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지방자치 단체장의 문화예술 정책 구상 - 전라북도>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잘츠부르크 음악축제’로

유종근 전북도지사

우리나라 헌법은 문화국가의 원리를 선언하고,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을 위해 노력할 의무를 국가에 지우고 있다. 따라서, 문화창달은 지방정부가 궁극적으로 지향할 목표이자 의무이기도 하다.

지식과 정보의 가치가 중시되는 문화의 세기라는 21세기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한편, 민족사적 정통성과 민주적 정당성을 동시에 지닌 ‘국민의 정부’의 출범과 함께 민선 2기를 맞이하여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고 있다.

지방자치의 참뜻은 주민이 주체적으로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내서 민주적이고 효율적으로 지방정부를 꾸려가는데 있다고 한다면, 그 지역의 사람들이 그 땅의 풍토와 어울리면서 오랜 세월동안 가꾸어온 귀중한 자산이 지역문화라는 점에서, 지방자치와 지역 문화발전은 참으로 어울리는 개념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적 자원과 지적 재산의 가치가 높아지는 정보화 시대에는 지역발전의 전략적 측면에서도 문화발전 우선주의는 유효한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한, 주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복지서비스의 결정체로서 ‘문화복지’의 개념이 더욱 중요시되고 있어서, 문화정책은 지방정부정책에 있어서도 핵심변수로 자리잡고 있다.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

우리 전라북도는 선사시대부터 축적된 찬란한 문화유산과 풍부한 문화예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맛과 멋과 소리의 고장’으로 일컬어지듯 수준높은 문화예술을 창조하고 향유해 온 지역이기도 하다. 이러한 전통을 바탕으로 걸출한 문화예술 인재를 많이 배출하였고, 문예활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산업화 사회로 이행하면서 모든 활동의 중심이 수도권으로 집중된 오늘날에도 국악의 등용문으로서 그 권위를 자랑하는 ‘전주대사습놀이’는 그 대표적인 보기이다.

전라북도는 이러한 역사·문화적 잠재자원을 살리면서 조직화하고, 문화부문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하는 발전전략을 구사하여, 21세기에 걸맞는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복지를 구현하고 문화개발을 유력한 지역 진흥시책으로 삼는 문화행정을 펼쳐 문화전북을 이룩하는데 문화정책의 목표를 두고 있다.

이를 실현할 전략으로서 우선, 도민들의 자긍심을 배양하여 진취적이고 지역발전에 참여하는 도민정신을 함양을 위해 ‘자랑스런 전북만들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12대 핵심사업 가운데 절반 가까이인 5개 사업이 문화예술분야이다. 또한 21세기비전사업 50대전략사업중 13개사업이 문화관광부문으로 구성되어 있음은 우리도의 문화중시전략을 반영하는 지표라 할 것이다.

한편, 문화예술정책을 장기적인 시점에서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2006년을 목표년도로 문화예술발전 중장기계획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이 야심찬 계획에는 전북의 역사·문화의 재발견과 도민문화복지증진, 문화시설공간의 확충 등 6개분야 36개사업을 중점추진과제로 선정하여 계획기간중 총 6,8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주요사업을 몇가지 들어보면 도문화예술회관의 완공, 국제학술교류센터의 건립, 마·백문화유적지정비·복원, 국제조각공원조성,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창설 등을 민선 2기 동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문화의 전북-문화지사를 꿈꾸며

전북은 우리고장이 타지역에 비해 비교적 잘 발달되어 있는 맛과 멋, 소리와 서예 등을 전승·보존하고, 이를 문화관광상품으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다.

먼저 ’97년 1월 20일부터 2월 20일까지 국내외 작가 71명이 참가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개최하여 전세계에 전북서예의 위상을 높이고 문화교류의 장을 넓혀 나간 바 있으며, ’99년 4월 15일부터 한달동안 개최할 ‘제2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를 착실히 준비하여 전북 서예의 잠재력을 살린 대표적인 문화이벤트로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한편, 이미 운영중인 세계적 수준인 도립국악원의 운영에 더하여 애향전북의 위상을 드높이고 도민의 문화향수 기회를 확대하고자, 문화예술인들의 오랜 숙원사업인 ‘도립오페라단’을 창단하여 금년 12월 3일부터 6일까지 푸치니의 라보엠을 창단기념으로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또한, 21세기 '문화의 시대’에 걸맞는 세계적이고 전국적인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고자 연건평 10,932평(지상 3층), 총사업비 1,089억원이 소요되는 초현대식 시설을 갖춘 한국소리 예술의 전당(가칭)을 금년 1월 5일 착공하여 2001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이 시설의 완공과 함께 세계 각국의 전통음악과 현대음악을 다양하게 구성한 ‘전주세계소리축제’등 권위 있는 문화예술 이벤트를 창설해 나갈 계획이다.

외국인 투자유치와 경제발전에 노력하고 있지만, 이렇게 하여 높아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문화예술이 꽃피는 자랑스런 전라북도를 만드는 일이 우리의 최종 목표이다. 나의 꿈은 전북을 잘츠부르크 음악축제와 같이 세계 각국 사람들이 문화를 찾아 모여드는 문화예술의 본거지를 만드는 일이다. ‘전주세계소리축제’를 창설하여 세계적 권위의 음악축제로 육성해 나가려는 것도 이러한 노력의 하나이다.

문화의 세기의 개막을 위한 문화정책의 주춧돌을 놓은 지사로 기록되는 것이 개인적인 꿈이다. 그러므로, 전라북도는 문화정책을 도정의 중심에 놓고 열심히 일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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