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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식 경남매일 기자

‘인간·환경·예술의 만남’,‘거창국제연극제

8월1일부터 15일까지 열렸던 ‘98거창국제연극제’가 실험과 창조의 마당으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막을 내렸다. 프랑스 러시아 일본 캐나다 한국 등 5개국 10여개의 극단과 발레단, 민속단체들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이번 연극제는 천혜의 자연경관과 예술이 만난 특색있는 공간으로 이끌어졌다.

이번 연극제는 특히 ‘인간·환경·예술의 만남’이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맞게 거창지역의 명소인 수승대, 금원산 자연휴양림, 장풍숲, 건계정 등 자연과 어울리는 산과 계곡의 야외무대와 입체예술극장, 위천극장, 구연극장 등에서 공연이 열려 행위자는 물론 관객들이 새로운 분위기에서 연극을 즐길 수 있었다.

한편, 올해부터 개최기간을 여름으로 바꿔 문화상품으로 개발됐으며, 참가단체와 작품은 프랑스 오디세이드의 「클라우즈」, 일본 지다이의 「스노우 화이트」, 캐나다 테리프레스의 「드림스픽쳐스」, 러시아 유고자빠드의 「여관직 여주인」, 연희단거리패의 「산너머 개똥아」 등이었다.

선율로 맞은 정부수립 50주년

8월 15일 정부수립 5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는 각 시립예술단과 지자체의 음악회가 앞다퉈 열렸다. 울산 마산 창원 진해에서 펼쳐진 이들 음악회에서는 기념일의 주제에 어울리는 작품들과 대중적 기회의 친숙한 곡들이 연주돼 시민들과 함께 했다.

먼저 울산시향의 기념음악회가 13일 울산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마련됐다. 이날 연주에서는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중 제2곡 「몰다우」와 리스트의 「피아노협주곡 제2번 가장조」, 유종의 「단오, 한국광시곡」 등이 연주돼 음악회의 의미를 드높였다.

14일 마산MBC홀에서는 마산시향과 시립합창단의 합동음악회가 열렸다. 말러의 교향곡 제1번 「거인」, 베토벤의 「코랄판타지」, 최천희의 「님의 침묵」,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산」 등이 정부수립의 환희를 선율로 묘사했다. 같은 날 진해 시민문화의 거리 야외무대에서도 성악, 고전무용, 대중음악, 사물놀이, 무용 등이 흥을 돋운 기념음악회가 열려 시민들의 마음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창원시향과 합창단, 소년소녀합창단 등 창원시립예술단도 15일 창원용지공원 야외무대에서 열린음악회 형식의 기념음악회를 가졌다. 이날에는 지역의 음악인과 바리톤 김원경, 가수 김종환, MC 임백천 등 스타들이 출연해 관현악, 가곡, 오페라 아리아, 동요, 대중음악 등을 열창해 시민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다만 이들 음악들이 너무 형식적인 측면에 기울어져 정부수립의 의미를, 즉 주제를 부각할 수 있는 기획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국난극복’ 외침이 들리는 듯한‘충무공 순국400주년 추모행사

올해는 국난극복의 영원한 표상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노량에서 별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지 400년이 되는 해. 세계 해전사에 영원히 기록되고 있는 임진왜란의 승전터 남해 곳곳에서 조선 수군의 기개를 재현하는 행사와 선상음악회 등 공의 업적을 기리는 공연이 벌어졌다.

하나는 당항포대첩 재현. 8월12일 낮 경남 고성군 당항만 해상. 거북선을 선두로 30척의 함선으로 왜선을 압박하면서 진격했다. 천자총통과 지자총통이 불을 뿜고 화살과 철환 등이 소나기 퍼붓듯 쏟아졌다. 혼비백산(魂飛魄散)하여 줄행랑치는 왜구들. 그러나 미리 퇴로를 차단한 수구들에 의해 일망타진. 수군의 함성, 하늘을 찌른다. ‘국난을 극복하라’는 준엄한 외침이 들리는 듯했다. 당항포대첩제전위원회는 400여년 만에 대첩을 재현해냈다. 이번 재현행사에는 거북선과 50여척의 배, 고성지역 12개 어촌계원과 학생 등 150여명이 참가했으며, 임란당시의 복장과 각종 무기들이 등장해 실감을 더했다.

이충무공 순국 400주년 추모 해전지 순례공연. 8월13일 아침부터 밤까지 진해 시민회관과 진해-거제-한산도-통영을 잇는 충무공 승전지 해상, 그리고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충무공을 추모하는 공연이 펼쳐졌다. 하이라이트는 승전지 해상을 돌며 열린 선상음악회. 명창 박동진이 자신의 창작판소리 「성웅 이순신전」을 카랑카랑한 소리로 불렀으며,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살풀이춤, 시조창, 대금산조, 가야금병창 사물놀이 판굿으로 충무공의 넋을 기리며 바다의 진혼곡을 울렸다. 이와함께 선상에서는 충무공 업적강연회와 유적지 설명회가 열려 공의 정신을 되새겼다.

우리 축제의 모태 되살린 남해안 별신굿 전승지 공연

통영에 터전을 잡고있는 ‘남해안별신굿’(중요무형문화재 제82-라호)이 8월15, 16일 이틀간 이 굿의 전승지인 거제시 구조라마을에서 펼쳐졌다.

남해안별신굿은 무가(巫歌), 무악(巫樂), 무무(巫舞) 등이 뛰어난 민속의 보고로 원형에 가깝게 전승되고 있다고 평가받는 굿. 이번의 전승지 공연은 수백년전부터 이어져온 우리 축제의 모태를 되살리는 작업인 동시에 민속을 통해 공동체의식을 고양, 국난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또한 민속문화의 피서지 관광상품화 전략도 포함돼 있었다.

공연은 「들맞이 당산굿」 「부정굿」 「제석굿」 「황천문답」 「용선놀이」 등 주요 굿과정이 재현됐으며, 「고성오광대」 「밀양백중놀이」 「줄타기」 등 중요문화재 찬조공연과 판굿, 산조, 판소리 등 다양한 민속과 국악들이 함께 펼쳐져 구조라마을과 피서객들을 들뜨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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