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미술잡지 실태분석
박상일 / 후화랑 대표
나날이 발전하고 변화해 가는 시대, 작은 정보 하나라도 흘려보낼 수 없는 고도의 정보 사회. 좀 더 넓고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를 얻기 위해 우리 안의 것을 개발함과 동시에 해외 미술의 흐름과 동향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릴 때다. 해외 미술계의 정보를 신속하게 수집·분석하여 작가들에게 알려줌으로써 그들의 창작 활동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기관의 세심한 행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러한 시점에서, 각 나라에서 발간되는 전문 미술 잡지를 상세히 소개함과 동시에 그 경향들을 파악, 분석함으로써 해외 미술 정보를 갈구하는 미술인들에게 그 정보를 실제적으로 얻을 수 있는 길을 열어 주려는데 이 글의 목적이 있다. 아울러 최근들어 여러 저널에서 공통으로 다루어졌던 국제전람회, 새로이 부상되는 작가와 이즘들을 요약해 봄으로써 세게 미술계의 흐름을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도 그 의의가 있다 할 것이다.
·언어권을 중심으로 한 소개
각 잡지들의 성격을 보면 발행되는 지역에 따라 뚜렷한 지역적 특색을 드러내는 잡지가 있는가 하면, 지역성은 두드러지지 않지만 편집 형태나 다루는 소재, 기사 게재 유형에 따라 그 특색을 나타내는 잡지도 있다. 각 잡지에 대한 상세한 소개는 도표 1을 참고 하여 우선 언어권 별로 추려서 살펴보기로 한다. 다양한 언어가 있겠으나 편의상 영어권, 불어권, 독어권, 일어 권으로 대별하여 소개하기로 한다.
우선 수십 종의 가장 다양한 저널지들이 있는 영어권부터 하나하나 살펴보자.
미국 뉴욕에서 발행되는「ART news」는 내용이 크게 Features와 Departments 두 부분으로 나뉘어, 전자엔 현대 미술의 흐름을 다양하게 싣고 있으며 후자에는 11개의 세부 항목-vasari diary, art market, nation, international, spotlight, book reviews, artful, traveler, studio, reviews, new materials, perspective-이 고정적으로 실린다.「Art in America」는 뉴욕의 Brant Art Publications Incorporated에서 발행되는 잡지로 새로운 이즘, 작가, 미술계의 동향 등을 소개하는 부분과, 고정란으로「Letters」,「Reviews of Books」,「Art world」,「Report from∼」이 있으며 그 외 사진, 비디오, 댄스, 패션 등을 다루기도 한다. 그리고 매년 8월 호에는 화랑, 미술관, 작가에 대한 annual guide가 함께 발행된다.
「Art forum」은 내용이 크게 Features 와 Columns로 나누어져 전자는 주로 작가 중심의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는 것이 특징이고 후자는 세계 각 주요 도시의 주요전람회에 대한 논평이 실려있는 Reviews 난이 돋보인다. 작가를 중심으로 현대 미술 전반에 대한 기사를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는「Art & Auction」은 화상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워싱턴의 I. S. C. International Sculpture Center에서 발행되는 Sculpture는 현대 조각계의 흐름, 주요 작가, 사건 등을 위주로 다루는 Features부분과 Reviews, Events, opportunities등이 실리는 Departments 부분으로 구성된 조각 전문 잡지다. 이 잡지사에서는 조각가 및 조각 작품에 대한 자료를 컴퓨터화하여 수록 6개월에 한 번씩 주제를 만들어 회원 중에서 작가들을 선정하여 그들의 작품을 ISC내의 전시실에서 전시함과 동시에 조각 작품의 유통을 꾀하는 Sculpture Source제를 도입, 실시하고 있다.
