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지방자치 단체장의 문화예술 정책 구상 - 경상북도>

‘문화의 경제화,경제의 문화화’로 고부가가치 추구할 터

이의근 경북도지사

인류문명의 대전환점이 될 21세기가 눈 앞에 다가왔다. 20세기가 군사력과 경제력이 국가의 힘을 좌우했다면 21세기는 문화적 역량이 국가력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헐리우드 영화 한 편이 자동차 몇만 대를 수출한 효과와 같다는 사실은 문화산업의 엄청난 힘을 웅변하고 남는다. 이탈리아는 ‘디자인 국부론(國富論)’을 내세우며 세계 패션의 중심국가로 자리잡고 있는가 하면 피라미드의 나라 이집트, 투우의 나라 스페인, 예술의 나라 프랑스 등은 오래 전부터 문화산업 육성을 국가의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방자치 실시 이후 각 자치단체마다 전통성과 예술성을 갖춘 문화행사를 앞다투어 개최하는 등 문화산업을 관광과 연계한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것은 문화야말로 대립과 갈등의 20세기를 뒤로 하고 화해와 평화의 21세기를 열어가는데 필요한 값진 자산이라는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이 형성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바야흐로 문화의 세기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문화의 텃밭을 기름지게 가꾸어야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문화국가이다. 비록 외래문화의 홍수 속에 정체성을 상실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나라의 그것과는 엄연히 다른 우리만의 순수한 문화 원형이 살아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 경상북도는 실크로드의 동방 종착지로서 일찍부터 세계문화를 받아들여 독창적인 문화를 창조한 한국문화의 얼굴이다. 고령·성주의 가야문화, 경주의 신라 불교문화, 안동·영주의 유교문화가 바로 우리 경상북도에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었다. 또한 화랑정신, 원효사상, 퇴계사상, 유교문화, 동학사상 등 우리 민족의 정신문화가 태동한 자랑스러운 고장이기도 하다. 가야와 신라왕의 무덤, 사찰, 서원, 종택이 도내 곳곳에 헤아릴 수 없이 산재하고 있으며, 아직도 갓 쓰고 도포 입기를 고집하는 조선시대의 완고한 선비가 있다.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키워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리가 가진 이 ‘문화의 텃밭’을 기름지게 가꾸어야 한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문화 육성을

우리 도에서는 민선지방자치 실시 이후 이같은 문화적 긍지와 자부심을 바탕으로 과거와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새로운 문화창달을 도정의 주요시책 중 하나로 추진해 왔다. 민족 정신문화의 근간을 재조명하고 이를 더욱 계승·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각종 학술연구와 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유적지 정비, 책자 발간, 성역화 사업 등을 연차적으로 벌이고 있다. 또한 유교문화의 본향인 안동에 한국국학진흥원을 설립하여 전통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연구·조사하고 전통문화와 사상에 기초한 교육을 통해 미래사회를 이끌어 나갈 정신적 좌표를 확립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그동안 불교와 유교문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부족했던 가야문화에 대한 발굴과 보존작업에도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밖에도 문화재연구원 설립, 경상도 700년사 발간, 문화재대관 발간 등 경북르네상스 운동을 활기차게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향토 문화예술인들의 창작의욕을 고취하고 지역민들이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일에도 정성을 다하고 있다. 연극 무용 미술 음악 공예 사진 등 지역에서 열리는 각종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으며, 문예진흥기금지원도 더욱 늘려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안동탈춤페스티벌, 청도투우대회, 봉화송이축제, 경주신라문화제 등 도내 각 시·군의 문화축제를 활성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도민들에게 보다 질 높은 문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립교향악단 및 국악단을 창단하였으며 문화예술 공간의 지속적인 확충을 위해 시·군당 1개소씩의 종합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추진 중에 있다.

새로운 인류문화를 꽃피울 ’98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우리 도에서는 9월 11일부터 11월 10일까지 두 달 동안 세계적인 역사문화도시인 경주에서 ‘새 천년의 미소’라는 주제로 세계 48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한다. 세계문화엑스포는 우리 경북의 문화, 나아가 한국문화가 민족문화의 산실인 경주를 통하여 세계문화의 중심으로 거듭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경북도민의 간절한 염원과 의지가 담겨 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주제관, 세계문명관, 우정관, 세계풍물광장, 인류화합 음악축제, 세계민속공연, 천년고도 퍼레이드 등 다채로운 공식행사와 12종의 부대행사가 펼쳐져 20세기 세계문화의 화합과 전승을 꾀하고, 21세기 새로운 인류문화를 창조하는 대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문화엑스포 기간 동안 각국의 석학들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21세기 인류문화의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경주문화라운드’를 채택한다. 1851년 영국은 세계에서 최초로 산업박람회를 주최하고 20세기 산업혁명을 주도했다. 1998년 한국의 경주에서 개최되는 문화엑스포는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우리나라가 연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문화의 경제화와 경제의 문화화

문화산업은 관련산업의 발전은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에도 크게 기여하는 매력적인 산업이다. 우리 경상북도는 지난 7월 1일 제2기 민선시대를 열며 ‘문화의 경제화와 경제의 문화화’를 천명하고 문화를 관광과 연계한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하고 있다. 문화는 한 민족의 종교와 예술, 삶 등 모든 정신활동의 종합체로서 역사발전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무한한 힘이 숨어 있다. 우리 민족은 반만년 역사 속에서 항상 민족 정신문화를 지키고 가꾸려는 치열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제 우리에게는 우리 민족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세계적인 것으로 창출하여 새로운 소득산업으로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다. 21세기에는 문화의 무게와 깊이가 지금까지 보다 한층 더해질 것이며 우리 경상북도는 이를 대비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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