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문화축제의 한마당
-문화의 날 스케치-
문화의 날 기념식 거행
지난 10월 20일 '문화의 날'을 맞이함으로써 광복 40년이 지난 오늘날의 문화의 발전과 방향을 돌이켜 볼 수 있는 뜻깊은 계기가 마련되어졌다.
문화의 달인 10월에 전국에서 다채롭게 열린 문화행사는 10월 20일 '문화의 날'을 맞이하여 그 절정에 이르렀다. 이에 앞서 19일 상오 10시 문예회관에서 이원홍 문화공보부 장관을 비롯한 문화예술인 1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문화의 날' 기념식이 열려 문화훈장 서훈, 문화예술상 시상, 방송유공자 서훈 및 표창, 출판유공자 표창 등이 있었다. 각 부문별 수상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 문화예술상
문학-홍윤숙(洪允淑: 시인)
미술-강명구(姜明求: 건축가)
출판-김성재(金聖哉: 일지사 대표)
연예-김정옥(金正鈺: 연극인)
● 문화훈장
금관문화훈장- 고 강소천(故 姜小泉: 문학)
은관문화훈장- 김기수(金琪洙: 국악)
고 박생광(故 朴生光: 미술)
보관문화훈장 조상원(趙相元: 출판)
곽학송(郭鶴松: 문학)
정재동(鄭載東: 음악)
차범석(車凡錫: 연극)
고 이동훈(故 李東勳: 미술)
● 대통령상표창-대우(大宇)재단(학술)
기념식을 마치고 예총회관 현판식에 이어 12시 하이야트 호텔 리·젠시볼룸에서 이원홍 문공부 장관이 마련한 경축 오찬회가 열렸다. 여기에는 문화예술계 중진을 비롯한 약 470여 명이 참석, 이 자리에서 이원홍 문공부 장관은 오찬 연설을 통해 20년 동안 급격히 발전해온 우리나라의 문화 및 경제의 불균형한 발전이 있었으나 지금이 그 불균형을 고르게 할 때라고 역설했다.
신명난 놀이마당
주말인 19일과 20일 양일간에 덕수궁과 국립극장 놀이마당에서는 청소년연맹과 문예진흥원 공동주최, 청소년종합예술제가 열렸고 잠실 서울놀이마당에서는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이 펼쳐졌다.
19일 하오 5시 서울놀이마당에서 펼쳐진 남사당놀이에는 여섯 종목 연희자가 모두 등장, 남사당의 큰잔치를 베풀었다. 인간문화재 송창선씨를 비롯해서 송순갑(宋淳甲), 최은창(崔殷昌), 박계순(朴季順), 이돌천(李乭川), 김재원(金在元), 조송자(趙松子)씨 등 남사당의 옛 재주꾼들이 모여 길놀이, 고사, 꼭두각시놀음, 줄타기, 덧뵈기, 살판, 풍물, 무동, 버나 등의 판을 펼쳤다.
예술인 축제
19일 하오 2시부터 4시가지 마로니에 공원에서 펼쳐진 예술인축제는 예총 산하 10개 단체 회원들이 참가하는 미술전, 시화전(詩畵展), 사진전, 음악, 민속공연 등이 열렸으며 문인협회에서는 조병화(趙炳華), 김혜숙(金惠淑), 영화인협회에서는 황해(黃海), 최무룡(崔戊龍), 연예인협회에서는 이미자(李美子) 등이 참가했고, 예총화랑에서는 미술협회의 입주 축하 미술전으로 회화 1백 점, 조각 30점, 서예 9점이 출품된 가운데 열렸으며, 사진협회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특별전을 가졌다. 또한 무용협회는 강선영의 화관무, 이명자의 장고춤, 국악협회는 방인근 외 5명의 연주와 황재기 외 20명의 농악 순서를 마련하였다.
마로니에 시 낭송회
이와는 별도로 문예진흥원 문예교양강좌 수강생들이 중심이 된 '시(詩)와 가곡(歌曲)과 창(唱)이 있는 마로니에 시 낭송회'가 마로니에 공원에서 12시부터 개최됐다.
