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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남 소 식
박상수 전남일보 기자

대규모 해외교류전 추진

제3회 광주비엔날레가 열리는 2000년에 광주비엔날레를 빛나게 해줄 또하나의 대규모 해외교류전이 목포에서 추진되고 있다. 파리와 목포 또는 광주 등지에서 동시에 개최될 ‘목포-파리 미술교류전’이 그것.

이 전시회는 7월 27일까지 파리 시립 에스파스블라망트전시실에서 목포-파리 미술교류전을 성황리에 가졌던 한불교류회가 전시장에서 파리시의 제안을 받고 추진하게 됐다. 이 전시회를 주최했던 파리시의 예술담당 부시장이 차후 교류전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1회 교류전(장소 목포·97년)에 이어 2회째인 올해는 파리에서 열었으나 경비문제 등이 만만치 않으니 내년엔 쉬고 대신 21세기로 진입한다는 큰 의미를 지닌 2000년에 3회 교류전을 파리와 목포 등지에서 동시에 성대하게 열 것을 제안한 것.

전시회에 다녀온 박석규 회장은 “양국에서 동시에 개최하되 한국의 경우 목포에 국한하지 말고 비엔날레의 도시인 광주 또는 서울 등지에서 순회전시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돼 참여작가 범위를 확대, 추진할 방침”이라며 “시기는 제3회 광주비엔날레 기간에 맞추겠다”고 말했다.

자연속 삶의 모습 담은 김옥란 개인전

서양화가 김옥란 개인전이 8월 21일부터 9월 2일까지 무등예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작품들은 그가 지난해부터 고향인 순천시 주암면 재경골에 들어가 살면서 그린 그림들.

삶의 터전이었던 재경골이라는 시골 외딴집, 자연에 순응하며 소박하게 살아온 농가가 개발의 바람으로 인해 겪게 된 고통속에서도 자연의 질서와 생명력에 호소하며 치유해가는 과정들을 담았다.

「물이 되어 Ⅱ」 「크신 은혜Ⅱ」등의 대작에서 보이는 풍경, 인물 석불 고사리 등은 그의 마음 속에 항상 함께했던 소재들.

펜, 파스텔을 사용해서 그린 산골풍경 「바람이 이는 언덕」을 비롯 작은 종이공간 안에 개성있고 내밀한 정서를 인상적으로 담은 「자귀나무와 새」 「박제된 기억」은 마음 속의 강한 동경을 형상화시킨 작품이다.

솔바람 속 섬머 페스티벌

광주시립예술단체들과 민간예술단체들이 8월 17~19일 밤 문예회관 야외광장의 시원한 솔바람 속에서 무료 공연을 펼쳤다.

광주문예회관이 피서객들을 위해 주최한 사흘 동안의 예술잔치는 첫날인 17일 대극장 앞 광장에서 6개 시립예술단체가 합동공연을 가졌고, 18~19일 원형광장 특설무대에서는 10여개 민간단체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이어졌다.

시립예술단의 합동공연에서는 비제의 「카르멘」과 클래식 클래식 클래식(교향악단), 국악모음(국악관현악단), 사물놀이와 모듬북(국극단), 동요모음(소년소녀합창단) 등을 연주했다. 교향악단의 반주에 맞춰 다함께 부르는 ‘시민의 노래’로 이날 공연은 막을 내렸다.

둘째날엔 노래사랑 나누는 사람들, 패밀리랜드 고적대, 해태타이거즈 치어걸 등이 참여했고 시민 열창무대와 단편 영화제도 열렸다. 마지막 날인 19일엔 청소년 탭댄싱페스티벌, 얼쑤 사물놀이, 메이저보컬 연주회, 경찰악대 연주회 등이 열려 더위를 피해 문예회관을 찾은 시민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리얼리즘을 바탕으로한 최광순 조각전

상투화된 조형미에 물들지 않고 오직 자신의 조각성을 추구해온 젊은 여성조각가 최광순 씨의 조각전이 8월 4일부터 9일까지 광주신세계미술관에서 열렸다.

