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기획 <지방자치 단체장의 문화예술 정책 구상 - 경상남도>

자연과 역사가 공존하는 21세기 경남문화를 목표로

김혁규 경남도지사

문화는 인류역사와 더불어 끊임없이 생성·발전·융성·쇠퇴를 되풀이해 왔다. 찬란한 민족문화는 민족번영의 모태가 되었고, 독특한 향토문화의 창달은 지역발전의 원동력이 되어왔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문화의 세기로 지칭되고 있는 21세기는 지방문화의 세계화가 생존 전략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우리 경남은 세계화에 걸맞는 문화복지시책을 펼쳐 나갈 것이다.

국토의 동남단에 위치한 경남은 서북쪽에 민족의 웅혼한 기상을 자랑하는 지리산이 자리하고, 겨레의 젖줄인 낙동강과 남강 황강이 굽이치는 유역마다 기름진 평야를 일구어 일찍부터 농경문화와 유교문화를 꽃피웠고, 남쪽으로는 수려한 한려수도가 펼쳐져 있어 해양문화가 자생한 곳이다.

이처럼 산악과 강, 바다 그리고 온난한 기후조건으로 이루어진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화려한 가야문화의 꽃을 피웠던 지역이며, 국내 3보 사찰중 법보사찰인 해인사와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 그리고 하동 쌍계사와 같은 큰 가람들이 자리잡고 있어 불교문화 또한 융성했던 지역이다.

이와 같은 자연환경과 문화적 전통의 기반위에서 경남문화의 뿌리를 찾아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우리시대의 문화적 역량을 최대한으로 발양하여 세계속으로 발돋움하기 위하여 민선 2기 경상남도의 문화예술정책을 다음과 같이 펼치고자 한다.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 인프라 구축

도민의 총체적인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우선적으로 문화·예술의 공간을 확충함으로써 문화향수권의 확대를 도모코자 한다.

시·군에 문화예술회관 건립

진주시 칠암동 남강변에 위치한 부지 5,715평, 연건평 1,844평, 객석 2,600석 규모로 125억원의 예산을 들여 ’88년도에 완공하여 운영중인 도립문화예술회관을 주축으로 하여, 이미 4개시군(진해, 통영, 사천, 합천)에 지방문화예술회관을 건립·운영중이며, 창원을 비롯한 여타 시군도 건립중에 있다.

이러한 문화예술회관이 건립·완공되면 지역주민의 문화향수권이 크게 신장되면서 각종 문화예술 창작과 공연활동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군 역사박물관 건립

조상의 예지와 혼이 담긴 문화유산과 민속자료를 보관·관리할 시·군 역사박물관은 출향인사나 외래객이 지역을 방문할 때 반드시 둘러 볼 수 있는 관광명소가 될 수 있도록 폐교나 읍면동사무소 등 사용하지 않는 기존 공공건물을 활용하여 건립할 계획이다.

진주시를 비롯한 8개시군(진해, 통영, 김해, 밀양, 의령, 창녕, 산청, 거창)은 이미 완공하여 운영중에 있고, 창원시를 비롯한 8개시군(마산, 사천, 거제, 함안, 고성, 남해, 하동, 합천)은 건립중이며, 나머지 시·군도 재임중 완공할 계획으로 있다.

도립미술관 건립

국내·외 원로작가들의 우수한 미술품을 수집하여 소장·전시하게 될 도립미술관을 창원시 사림동 1번지 도청 뒷편 야산에 부지 5,600평, 연면적 1,200평, 지하1층, 지상3층의 규모로 120억원의 예산을 들여 향후 3개년에 걸쳐 건립할 계획으로 있으며, 이미 건축, 미술 등 사계전문가들로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여러차례 회의를 거쳐 건축물 설계 공모단계에 들어가 있다.

이 미술관이 완공되면 도내 미술인은 물론 국내외 미술가들의 불후의 걸작품을 항시 감상할 수 있는 문화향수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경남문학관 건립

경남도민의 문학적 정서를 함양하고 도내 문인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고자 21억원의 예산을 들여 진해시 태백동 산98-1번지 500평의 대지위에 지하1층, 지상3층, 연건평 400평 규모의 전시실, 종합세미나실, 문학연구소 등이 포함된 경남문학관이 완공되면 경남도민들 뿐만 아니라 전국의 문학애호가들이 관심을 갖고 즐겨 찾는 새로운 문화명소가 될 것이다.

다양한 지역생활 문화예술 공간 조성

산업화로 메말라진 도시환경에 생기를 불어 넣을 수 있는 소규모 문화예술공간을 조성하여 도내 전역에 생활문화가 살아 숨쉬게 할 것이다.

