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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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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미공뉴스]아르코미술관 기획전시 VIDEO:VIDE&0

  • 구분 아르코미술관
  • 조회수 7963
  • 작성일 2011.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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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DEO : VIDE & 0>,전시 포스터,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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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코미술관 기획전시

VIDEO : VIDE & 0

전시기간 2009. 9. 4(금) - 10. 18(일)

전시장소 아르코미술관 제 1, 2전시실

전시관람 11am - 8pm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참여작가 구동희, 구민자, 김구림, 김순기, 남화연, 박용석, 박현기, 서동욱,

임흥순, 정상현, 조혜정, 함혜경

 

전시 개요

비디오로 쓴 단편들
<VIDEO : VIDE & 0>전에 참여하는 작가 함혜경의 친구인 에릭(Eric)은 어느 날 홈 비디오로 촬영한 6mm 테이프를 편지를 대신해 보내왔습니다. “이제 와서 모든 것을 기억하는 것이 괴롭다”거나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완벽하게 함께”였던 시절과 같은 자막은 두 사람이 낭만적인 관계였을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불러일으킵니다. 또 한편으로는 사람 좋게 생긴 에릭의 미소에 잔인한 일면이 감춰져 있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에릭의 비디오 편지에 덧입혀진 영어 나레이션과 한국어 자막이 함혜경이 만들어 낸 허구라는 사실을 알게 된 순간, 이 모든 추측은 억측이 되고 맙니다.

비디오아트 지원기관으로서의 아르코미술관
2009년 9월 아르코미술관은 <VIDEO : VIDE &0>전과 함께 보다 다양한 국내외 비디오 작품을 수용하는 비디오아트 지원 프로그램을 시작합니다. 자체기획전을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해왔던 아르코미술관은 올해 초 인사미술공간을 흡수하면서 아카이브, IASmedia, 신진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 사업들 중 IASmedia는 한국의 비디오 및 디지털 영상 작품의 비디오 아카이브와 컬렉션을 구축하고, 배급 활동에 주안점을 두고자 기획된 프로젝트입니다. 해외에서는 이미 비디오아트 전문 아카이브와 온라인 아카이브, 배급업체들을 통하여 아티스트의 비디오 작업이 단편영화나 독립영화와 동일하게 상영되며 영상작업을 자료화, 상업화하는 플랫폼이 형성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영상 아카이브 또는 배급업체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장기적인 기획과 투자가 어려운 관계로 실질적인 지원책을 펼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IASmedia는 2006년에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25명 작가의 싱글채널비디오작품 50점을 컬렉션으로 선정하여 스크리닝 하고 국내외 전시 및 영화제에 프로모션 해 왔습니다. 특히 스크리닝의 경우는 미로스페이스, 필름포럼 등의 예술전문극장에서 작품을 상영하면서 미술 분야 이외의 관객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극장에서의 스크리닝은 비디오 아트의 다양한 형식 중 싱글채널비디오만을 상영할 수 있다는 제약을 안고 있습니다.

