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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품 대중화 시도한 '우리 집 그림전'




임병호 / 경기일보 문화체육부장

미술

6월 한달 동안 수원을 비롯하여, 광명, 성남, 인천 등에서 전시회가 잇달아 열려 미술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올해 제29회를 맞이한 경기미술대전은 경기도와 한국미술협회 경기도지부, 한국사진작가협회 경기지부, 한국건축가협회 경기지부가 공동 주최, 주관했는데 6월 8일부터 15일까지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대전시장과 소전시장을 찾는 관람객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올 경기미술대전에는 한국화, 서양화, 조소, 서예, 사진, 공예, 건축 분야의 초대작가 60명, 추천작가 14명의 작품과 2백 99명에 달하는 입상자 작품이 한 장소에 전시돼 경기도 미술계의 현주소와 저력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제29회 경기미술대전의 초대작가, 추천작가와 대상 및 최우수상, 우수상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초대 작가

△ 한국화: 오용길 송영방 이왈종 이길범 이승영 조성락 홍사영 강선구 이선열 김순호

△ 서양화: 김학두 이 반 권용택 김교선 이상덕 류봉헌 주운항 고기범 박기환 남궁원

△ 조소: 안찬주 탁명옥 구자영 김왕현

△ 서예: 이수덕 유인식 박준근 정하건 여원구 황성현 이수자 이완숙 원중식 한갑수 황인호 임홍규 이한산 이남아 이숙연 신현숙 송순기 김병학 윤춘수 양은진 김세규 윤영복 이상직

△사진: 김동휘 이기원 홍순태 전영근

△공예: 이부웅 김지봉 홍승인 장윤우 이정열 용영무 박순관 김종철

△건축: 김종성

추천작가

△ 한국화: 기노철 염조원 이영환 조운희

△ 조소: 안병철

△ 서예: 정방진 이강모 전남훈 한명택 이윤주 이영락 이은숙

△ 사진: 김준기

△ 공예: 류정호

미술대전 입상자

△ 대상: 유소영(한국화·성남)

△ 최우수상: 최중배(한국화·여주) 강동훈(서양화·용인) 홍창기(조소·수원) 김문화(공예· 파주) 오동욱(디자인·수원) 주시돌(서예·안양) 홍효숙(사진·수원) 권병성 이상태 조원기(건축·안양)

△ 우수상: 이규승(한국화·안산) 박영복(서양화·수원) 우무길(조소·수원) 송지아 정민경 (공예·서울) 조혜정(디자인·안양) 이화옥(서예·서울) 조금연(사진·수원) 김 태현 김용권 김도형(건축·수원)

수원 선 화랑에서 있었던 제3회 수원구상작가회전도 알찬 수확이었다. 1990년 11월 창립한 수원 구상 작가회의 이번 작품전에는 강상중, 권대균, 김수현, 김영섭, 김주영, 성하영, 이선옥, 이종관, 조완형, 조진식, 최현식, 한기백, 허만갑씨가 최신작을 선보여 활발한 창작 생활을 화가들임을 입증했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화가들이 중심이 된 제 3회 청색전(靑色展)은 16일부터 20일까지 광명시민회관 전시실에서 있었다. '땀 흘리는 젊은 작가들'임을 자부하고 있는 청색전에는 곽동필, 권정찬, 김두한, 김소영, 나현희, 문창수, 박요아, 박장열, 양재순, 윤태식씨가 출품했는데 전시 작품들이 거의 판매돼 지역에서의 작품전에 밝은 전망을 나타냈다.

성남에서는 아파트 모델 하우스를 전시 공간으로 활용한 이색 전시회가 열려 화재를 모았다. 분당 주택 공원 통합 전시관 내 청구주택 모델 하우스에서 6월 10일부터 20일까지 있었던 '우리 집 그림전'은 새 집으로 이사해 벽이며 빈 공간 등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서울 청담동의 서림화랑 기획으로 열린 우리 집 그림전은 주택공간 내에 다른 가구들과 함께 어울려 있는 미술품들을 보면서 자기 가정에 어울리는 작품을 고를 수 있게 한다는 의도였다.

'1가구 1작품'을 통한 미술품의 대중화를 캠페인으로 내건 화랑측는 날로 늘고 있는 아파트 입주자를 겨냥, 이들 중산층을 미술 시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초점들 두었다.

아파트는 획일적이고 단순하여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우리 환경이 크게 달라지게 된다. 또 예전에는 벽면을 가구들로 가득 채우던 것을 요즈음은 낮은 가구 또는 노 퍼니처(No Furniture) 추세로 변하고 있다.