뉴욕의 National Sculpture Society에서 발행되는 구상적 조각 위주의「Sculpture Review」또한 빼 놓을 수 없다. 격월간지「Drawing」은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드로잉 작품을 해설하며 드로잉 전시회, 드로잉에 관한 책자 소개, 딜러, 미술관, 경매에 대한 내용까지 다양하게 수록하고 있다. 공예 쪽의 대표적인 잡지로는 미국 오하이오 주 Professional Publications Inc.에서 발행되는「Ceramics Monthly」와 뉴욕의 American Craft Council에서 발행되는「American Craft」를 들 수 있다. Ceramics Monthly는 현대 도예에 관한 주요 기사를 담은 Feature Articles 부분과 독자들의 편지, 질문, 제의와 비평가들의 논평, 도예에 관한 광고 등을 담은 Departments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7, 8월을 제외한 모든 달마다 발행되고 있다. American Craft는 현대 공예 전반에 걸쳐 다루는 공예 전문 잡지이다.
이 밖에도 각 지역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 발간되는 잡지들도 우수한 것들이 많다. 시카고에서 발생되는 New Art Examiner, 뉴멕시코에서 발행되는 Art space, 텍사스에서 발행되는 Southwest Arts, 버지니아에서 발행되는 ART & Virginia,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Horizon 등은 지역적 특성을 나타내면서도 미술 전반을 다루는 잡지들이다.
이탈리아의「Flash Art」는 20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는 이태리의 대표적 잡지로 이탈리아어판과 영어판이 있다. 이탈리아어판은 일 년에 여덟 번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발행되며, 영어판은 미국 뉴욕의 Giancarlo Politi 에서 일 년에 여섯 번 발행된다. 이탈리아의 Siracusa에서 계간으로 발행되는「Tema celeste」는 풍부한 도판과 깊이 있는 내용의 미술 전문 잡지로 책 뒷부분에 English Text 가 실려 있다. 그 외 영어권 잡지로 오스트레일리아의「Art New Zealand」, 아일랜드의「IRish Arts Review」,영국의「Apollo」,「Art Line」,「Art scribe」, 캐나다의「Vanguard」,「C」등이 있다.
다른 기타 언어권들도 대별하여 영어권에 넣고 설명하였다.
영어권의 소개는 이로써 마치고 다음으로는 불어권을 살펴보기로 한다. 불란서의 대표적인 미술 잡지로는「Beaux Arts」를 들 수 있다. Beaux Arts는 스위스, 미국, 캐나다, 일본에 지점을 두고 그쪽에서 직접 책을 발간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별책 부록으로 나오는 다양한 시리즈와 단행본들이 가장 뛰어난 잡지사이다. 내용은 전시회 소개난과 작가 소개난, 화랑 및 미술관 탐방 기사 등이 주를 이루며 매 권마다 미술 역사상 빼놓을 수 없는 거장이나 이즘에 대한 기사를 게재하면서 이를 오늘날의 시점으로 재조명하고 있다.
「Cimaise」는 한 작가에 대해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연구하는 작가 집필 위주의 영어, 불어 동시판 잡지로 광고 게재가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캐나다 몬트리올과 미국 뉴욕에 지사를 두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Connaissance des Arts」는 근대 미술과 보석 공예를 위주로 현대 미술까지를 다루고 있는 잡지다. 파리에서 발행되는「Art Press」와 마르세이유에서 발행되는「La core des arts」는 무용, 연극, 음악, 미술, 문학 등 예술의 모든 분야를 다루는 예술 종합 잡지이다.
Art Press는 편집장 까뜨린느 미예 Catherine Millet 의 여성 파워가 돋보이는 비평 중심의 예술 종합잡지로, 주로 탐방형식이나 대담형식의 기사들이 많이 게재되는 것이 특색이다. La cote des Arts는 남불의 마르세이유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예술의 현장을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가며 다루어 주고 있다. 발간을 시작한 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만 매우 현대적이며 미술 전반에 관한 내용을 폭넓게 수용하고 있는 「galeries」는 그 편집이 아주 돋보이는 잡지다. 다른 잡지에서 찾아볼 수 없는 아트 딜러난과 큐레이터, 콜렉션, 콜렉터난이 있어 미술 시장의 활발한 흐름을 소개하고, 콜렉터들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모든 사람들에게 선보이는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원색적인 화보와 뛰어난 사진술을 자랑하는 사진 전문 잡지「Zoom」은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 이 밖에도 파리에서 발행되는 Canal, Eighty Magazine, New Art International, Kanal Magazine, L'oeil, L'official des galeries, OPUS, Art International, Art studio, Noise, Repéres 등의 잡지들이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미술의 흐름을 잘 전해 주고 있다.