‘비어 있는 그릇’에 담긴 이야기
이번 전시에는 기존의 컬렉션과 동일하게 한국 동시대 미술의 현장에서 왕성한 활동을 보이는 30-40대 작가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싱글채널 이외에 투채널, 쓰리채널, 영상설치 등 극장에서 상영할 수 없었던 방식의 작품들이 포함됩니다. 김순기와 구민자는 비디오아트의 매체적 특성인 시간성, 다시 말해서 찰나이자 영겁인, 분절적인 동시에 연속적인 시간을 기록합니다. 김순기의 작품 제목이자 이번 전시 제목이기도 한 ‘Vide & 0’는 불어로 비어있음(Vide)과 물(Eau), 허(허)와 제로(Zero)를 의미하며 포루투갈어로도 ‘나는 비어 있음’(Vide & Eu), 즉 我之無 無之我를 뜻합니다. 비어 있는 그릇인 비디오는 테크놀로지나 언어로 한계를 말하는 도구로서의 비디오가 아니라, 한계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릇으로서의 비디오인 셈입니다.
정상현, 남화연, 박현기는 실제와 허상의 관계에 대한 답변을 각기 다른 시각으로 풀어갑니다. 진실과 허구, 가상공간의 구현,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간극은 비디오가 발생하기 이전부터 미술에서 반복된 오래된 소재입니다. 한편 서동욱과 함혜경은 보다 사적인 목소리로 현실과 허구가 혼재된 회고적이면서도 낭만적인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박용석, 임흥순, 조혜정의 작업에는 TV의 상업성, 대중성에 대한 비판인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되짚어보는 도구라는 비디오아트의 특성이 드러나 있습니다. 근대와 현대, 아버지 세대와 아들 세대, 사적인 기억과 공적인 기억은 단절된 상태로, 때로는 분리될 수 없는 상황으로 재구성됩니다.
1969년에 제작된 김구림의 영상이 일상과 권태의 기록이라면 2009년에 만든 구동희의 영상은 보다 영화의 어법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아티스트들은 이미 영화의 초기시기부터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실험적인 시도를 감행해 왔습니다.
관련프로그램으로 기획된 해외 작품 스크리닝에는 1950-80년대의 활동한 주요 해외작가들의 작품들 중 미술과 영화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영화들을 소개합니다. 향후 아르코미술관은 한국비디오아트의 주요 작업들을 소장한 아카이브이자 지원기관의 역할을 담당하고자 합니다. 동시대 작가들의 작업뿐만 아니라 <VIDEO : VIDE & 0>전에서 신진작가들의 작가들과 댓구를 이루고 있는 박현기, 김구림, 김순기 등의 초기비디오아티스트들의 작업에 이르기까지, 한국비디오아트의 40년 역사를 통시적으로, 때로는 쟁점을 중심으로 전시나 스크리닝의 방식으로 엮어 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국내 영상 관객들의 대표적인 비디오 자료실로서의 기능과 더 나아가 다양한 비디오 제작 환경을 위한 지원이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발전하고자 합니다.

관련 프로그램: 스크리닝 & 토크
확장영화 : 미디어 테크놀로지
일시 : 2009. 9. 25(금) 오후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기획 : 이행준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 프로그래머)
1950-1980년대 제작된 실험영화와 언더그라운드 영화를 중심으로 시각 매체에 흡수되고 있던 테크놀로지의 다양한 측면을 제시. 제임스 휘트니(James Whitney), 조단 벨슨
(Jordan Belson), 스탄 반데어벡(Stan VanDerBeek) 등의 작품 상영

영화의 매체적 활용을 통한 서사의 재맥락화
- 일시 : 2009. 10. 9(금) 오후 5시, 아르코미술관 세미나실
- 기획 : 김계중 (성결대학교 연극영화학부 교수)

영화의 내러티브, 영화 속 인물의 사회적인 조건, 영화 영어의 정신분석학적 접근 등을 중심으로 작품 소개. 브루스 노먼 오네모토(Bruce and Norman Yonemoto), 라이언 트레카틴(Ryan Trecartin), 브루스 코너(Bruce Conner) 등의 작품 상영


작품 설명

#1. 김순기
<Vide&0> DVD, 설치(PAL : copy of master U-Matic, copyright 1989), 27분, 1989
김순기는 시공간의 혼돈을 다룬다. 특히 시간은 김순기의 작업에서 중요한 요소이다. 작가는 비디오를, 마치 하루살이 버섯이 찰나를 살며 아침과 저녁, 시간의 흐름을 모르고, 마치 저 늙은 소나무가 봄과 가을을 수만 년씩 지켜보며 한없는 세월을 사는 것과 비교해 본다. 다시 말하면 비디오라는 것은 제일 작은 찰나의 순간도, 한없이 긴 세월도, ‘지금-여기’의 찰나로 담아주는 그릇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순기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비디오는 테크놀로지나 언어로 그의 한계를 말해주는 도구로서의 비디오가 아니라, 비트겐슈타인이 이야기하듯 언어의 ‘삶의 모습들’, 다시 말해 열려 있는 언어놀이로서의 한계도 없고, 우유부단한 그릇으로서의 비디오다.
프랑스어로 비디오(Video)는 비어 있음(Vide)와 물(Eau)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더 나아가 ‘허(虛)와 제로(Zero)` 또는 ‘Vide & 0’가 될 수도 있다. 포르투갈어를 이용해 보면 ‘Vide & Eu’ 즉 ‘나는 비어 있다’ 이니, ‘我之無 無之我’이다. 다른 말로 해보면 비디오는 ‘비어 있는 그릇’이라 할 수 있는데 이 그릇은 잘 사용함으로써 빛이 나는 빈 그릇이라 할 수 있다.

