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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 - 수원 / 대전 / 대구 / 강원 / 제주
대 구 소 식
서재환 영남일보 기자
경주 세계문화엑스포 마감
9월 11일부터 시작된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11월 10일 두 달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한 문화행사로는 수준급이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준비와 진행과정에서 미흡한 점도 적잖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중앙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지방문화의 속성을 과감히 깨뜨리고 지방정부가 문화주체로
발돋움을 시도했다는 데 가장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문무대왕과 수로부인
이야기를 극화해 꾸민 전야제와 개막제는 신선한 충격을 주었으며, ‘새 천년의
미소관’에서 상영된 주제영화는 레이저와 비눗방울, 폭음, 대형북 등이 어우러진
3차원적 영상물로 새로운 문화의 방향을 제시하는 사자후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IMF사태라는 예기치 못했던 악재에도 불구하고 관람객이 3백여만 명을
기록하는 등 관객 동원면에서도 일단 성공적이었다. 26개국의 민속공연을 비롯해
48개국 7천명이 참가한 수백 개의 공연과 전시행사는 문화의 다양성을
일깨워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번 엑스포가 ‘문화의 전승, 융화, 창조’를 기치로 내걸었지만 의욕만
앞서 산만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관람객을 중심으로 한 전시와 공연의 차별화가
이뤄지지 못했으며, 공간배치도 세계문화를 체계적으로 보여주기에 미흡했다는
것이다. 경주의 다른 문화유적과 연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관광산업적
측면에서도 개선돼야 할 점이 많았다.
한편, 이 엑스포를 학술적으로 결산하는 국제학술회의가 11월 5일부터 경주
힐튼호텔에서 열렸다. 국내외 학자 53명이 참가, 3일간 주제발표와 토론을 벌인 이
학술회의에서는 고병익 전 서울대총장의 ‘경주, 신라 그리고 세계문화’, 중국
베이징대 허황추엔 교수의 ‘지식경제 시대와 문화교류’, 성공회대 신영복
교수의 ‘경주, 실크로드, 불교 그리고 21세기’ 등 5명이 각각 기조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허황추엔 교수는 ‘동방문명은 다음 세기에 서방문명과 쌍벽을 이루고,
교류와 충돌, 융합을 통해 점차적으로 인류의 새로운 고도문명을 이룰 것’이라며
‘동아시아에 위치한 주요국가 중국과 한국, 일본은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가운데 세계에 초일류의 문학적 성과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98 대구 춤페스티벌,
환상의 율동 선보여
‘98 대구 춤페스티벌’이 11월 14일부터 1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92년 첫 행사를 치른 이래 올해로 7회째인 이 페스티벌은
대구문예회관이 주최하고, 대구무용진흥회가 주관한 대구지역 최대 춤 축제로
백현순 대구무용단과 장유경무용단, 신미경발레단 등 대구지역 12개 무용단이
참가했다. 중견 무용인에서부터 젊은 층까지 고루 참가, 행사기간 내내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발레가 한데 어우러졌다.
첫날인 14일 공연에서 소라댄스앙상블은 무지개와 같은 환영이 일어났다가
사라지는 현실을 풍자한 「일곱빛깔의 염」을, 백현순 대구무용단은 굶주리고
있는 북한 동포를 생각하며 춤을 추는 「나눔과 공존」을, 신미경발레단은 스페인
처녀와 프랑스 귀족간의 사랑을 그린 「파키타」를 차례로 공연했다. 이밖에도
박현옥 대구 컨템포러리의 「어느 사랑이야기」, 시리우스 현대무용단의
「궤도이탈」, 장유경무용단의 「들판에 펼쳐진 가락, 그리고 춤」,
비사현대무용단의 「시간 속의 미아」 등 환상의 율동을 선보였다.
대구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
대구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가 11월 13일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이
연주회에서는 베토벤의 서곡 「코리올란」 작품 62, 이베르의 알토 섹소폰과
오케스트라를 위한 실내 소협주곡,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8번 G장조 작품 88을
연주했다. 이 가운데 이베르의 작품은 그의 유명한 플루트 협주곡과 구성상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으며, 알토섹소폰을 연주한 그레그 바나샥은 미국 켄트주립대
교수이자 작곡가. 객원지휘를 맡은 표트르 볼코프스키는 지난해 쇼팽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방한해 순회공연을 가졌으며, 계명대 교환교수도 지낸 바
있다. 현재 바르샤바 쇼팽뮤직아카데미의 지휘와 교수로서 대구효가대
초청교수로 체류하고 있다.
아카데미합창단
창단 40주년 기념공연
’58년 전원합창단으로 출발해 ’69년 현재의 이름으로 바꾼 아카데미합창단의
창단 40주년 기념공연이 11월 2일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렸다. 20대에서
40대에 이르는 음악전공자와 일반 사회인으로 구성된 아카데미 합창단은 배출한
단원만도 6백명에 이르며, 지난 ’90년에는 일본 교토와 오사카에서, ’91년에는
미국 로스엔젤레스에서 각각 연주회를 갖는 등 활동의 폭을 꾸준히 넓혀오고
있다.
창단자이자 상임지휘자인 장영목 씨(계명대 음대 교수·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의 지휘로 연합합창단이 「옛동산에 올라」, 「그리운 금강산」,
「한국환상곡」 등을 들려주었으며, 아카데미합창단은 「평화있으라」, 「해뜨고
해지면」, 「주여 나와같이 가주」 등의 곡을 발표했다. 또 전원아카데미
동문합창단은 「우리들의 노래」, 「본향으로 데려가주」 등을 연주했다. 이어서
할렐루야 합창단과 익투스합창단, 대구중등교사합창단 등이 나와 축하연주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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