이번에는 독어권을 보자. 독어권의 잡지는 독일을 비롯하여 오스트리아, 스위스 등지에서 출간되고 있는데, 그 종류 또한 엄청나다 할 수 있다. 여기서는 우선 가장 비중 있는 몇 잡지만을 살펴보기로 한다. 국내에서도 익히 알고 있듯이 질적인 면과 양적인 면에서 최고의 잡지라는 인정을 받고 있는「KUNST FORUM International」은 독일 Köln에서 발행되고 있으며, 각 권마다 특별한 주제를 설정하여 그 주제에 해당하는 기사 및 자료를 수록하고 있다. 예컨대 지난 85년 5월∼9월의 제90호에서는 Kassel에서 개최된 documenta 8 展이 그 주축을 이룬 바 있다. 또한 이 잡지는 미술의 모든 영역에서 그 주제를 편견 없이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폭넓은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 독일 함부르크에서 발행되는「ART」는 미술의 모든 장르에서 주요 흐름 및 부각되는 작가를 조명하고, 유명 미술관과 화랑의 전시회를 평론가의 시각에서 소개, 과거의 미술과 오늘의 미술을 비교·분석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미술 관계 신간서적 및 카탈로그를 소개하는 난이 있으며 화보가 뛰어나다. 스위스 베른에서 발행되는「Artis」는 각 나라의 주요 전시회를 평론가의 시각에서 소개하는 점이 뛰어나며, 경매에 관한 정보를 많이 싣기도 한다.
독일 뮌헨에서 발행되는「Die Kunst」는 회화, 조각, 그래픽, 건축, 거주 문화 등에 관한 기사를 풍부하게 다루고 있으며 현재 개최되고 있는 유명 작가 또는 관심을 끌 만한 신진 작가들의 전시회를 기사 화하여 소개하고 있다. 주로 작가 위주의 작품 분석, 또는 작가론 고찰에 대한 기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어권을 살펴보자. 일본의 (주)미술출판사에서 발행되는 잡지로「미술 수첩」과 「미즈에」가 있는데 그 중에서 미술 수첩은 현대 미술 전반에 대해 폭넓게 다루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미술 전문 잡지이다.「미술 수첩」은 일본의 정평있는 미술 평론가, 미술 기자들이 해외에 파견되어 보다 빠른 미술 시장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과 동향을 신속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 특색이다. 연재 형식으로 세계 우수미술관의 동향을 소개하고 해외 유명 작가의 주필을 게재하는 난이 있으며 미술 이외의 건축, 음악, 영화, 신간 안내 등을 위한 지면이 있다. 매월 두 개의 특집이 있어 미술 사조와 해와 유명 작가의 활동 모습을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미즈」에는 현대 미술과 일본의 에도(江戶) 미술을 주로 취급하고 있으며 매달 특집난에 해외 작가들의 활동 상황을 소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60년대 이후 미술계를 이끌어온 작가들을 위주로 취급하여 줌으로써 일본의 현대 미술 발전상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의 (주)일동화랑에서 발행하는「에(繪)」는 일본 고미술과 에도(江戶) 시대의 판화를 주로 다루고 있다. 특히 화가와 화상들 사이의 상황, 미술관 순회기 등을 특집으로 게재하여 화상들의 활동을 촉진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일본의 (주)신조사에서 발행하는「예술 신조」는 현대 미술을 위주로 세계 각지에 파견되어있는 특파원들이 보내 오는 소식들을 일본 작가 소개를 위주로 신속하게 전하고 있다.