- 1946년 충남 부여 출생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수학, 니스 국립장식미술학교 회화과 졸업(DiplÔma National des Beaux-Arts 취득, 최고명예등급 받음)
- 주요 개인전: 갤러리175, 아트선재센터, The film Gallery, lara vincy 화랑(파리)
- 주요 그룹전: San Diego 미술관(초청),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센터(파리)

#2. 구민자
<42.195>, 비디오, 16시간 42분 27초, 2006
마라톤은 인간승리, 도전정신 등을 상징하며, 기록보유자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우상이 되기도 한다. 또한 운동경기로서 순위가 가려지며, 스포츠 과학자들은 기록 단축을 위해 전략을 세워 제시하고 연구에 매진한다. 그러한 모든 노력과 함께, 세계 마라톤은 치열한 기록 경쟁의 장이 되고 있다.
작가는 이런 맥락을 벗어나 올림픽 경기의 모토 중 하나인 ‘더 빨리’가 아니라 더 천천히, 시간을 나누어 이틀에 걸쳐 혼자서 덤덤하고 힘들지 않게 마라톤을 한다. 2006년 10월 3일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10월 4일 저녁 7시 26분에 완주하는데, 이는 시간의 연속성에 대한 것으로서 동일한 행위가 수행된 나누어진 시간이 의미를 통해 연속될 수 있음을 이야기 하고 있다.

- 1977년 서울 출생
-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연세대학교 철학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조형예술과 전문사
- 주요 개인전: 스페이스 크로프트 Space Craft(서울)
- 주요 그룹전: 쌈지 오픈스튜디오, 정미소갤러리, 175Gallery 등
- 레지던시: 쌈지스페이스, Arts Council Korea Fund

#3. 정상현
<갤러리 여행을 제안합니다 I suggest a tour of the gallery>, DV6mm, 2분 38초, 2003
<나는 이미지다 I am an image>, DV 6mm, 4분 16초, 2009
해외유명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된 갤러리들을 촬영한 사진들을 문 밖에서 바라보는 <갤러리 여행을 제안합니다>는 가볍고 압축강도가 높은 건축용 자재인 아이소 핑크로 만든 작은 세트를 비디오 카메라 앞에 설치하고 그 세트에 뚫린 문을 통해서 세상을 관찰하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이는 작품 도록에서 발견한 평면적인 전시공간 이미지와 세트의 공간을 겹쳐 봄으로써 마치 여행을 하듯 공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상황을 연출하고 이러한 행위는 관람자에게 작가가 바라보는 예술에 대한 물음을 제시한다.
정상현은 신작 <나는 이미지다>에서도 실제의 이미지와 허상의 이미지를 함께 보여주고 새로운 공간을 찾아내면서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이 진실인지 허상인지에 대해 다시 질문한다. 실제의 창과 그 밖에 보이는 풍경으로 만든 이미지 벽을 겹쳐 보임으로써 보이는 것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다. 작가는 움직이는 이미지에서 ‘정지’된 지점을 찾아내는데 움직이고 정지되는 반복된 과정에서 각각의 이미지들은 존재감을 드러낸다.

- 서울대학교 조소과 학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조소과 석사
- 주요 개인전: 표 갤러리, 갤러리 조선, 아트스페이스 휴
- 주요 그룹전: 카이스 갤러리, 관훈 갤러리, 금호미술관, 아르코미술관 등
- 레지던시: 고양미술창작 스튜디오(고양),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서울)

#4. 남화연
<망상 해수욕장 Delusion Beach (for B. Jackson)>, HD비디오, 3채널, 15분, 2008
<망상해수욕장>은 작가의 카메라 앵글과 그로 인해 조작된 공간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한다. 망상해수욕장은 실제 존재하는 해수욕장이 아닌 가상의 공간(imaginary space)이다. 작가는 그 공간의 위치를 가늠하기 위해 수학에서 공간의 위치를 표기하는 X, Y, Z의 좌표를 이용하여 무용수들, 배우들과 함께 마치 나침반처럼 그들의 몸으로 - 수평, 수직, 대각선의 세계 - 좌표를 그리며 그 곳을 찾아간다. 수평, 수직, 대각선의 각기 다른 세계가 맞닿는 점은 X축과 Y축, Z축이 교차하는 3차원적인 공간으로, 푸른 광장(X축)을 지나고, 좁은 골목(Y축)을 건너서, 어둠의 계곡(Z축)을 지나야만 망상해수욕장에 도달할 수 있다.
그곳에 다다르게 되면 분리된 공간처럼 보였던 세 개의 각기 다른 세계가 한 공간에 함께 보이게 되며 파도 소리가 들린다. 사실 이 접점의 공간은 처음부터 한 공간이었으며 작가는 카메라의 앵글로 각기 다른 세계를 구현해 낸 것이다. 원하지 않는다면 할 수 없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것이 망상 해수욕장이며 관람자는 영상 속의 인물들과 함께 망상해수욕장을 찾아 가는 여행을 하게 되는 것이다.