따라서 빈 벽면을 그림이나 조각 등으로 꾸미면 작품 감상과 함께 자녀들의 정서 교육에도 도움을 준다. 그러나 평소 미술관이나 화랑에 들러 작품과 가까이 하지 않은 사람들은 작품 선택을 할 때 고민하게 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해 25평형, 33평형, 50평형 등의 견본 주택에 직접 설치한 우리 집 그림전은 실제로 자신의 집으로 생각하고 작품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가격 부담이 적은 판화를 중심으로 한국화, 서양화 등 50여 점이 출품된 이번 전시회에는 백순실, 이호중, 주태석, 이청운씨의 판화가 액자를 포함 12만 원이였으며 윤장렬, 김명식, 홍승혜, 김병종, 김근중씨의 작품은 15만원에서 25만원 선이었다. 한국화가 석철주씨의 장독 그림은 10∼2(0호 크기가 1백 50만원 안팎이었고 박철, 정일씨의 소품은 1백만 원∼2백만 원 정도였다. 유화의 경우도 화랑 판매 때보다 조금 낮게 책정한 것이 이번 성남·분당전의 특징이었다.

서림화랑 대표 김성옥씨는 '아파트 벽면을 비어 놓고 고민하면서도 화랑 문턱이 높아 엄두를 못 내는 경우를 많이 보았다. 그림은 비싼 것이라는 인식을 바꾸고 자기 집 분위기에 어울리는 작품을 직접 선택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 집 그림전을 마련했는데 상당히 호응이 좋다'고 자평을 했다.

항도 인천의 해반 갤러리(대표 이흥우·최정숙) 개관 3주년 기념전 '어진내(인천)의 조각가들'이라는 전시회가 6월 22일부터 7월 6일까지 열리고 있다.

인천에서 배출됐거나 연고가 있는 8인의 조각가들을 '어진내'의 이름으로 결속, 시민들에게 소개하고 있는 이번 작품전에는 한국 조각계의 거목인 김창희, 백현옥, 고정수씨, 그리고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오상일, 노용래, 류훈, 김창곤, 김길남씨가 출품했다.

이들 8인은 각자가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으며 대체로 구상성과 전통적 미감에 바탕을 두고 있는 작가들이다.

한국 민화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부드러운 곡선, 초가집 등을 주된 소재로 하고 있는 김창희씨(서울시립대 환경 조각학과 교수)는 한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고향마을'과 '산희' 2점을 출품했다. 국전 대상, 금호 예술상, 선 예술상 수상의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한국구상조각회 회장 고정수씨는 한국의 여인상인 '해질 무렵' 등 2점을 선보이고 있는데 고씨는 서민적이고 생명력이 넘치는 넉넉한 한국의 여인상을 주로 제작해 오고있다.

기도하는 소녀상 등을 통해 주로 동심의 순박한 세계를 표현해 온 인하대 교수 백현옥씨는 '동심'을, 그리고 신화적 모티프를 주로 다뤄온 오상일씨는 '비바람' 등을 출품했다. 또 국립산업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김창곤씨는 종교적 모티프의 '광야에서'를, 출품자 가운데 유일하게 추상성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있는 류훈씨(인천교육대 부교수)는 '무제'를 선보였다.

지역 작가로서 활발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인천조각회장 노용래씨는 '봄을 맞는 여인'을, 김길남씨는 '소리'를 각각 출품했다. 중량감과 참신성이 돋보이는 이들 8인의 작품전은 '인천 예술인의 자긍심을 높여 주는 조각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술 평론가 이재언씨는 '참가작가들 대다수가 인천에 대한 애정이 깊으면서도 마땅한 계기가 없어 인천에서 활약하기가 어려워 아쉬워했었는데 해반 갤러리가 뜻 깊은 전시회를 마련해 기쁘다'고 말하고 있다.

해반 갤러리 대표 이흥우씨와 최정숙씨는 '누구나가 공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공원 시설처럼, 예술 창작품은 모든 사람이 가장 평등하게 감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음악

잊혀져 가는 한국 근대 음악가들의 업적을 되새기고 그 예술을 계승하기 위한 기념 음악회가 6월 18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에서 있었다.

한국음악협회 수원지부(지부장 배용재)가 주최한 '안익태 선생 탄생 88주년 기념 음악회'는 합창과 관현악으로 구성된 안익태의 '한국환상곡'을 비롯하여, 이교숙의 '무궁화의 얼', 김연준의 '무곡', 최영섭의 '그리운 금강상',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에서 '인터메조',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중에서 '정경' 등이 연주됐다.

정철주, 양원섭씨의 지휘로 이루어진 이번 기념 음악회에는 국립경찰교향악단과 소프라노 곽신형, 테너 최원범씨를 비롯해 수원 지역에서 활동하는 난파합창단, 수원콘서트콰이어, 수원남성합창단, 대한어머니합창단, 수원시 어머니합창단, 아카데미혼성합창단, 수원부부합창단, 횃불어머니합창단, 삼일OB합창단, 삼성전기합창단 등 10개 합창단이 대거 참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음악회를 주최한 배용재 음협 수원지부장은 '앞으로 기념 음악회는 작고 음악인뿐만 아니라 현존 음악인으로까지 그 대상을 넓혀 갈 예정'이라면서 '재독 작곡가 윤이상씨를 비롯하여 해금 작품과 작곡가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합창단이 대대적으로 한 무대에 출연한 '안익태 선생 탄생 88주년 기념 음악회'를 계기로 각 합창단간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또 음악인들의 친목도 더욱 돈독해 질 것으로 기대되 고 있다.

