4.16), ‘규제적 보호 정책’(4.05) 순으로 평균이 나타났다. 기후 변화 예술정책과 필요성 인식 문항에서 특징적인 것은 ‘교육·홍보 정책’ 필요성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인데 기후 변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식 제고, 어린 시절부터 기후 변화와 지구의 소중함을 교육을 통해 그 인식이 바뀔 수 있도록 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 등을 이유로 응답했다. 그다음으로 높게 나타난 실천 활동 지원 정책과 관련해서는 예술 창작 활동 시 발생하는(혹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행동에서부터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살펴볼 수 있었다.
기후 변화 예술정책 필요성에 대한 인식
기후 변화에 대한 정책 참여 의향을 살펴본 결과 ‘교육·홍보 정책’(평균 4.21/표준편차 0.8160), ‘실천 활동 지원 정책’(평균 4.21/표준편차 0.8463), ‘관련 주제 창작 지원 정책’(평균 4.21/표준편차 0.8775)이 동일한 평균 인식을 보였고, ‘규제적 보호 정책’(평균 4.04)은 상대적으로 낮은 참여 의향 인식을 보였다. 응답 이유를 물어본 결과, ‘기후 변화는 현재의 문제이며, 당장 다각도의 대응을 시작해야 할 문제이다’, ‘기후 변화는 참여가 주를 이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속적인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하며, 이를 수행하는 것이 예술의 특성이고 역할이라 생각한다’ 등 실질적인 기후 변화 대응 활동의 실천을 중요시하거나 ‘예술의 역할을 통해 모든 이가 습관으로서 환경보호 활동을 실천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등의 응답 경향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기후 변화와 예술 활동, 예술정책에 대한 자유 의견을 조사했다.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예술 활동이나 예술 활동 시 탄소배출 저감 활동에 대한 다양한 지원사업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 기후 변화는 사회 인식 변화가 선행되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므로 예술 활동을 통해 기후 변화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다방면의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의견, 예술 분야를 넘어 기후 변화와 관계된 여러 영역이 소통하고 협력해 정책 수립이 이뤄져야 하는 등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한편, 예술 활동은 예술가 개인의 자율성이 중요한 문제이며, 지원사업이나 정책을 통해 주제 선택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 예술 활동과 기후 변화를 연계하는 것에 대한 반감 등도 의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오며
이 글은 현장에서 창작 활동을 하는 예술인들이 기후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기후 변화는 예술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예술은 기후 변화 대응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또한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예술정책에 어떤 의견을 가졌는지 알아보고, 그 결과를 정리해 기후 변화와 관련된 정책 수립에 참고할 목적으로 쓰였다.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에 높은 문제 인식을 갖고 있으며, 기후 변화가 현재 세대에 미치는 영향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대응에 대한 높은 실천 의지를 보인다. 둘째,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에 있어 예술의 역할을 비교적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예술 활동의 필요성 역시 높이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 변화를 주제로 한 창작 활동 여부에서는 절반에 가까운 비율로 응답이 갈리는 경향을 보였다. 셋째, 응답자들은 기후 변화에 대한 예술정책의 역할을 비교적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관련 주제에 대한 창작이나 기후 변화 대응 실천 활동에 대한 지원이 우선 추진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예술을 통한 기후 변화 인식이 확산돼야 함을 강조한다.
본 조사를 통해 예술인들이 생각하는 기후 변화 대응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기후 변화는 단일의 원인으로 발생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 해법 또한 매우 복잡하고, 어려울 수 있다. 예술 활동을 통한 기후 변화 대응 정책 역시 단일의 해법이 될 수 없다. 통합적인 관점에서 예술과 예술정책의 역할을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
권용민(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정책혁신부 책임연구원)
2016년부터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하며, 다양한 정책연구를 수행했다. 최근 문화예술계에 존재하는 추상적 수치들을 모아 ‘고유한 사실’을 찾아내는 일에 관심이 생겼다. 다양한 문화예술계의 이슈들을 찾아내는 일에 일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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