- 미국 코넬 대학교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전문사
- 주요 그룹전: 스크리닝 IAS Media Screening 2008 (인사미술공간)
- 현실과 허구의 경계읽기(서울 시립미술관 남서울 분관)
- 2008 광주비엔날레

#5. 박현기
<물 반사 시리즈 Water reflect series>, DVD (copy of VHS), TV모니터 설치, 1979
박현기는 비디오 아트에서 매체를 조작하여 시간을 ‘조절’하고 시간과 놀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한국의 초기 비디오아티스트다. 그는 미술의 한계이자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재현과 실재, 그리고 나타남과 보여짐이라는 현현(顯現)의 세계, 보는 것과 보이는 것 사이의 간극에서 비롯되는 같음과 다름 등의 의문들을 해결하고자 비디오라는 새로운 매체를 선택하였다.
거울에 비친 물을 찍은 <물반사 시리즈>는 실재와 텍스트로서의 실재인 이미지를 실험한 작품이다. 그의 작품에서 이미지 즉 영상이 매우 중요한데, 작가에게 이미지는 실재를 반영하는 비춰진 이미지라 할지라도 그것은 각각 또 다른 존재와 의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거울에 비친 물과 흐르는 강물은 서로가 서로에게 타자와 주체의 역할을 담당하기 때문에 실은 어느 것이 참이고 거짓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상황에 들게 된다. 작품은 물의 반영에 대한 재반영이라는 이중적 구조와 물결의 움직임과 정지 사이의 순환적 변화를 보여준다.

- 1942년 일본 출생
-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수료,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건축과 졸업
- 주요 개인전: 금호미술관, 박영덕화랑, 한국문화예술진흥원 미술회관, 가마쿠라 화랑(일본)
- 주요 그룹전: 국립현대미술관, 관훈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이치현 미술관(일본)

#6. 서동욱
<불 꺼진 극장의 거리 Rue du théâtre obscure>, 2채널비디오, 16분 15초, 2007
서동욱은 일상에서 조우하는 사람과 사물, 사건들을 영상으로 기록함과 동시에 이미지들을 선택하여 유화로 재기록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비디오와 회화라는 두 매체를 통해 시간성이라는 범주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의 비디오 작업은 영화의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이는 회화에서는 볼 수 없는 완결된 서사구조를 보여주기 위함이다.
프랑스 남부의 몽펠리에(Monpellier)에 위치한 어느 가상의 거리 이름인 ‘Rue du théâtre obscure’는 전체적으로 우수와 회상의 빛깔을 암시한다. 두 개의 공간, 두 개의 시간, 그리고 두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표면적으로는 작가가 자신의 작품을 위해 1970년대 한국 영화계에서 촉망 받던 틴에이저 배우 ‘이승현’이라는 인물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으로 이루어져있다. 그러나 이 과거의 배우와의 연락은 닿았다, 실패했다를 반복하다 결국 잠깐 그와 이야기를 나눈 뒤 다시 연락이 끊기는 것으로 일단락 된다. 하지만 실제로 인터뷰 자체가 필요했던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작가는 자신의 독백에 커다란 비중을 두는데 이는 자기고백적인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것과 동시에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성과 화자인 자신을 교란시키며 주체와 대상의 부재로 인한 회고적이고 감상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 홍익대학교 회화과 학사, Paris-Cergy 국립고등미술학교 졸업
- 주요 개인전: mimi_gallery Cité internationale des arts(paris), 대안공간 루프
- 주요 그룹전: wake up Andy Warhol(갤러리쌈지), un reard_la vitrine(paris)
- 레지던시: salon de montrouge(paris), Cité internatinale des arts(paris), 쌈지스페이스

