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현장

'98 제주세계섬문화 축제
- 제주섬에서 만난 다양한 섬의 얼굴들 -

허영선 제민일보 기자

원초적 자연과 역사가 첨예하게 자각되는 지점에 자리한 섬들의 세계는 어떤 빛깔일까.

올여름 제주는 피부색과 언어가 달라도 문화로 만나 섬의 연대를 나눈 일대 '사건' 이 벌어졌다.

'98 제주세계섬문화축제'가 7월17일부터 13일까지 한라산 기슭의 10만평 규모 푸른 초원인 오라관광지구에서 열렸다.

이번 축제는 '섬, 늘푸른 미래를 위하여'란 주제로 세계25개국 17개섬이 모여 17일동안 자신들의 토속음과 풍물을 풀어놓았다. 이 축제는 2년전부터 제주도가 야심찬 기획으로 준비한 축제였다.

제주세계섬문화축제조직위가 주최하고 제일기획이 주관했다. 국내에서는 진도, 거제도를 비롯한 낯선 섬들인 파푸아뉴기니, 타즈매니아, 모리셔스, 잔지바, 새르데냐, 시실리, 크레타 등 세계최초로 5대양 양 6대률의 섬들이 모두 모인 축제라는 점에서 국내외 언론과 관람객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번에 툭 터진 마음과 열정으로 보여준 섬들의 얼굴은 그들만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간직하고 있지만, 섬과 섬들의 연대로 세계가 평화와 화합으로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때문에 제주도가 문화관광의 상품화를 겨냥한 대규모 이벤트로서의 효과를 노린 이번 축제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행사였다는게 중론이다.

이 축제는 태평양 1,2,3관, 인도, 대서양관, 지중해관, 카리브해관 등 모두 5개의 지역관과 주제관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졌다.

태평양1관에서는 우리에게 친근한 대만 해남 세부 사할린 오키나와 하룸베이의 민속공연이 매일 번갈아 공연을 펼쳤다.

태평양2관에서는 파푸아뉴기니 타즈매니아 사이판 팔라우 공연이 매시 20분마다, 태평양3관에서는 매시 30분마다 사모아 하와이 칠토로에의 공연이 펼쳐졌다.

가장 원시적인 율동과 흥겨운 춤으로 관중을 사로잡은 인도양관에서는 마다가스카르 스리랑카 페낭 모리셔스 잔지바의 공연이, 가리브해, 지중해관에서는 매시 50분 도미니카 공화국 자메이카 시칠리아 크레타 샤르데냐의 공연이 열려 열기를 더해줬다.

관람객들의 가장 많은 박수를 받은 지역관은 태평양3관으로 토착민들의 풍습을 엿볼 수 있는 파푸아뉴기니의 전사의 춤, 타히티의 결혼, 생활의 기쁨을 노래한 사모아공연등이었다.

또 인도양 위의 섬 잔지바는 깡통악기를 동원해 관중들과 즉성 춤판을 벌이며 독특한 한마당을 연출, 열정적이며 원시적인 율동에 관람객들이 넋을 잃었다.

이밖에도 자메이카의 레게음악에 맞춘 현대화된 율동과 춤, 해남의 다양한 민속춤사위, 화산폭발로 인해 생긴 동물과 새, 사람 등의 탄생과 신화를 열정적인 춤사위로 보여준 모리셔스, 세부의 고전과 현대의 축제로 형상화한 작품, 시칠리아의 풋풋한 어부들의 노래, 전통놀이 작품 등 섬마다 특하고 다양한 춤과 노래를 선보였다.

제주도는 전통문화와 삶을 춤으로 형상화한 예총부설 제주관광예술단의 '평화의 섬'음악과 무용으로 이뤄진 총체국 제주도립예술ㄷ나의 '큰 산 너른 바다'를 펼쳐 섬축제를 기원하고 섬들의 화합을 기원했다. 이들 섬의 민속은 27일동안 번갈아가벼 '섬의 날'을 운영, 주제관 공연과 야외대공연장 공연으로 밀도높은 공연작을 선보였다.

특히 이번 섬축제에서는 갑작스런 해일로 조국의 슬품을 접한 파푸아뉴기니를 위해 행사기간 내내 모금함을 설치 3백여만원의 성금을 전달하는 우정을 보여주기도 했다.

섬축제장은 민속공연외에 각 섬나라에서 갖고온 특이한 풍물들을 모은 홍보 부스와판매 부스로 관란객들의 발길을 끌었고, 즉석에서 토산물을 만들어 판매,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사모아는 판매부스외에 자신들이 직접 지은 통나무집인 '팔로에'에서 휴식을 취하며, 문신작업을 하기도 하는 등 끊임없는 이벤트를 만들어 주목을 끌었다. 이밖에 미스아일랜드 선발대회, 가수 패티김 인순이 조영남 등이 꾸미는 빅이벤트 등이 펼쳐졌다.

이번 섬축제는 비록 운영면에서 상당부분 미숙함을 드러내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이런한 눈에 띄는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 한다면 성공 가능성있는 축제라는 여론이 일고 있다.

섬축제에 들인 경비는 제주도로서는 최대규모인 1백25억원(국비 48억원, 도비 12억원, 제주시비 5억원, 수익사업 60억원 등). 그러나 구제금융시대를 사는 현실등이 맞물려 당초 80만명 유치목표였던 입장객이 45만명으로 그쳤고, 유로입장객이 25만명에 그쳐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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