지난 ’95년에 이은 두번째 개인전으로 리얼리즘에 바탕을 둔 자유롭고 넉넉해진 그녀의 작품들은 10여년간 민중미술에 몰두해 작품의 문제를 굳이 역사적 관점으로 고정시켰던 과거에서 탈피해 자신의 관점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주었다.

모처럼 집에 돌아와 편안함과 안정됨이 느껴지는 「귀가 2」와 「여로 1」을 비롯해 광주시립미술기획전 ‘새로운 천년앞에서’를 통해 이미 선보였던 「청년의 꿈」 등의 출품작은 바로 이러한 변화 속에서 그녀가 힘있게 구사한 창의력이 돋보였다.

실직자 가정을 위한 청소년 열린음악회

방학을 맞은 청소년과 실직자 가정을 위한 ‘98청소년 열린음악회’가 8월 14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한국연예협회 광주·전남지회가 방학을 맞은 초·중·고생의 정서함양과 실직가정에 힘과 용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련한 이번 청소년열린음악회는 10대 댄스 가수들과 국악인, 성악가, 코미디언이 출연, 세대를 초월한 한여름밤 축제가 됐다.

무료로 펼쳐진 이 공연에는 신세대 가수로 디바, 엔터포스, 이동건, 코미디언 김상호, 국악인 김광복·신영희, 성악가 임해철·길애령 등이 출연했으며, 임홍규 씨의 지휘로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연주를 들려주었다.

광주의 정체성 찾기 위한 지식인들의 모임

학술·문화적 담론을 통해 광주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지식인들이 모임 ‘호남학사(湖南學社)’가 출범한다.

전남대, 조선대 일부 교수들이 중심이 돼 올 가을 공식 출범할 예정인 이 모임은 광주가 5·18이후 외부인들에게 저항의 도시에 불과하고, 학술·문화적으로는 깊이가 없는 것처럼 비쳐지는 것을 불식시키자는 것이 창립취지. 1차적으로 내실 있는 지식인 모임을 통해 광주의 자존심을 확보해 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 모임은 매월 주제별로 학술·문화적 담론의 자리를 마련, 회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과의 기탄없는 토론도 가질 예정이다. 여기에는 지역의 과거에 대한 자기반성도 곁들여지게 된다.

이 모임은 올 초 준비위원회가 구성돼 지난달로 이미 4차례의 준비모임을 가졌다. 지난 7월 중순 광산구 ‘경당’에서 열린 4번째 준비모임에서는 전남대 정근식 교수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광주’, 정혜숙 전전교조위원장이 ‘교육개혁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각각 주제발표를 했다.

이들은 앞으로 홍보 차원에서 한두차례 더 준비모임을 갖고 전공과 속성이 다양한 보다 많은 사람들을 회원으로 영입한 뒤 올 가을께 ‘호남학사’를 공식 출범시킬 예정이다.

‘호남학사’의 사(社)는 회(會)와 같은 뜻.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표현을 썼으며, 중국에서는 현재도 많이 쓰고 있는 표현이라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호남학사’ 회원에는 이홍길, 송정민, 정근식(이상 전남대 교수) 이종범, 김하림, 최진규, 이남근(이상 조선대 교수), 지선 백양사 주지스님, 민족무예가 임동규 씨, 변호사 정차범 씨, 출판인 정진백 씨, 정형영, 김상윤, 남평오 씨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인 ‘사수(社首)’는 이홍길 교수, 총무인 ‘집강’은 이종범 교수가 맡고 있다.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홍길 교수는 “조선시대 때까지만 해도 호남지역에는 문화적·역사적 정체성을 찾기 위한 지식인들의 모임이 활발했으나 근년에 이 지역이 소외되면서 이같은 모임이 사라졌다”며 “앞으로 ‘호남학사’에서는 큰 목소리보다 낮은 목소리로 전라도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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