음악과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한 문화예술축전이 연일 수원에서 열려 초여름의 무더위를 잊게 해주었다.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이 개관 2주년을 맞아 6월 19일부터 29일까지 야외 공연장을 비롯하여, 대·소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예술 행사를 펼친 것이다.

올 개관 기념 공연은 특히 도내 시·군민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전통 문화예술단이 개막의 서장을 열어 도민 축제임을 실감케 하였다.

행사 첫날인 19일 오후 5시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진 '국악 한마당'은 수원을 비롯하여 가까운 화성, 오산, 송탄 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전통 문화예술단과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이 개설한 전통문화교실 제1기 수료생들이 고병구씨(전통문화예술단장) 지휘 아래 1백여 명이 공동 출연했는데 사물놀이, 북춤, 탈춤 등으로 흥을 돋우는 가운데 민요, 민속, 무용, 가야금 병창 등이 펼쳐졌다.

20일에는 국립발레단이 대공연장에서 '백조의 호수·브라보 휘가로'를 공연했으며 24일에는 모스크바 국립방송 챔버 오케스트라가 난파예술원(원장 김정자) 초청으로 무대를 빛냈다.

알렉산더 미하일로프의 지휘로 이끌어진 모스크바 국립방송 챔버 오케스트라는 이날 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 차이코프스키의 작품을 중심으로 연주했는데 수원 지역의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이 협연, 수원의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의 위상을 더욱 높였다.

난파소년소녀합창단은 이날 무대에서 박종률 지휘, 명 안나 반주로 '인당수', '거룩하시다', '경복궁타령' 등을 연주했다.

26일은 수원시립교향악단이 대공연장에서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라트라비아타) 가운데 주옥같은 선율만을 간추린 하이라이트 무대를 꾸몄다. 명지휘자 금난새씨 지휘로 소프라노 김영미, 테너 박세원, 바리톤 고성현 등 국내 정상의 성악가들이 출연, 오페라 음악의 정수를 선사했다. 한편 27일과 28일 양일간은 경기도립극단의 '허생전'이 앙코르 공연됐다. 오영진 원작, 복진오 연출의 허생전은 해학과 풍자로 엮어진 극으로 김형영, 김미옥, 김문식씨 등 도립극단 단원들이 열연했다.

경기도 문화예술회관 개관 2주년 '예술의 향연'은 29일 수원시립합창단이 모차르트의 '대관미사'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상길씨 지휘, 김은애, 김지영씨 반주로 울려 퍼진 이날 연주회에서는 '대관 미사' 외에 '엄마야 누나야', '남성의 멋', '농부가', '아침 이슬', '오 나의 태양', '살짜기 옵소예', '새야 새야 파랑새야' 등 한국 가곡과 민요가 초여름 밤을 수놓았다.

한편 경기도 문화예술회관은 6월부터 매월 4주 째 화요일에 무료 영화를 상영할 계획인데, 개관 기념행사 기간인 22일 오후 7시 대공연장에서 영화 '벤허'를 상영, 대성황을 이뤘다.

무용

'93 엑스포 현장 대전에서 9월에 열리는 제2회 전국무용제에 참가할 경기도 예선대회가 6월 20일 오후 안양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개최됐다. 지역 무용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 무용 관객의 저변 확대를 위해 예총 경기도지회(지회장 송태옥)가 주최하고 한국무용협회 경기도지부(지부장 정금란)가 주관한 이날 예선대회에는 무용협회 성남, 수원, 부천, 안양 지부에서 각각 1팀이 출연, 경연을 펼쳤다.

성남지부에서는 성남무용단이 '문'을, 수원지부는 황연주 무용단이 '나그네'를, 그리고 부천지부는 박효순 무용단이 '문풍지 귀로', 안양지부는 김기백 무용단이 '부랑아리'를 각각 공연했다. 4시간 동안의 경연 끝에 대상인 예총 경기도 지회장상은 안양 김기백 무용단의 '부랑아리'가 차지했다.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우리나라 도공들의 고통의 세월과 예술 혼을 다룬 부랑아리는 9월 21일부터 대전 우송 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2회 전국무용제 참가 자격과 함께 상금 1백만 원이 부상으로 수여됐다. 또 안무상은 부천의 박효순씨, 연기상은 수원의 황연주씨, 성남의 조성란씨, 미술상은 성남의 임성용씨가 각각 수상했다.

중앙 무대로 일컬어지는 서울이 지척에 있는 여건 속에서도 독자적인 작품 활동을 왕성하게 펼치고 있는 한국무용협회 경기도지부 임원과 각 지부장 명단은 다음과 같다.

△ 고문: 정상화 박복희

△지부장: 정금란

△ 부지부장: 박효순 이창숙 김기백

△상임간사: 김종해

△ 성남 지부장: 김종해

△부천 지부장: 박효순

△수원 지부장: 이창숙

△안양 지부장: 김기백

△의정부 지부장: 이미숙

△안산 지부장: 안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