·장르를 중심으로 한 소개
이렇게 하여 언어권을 중심으로한 잡지 소개는 일단락을 짓고 회화, 조각, 공예, 건축, 사진, 종합 예술지 등 미술 장르에 따른 소개를 함으로써 필요한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해 보자. 장르별 분류인 도표 2를 참고로 가능한 한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잡지들을 간략하게 소개하기로 하겠다.
사실 오늘날 미술의 장르를 정확하게 나눈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며 미술 잡지 중에서도 한층 더 전문성을 띠고 어느 장르 한 분야만을 다루는 잡지들이 그리 많지는 않지만, 좀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자료를 요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름대로 분류를 해 보았다. 조각, 공예, 장식 미술, 사진 등을 전문으로 다루는 미술 잡지는 도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그 분야가 뚜렷하게 나누어지지만 대부분의 잡지들은 현대, 고전, 보석, 공예 또는 비평을 중심으로 그 특색을 드러내면서 미술 전반에 걸친 내용을 다양하게 다루고 있다.
「The New Criterion」은 미국에서 발행되는 잡지로 예술 전반에 걸친 비평가들의 신랄한 비평을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 예술 비평 전문지이다. 역시 미국에서 발행되는 계간지「Journal of Contemporary Art」는 작가들과의 인터뷰 내용을 위주로 꾸며가는 기자들의 잡지이다.「How」는 현대 그래픽과 일러스트레이션을 중심으로 다루는 응용미술 분야의 잡지로 미국에서 발행되고 있으며,「Décoration International」과「Vogue Décoration」은 불란서에서 발행되는 응용미술 분야의 전문 잡지이다.
·최근의 해외 미술 저널을 통해서 본 현대 미술의 흐름
다양하고 활발하게 움직이는 세계 미술계의 흐름을 보다 체계적으로 파악해 보고자 하는 의도에서 크게「국제 전람회」,「두드러진 작가들과 그 경향(그들의 실제적 활동 상황을 포함해서)」, 그리고「새롭게 부상되는 이즘」으로 나누어 살펴보기로 한다.
87년도에도 예년과 다름없이 수많은 비엔날레들과 국제전람회들이 세계 각지에서 벌어져 나름대로의 국제적 교류를 꾀하고 작가들의 작품을 유통시켰다. 국제 전람회라 하면 작품의 실제적 유통과 국제적 교류를 위주로 하는 국제 화상전과 순수한 전시만을 목적으로 하여 예술 그 자체를 감상토록 하는 국제전이 있다. 작년의 경우 그동안 명성을 지켜오던 대규모 전람회들이 더 이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해 내지 못함으로써 수준이 낮은 전람회를 치르고 말았다는 의견이 비평가들 사이에서 지배적이었다.
특히 도큐멘타 8은 작가 선정에 있어서나 전시 기획, 행정에 이르기까지 비난을 면치 못했다. 유명세 있는 작가들만을 위주로 선정하여 전시 기획자들의 권력을 행사했으며, 디자인이나 건축 유희에 있어서도 동일한 영역에서 모두 채택해 옴으로써 그 사상적 기반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Marina Vaizey 라는 한 평론가는「이번의 도큐멘타 전은 잡동사니 양식과 전망들의 혼합이었고 게다가 작가들마다의 현저한 질적인 차이가 이번 전시회를 아주 불안하게 했다」고 평했다. 그러나「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그래도 소수의 작품에서 만족과 희망을 얻을 수 있었다」고 평한 평론가들도 많았다.
