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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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개인전_Good Mourning Sun
- 전시기간
- 2012.11.28~2012.12.07
- 관람료
- 오프닝
- 장소
- 작가
- 현창민
- 부대행사
- 주관
- 주최
- 문의
●작가노트
북한에 대한 정보는 냉전시대였던 예전과 비교하면 많이 개방된 듯 보이기도 하지만, 구체적인 실체는 여전히 장막에 가려져 있다. 미 정찰 위성의 이름인 “key hole”(열쇠 구멍)처럼 제한되고 한정적인 통로, 닫힌 문의 좁은 틈 사이로 보이는 단편적인 모습으로 나마 그들의 현재를 짐작할 뿐이다. 그나마도 남북의 교류가 뜸한 현재로서는 좁은 구멍을 들여다 볼 관심조차도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미사일 발사와 같이 도발적인 북의 행보가 있을 때나 하루, 이틀 정도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에 잠시 오르다 마는 식이다. 북한의 이미지 혹은 그들에 대한 이미지적 재현은 한정된 정보들로 인해 다분히 단순하고 도식적인 형국이다. 그것은 대중적인 영화에서 보여지는 묘사뿐 아니라 예술 작품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된다.
김일성 동상 추한 기념비 10선에 뽑힘_ 단채널 비디오(still cut), 3분_ 2012
올해, 2012년은 김일성 탄생 100년이 되는 해로써 그들이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선포해 놓았던 바로 그 해이다. 하지만 2012년을 코 앞에 둔 시점에서 김일성의 권력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김정일이 갑작스럽게 사망하였으며, 그의 사망여부와 관계없이 북한은 여전히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이다. 그런 가운데 2012년 현재 3대째 독재자 권력을 세습 받은 김정은은 체제의 ‘정통성’ 유지와 ‘내부 결속’을 다지기 위해 김정일의 동상을 세우고 자체 미사일 발사체 실험을 계속하고 있다.
본 전시는 북을 바라보는 좁은 틈 사이에서도 특히 북의 기념비(동상) 사업에 대한 통일 이후의 처리에 대한 상상으로 출발한다. 1950년 분단 이후 지속된 민족의 염원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그 많은 김일성 부자의 동상은 어떻게 될까? 사담 후세인의 동상이나 4‧19의 이승만 동상처럼, 북한 독재체제의 인민들에 의해 쓰러지게 될까? 이 작업을 위해 나는 비슷한 전례의 경우와 개인적인 제안을 덧붙여 그 동상의 처리 문제에 대해 연구한 작업이다. 등신대의 두상까지 포함하면 3만 5000개 가량이 있다는 김일성 동상과 최근에 계속 세워지고 있는 김정일 동상까지. 그 많은 동상과 같은 북한의 기념비 미술에 관련한 논란은 통일이 된다면 생겨날 것이다. 대한민국 내에도 아직도 해결 되지 못하고 철거 논란이 되고 있는 동상들이 있으며, 논란 속에서 세워지고 있는 동상들이 있다. 이런 논란은 근대화시기 짧은 기간에 이식된 동상 문화에 있다. 서구에서 긴 세월 쌓인 기념비 문화가 압축적으로 전파되면서 사람들은 기념비에 대해 다른 시기 다른 층위를 가지고 바라보게 되었다. 동상을 예술적 가치로만 판단하는 사람이 있고, 동상을 재현된 인물이나 이념의 화신으로 보는 사람, 종교에서 금하는 우상이라 여기는 사람, 공공장소의 미관을 위한 장식물로 생각하는 사람 등등 하나의 동상을 놓고도 극렬하게 반대 혹은 찬성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 거기에 더해 김부자 동상에는 북한 사람들의 다양한 입장이 충돌하는 것이다.
김일성 재현에 있어서의 도상연구_ 디지털 프린트한 뒤 설치, 가변크기_ 2012
과거 이런 문제를 겪었던 나라로는 소련 해체 후 독립한 동유럽 나라들과 통일 후 독일이 있다. 이런 나라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조사하고, ‘한국적’인 상황과 해결책에 대해서도 구상하였다.
덧붙여, 대한민국은 아직도 북한에 관한 글과 이미지을 SNS에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구속이 가능한 나라이다.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발견한 아주 낡은 북한 관련 연구서 책머리에 이런 식의 글이 적혀 있었다. “이 책에 수록된 김일성 찬양의 글은 연구 목적으로 인용되었을 뿐 저자들의 입장과 생각과는 전혀 일치하지 않습니다.”
김일성 동상의 주요 위치_ 단채널 비디오(still cut), 9분_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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