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땅에서 놀기1,2,3
2002, Single Channel Video, 1min 30sec, Color & No Sound
작가 고승욱은 제도 비판 등 다소 심각한 주제를 개념적으로 접근하되 상당히 유쾌하고 유머러스한 방식으로 표현해낸다. 작가는 성장위주의 경제개발과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통해 형성된 현재 서울의 도시에 천연덕스럽게 버려져 있는 자투리 땅이나 장소에서 ‘노는’ 행위를 벌인다. 이러한 개인의 유희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작가는 구석에 남겨진 땅을 의미있는 하나의 장소로서 재생산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철인삼종경기
2005, Single Channel Video, 4 min 53sec, Color & Sound
“철인삼종 경기”는 달리기, 수영하기, 자전거 타기의 세 종목의 운동 경기를 도시의 곳곳과 도심의 공사장 흙더미 속에서 벌이는 작업이다. 그러나 작가의 철인삼종경기는 혼자만의 레이스로 특히나 달리기가 불가능한 혼잡로나 수영이 불가능한 흙더미에서 이루어지며, 그의 자전거는 헛바퀴만 돌아간다. 이러한 무목적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역설적으로 작가는 장소나 도시에 대한 과학적 시각 이면에 감추어지는, 현대 도시에서 사라져만 가는 ‘흙’이라는 그 근원적 요소와 바탕의 부재를 상기시키고 있다. 이 작품의 맥락 역시 작가의 전작인 “노는 땅에서 놀기” 의 연장선상에서 살펴볼 수 있다.

엘리제를 위하여
2005, Single Channel Video, 6min 27sec, Color & Sound
"엘리제를 위하여”는 70-80년대 한국의 피아노 음악 교육에 많이 등장하는 대표적인 연습곡이다. 작가는 당시 음악적 교양으로 상징되던 이 음악과의 만남이 학교뿐 아니라, 이른 새벽 울려 퍼지던 쓰레기 집하 차량의 스피커폰에서였다고 회고한다. 작가는 당시 하위계층의 대표적인 길거리 공연이었던 차력사의 퍼포먼스와 문화적 교양의 대명사인 ‘엘리제를 위하여’의 연주를 이종 결합하는 비디오를 선보인다.

수직장례식
2006, Single Channel Video, 5min 18sec, Color & Sound
그는 서커스 천막, 그 높은 천정에 매달린 밧줄을 입으로 문 채 회전하는 곡예사.

어느 날 사고, 튼튼하던 밧줄이 끊어지고 말았다.
그의 친구들은 그의 장례를 어떻게 치러야 할지 고민하였다.
이상한 일이지만, 그는 목이 꺾인 채로 죽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밤하늘 별을 좋아했다.
그 중에서도 북두칠성,
그 중에서도 북극성,

그는 자신의 임종을 북극점에서 맞이하길 원했던 것일까

-작가 노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