브라질 쌍 파울로 Sâo Paulo에서 87년 10월에서 12월까지 개최되었던 제19회 쌍 파울로 비엔날레도 여러 비평가들로부터 달갑지 않은 평을 받았다. 모던, 포스트 모던, 회화, 비회화 심지어 세기말의 문제작들까지 뚜렷한 구심점 없이 한꺼번에 보여 주려 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프랑스 파리의 그랑 빨레 Grand Palais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FIACFoire International d'Art Contemp蒁rain의 경우 87년도에는 예술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 못했지만 상업적으로는 상당한 성공을 거둔 것으로 집계가 되었다. 대회장에서의 총 거래액수가 예년에 비해 20%가 증가한 1억 2천만 프랑(한화 약 168억 상당)을 기록하였고 방문객도 약 1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87년 FIAC에는 총 134개 화랑(외국 68, 프랑스66)과 34개 전문 미술 잡지사(외국11, 프랑스23)가 참가했었다. 88년 올해 FIAC은 역시 파리의 그랑 빨레에서 10월 22일부터 30일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88년 들어 새로이 평가되고 있는 전람회들도 있다. 공통된 의견을 수렴하여 대략 추려 보면 매년 초 2월에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개최되는 ARCO,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월에 개최되는 스톡홀름 아트페어, 6월에 시카고에서 열리는 시카고 인터내셔널 아트 엑스포, 역시 6월에 개최되는 스위스 바젤 아트페어, 9월에 열리는 베를린의 오랑즈리, 10월에 파리에서 개최되는 FIAC, 11월에 쾰른에서 열리는 아트 콜론 등을 들 수 있다. 자세한 올해의 회기와 정확한 전람회 명칭은 도표를 참고로 하면 좋겠다.
우리 한국이 처음으로 올해 들어 참가하게 된 대회 ARCO 88에에 대해서 소개해 보는 것이 좋겠다. ARCO 88 International Fair of Contemporary Art는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Casa de Campo 전시장에서 88년 2월 11일부터 16일까지 개최되었다. 지난 세월 유럽 미술을 주도했던 스페인 미술에 대한 자존심을 회복하고자 스페인 문화성에서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여 이 대회를 지원해 주고 있다. 스페인 정부의 부통령, 문화상, 외무상, 재무상 등이 조직위원회의 명예위원으로 있으면서 이 대회를 후원해 줄만큼 대단한 관심과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미국의 파울라 쿠퍼, 부룩알렉산더, 말보르, 페이스, 홀리 솔로몬 갤러리 등을 비롯하여 프랑스의 이봉 랑베르 Yvon Lambert, 르롱 Lelong 화랑, 독일의 Gmyrek, Levy화랑, 영국의 Lisson 갤러리 등 세계 유명 화랑들이 대거 참가하였다. 모두 20여 개국의 160개 화랑들이 참가하여 현대 미술을 선보이며 작품 유통에서 경합을 벌였다.
최근 들어 거의 모든 저널지에 집중적으로 다루어지며 연구되어지고 있는 작가로는 안젤롬 키퍼 Anselm Kiefer를 들 수 있다. 안젤름 키퍼의 미국 입성을 위주로 하여 그의 기사들이 여러 잡지에서 게재되고 있다. 미국에서의 그의 활동 상황을 살펴보면 Art Institute of Chicago에서 87년 12월 5일부터 99년 1월 31일까지의 전시회를 비롯하여 필라델피아에서 88년 3월 6일부터 4월 1일까지, 로스엔젤리스에서 6월 14일부터 9월 11일까지 그리고 뉴욕의 모던 아트뮤지움 Museum of Modern Art에서 10월 1일부터 89년 1월 3일까지 전시회를 열기로 약정되어 있는데 이는 미국 전역을 돌며 순회전을 열어 그의 명성을 더욱 확실히 다져 가겠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유명 평론가 및 미술관장들은 안젤름 키퍼를 금세기 최고의 작가로 인정하고 있다.