'마로니에 시 낭송회'는 문화의 달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문학 인구 저변확대 및 일반인들의 정서함양에 기어하고자 홍윤숙, 황금찬, 강계순, 문정희, 김선영, 차옥혜 시인 등을 초대시인으로 모시고 문예교양 강좌생들의 시 낭송회가 개최됐다.
또 19일 하오 6시부터 8시까지 문공부가 주관하고 MBC가 주최하는 대중예술 큰 잔치인 '문화예술의 밤'이 세종문화회관 대강당에서 펼쳐졌다. 각종 대중예술 19개 분야 종사자 200여명이 출연했고 여기에 연극인으로서는 김동원, 백성희, 추송웅, 전무송, 이해랑, 윤석화 등이 참석했다.
풍성한 문화축제
이밖에 행사로 20일 상오 10시 덕수궁에서 문화재 애호단 발대식이 있었고, 2시 50분부터는 KBS 팝오키스트러, 재즈그룹과 국악공연 및 전통의상쇼 등이 있었다. 또한 20일 하오 1시 30분부터 문예회관 대극장에서는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수상 작품인 극단 산울림의 '하늘만큼 먼 나라'(노경식 작, 임영웅 연출)가 조명남, 백성희, 박정자씨 등 11명에 의해 앙코르 공연되었다. 여기에는 관객 1,500명을 초대하고 유인물 1,500매, 프로그램 1,000매 등을 무료 배포했다. 이 공연은 연극제 대상 수상 축하와 문화의 날 기념의 뜻을 합친 대공연이었다.
이상이 19일과 20일 양일간 있었던 기념행사들이었다.
광복 40년이 지난 오늘날 문화의 날을 맞이함으로써 그 동안 우리가 얼마나 많은 성장을 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제적으로는 말할 것도 없고, 정서 내지는 문화적인 면에서 괄목할만한 성장을 해왔다. 1908년 이인직에 의해 설립된 원각사를 시작으로 한 연극은 1985년 지금 전국에서 수없이 많은 극단과 그에 종사하는 연극인이 활동함으로써 거의 대중화 되기 시작했으며 음악, 미술, 문학, 출판 등도 광복 후 40년간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해 왔다. 두말할 것도 없이 문화를 창조하고 또한 이를 계승, 발전해야 할 우리들로서는 어떠한 분야이건 간에 이를 대중에게 보급시켜야 하는 의무가 있는 것이다. 다만 '문화의 달'이나 '문화의 날 이라고 해서 관심을 갖는다면 그 동안 우리에게 계승시켜주신 선배들에게 누를 끼치는 일일 것이다. 이원홍 문공부 장관이 앞서 언급했던 바와 같이 광복 40년이 지난 오늘에는 들쑥날쑥한 부분을 다듬어야 할 시기이다. 문화는 개인이나 단체의 전유물이 아닌지라 여러 사람이 누려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는 것이다. 이번 문화의 날 행사는 그야말로 다채롭고 화려했다. 곳곳에서 시 낭송회며, 미술전, 사진전, 시화전, 각종 강좌 등이 열렸으며, 정부의 관심 또한 지대했다.
이번 행사들로 말미암아 온 국민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문화나 예술을 지성으로써 이해하려 한다면 무리가 올 것이다. 혹자가 말했듯이 이는 뜨거운 가슴으로 느껴야 하는 것이다. 그때야말로 참으로 가치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문화행사는 문화의 날을 기념하고자 했던 것이다. 전국 각지에서 행해졌던 전통문화나 외래문화의 예술성 내지는 감각들을 표출해내는 방법이나, 혹은 그들의 노력은 참으로 위대했다. 특히 문화의 거리나 대학로에서 열렸던 모든 공연, 전시들은 그들을 지켜보는 관객들과 최소한 한 자리에 있었으며 또한 가깝게 있었다. 같이 느꼈으며 같이 노래하고 같이 흥겨웠다. 그 자유스런 분위기를 꼭 꼬집어 말하지 않더라도 문화나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끝으로 문화의 날을 계기로 마련되었던 모든 행사를 관심 있게 지켜보았던 모든 이들에게 이 행사가 어떤 감동이나 느낌을 가질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