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월드컵 문화관광
축제 이렇게 준비된다. 지난 97년 12월 수원시는 그동안 꾸준히
추진했던 두 가지 숙원사업이 거의 동시에 성사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수원 화성(華城)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공식 등록되고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10대 개최도시로 확정된 것이다. 며칠
간격으로 이뤄진 이 둘은 '문화재'와 '체육'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의
일임에도 그 지향점이 결국 하나로 모아질 수 있기에, 수원시는
이를 새로운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돌파구로 인식하고
시의 역량을 아낌없이 투입해 왔다. '문화관광 도시 수원' . 시민들의
아낌없는 지지속에 재선된 現 심재덕 시장이 이미 시장자리에
오르기 전부터 구상해왔던 수원시의 21세기 발전전략은 이제 수원 화성과
월드컵을 매개로 실현의 발판이 마련된 셈이다.
가장 큰 메리트는 '화성'
문화관광 축제로서의 수원 월드컵은
수원시가 가진 가장 큰 메리트라 할 수 있는 '화성'을 주축으로 구성된다.
'화성'으로 인해 수원시는 이미 문화관광 도시로서의 기본 하드웨어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프로축구단과 프로농구단을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 삼성이 수원에 자리를 틀고 있다는 점과 주변에 풍부한
관광상품이 개발되어 있다는 점, 이들 또한 수원시가 월드컵을 매개로
문화관광 도시로 도약하는데 좋은 밑거름이 될 전망이다. 수원시는 축구전용경기장과
화성, 그리고 주변 관광시설을 묶어 2002년 월드컵을 위한 하드웨어를
구축하고, 여기에 소프트웨어로 수원이 가진 풍부한 문화적
요소를 접목시킴으로써 '볼 것 많은 수원'을 상품으로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하드웨어의
구축
현재 수원시 팔달구 우만동 일원
128,560평 부지에 건립되고 있는 수원 축구전용경기장은 2001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한창 기초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IMF 한파로 곤란을
겪던 비용문제는 일본정부가 2억달러의 차관 제공 방침을 전해옴에
따라 일단 한시름을 놓게됐다. 전용경기장은 44,327석 규모로 21세기를
향해 비상하는 '날개'를 형상화한 형태로 설계됐으며 대기실, 기자실,
의료 및 통신시설, 도핑테스트실, VIP 박스 20개소, 리테일, 레스토랑
등의 부대시설을 갖춘다. 또 1천석 규모의 보조경기장과 연습구장
3개소, 헬리포트, 주차장 등이 함께 건립될 계획이다. 수원 화성은
이미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진행된 대대적인 성곽 복원작업을 통해
5.5 ㎞에 달하는 성곽 대부분이 옛날의 위용을 되찾은 상태다. 여기에
수원시가 역점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는 화성행궁(수원시 남창동)
복원도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까지는 상당부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1만2천평 부지에 32개동 4백72칸 규모의 옛모습으로 복원되는
화성행궁은 특히 화성의 중심지로 행궁 자체뿐 아니라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과 과거시험 등에 관한 당시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문화관광 상품으로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다. 또 수원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2백M 높이의 '화성 관망탑'도 디자인 선정을 마치고
월드컵 직전 완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건립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며,
화성을 1천분의 1 정도(축적은 미확정)로 축소한 '미니어처 화성'도
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화성을 주제로 한 하드웨어는 이처럼
'화성성곽-행궁-전망탑-미니어처 화성'을 하나로 연결함으로써
구축된다. 월드컵을 매개로 한 수원시의 문화관광발전 종합계획에는
축구전용구장과 화성 외에도 풍부한 주변 관광시설과 연계한 문화관광벨트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수원 인근에는 융건릉과 용주사, 민속촌,
경기도박물관, 에버랜드 등 많은 유적지 및 위락시설이 자리해
있다. 수원시 측은 이러한 유적지·위락시설을 한데 묶어 화성과
연계된 문화관광코스로 개발함으로써 약점이 될 수 있는 '지엽성'을
탈피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풍부한
소프트웨어의 개발
수원시는 경기도의 수부도시라는
이점과 現 심재덕 시장의 지속적인 문화개발 정책으로 이미 풍부한 문화적
기반을 갖추고 있다. 경기도문화예술회관과 수원야외음악당을
근거지로 4개 도립예술단(극단, 무용단, 국악단, 팝스오케스트라)과
2개 시립예술단(시립교향악단, 시립합창단)이 활동하고
있으며 사설단체로 극단 '城'과 '촌벽', 난파합창단 등이 지역문화를
이끌고 있다. 도립예술단과 시립예술단은 경기도 및 수원시의 의지에
따라 공연내용과 일정등을 조절할 수 있으므로, 경기도와 수원시는 월드컵이
열리는 2002년 6월을 놓고 이들 예술단들로 하여금 다양한
특별공연을 펼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원시에서 개최되는 최대의
문화축제인 '화홍문화제'는 개최시기가 10월 시민의 날을전후해서 열린다.
