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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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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

  • 구분 인사미술공간
  • 조회수 7755
  • 작성일 2019.08.19
첨부파일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

 
전시일시: 2019-08-23 ~ 2019-10-26
오프닝: 2019-08-23 오후 6시
관람시간: 오전 11시-오후 7시 (매주 일, 월, 개천절, 한글날 휴관)
장소: 인사미술공간 B1, 1, 2F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덕궁길 89)
작가: 김무영, 김지영, 이우성, 이의록
기획자 : 정희영
관람료: 무료
부대행사: 1.작가와의 대화 2019-09-21 (토) 오후 3시 / 2.기획자와의 대화 2019-10-26(토) 오후 5시
주관: 인사미술공간,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의: 02-760-4721~3, ias.info@arko.or.kr
@insaartspace(facebook, twitter, instagram)

전시설명

글: 정희영(기획자)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복서에게는 사각을 뜻한다.”

김소연 시인, 『한 글자 사전』

 

*

 동그라미를 동그라미인 동시에 사각인 것으로 사고의 흐름을 옮겨갈 수 있을까. 링처럼 말이다. 전시는 폭력을 다룬다. 전시제목 《링,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은 김소연 시인의 글에서 따왔다. 동그라미와 사각이란 시각 기호를 활용한 문장인데다가, 단어 ‘링’은 일상의 동그라미를 폭력의 장(사각의 링)으로 의미를 치환한다.

 저마다 자기만의 고유한 삶이 있다고 할 때, 반응하거나 이입하게 되는 폭력이 다를 것이다. 전시는 이 자연스러운 반응에 주목한다. 개인의 일상을 소멸시킨 국가적 억압이나 불의, 사회적 재난이나 참사를 특정지어 살피기보다, 일상에서 작가가 폭력에 다가서게 되는 순간을 조망한다. 그렇기에 작가가 천착해 온 주제와 관련이 없이, 폭력의 모양을 다각적으로 드러낸 작가의 작업을 한 자리에 모았다.

 전시에 있어 기획자가 천착한 물음은 다음과 같다. 작가가 폭력에 반응하는 조건은 무엇인가. 그 결과물로써 작업은 폭력을 어떤 양태로 드러내는가. 예술은, 작업과 전시는, 삶의 변곡점을 제시하는 매개체로서 어떻게 작동하는가. 김무영, 김지영, 이우성, 이의록 작가는 폭력에 있어 각자가 다른 열망을 소유한 작가들로, 서로 다른 위치와 시간 속에 폭력을 다룬다. 각각의 작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불규칙적으로 변화하는 작가의 태도나 이데올로기를 제시한다. 기획자는 드로잉, 회화, 영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이미지나 오브제를 조합하고 재배치하며 이 물음에 답한다. 이를 위해, 작업을 이정표처럼 배치하여 네 작가의 작업을 전시장에서 한 번씩 꼭 마주하도록 배열하였다. 전시공간은 작가가 폭력과의 거리를 변주해가며 폭력의 양태를 점차 섬세히 재현하는 과정을 나타낸다. 삶에 침잠해 있는 폭력, 거세게 솟아오르는 폭력(1층)에서부터 너무 익숙해서 인지하고 있지 못한 폭력(B1층)에 이르기까지, 전시는 작가가 이미지로 폭력의 양태를 구축해가는 과정(2층)을 제시할 것이다.

 

**

 다시, 폭력이다. 이론적으로든 경험적으로든 나는 폭력의 표면에서 겉도는 자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 시선에 사로잡혀 폭력에 침묵하는 일은 가장 쉬운 일이란 사실도 나는 알고 있다. 그러나 예술은 그 익숙한 관성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을 움트게 만든다.

 우리는 반복한 만큼 알고 있다. 역사는 진보하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은 무엇 하나 해결해주지 않을 것이다. 사람들은 폭력에 예민한 자와 둔감한 자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폭력을 경험하고서도 그것을 폭력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과 자각했기에 견딜 수 없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 속에 자신을 내맡긴 인간이 스스로 나아지기 어려울 때, 예술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한다. 예술은 일상에서의 폭력을 폭력으로 감각하게 하고, 머뭇거림이란 불길한 징조로부터 벗어나게 만든다. 물론, 원이 한순간에 사각으로 보이진 않는다. 동그라미를 링이라 설명하는 일조차 쉽지 않은 일이다. 가끔 구조적 관점에서 폭력을 인지하는 날엔 불능, 좌절, 무능, 무기력감에 시달릴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가는 작업을 통해 ‘동그라미를 가리키고 사각을 뜻하는’ 순간을 전하길 시도한다. 그들은 이 여정을 포기할 수 없어 보인다. 그러니 기획자는 작품 곁에서 예술이 발생하려는 경향을 지탱하려 노력할 수밖에.

  물론, 그 관계가 작가와 기획자일지라도, 연대는, 그 낱말이 품은 가능성만큼 현실이 아름답긴 어려운 말이다. 진은영 시인이 첫 시집 표지에 쓴 문장을 떠올리며, 연대를 웅얼거린다. “친구, 정말 끝까지 가보자. 우리가 비록 서로를 의심하고 때로는 죽음에 이르도록 증오할지라도.” 우리는 포기할 수 없는 여정이 있는 자들이므로, 적어도 첫 문장은 지킬 수 있을 것이다. 함께, 정말 끝까지 가보자.

