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문화 공간

링컨센터




현영숙 / 재미화가

뉴욕이 문화예술을 위한 도시임을 입증하는 것은 수많은 예술가들의 활동과 그에 따르는 폭넓은 문화공간의 숫자에서 나타난다. 아마도 뉴욕만큼 각종 예술인구와 기관들이 많은 곳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그만큼 예술을 수용할 수 있는 대중의 폭이 넓음을 의미하기도 한다. 세계에서 가장 큰 공연예술 센터로서 많은 공연예술 무대가 되고 있는 링컨센터는 뉴욕의 살아있는 문화공간으로서, 직접적으로 대중과 호흡하는 예술문화의 집합체이다.

음악, 무용, 연극 등 공연예술의 주요 공간으로서 뉴욕 시민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관객들로 붐비며 년간 5백만에 달하는 관람객이 다녀가는 이곳은 수준 높은 공연예술의 창조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화예술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다.

링컨센터는 세계 최초의 종합예술센터로서 30여 년 전에 세워졌고, 오늘날 미국 여러 도시나 세계 각지에서 링컨센터를 모델로 많은 예술의 전당이 세워지고 있다. 복합적인 공연예술센터에 대한 구상은 존 디, 록펠러 3세, 그리고 보러크 모세 등 세 사람에 의해 이루어져 1959년에 건립에 들어갔고, 그후 30여 년간 비영리 사설기관으로서 단순한 공연예술기관이 아닌 시민과 뉴욕 시에 문화적 풍토를 조성하는데 많은 공헌을 해왔으며 교육적으로도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시민의 문화적 참여를 유도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그들의 노력은 센터 건립 당시 많은 기부금을 낸 록펠러 3세의 정신에서도 엿볼 수 있다. 그는 예술은 어떤 특정 계층의 특권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유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은 삶의 주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중심에 자리잡아야함을 강조하고 있다.

미술관은 비영리적인 단체로 많은 후원자와 사설단체 그리고 기업들의 기부금과 시·주·연방정부의 문예진흥기금 등으로 운영되어지며, 이런 기금은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되는 무료 공휴일 페스티발과 여름 옥외음악회 등을 포함해서 다양한 지역사회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과 교육 등에 쓰여진다.

맨해튼 상부 서쪽 브로드웨이 선상의 62가와 65가 사이에 위치한 링컨센터는 오페라, 발레, 오케스트라, 연극 등의 무대예술 분야의 전당으로 각종 공연예술 단체와 줄리아드 음악학교 등 11개의 단체나 학교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 모두 수준 높은 공연그룹들이다. 특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단과 뉴욕 필하모닉은 오랜 역사를 가진 공연단체들로서 30여 년 전 링컨센터의 여러 단체들과 합치기 전부터 선도적 위치에 있던 일류극단들이었고, 뉴욕시티 오페라와 뉴욕시티 발레가 유명하며 그밖에도 챔버 뮤직(실내악)과 「모스틀리 모차르트(Mostly Mozart)」 콘서트는 링컨센터가 창조한 프로그램으로서 매년 여름 많은 관객들이 몰리고 있다.

14에이커의 넓은 면적에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링컨센터는 광장 중심에 분수가 있으며 이 분수를 중심으로 세 개의 중요한 극장들이 모여 있다. 먼저 광장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극장이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이며 왼쪽에 뉴욕 스테이트 디어터가 있고, 그 맞은편에 에버리 피셔홀(Avery Fisher Hall)이 있다. 그 외에 오페라 하우스 좌측 뒤편에 야외음악당이 있는 담로취 공원과 오른편에 도서관 건물과 접해서 비비안 버몬트 극장과 줄리아드 음악학교 그리고 앨리스 툴리 홀이 있다. 이 여섯 개의 빌딩이 각각 다른 예술단체들의 공연장소이자 집으로서의 특색을 띄고 있기 때문에 번거롭기 하지만 개개의 설명이 불가피하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오페라 극장 가운데 하나로서 링컨센터의 여러 극장 중 가장 크고 우아하다. 이곳은 세계 각지의 유명한 오페라 가수들로 구성되어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극단의 주공연장이다. 매년 10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공연하며, 좌석에 따라 20∼100달러의 관람료를 받고 있고, 그 외 외부단체 초청공연의 관람료는 16∼90달러 선이다. 주로 6∼8월 여름 기간에 외부단체 초청공연이 있는데, 1991년 7월 현재는 영국의 로열 발레가 공연중이다. 극장의 내부는 1층 객석과 5층의 발코니 레벨로 이루어져 있으며, 총 3,800개의 객석이 있다. 극장의 무대는 4개의 무대, 즉 관객이 보는 무대와 무대 뒤 공간, 그리고 양쪽 측면의 무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단순한 스위치 작동으로 무대를 이동하거나 두 개 또는 모든 무대를 신속히 설치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오페라 공연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다.