화홍문화제 전체가 월드컵 시기에 맞춰 일정을 변경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있기 때문에, 수원시측은 화홍문화제 프로그램
중 대표적인 상품만을 월드컵 기간중에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로서는 수원 화성과 연계된 '정조대왕능행차'와 대표적인
먹거리 축제인 '수원갈비축제'가 월드컵 기간중에 내놓을 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수원시는 또 월드컵을 겨냥한 기획 프로그램으로
올해부터 매년 여름에 '수원국제음악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매년 음악제의 규모를 확대, 2002년 월드컵 기간에는 세계적인
음악가를 초청해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제1회 음악제의
객원지휘자로는 정명훈씨가 선정됐다. 지난 96년부터 매년 여름
개최되어온 '화성국제연극무용제'는 아직까지 개최시기 조정 여부가
결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수원시측은 이행사가 개최시기 문제를 떠나
지속적으로 화성을 알려나갈 관광상품의 가치를 충분히 갖고있다는 판단하에,
행사를 주도해온 극단 '城'과 지속적인 대회개최 및 확대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이외에도 수원시는 5.5㎞ 길이의 화성을 일주하는 프로그램인
'효의 성곽순례'를 매년 시민행사로 진행하고 있으며, '화홍문
답교놀이' '수원 장치기' '길마재 줄다리기' 등 다양한 민속예술이
전해지고 있어 월드컵과 연계된 문화관광 상품으로의 개발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민간의
지원 꾸준히 진행돼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민간의 지원과 노력은 94년 수원시가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이래 꾸준히
진행돼 왔다. 지난 96년에는 월드컵 수원유치를 위한 시민 서명운동에
총 60만명이 참여했으며, 97년에는 '시민함께 달리기대회' '월드컵 유치기원
시민 한마당 큰잔치' '시민 대 화합잔치' 등을 통해 월드컵을 향한 시민의
열기를 모아냈다. 이와같은 민간의 노력은 지난해 6월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문화시민운동 수원시협의회'가 결성됨으로써 보다 조직화·체계화되고
있다. 협의회는 결성직후인 98년 8월 월드컵 수원경기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범시민 결의대회를 시민 8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개최하고 '1인 1의자 갖기운동' 전개, '월드컵수원봉사대' 및
'월드컵 청결대' 조직 등 시민의 역량을 모아낼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월드컵 참여분위기 조성사업뿐 아니라 생활한복 입기
운동 전개, 화성을 주제로 한 사진전 개최, 화성과 수원문화 뿌리찾기
교육 등 수원 화성을 매개로 한 각종 활동을 통해 민간인 스스로
문화관광도시를 건설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남겨진 과제들 문화관광
축제로서의 수원월드컵은 이상과 같이 수원시를 국제적인
문화관광도시로 육성하겠다는 수원시의 전략과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적·문화적 토대, 그리고 민간의 지원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IMF이후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수천억 규모의 기반시설 건설재원 마련은
수원시에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기초 하드웨어
부분만 보더라도 2천5백억 규모의 축구전용구장 건설과 4백억
규모의 '미니어처 화성' 제작, 역시 4백억 규모의 '화성
관망탑' 건립, 그리고 2002년 사업까지 276억이 소요되는 화성행궁
복원 등 대규모 사업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전용구장 건설과 관련해서는
일본측이 차관제공 방침을 전해왔으나, 장기적으로는 결국 되갚아야
할 자금이어서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조심스럽게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월드컵 기간내 수원에서 3경기 내외만이 치러지는
상황에서 '문화관광도시 수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알려나갈 것인가도
수원시가 해결해야 할 난제로 남아 있으며, 다양한 민간의
활동을 체계화해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보다 심도깊게 고민되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