#7. 함혜경
<살롱 드 파리 Salon de Paris>, DV 6mm, 6분 23초, 2007
작가는 어딘가에서 빌려온 이미지와 음악, 그리고 때로는 타인의 이야기를 통째로 가져와 하나의 이야기를 만든다. 작가의 친구인 에릭(Eric)은 어느 날 홈 비디오로 촬영한 6mm 테이프를 편지를 대신해 보내온다. 이 비디오는 이들 둘에게는 특별한 일이지만 타인은 전혀 관심 없어 할 사적인 이야기다. 이처럼 작가는 카메라에 담긴 당시의 현실이나 의도와는 상관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영어 내레이션과 한국어 자막이라는 다른 나라의 언어를 사용해 만들어 낸다. 작가는 서로 다른 곳에서 온 이미지와 사운드, 내레이션, 자막이 하나의 완벽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말한다.
흔들리고 초점이 나가기도 한 영상과, 거칠게 녹음된 사운드 모두는 더 이상 함혜경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절대적인 영역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작가가 만들어 내고 관심 있어 하는 이야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는 거리가 멀다. 이러한 것들이 작업에 일정한 방향성을 부여한다. 어디에서나, 누구에게나 있었던 이야기가 작가의 네트워크를 통해 “결국엔 낭만적이고 유머러스 한” 이야기로 만들어졌다.

- 1983년 출생
- 계원조형예술대학교 시간예술학과 전문학사, 계원조형예술대학교 매체학과 특별과정이수
- 주요 그룹전: 아트선재센터, 쌈지스페이스, 갤러리 27, Le Centre Culturel de Flaine(프랑스) 등

#8. 박용석
<Take Place (Series)>
<Take 1 : 골프 연습장 Driving Range>, 싱글채널비디오, 1분 23초, 2008
<Take 2 : 서울 스타디움 Seoul Stadium>, 싱글채널비디오, 2분 38초, 2008
<Take 3 : 현저동 0번지 0 Hyeonjeo-dong>, 싱글채널비디오, 4분 28초, 2008
<Take 4 : ‘배다리’ 드라마 ‘Vaedari’ Drama>, 싱글채널비디오, 5분 36초, 2009
<Take 5 : 숨바꼭질 Hide-and-Seek>, 싱글채널비디오, 3분, 2009
박용석의 시리즈 영상 작업 <Take Place>는 공간의 정체성이 육체의 ‘활동’을 통해 등장하게 된다는 퍼포먼스 영상 작업이다. 이 퍼포먼스는 재건축으로 기존의 건축물이 비워진 ‘공터’를 배경으로 실행되는데, 이전의 공간을 암시하며 또한 비워진 공간으로 인해 어색한 충돌을 불러온다.
‘골프연습장’이 있었던 서울의 한 공터에서 회사원들이 허공을 향해 골프 샷을 하는 <Take 1-골프 연습장>은 공을 어딘가로 움직이기 위해 행하는 샷의 반복적인 행위와, 매우 빠른 속도로 풍경을 지우고 만드는 서울의 개발 과정으로 인해 발생되는 서울 속 공터의 의미와 연결된다. 서울에서 근대를 살아왔던 한 노인이 ‘서울’이라 쓰여진 유니폼을 입고 숨가쁘게 드리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Take 2-서울 스타디움>은 한국 최초의 근대 운동장이자 ‘디자인 월드 플라자’를 만들기 위해 철거된 ‘동대문 운동장’(1926-2008)을 배경으로 한다. 조선시대 당시 장병선발과 무술훈련을 위한 훈련터의 모습을 일부 복원하고 복합디자인센터를 재건설 하면서 생기는 근세와 현대 사이에 위치한 근대의 단절을 노인의 드리블을 통해 기념비적인 춤으로 재해석 한다.
<Take 3-현저동0번지>에서 작가는 일명 ‘똥골’이라 불리던 무허가집촌에서 남겨진 물건들로 집을 다시 짓고 사라지는 퍼포먼스를 통해 ‘현저동’이 건축과 철거가 끝없이 반복되는 땅임을 재인식시키고 있다. 또한 조세희의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1981)에 등장하는 명희의 대사를 차용한 <Take 4-배다리 드라마>에서는 인천 신도시로 발돋움 하고 있는 배다리의 풍경과 1970년대에 쓰여진 대사의 결합을 통해 도시개발로 시간과 공간이 뒤엉킨 현재 ‘배다리’ 풍경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Take 5-숨바꼭질>은 ‘아현동’ 뉴타운 건설 현장을 어린이들의 놀이 ‘숨바꼭질’로 빗대어 표현하고 있다. ‘숨바꼭질’은 술래가 마지막 숨은 사람을 찾아내야 끝나는 놀이지만 이 영상에서는 ‘숨고-찾고-숨기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술래가 수없이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 1972년 서울 출생
- 경원대학교 회화과 학사,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예술 전문사 매체미술 석사
- 주요 개인전: 쌈지스튜디오, 인사미술공간
- 주요 그룹전: Experimental Film and Video Festival in Seoul, Art OMI Openstudio
- 레지던시: 창동 국립미술창작 스튜디오 입주 작가

