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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애호가를 위한 오디오 이야기 ④




용호성 음악평론가

큰 돈 들이지 않고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일곱 가지 방법

지난 호에서는 스피커와 앰프이야기를 했다. 순서상으로 하면 이번 호에서는 CDP 아날로그 플레이어 등 각종 소스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너무 기기이야기만 계속하는 것이 다소 지루한 감이 있어 이번 호에서는 현재 사용중인 오디오에 별로 큰 돈을 들이지 않고도 음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일곱 가지 정도로 정리 해볼까 한다. 이 방법은 주로 리스닝룸의 여건 개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첫째, 리스닝룸은 사방이 막힌 곳을 택하는 게 좋다. 사실 우리 주택형편으로 전용리스닝룸을 갖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거실이나 안방 혹은 서재, 공부방으로 리스닝룸을 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오디오 감상에는 크게든 작게든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거실의 경우 사방이 열린 공간이기 때문에 소리가 흩어져 연주장에서 듣는 것과 같이 둥글게 모아진 소리를 듣기 힘들다. 오디오는 스피커에서 나오는 직접음도 중요하지만 사방 벽에 부딪혀 반사되는 간접음도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거실과 같은 열린 공간보다는 조금 협소하더라도 사방이 막힌 공간이 음향상으로는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현재 거실에 오디오를 배치하고 있다면 우선은 오디오를 안방이나 작은방으로 옮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둘째, 차음과 방음에 신경을 쓰자. 아무리 좋은 시스템을 갖고 있더라도 밖으로부터 들어오는 잡음을 오디오에서 나오는 소리와 뒤섞어 듣는 것은 곤란하다. 또한 리스닝룸에서 마음 편히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오디오의 소리가 가능한 한 바깥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우선은 두꺼운 커튼으로 창을 가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리의 표면은 매끄럽고 단단하기 때문에 에너지가 큰 저역의 음이 유리창에 부딪히는 경우 유리가 진동하게 된다. 또한 고역의 음은 진동을 일으키는 정도는 미미하지만 반사성이 강하기 때문에 소리가 탁해지고 전체적인 밸런스가 깨질 수 이다. 두꺼운 커튼은 모양새는 없지만 흡음재 역할을 하고 유리로 인한 음의 간섭을 막아준다.

셋째, 흡음과 반사의 정도를 조절하자 우선 스피커의 뒷벽은 라이브엔드로 반대편 벽, 즉 듣는 쪽 벽은 데드엔드로 하는 것이 좋다. 여기서 라이브엔드란 소리를 잘 반사시키는 딱딱한 면을 말하며 데드엔드란 소리의 흡수성이 좋은 천 등 부드러운 소재의 면을 말한다. 이 조건이 충족되면 스피커의 정위감과 확산감이 좋아진다. 특히 중고역이 지나치게 강해서 귀에 거슬리는 경우에는 듣는 쪽에 흡음에 도움이 되는 천으로 된 벽걸이를 걸고 바닥에 역시 흠읍을 위한 두툼한 융단을 깔면 소기가 훨씬 안정감 있게 되고 부드러워진다. 특히 아파트의 경우 바닥공진과 잔향이 과도하므로 바닥에 반드시 카페트를 깔아 중고역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그리고 단단한 반사성의 양 벽이 평행을 이루고 있는 경우 정재파가 일어나 음의 명료성을 해치고 울림을 나쁘게 만든다. 여기서 정재파란 쉽게 말해 양벽에서 반사되는 음끼리 서로 부딪힘으로 말미암아 일어나는 음의 간섭현상을 말하는데 소리의 밸런스를 흐트러지게 만든다. 예술의 전당이나 문예회관 같은 연주회장의 벽에 불균형적인 돌출 물들이 있는 것은 모두가 이 정재파를 방지하고 반사음을 좋게 위한 것이다.

강당에서 연설을 듣는 경우와 콘서트홀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의 음향차이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리스닝룸에서 일어나는 정재파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평행하는 양벽에 장식물이나 흡음성 가구(천으로 된 소파)를 배치하면 된다. 그러나 방 안에 흡음성 가구를 지나치게 많이 놓으면 잔향시간이 줄어 소리를 멋없고 무미건조하게 만들 수도 있다.

넷째, 스피커 받침을 만들자. 스피커 받침은 견고하고 무거운 것이 좋은데 벽돌을 쌓아놓는 것이 가장 쉬운 방법이다. 우리나라 대메이커에서 나오는 컴퍼넌트 오디오의 스피커 받침은 보통 속이 빈 나무통인 경우가 많은데 이는 소리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오히려 방해한다. 이보다는 벽돌 같은 딱딱한 소재의 받침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스피커 받침을 만드는 경우 스피커의 놓이는 듣는 사람의 귀높이에 맞추는 것이 가장 좋다. 특히 트위터를 귀의 높이에 맞추는 것이 정석이다.

다섯째, 바둑알을 활용하자, 바둑알을 이용하는 것은 바둑알이 바닥과 오디오기기의 바닥면을 분리하여 바닥공진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스피커의 소리가 주로 위로 전달될 것 같지만 이보다는 바닥에 대한 소리전달이 더 크다. 따라서 아파트에서 밤에 큰 소리로 오디오를 듣는 경우 윗집 사람보다는 아랫집 사람이 쫓아 올라올 가능성이 더 높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둑알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 바둑알은 스피커 받침이나 플레이어와 바닥 사이에 놓게 되는데 스피커 받침 아래 놓는 것은 스피커의 소리가 바닥으로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고 플레이어의 경우는 그 반대로 바닥의 울림이 기기에 전달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물론 고가의 인슬레이터나 스파이크 정도의 효과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아쉬운대로 한번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얼마 전에는 국내 롯데전자에서 엠커베이스라고 하는 가격이 그다지 높지 않은 변형스파이크를 발매하여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는데 그걸 구해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섯째, 정전기방지 매트를 사용하자. 이는 물론 아날로그 플레이어 사용자에게 해당된다. 특히 겨울이면 따닥거리는 정전기로 인해 음악감상이 짜증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만원 정도 하는 정전기 방지매트를 고무매트 대신 깔면 정전기가 상당히 감쇄된다. 그러나 고급 매트로 갈수록 정전기 방지매트에 비하면 고무매트의 소리가 더 좋은 편이다. 따라서 고무매트를 고집하는 경우 슈어카트리지와 같이 정전기방지용 브러쉬가 달린 카트리지를 고르는 것도 한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일곱째, 저역의 붕붕거림을 막기위해서는 스피커의 위치를 바꾸거나 입구가 작은 병을 사용한다. 사실 저역을 키우기는 쉬워도 너무 커진 저역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저역은 스피커 자체보다는 리스닝룸의 조건에 따라 많이 달라진다. 저역이 과잉이어서 소리가 붕붕거리는 경우 원은 스피커를 가능한 한 구석벽에서 멀리 떼어내고 벽의 네 귀퉁이에 빈 맥주병으로 가득찬 맥주박스를 놓거나 아니면 입구가 좁은 큰 단지를 놓게 되면 저역이 상당히 감쇄된다. 보통 저음은 방의 구석진곳에서 많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저역을 키우려면 스피커를 가능한 한 벽의 구석으로 몰아넣고 바닥이나 벽에 가깝게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