문화예술의 거리 조성

  • 진주시 천수교~진양교 2.9km 구간에 역사의 광장, 야외공연장, 상징조형물을 설치하고 시민의 숲을 조성코자 14,631백만원의 예산을 투입 ’99년까지 완공계획으로 추진중이며 현재공정은 70% 정도이다.
  • 통영시 남망산 공원~여객터미널 1.6km구간에 예술의 광장, 해변산책로, 상업문화의 거리(화랑, 찻집, 소극장)를 조성하고자 1,192백만원을 투입, ’99년까지 완공계획으로 사업추진 중이며 현재의 공정은 50% 정도이다.
  • 김해시 김해박물관~전하교 2.5km 구간에 문화전시공간(조형물, 상징(象徵)가벽, 야외공연장), 향토상품전시 및 판매소, 시민의 숲을 조성하고자 86억7천만원을 투입 2000년 완공계획으로 추진중이며 현공정은 30%이다.
  • 이밖에 진해, 함양, 합천, 거제시에서도 문화예술의 거리를 조성계획중이며, 이러한 생활문화 공간이 조성되면 도시민의 문화휴식 공간제공은 물론 정서 함양에도 크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미니 문화마당의 조성

    시내 중심공간의 자투리땅과 유휴지, 공원, 아파트 단지내 유휴공간 등을 활용하여 100평 내외의 미니문화마당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야외놀이마당, 청소년 건전오락장, 자생단체 전시회 개최 등의 문화공간으로 이용할 목적으로 창원시 반송로, 창원역, 진주시 신안동, 진해 석동, 김해시 내외·임호·부원 등지에 이미 15개소의 미니문화마당을 설치, 활용중에 있고, 사천, 산청, 함양, 거창군에서도 ’98년에 1개소 이상 설치코자 추진중이며, 도내 전시군에서 연차적으로 시·군당 5개소 이상, 도내전체 100개소의 미니문화마당을 설치하여 지역주민을 위한 소규모 생활문화 공간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문화의 집 조성

    지역주민들이 생활권내에서 책, CD, 비디오, 소규모공연, 문화동호인 모임 등을 통한 문화지식 습득과 문화정보를 교환 또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존의 공공건물(읍면동 사무소, 농촌지도소 등)중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개·보수하여 문화의 집을 설치키로 계획중에 있다. 현재 운용중인 것으로 김해 부원동 내외동, 밀양 산문동, 산청읍 등이 있고, 진해시에서는 조성중에 있다. 지역별로 연차적으로 계속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조상들의 얼과 자취 계승 발전

    조상들의 슬기와 정신이 담긴 전통문화를 보존·계승·발전시켜 경남 문화를 재조명하고 정립할 계획이다.

    우선 김해를 중심으로 AD 2세기말~6세기말까지 발상, 번성했던 가야문화를 체계적으로 재조명하여 경남문화의 뿌리를 찾고자 하며, 불교박물관 건립을 위하여 양산 통도사에 127억, 고성 옥천사에 18억원의 예산을 들여 현재 완공단계에 있으며, 합천 해인사에 99억, 하동 쌍계사에 10억원을 들여 민선 2기중에 완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불교박물관이 완공되면 도내 유명사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남의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보여 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남명 조식 선생의 경의(敬義)사상과 세계 해전사에 길이 빛나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임란 항전사를 재조명하기 위한 국제학술회의 개최, 역사학습탐방로 개설 등으로 경남인의 호국충절과 외세항쟁의 정신을 선양해 나갈 예정이다.

    향토문화의 세계화

    향토색 짙은 고유문화가 오히려 보편적인 세계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경남의 역사, 문화유적지, 생태계, 자연경관을 연계한 관광루트를 다양하게 정비·개발하여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관광산업의 육성도 함께 도모해 나갈 것이다.

    우선 남해안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충무공의 항쟁유적지를 연계하고 김해의 가야유적과 고성의 공룡발자국, 창녕의 우포늪과 연계한 생태관광로 정비, 해인사, 통도사, 쌍계사 등의 유명사찰과 연계한 불교체험 문화관광코스를 정비보완하여 경남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역사, 문화, 자연경관을 연계한 경남관광의 진면목을 보여줄 것이다.

    이와 아울러 매년 4월 10일경 한국의 4계중 봄을 보여주는 진해의 벚꽃축제, 여름에는 한려수도인 통영일원에서 개최되는 해양축제, 8월중순경 덕유산 자락 밑에서 개최되는 거창 국제연극제, 가을에는 천년고도 진주의 개천예술제 등을 보완 발전시켜 명실상부한 국제적 문화·관광행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국제문화교류 활성화 및 정보망 구축

    일본의 야마구찌현, 중국의 산동성 등 국외 9개 자매결연도시와 민간차원의 문화예술교류를 활성화 할 것이며, 일본, 중국 등에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정보망을 구축하여 경남의 문화예술 및 향토축제를 해외에 널리 알리고 관광수입 증대에도 힘쓸 것이다.v

    새롭게 꽃피울 경남 문화예술

    이상과 같은 역사, 문화예술, 관광시책을 재임기간 내에 이루어 내기 위하여 도전체 일반회계 예산의 3.2%를 점하는 문화·예술·관광부문 예산을 점진적으로 증액하고, 현재 46억원을 조성하여 운용하고 있는 도문예진흥기금을 100억원이 될때까지 점진적으로 확충하여 도내 예술인들의 창작 및 공연 활동을 지원코자 한다.v

    또한 IMF 위기를 극복하고 우리경제가 좋아지면 기업메세나 활동을 활성화시켜 도내기업인들과 예술인들이 함께 경남의 문화예술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며, 문화예술업무를 담당할 전문인력도 해당부서에 충원·배치하여 경남의 문화·예술·관광이 아름다운 꽃을 피워 알찬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정책적인 배려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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