#9. 임흥순
<꿈 Short Dream>, 파워포인트, 2008
<한강의 기적, The miracle of the Han River>, DV6mm, 설치, 2008-2009
임흥순은 한국미술 안에서 역사나 사회, 타인에 대한 관심이 적다고 말한다. 우리 군인들이 많이 참전했었던 만큼 베트남전쟁 또한 우리가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할 역사의 한 부분이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실제로 전쟁에 참전했던 군인들은 그 끔찍한 기억을 떠올리고 싶지 않아 자식들한테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이제 와서 그 때를 되돌아보자니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임흥순은 이‘소통 불가능한’이야기를 영상작업을 통해 풀어낸다. 2008년에 완성한 <꿈>은 베트남 참전군인 K씨의 꿈 이야기와 한 장의 사진이 바탕이 되어 파병 당시 출국, 전쟁터와 부상, 귀국의 여정을 인터뷰 과정, 일상에서 수집한 이미지로 재구성하였다.
임흥순의 또 다른 단 채널 비디오 작업인 <한강의 기적>은 총을 든 산타클로스가 사슴대신 F-102 폭격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1968년 베트남전쟁 당시 베트남 중부지역 다낭에 위치한 미 공군기지 벽 위에 만들어진 장식 조각물과 후암동 작업실에서 촬영한 2008 한강불꽃축제 영상을 재구성한 비디오 설치 작업이다. 두 작품 모두 베트남전쟁을 크게 보기 보다는 참전 군인들의 ‘개인사’나 직접적인 경험에 초점을 맞추어 세대 간의 벽과 경험의 벽을 무너뜨리며 전쟁이라는 잔인하고 고통스러운 이미지를 자극적이지 않은 모습으로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표현 작업과 방식을 추구하였다.

- 1969년 서울 출생
- 경원대학교 회화과 학사, 경원대학교 대학원 석사
- 주요 개인전: 일주아트 하우스, 대안공간 풀
- 주요 그룹전: 2007한국-베트남 평화교류 프로젝트(베트남),
- 아시아 비디오아트 컨퍼런스(도쿄)

#10. 조혜정
<통(通) - What they remember from the lost>, 비디오, 3채널, 20분, 2009
<통>은 개인적, 사회적인 통증에 관한 작가의 기억과 심정들을 담은 영상물이다. 작가는 사랑하는 이들을 연속적으로 잃어가면서도 망각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게 삶을 조여 오는 현실에 마주하며 저항하는 모습들을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올 초 세상을 떠난 지인과 함께한 여행의 모습, 그 지인의 죽음 이후 현실에 남겨진 지인의 가족들의 모습, 아이를 위해 젖을 먹이는 어머니의 무료한 오전시간의 모습 등을 통해 인간의 사적인 통증을 이야기 하고 있으며, 올해 5월에 있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추모하기 위해 광화문분향소를 찾은 시민들과 공권력 간의 대치와 같은 공적인 통증을 함께 보여준다. 이를 통해 사람의 기억은 유한하며 점진적으로 소멸하지만 영상이라는 증거물들은 기억을 응고시켜 시간에 저항하고 절실하게 다시 돌려 멈춰 놓는 현재성을 지닌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조혜정은 핸드메이드 필름 과정을 사용함으로써 자연적으로 필름에 발생하는 손상을 그대로 드러내는데 이러한 표현은 과거의 기억과 현재성을 더욱 모호하게 한다. 한 개인의 시선에 의해 포착된 단편에 지나지 않지만 <통>은 2009년 상반기에 일어났던 일들을 기억하고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 1973년 출생
-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 학사, 서울대학교 미술대학원 판화과 석사,
-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 석사
- 주요 개인전: 체어즈온더힐 갤러리, 일주아트하우스 미디어 갤러리
- 주요 그룹전: 한가람미술관, 갤러리 루프, 1926gallery(시카고)