뉴욕 스테이트 극장은 뉴욕시티 발레와 뉴욕시티 오페라의 활동무대로서 뉴욕시티 발레의 공연은 매년 4월부터 다음해 6월까지 진행되며, 뉴욕시티 오페라의 공연은 7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좌석에 따라 8∼62달러 정도이며, 공연시간은, 주중엔 오후 8시, 주말에는 오후 2시와 8시 두 차례의 공연이 있다. 뉴욕시티 오페라 공연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보다 관람료가 싸기 때문인지 주로 젊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 공연장은 다른 링컨센터의 극장과는 달리 1층 객석 중앙의 좌석 사이에 통로 없이 중앙의 무대를 향해 좌우로 길게 좌석이 연결되어 있어 독특하다. 그리고 5층의 발코니 레벨로 이루어져 있으며 2,738개의 객석이 있다.

뉴욕 스테이트 극장 맞은편에 있는 에버리 피셔 홀은 뉴욕 필하모닉의 공연장으로서 매년 9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9개월간 공연하며, 매년 여름 7∼8월 두 달간은 「모스틀리 모차르트」 콘서트가 열린다. 나머지 기간은 외부초청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독주회, 재즈공연 등이 다양하게 열린다. 이 에버리 피셔 홀의 주인격인 뉴욕 필하모닉 공연은 매년 130회가 넘게 개최되며, 모차르트 콘서트 프로그램은 17세기부터 18세기초의 음악들로서 대부분 모차르트 곡으로 구성되고, 슈베르트나 하이든 곡도 연주된다. 많은 관객들로 붐 비는 이 성공적인 콘서트는 매년 40여 회 공연을 하며 관람료는 11∼35달러로 낮은 편에 속한다. 현재 이 극장에선 모차르트 콘서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극장 내부는 1층 객석과 3층의 발코니 레벨로 구성되어 있고 2,800명의 관객을 수용할 수 있는 현대감각으로 건축된 극장이다.

비비안 버몬트 극장은 1,100개의 객석으로 이루어진 연극 공연장이다. 극장 내부는 중앙의 원형무대를 중심으로 객석이 반원형으로 45도 각도의 경사를 이루며 배치되어 있어 관람이 용이하며 무대가 객석과 근접해 있어 연극공연에 많은 효과를 주고 있다.

줄리아드 음악학교와 같은 건물에 있는 앨리스 툴리 홀은 챔버 뮤직 콘서트가 열리는 곳으로 관객은 대부분 대학생이나 젊은이들이다. 마지막으로 담로취 공원의 야외음악당에서는 금관악기 그룹 또는 재즈공연 등이 무료로 열리며, 때때로 전문음악인 외에 아마추어 그룹의 공연이 열려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있다.

링컨센터의 공연예술 분야에 관한 자료관 역할을 하는 도서관은 뉴욕 공공도서관의 부설기관으로서 공연예술에 관한 모든 서적, 음반, 악보뿐만 아니라 역사적 기록들, 비디오 테이프, 자필원고, 편지, 낱장으로 인쇄된 악보, 공연프로그램, 포스터와 사진 등과 같은 미세한 자료까지 완벽하게 갖추고 있어 예술에 관심이 있는 일반시민이나 학자, 전문예술인 모두에게 개방되어 있는 곳이다. 이 공공도서관은 공연예술 분야 서적자료가 20만 권이 넘고 각종 음반, 카세트 테이프, CD 등 레코드 소장량도 42,000여 개에 달하는데, 일반인들에게 도서 대출증과 함께 무료로 대출해주고 있다.

1층은 방대한 공연예술 분야의 서적과 음반자료가 있는 곳이다. 개가식으로 되어 있어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2층은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2층의 오른편에는 넓은 전시실이 있어서 오페라 세트와 무대, 모델, 그리고 무대의상 등을 전시하고 있으며, 현재는 모차르트에 관한 자료들을 전시중이다. 3층은 세계 제일의 리서치(연구) 도서관 중의 하나로 공연예술에 관한 전문서적과 자료를 갖추고 일반시민보다는 학자, 학생, 전문예술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오픈 되어 있으며, 방문카드를 작성하고 들어갈 수 있다.