극히 젊은 나이에 세계적 명성을 얻게 된 작가도 많다. 최근 불란서의 이봉 랑베르 화랑에서 전람회를 가진 장-미셀 바스키아 Jean-Michel Basguiat와 10대 후반부터 알렉친스키의 작품을 자주 접하며 영향을 받은 케이스 하링 Keith Haring, 불란서의 유명한 아트 디렉터 이봉 랑베르가 키운 작가 로베르 꽁바 Robert Combas, 스페인의 미켈 바르셀로 Miquel Barceío 등이 그들이다. 특히 최근 들어 스페인 미술에 관해 거론할 때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작가가 미켈 바르셀로인데, 그는 82년 도큐멘타 7에 루디 푹스 Rude Fuchs의 추천으로 첨가하여 순식간에 스페인 미술계의 스타로 등장한 인물이다.
그 외 세계의 주목을 끊임없이 받고 있는 젊은 작가 군으로는 스물 아홉의 나이에 도큐멘타에 참가하여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된 뉴욕 부르클린 출신의 로버트 롱고 Robert Longo와 1952년 이탈리아의 항구 도시 나폴리에서 태어나 뉴욕, 로마, 인도의 마드라스 Madras에서 생활하여 각 나라의 다양한 문화를 접하면서 작품 활동을 한 프란시스코 클레멘테 Francesco Clemente를 들 수 있다. 또한 조엘 샤피로 Joel shapiro, 요셀 보이스 Joseph Beuys, 수잔 로덴버그 Susan Rothenborg, 조나단 보롤브스키 Jonathan Borofsky 등이 포멀리즘(formalism)에 영향을 받아 현대 미술 작품에 몰두하게 된 에릭 피슬 Eric Fischl과, 프랑스에서 가장 국제적인 작가의 하나로 등장한 베트랑 라비에 Bertrand Lavier가 유명하다. 베트랑 라비에는 인스털레이션에 있어서 독보적인 존재로 우리나라 워커힐 미술관에서 85년 그룹전을 가진 바 있다.
이탈리아 플로렌스 Florence에서 출생하여 쿤스트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산드로 끼아 Sandro Chia는 1980년 뉴욕에 스튜디오를 설립하여 퉁시그리온느와 뉴욕을 오가며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71년부터 82년에 이르기까지 독일, 이탈리아, 미국, 스위스, 영국 등지에서 20여 차례의 개인전을 가진 바 있고 파리 비엔날, 베니스 비엔날레 등 세계적 국제 전람회에 다수 참가했다.
광고 포스터를 이용하여 작품 활동을 하는 장-샤를르 블레 Jean-Charles Blais의 작품은 유럽에서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대략 그의 보통 크기의 작품은 5만 마르크(한화 2천 2백만 원 상당) 정도로 거래되고 있다. 퍼포먼스, 그림, 비디오 테이프 제작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 주고 있는 길버트와 조지 Gilbert & George는 공동작을 만들어 내는 작가로 유명하다.
기상천외한 작품을 꾸준히 미술계에 보여 줌으로써 세계 미술계의 끊임없는 논쟁거리가 되고 있으며 최근 그의 자서전까지 펴낸 줄리앙 슈나멜 Julian Schnabel의 명성은 말할 나위도 없다. 신화와 전설, 과거의 자취, 삶의 끊임없는 흐름을 주제로 하나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 수개월 동안 사고하고 심지어 그리기도 전에 사고한 대상을 집약하여 미리 그림제목을 정하기도 하는 환상적인 성향의 작가 엔조 꾸끼 Enzo Cucci와 고대 이집트나 초기 그리스도 미술, 더 나아가 피카소나 마티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거의 다양한 예술적 흐름에서 발상을 얻어 변형된 신체적 형상의 되풀이로 특색 있는 작품을 제작하는 밈모 팔라디노 Mimmo Paladino는 산드로 끼아, 클레멘케와 함께 이탈리아의 트랜스 아방가르드 Transavantgarde를 이끌어 가는 작가라 할 수 있다.
