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예술

대 구




서재환 / 영남일보기자

대구미술관 건립기금 마련전

11월 9일 막을 내린 대구미술관 건립기금 마련전시회는 대구의 문화 인프라 조성을 위한 지역 미술계의 노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0월 30일부터 대구 문예회관에서 열린 이 전시회는 미술계의 전반적인 불황에도 불구하고 11일간의 일정동안 총 전시작품 426점 중 디자인을 제외한 109점을 판매, 1억 1천3백여 만 원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 특히 작품구매자중 일반 시민들이 50%를 차지, 앞으로 미술인구 저변확대에도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최측인 한국미협 대구지회(회장 권정호)는 (주)금복주의 지정기탁금 3백만 원과 미협 회원들의 기탁금 230여만 원, 거기다 청구와 우방, 보성 등 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의 작품 구매로 모두 1억 2천여 만 원의 모금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협은 이번 전시회에서 팔리지 않은 작품 중 250여 점을 추려 다음 달 중순 대림당 화랑과 예송갤러리 등 봉산문화거리의 3∼4개 화랑을 대관, 2차 기금마련전을 열어 모금액을 늘릴 계획이다.

대구시향 합동공연

대구와 부산의 최고 연주 단체들이 힘을 모아 베르디의 대작「레퀴엠」을 연주했다.

대구시향은 11월 14일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제250회 정기공연으로 대구시립합창단 및 부산시립합창단과 합동공연을 펼쳤다. 연주자만 200명 이상으로 100여명의 오케스트라와 110여 명의 합창단으로 구성됐다.

지휘는 라빌 마르티노프가 맡았다. 대구시립합창단은 60회 정기연주회다.

지난 1964년 11월 이기홍씨를 초대 상임지휘자로 창단 공연을 가진 대구시향은 우종억씨, 강수일씨, 박성완씨에 이어 마르티노프를 상임지휘자로 맞으면서 1981년 100회, 1992년 200회째 공연을 가졌으며, 5년만에 50회 공연을 추가하게 된 것이다.

그 동안 오페라나 협주곡 연주 등 비정기적인 공연까지 포함해 34년간 모두 8백여 회의 연주회를 가졌다.

이날 공연에서는 소프라노 신권자, 메조 소프라노 김정화, 테너 김희윤, 베이스 김요한씨 등이 출연한다.

대구 춤 페스티벌

대구지역 춤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11월 15일, 16일 이틀 동안 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대구의 무용단체들이 화합을 다지는 대구 춤 페스티벌이 펼쳐졌다. 이는 대구무용진흥회가 무용예술의 질적인 향상과 대구무용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매년 마련하는 축제.

한국무용과 현대무용, 발레 등 각 장르에서 모두 12개 무용단이 참가했으며, 지난해에 비해 참가단체가 늘어 다양한 춤을 한자리에서 비교 감상할 수 있는 자리가 됐다.

대부분 창작품에다 소품위주의 무대로 편하게 감상할 수 있는 이 축제에서는 15일 박연진 한국무용단의「수연청」을 비롯 계명발레아카데미의「어우러진 아름다움」, 김애진 무용단의「The process is continuous」, 다움무용단의 한국창작무용「붉디 붉은」, 강정선발레단의「에스메랄다」, 임혜자 현대무용단의「카네이션」이 공연됐다. 이에 16일에는 박현옥 대구컨템포러리무용단의「아니마 아니무스」, 공민선 한국무용단의「통영별곡 1」, 신미경발레단의「삶의 물결」, 비사현대무용단의「날으리라」, 효무회의「관능 육체형벌」, 이정일발레단의「꿈」이 각각 무대에 올랐다.

대구시립무용단 정기공연

대구시립무용단은 11월 8일 대구문예회관에서 제23회 정기공연으로「시간여행」을 무대에 올렸다.

'추억특급', '사색의 경계', 'Mr.K씨의 시간여행' 등 3부로 구성된 이 공연은 단순히 시간의 흐름을 쫓아가는 구도나 이미지에서 탈피해 과거와 현재, 미래가 갖고 있는 속성과 의미를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시름도, 한숨도, 바람처럼 흘려보내고 싶은 인간의 자유욕망, 흐릿한 추억의 파편을 잡으며, 헤매는 중년의 신사. 흔들리는 버스에서 내려 아내를 위해 패랭이꽃을 사는 그의 발걸음이 가볍다. 조형성과 독창성이 어우러진 이 무대의 음악은 진규영씨, 미술은 오세두씨가 각각 맡았다.

박경원씨 창작무용 발표회

한편 한국무용가 백경원씨는 11월 14일 오후 구미문예회관 대공연장에서 창작무용발표회를 가졌다.

지난 20여 년 동안 많은 무대를 통해 우리 춤사위를 선보여온 백씨는 올해로 21회째를 맞은 이 공연에서 한해 동안의 공연을 결산하는 셈이었다.

「우리 젊은 날의 흔적」을 비롯「울림」,「소리」등과 백씨의 독무인「백야」등 다양한 춤세계를 구미 시민들에게 선보였다. 「백야」는 밤 새워 님을 그리워하는 전통적인 여인상을 구현한 것으로 백씨가 지난 여름 내내 몰두한 작품이다.

한 여인의 삶을 춤사위로 풀어낸「우리 젊은 날의 흔적」은 격변하는 시대흐름과 좌절 속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서는 우리의 여인상을 조명한 신작.

지난 9월 청주에서 열린 제6회 전국무용제에 경북 대표로 참가했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