공연예술 도서관으로 한가지 특징이 있다면 시청각 자료의 활용을 위한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열람객들이 음반을 들어볼 수 있도록 오디오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작은 티테이블 모양에 턴테이블과 카세트 그리고 CD의 설비를 모두 갖춘 좋은 입체음향의 오디오들이 개개인이 들을 수 있도록 배치되어 있어 많은 사람이 즐겨 이용하고 있다. 그 외에도 도서관은 세미나를 주관하기도 하며 도서관에 속한 작은 극장에서는 퍼포먼스 등이 열리곤 한다. 이 도서관 자체만으로도 조그만 종합적 문화공간 역할을 하고 있다. 주중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토요일은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일반인에게 오픈 되어 있다.

이렇게 링컨센터의 모든 뮤직홀과 극장 그리고 도서관 등은 하나의 복합적인 예술문화센터의 구성원으로 다양한 문화예술 작품을 창조하고 새로운 정보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링컨센터는 모든 일반 대중을 예술 문화적 환경에 쉽게 동화시키기 위한 노력으로써 매년 정기적으로 옥의 무료음악회를 개최하는데 그것은 주로 여름에 많이 열리며 장소로는 뉴욕 일원의 각 공원 등에서 10여 차례의 뉴욕 필하모닉 공연을 열고 센터 광장과 야외음악당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오페라, 발레,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대중음악인 재즈, 팝, 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예술이 끊임없이 행해지는 이곳은 누구나 그들의 기호에 맞게 어떤 문화적 욕구도 충족시킬 수 있는 곳이다.

뉴욕시민들이 링컨센터를 자주 찾는 이유는 공연 이외에 그곳의 자유스럽고 문화적인 분위기가 친숙함을 주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특히 메트로폴리탄 하우스의 건물 정면은 전면이 유리로 되어 있고 그 건물 안의 양쪽 벽면에 샤갈의 대형벽화가 있어 광장에서도 쉽게 그림을 감상할 수 있으며 비비안 버몬트 극장 앞의 직사각형으로 된 현대식 연못에는 현대조각의 거장인 헨리 무어의 조각 2점이 서있고 도서관 앞에는 알렉산더 칼더의 대형 철제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이렇게 링컨센터 자체가 주는 문화적 분위기는 시민들의 직접 참여를 유도하는 많은 공연들과 함께 뉴욕시민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링컨센터의 한 부분인 줄리아드 음악 학교의 학생들은 이 풍성한 예술공연과 분위기에서 많은 예술적 영감을 얻고 자극을 받으리라 생각되며 많은 재능 있는 예술인을 배출하는 줄리아드도 환경적 요소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그 외 편의 시설로는 광장에 노천카페가 있으며 중요 극장 안에는 레스토랑과 숍을 갖추고 있다.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 뉴욕 스테이트 극장 그리고 에버리 피셔 홀의 건물로 연결된 광장의 지하엔 링컨센터의 관광안내소와 주차장 그리고 퍼포밍 아트숍과 화랑 등이 있고, 퍼포밍 아트숍에선 각종 기념품과 포스터, 엽서, 장식품 그리고 각종 CD, 레코드, 비디오 테이프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에버리 피셔 홀 지하에는 화랑이 마련되어 있어 지역사회의 예술가들에게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링컨센터는 뉴욕 공연예술의 심장으로서 수준 높은 예술 창조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 문화적 기반을 형성하는데, 그리고 교육기관으로서 많은 전문예술인들을 양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해왔다. 이러한 그들의 노력은 예술의 발전에 있어 뉴욕의 다른 예술 장르의 여러 기관들과 함께 뉴욕을 예술문화의 중심지로 만드는데 밑거름이 되었고 보다 많은 시민들을 예술문화에 접근시키는데 공헌해왔다.

오늘날 링컨센터는 낮에는 시민들의 휴식처로서, 만남의 장소로서, 링컨센터의 분위기를 즐기기 위한 곳으로 그리고 그들의 학문을 연구하기 위한 장소로서,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며, 저녁 7시 이후 각종 공연장의 불을 환히 밝히고 밤 문화가 시작되면 공연예술을 감상하기 위해 만여 명의 넘는 관객들로 붐비고 있는 곳이다. 이렇게 대중과 문화를 밀착시키기 위한 촉매역할을 담당하는 링컨센터는 뉴욕의 가장 포괄적이며 핵심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