1954년 생의 여류 사진 작가로 혼자서 디렉터 겸 사진 작가, 모델의 역할까지 해내는 신디 서면 Cindy Sherman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작가인데, 그녀는 냉소적인 기질과 새로운 감각의 능력을 겸비한 사진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들어 새로이 부각되는 이즘이나 조류로는 신 추상의 일부분이라 할 수 있는 네오 지오 (Neo Geometrical의 준말)를 소개하고 싶다. 네오 지오의 발생은 이스트빌리지 East Village 의 International with Monument, Nature Molt, Jey Gormey Modern Art, Cable Gallery, White Column 등의 Alternative Space에서 1983년을 전후로 하여 창시된 것으로 피터 핼리 Peter Hallery의 83년에 제작된 논문에서 그 계기를 찾아도 무방할 것이다. 84년, 85년 앞에서 언급한 화랑들을 주축으로 하여 토리샤 콜린즈 Torisa Collins, 리챠드 Richard 등의 비평가들에 의해 핼리, 블랙크너 Bleckner, 쿤즈 등의 작품을 포함하는 그룹전이 집중적으로 형성되었는데, 처음에는 매스 미디어나 비평가, 큐레이터, 콜렉터들로부터 사실상 인정을 받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85년 「Arlforum」11월 호에 핼리와 필립 터프 Philip Taaffe가 크게 거론되었는데, 이때부터 콜렉터인 미카엘 Michael 및 유진 슈와프 Eugene Schwartz, 샤를르 샤치 Charles Saatchi 등이 이들의 작품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네오 지오 혹은 시뮬레이션 아트 Simulation Art라고 불리는 계류의 멤버들을 거론한 할 포스터 Hall Foster의 글이「Art in America」에 게재된 것이 86년 6월이었으니까 이 시기 및 포스터의 논문의 예가 네오 지오의 본격적인 대우라고 할 수 있다. 그 해 가을 소호 SOHO의 소나벤드 Sonnabend 화랑이 네오 지오 쇼를 개최하여 핼리와 쿤즈 등의 작가를 끌어들이기 시작했고 이후 여러 잡지에서 네오 지오가 거론되기 시작했으며, 87년 봄에 휘트니 미술관의 격년전에 그들의 작품이 전시되면서 그 열을 더해갔다.
그 외 특이할 만한 경향으로, 80년대 들어 미술의 거의 모든 영역에 있어「구상」의 재생이 놀라운 발전을 거두었지만 미쳐 이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던 조각계에 있어서 구상성의 회복을 들 수 있다. 미국에서 순회 전시를 가졌던「조용한 혁명 전-1965년 이후의 영국 조각전 Quiet Revolution ; British Sculpture Since 1965」는 이 기간 동안 문제작가로 부상한 가장 뛰어난 안토니 고엄리 Antony Gormley 같은 작가도 제외된 채 모두 추상작가로만 구성되었었다. 87년도에 열린 두 구상 전시회도 기본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신시내티 Cincinnati의 현대미술센터에서 열린「영혼과 육체 전 Body and Soul」과 스톰킹에서의「구상 재출현전 The Reemergent Figure」이 그것인데 둘 다 현대의 조류들을 빼놓지 않고 재고정리했을 뿐 더 이상의 깊이를 지니지 못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80년도 들어 그 선택에 있어 냉담한 대우를 받아 왔던 구상조각가들이 조엘 샤피로 Joel Shapiro를 그 기수로 하여 점차 활발한 활동을 전개시켜 가고 있다. 대표적인 작가로 포토 리얼리스트인 존 드 안드레아 John de Andrea 와 듀안 한슨 Duane Hanson, 로버트 그라함 Robert Graham을 꼽을 수 있다.
이렇게 하여 각국에서 발행되는 대표적 잡지들을 하나하나 소개해 보고, 최근호에 게재된 내용들을 토대로 굵직굵직한 국제전람회가 전개된 상황, 자주 거론되는 작가들과 그들의 활동, 새로이 부각되고 있는 조류와 경향들에 관해 차례로 요약해 보았다. 미흡하나마 해외 미술에 대한 자료와 정보를 필요로 하는 미술인 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