작품 이미지


김무영, 〈각인된 감각들〉, 2019, 단채널 영상, 30′00″
Mooyoung Kim, Inscribed senses, 2019, 1 channel video installation, 30′00″


김지영, 〈파도〉, 2015, 종이에 목탄, 150 x 247cm
Keem Jiyoung, Wave, 2015, charcoal on paper, 150 x 247cm


이우성, 〈땀 흘리며 달려간다〉, 2019, 천에 수성페인트, 아크릴릭 과슈, 165 x 300cm
Woosung Lee, People Running in Sweat, 2019, water based paint, acrylic gouache, 165 x 300cm


이의록, 〈라그랑주 포인트〉, 2019, 단채널 영상, 35′00″
Euirock Lee, Lagrange Point, 2019, 1 channel video, 35′00″

작가/기획자 소개

김무영 작가
김무영은 생각이 물질 사회에 현상되는 과정을 시청각적 장치를 통해 재현한다. 《깃발 아래서》(합정지구, 2017) 개인전을 가졌고, 《리얼-리얼시티》(아르코미술관, 2019), 《이름 없는 말들》(금호미술관, 2019), 《Antimatter [media art]》(Deluge Contemporary Art, 빅토리아 캐나다, 2017), 《그다음 몸》(소마미술관, 2016), 《residenzen》(Basis Frankfurt, 프랑크프루트 독일 2016) 등의 전시에 참여하였다.

 

김지영 작가
김지영은 삶의 배면에 자리하는 폭력에 대한 관심으로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닫힌 창 너머의 바람》(산수문화, 서울, 2018), 《기울어진 땅 평평한 바람》(오뉴월 이주헌, 서울, 2015) 개인전을 가졌고, 《젊은 모색 2019: 액체 유리 바다》(국립현대미술관, 과천, 2019),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통의동 보안여관, 서울; 안산문화예술의전당, 안산, 2019), 《번역할 수 없는 말(들)》(의외의조합, 서울, 2018), 《녹는 바다》(아트 스페이스 풀, 서울, 2017), 《학 다리 구멍》(킵인터치, 서울, 2017) 등의 기획전에 참여했다.

 

이우성 작가
이우성은 생활 속에서 그림의 대상을 찾는다. 그의 삶과 연결고리를 가진 대상에 관심을 가지고 그림으로 옮겨 그린다. 《우리는 모두 집을 떠난다》(경기도 미술관, 안산, 2019), 《불멸사랑》(일민미술관, 서울, 2019), 《12회 광주 비엔날레-상상된 경계들》(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8), 《두산 인문극장 2018 - THE SHOW MUST GO ON》 (두산갤러리, 서울, 2018)등 다수 기획전에 참여 하였으며, 《당신을 위해 준비했습니다》(학고재 갤러리, 서울, 2017), 《Quizás, Quizás, Quizás 키사스 키사스 키사스》(아마도 예술공간, 서울, 2017), 《앞에서 끌고 뒤에서 밀며》(아트스페이스 풀, 서울, 2015), 《돌아가다 들어가다 내려오다 잡아먹다》(OCI 미술관, 서울, 2013), 《우리가 쌓아 올린 탑》(서교예술실험센터, 서을, 2012), 《불 불 불》(175갤러리, 서울, 2012) 개인전을 열었다.

 

이의록 작가
이의록은 기계 장치가 생산하는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고 사진과 영상 작업을 하고 있다. 광학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시각 영역을 확장하는가에 대한 질문으로 2016년에 《두 눈 부릅뜨고》(지금여기) 개인전을, 관측 천문학에서 우주의 본질을 탐구하는 방식에 관한 궁금증으로 2018년에 《Tele Image Beta》(공;간극) 프로젝트 전시를 진행하였다. 단체전으로는 2019년에 《바다는 가라앉지 않는다》(안산문화예술의 전당/보안여관), 2017년에 《학 다리 구멍》(킵인터치), 2016년에 《서울바벨》(서울시립미술관) 등에 참여했다.

 

정희영 기획자
『권력과 전시담론의 상관성 연구』로 박사논문을 쓰면서 삼성미술관 리움과 컨템포러리아트저널에서 전시와 글을 배웠다. 《학 다리 구멍》(킵인터치, 2017), 《순진하고 잔혹하게 - 강기석 개인전》(서울혁신파크, 2017)을 기획했다. 저서로는 『시, 사랑, 돈: 예술이 제안하는 비폭력 대화에 관하여』(영, 2019)가, 공저는 『한국미술의 빅뱅』(옐로우헌팅독, 2016), 『기대감소의 시대와 근시 예술』(옐로우헌팅독, 2016)이 있다. 현재 포럼A와 한강에 송어낚시 모임에 참여하며 전시로 현재를 재사유하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자료담당자[기준일(2019.8.19)] : 미술관운영부 강하라 02-760-4723
게시기간 : 19.8.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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