#11. 김구림
<1/24초의 의미 Meaning of 1/24 Second[an invitation card]>, HD 비디오(copy of 16mm, copyright 1969), 10분
<걸레 Wiping Cloth>, DVD (copy of VHS, copyright 1974), 2009

한국전위예술계의 대표적인 작가인 김구림은 1969년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한국최초의 전위 영상작품인 <1/24초의 의미>를 제작하였다. <1/24초의 의미>라는 제목은 필름이 1초에 24컷이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에서는 달리는 차 안에서 본 고가도로 난간, 60개의 짧은 플래시 컷(Flash Cut), 샤워하는 남자, 행위예술가 고(故)정찬승의 하품하는 모습, 피어 오르는 연기 등이 반복되며 아침부터 밤까지 우리가 겪는 일상들, 산업사회 속 현대인의 권태를 담아낸다. 작품의 원본필름은 일본 오사카 아트센터에 보관 중이다.
걸레로 책상을 닦는 모습을 보여주는 김구림의 또 다른 작업 <걸레 Wiping Cloth>는 걸레가 낡아 없어지는 시간을 5분으로 압축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이미 행위예술과 오브제를 통해 보여주었던 작품경향을 비디오의 시간구성의 방법으로 표현하였지만 이는 비디오의 영상에 주목 하였다기 보다 동양철학에 입각한 환원(還元)의 개념을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 1936년 대구 출생
- 주요 개인전: 문예진흥원 미술회관, 갤러리현대, 동숭 갤러리, 뉴욕 링컨센터, 갤러리뉴욕
- 주요 그룹전: 한가람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파리문화원(프랑스), 도쿄시립미술관

#12. 구동희
<대어 The King Fish>, HD비디오, 30분 20초, 2009
구동희의 비디오는 매체의 성격을 강조하지 않으며 오히려 내러티브(narrative)나 플롯(plot), 즉 내적 인과관계에 관심을 갖는다. 사실 작가가 선택한 싱글채널비디오는 영화적인 성격이 묻어나 있으나 그것과는 다른 함축된 언어로 표현한다.
<대어> 는 자연으로부터의 증여라는 오래된 정적 유희인 낚시가 현재에 와서는 실내공간으로 들어오면서 일종의 영세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시뮬레이팅과 가치획득의 게임으로 바뀌게 된 사유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낚시에서 가능한 게임방식의 변용을 통해 이곳에서 일어날 수 있는 교환 가치의 상황들을 연출하는데 이는 ‘자연- 물건’, ‘자연-자연’, ‘자연-가공된 자연’의 세가지 국면의 단계를 거치면서 변화 혹은 퇴보를 보인다. 이는 곧 유희 혹은 욕망을 바탕으로 ‘사람-물고기-생선’의 다양한 운동과 상호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 1974년 서울 출생
- 홍익대학교 조소과 학사, 미국 예일대학교 대학원 석사
- 주요 개인전: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 주요 그룹전: 제5회 광주 비엔날레, Film&Video Festival, New York
- 레지던시: Akademie Scholoss Solitude, 쌈지 스페이스 등

흔히 비디오아트라는 용어는 백남준의 작품, 즉 순식간에 지나가는 화려한 이미지의 스펙터클, TV모니터로 만들어진 로봇과 동일시됩니다. <VIDEO : VIDE & 0>전은 우리가 놓치고 있는 비디오 아트의 다채로운 면면을 제시합니다. 실내 낚시터에서 일확천금을 꿈꾸는 강태공들, 왕년의 “얄개” 이승현을 찾아 떠나는 여행, 42.195km의 마라톤 풀코스를 무려 17시간 동안 완주한 작가, 이 모두를 <VIDEO : VIDE & 0>전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전시작품들은 묵직한 장편소설 보다는 버겁지 않은, 친밀하면서도 결코 그 속을 투명하게 내보이지 않는 단편소설에 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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