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진<문장>은 늘 새롭게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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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06.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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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진《문장》(http://webzine.munjang.or.kr)을 창간한 지도 어느덧 일 년이 지났다. 웹상의 일 년이란 종이 잡지의 일 년과 사뭇 다른 느낌이다. 책에 고정된 글과는 달리 사이버 상의 《문장》은 그 독특한 쌍방향성과 현장성으로 인해 늘 긴장 속에 놓여 있다. 글 뒤에 달라붙는 ‘댓글’은 독서 과정에서 야기되는 독자의 정서를 드러낸다. 그 정서는 독서하는 그 순간의 격앙된 느낌뿐 아니라 그 느낌이 다시 공유되는 흔적을 남긴다. 일 년이라는 세월 동안 ‘흥분’에서 ‘삭힘’으로 이어지는 성숙한 인식의 흔적이다.

낡은 잡지가 계속 새롭게 살아난다는 느낌이랄까.

 

 

 

 

 

문장웹진 창간1주년 기념 특별좌담사진

 

사회자 : 손정수(문학평론가)

토론자 : 손홍규(소설가), 김중혁(소설가)

토론자 : 김애란(소설가), 한유수(소설가)

 

이번 창간 1주년 기념호에는 특기할 만한 꼭지가 많다. 특히 김도연의 「메밀꽃 질 무렵」이 단연 이채롭다. 메밀꽃 ‘필’ 무렵의 허동이가 이 작품에서는 노인으로 등장한다. 작품의 무대 가까이에 살고 있는 이 작가는 이효석 문학에 대해 늘 민감하게 사유했을 터. 이제 ‘고전’이 된 작품이 젊은 작가에 의해 창조적으로 재해석되어 계승되는 모습이다.

우리 문학사에서 이런 장면은 채만식, 박태원 등에 의해 적지 않게 제시되어 왔다. 과거 문학 전통과의 교섭은 세월의 무게가 생산해내는 그 의미상의 낙차를 아찔하게 경험토록 해준다. 이 낙차의 해석이 문학적 감동의 원천이다. 전통의 계승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메밀꽃 질 무렵」에는 이효석에 대한 이 작가의 오랜 육체적 감응 과정이 드러나는데, 원작 못잖게 아름다운 문체의 향연이 절절하다. 《문장》은 앞으로 이러한 전통과의 교섭뿐 아니라 시를 소설로, 음악을 시로, 미술을 문학으로 다시 쓰는 작업을 시도하려 한다. 이 작업은 현실을 전유하는 코드의 변환이기도하다. 서로 코드가 다름은 보는 방식의 다름이기도 한데, 그 사이의 틈새는 당연히 반성적 사유를 생산해 낸다. 과거와 현재, 이곳과 저곳의 이질성을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로 작용하길 기대해본다.

최근 소설의 흐름을 대변하는 김애란, 한유주, 김중혁, 손홍규 등의 젊은 소설가와 문학평론가 손정수가 나누는 좌담 또한 각별하다. 2000년대 한국소설의 새로운 표정, 이전 시대 문학의 전제는 여전히 유효한가?, 세대와 젠더를 둘러싼 소통에 대한 자의식, 한국소설에서 이름이 사라지고 있다?, 뉴미디어 시대 문학적 상황의 변화, 그래도 문학이 있어야 하는 이유, 미래를 향한 글쓰기의 열망 등을 주제로 열띤 토론을 전개하고 있다. 한민족의 일원으로 살아온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민족의 시련이 고스란히 드러났던 원로 중견 작가들의 작품세계와는 달리 젊은 작가들의 그것은 양자적이다. 어떤 보편으로도 환원되지 않는 불확정적인 운동이 이들 작품 속에는 늘 생동한다. 기성문단에 대한 불만도, 끊임없이 어떤 보편성을 강요하는 외부의 시선에 대한 불안도 토로되지만 자신들만의 단독성을 견지하려는 고투가 여실히 드러난다. 이들 소설가의 생생한 육성을 함께 듣다 보면 의식하지도 못한 사이에 같이 좌담에 참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번 호부터 시작되는「조경란이 만난 사람」은 아주 의미 있는 작업이다. 늘 섬세하게 마음의 안쪽을 추구해온 작가가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작가는 여기 이곳에서의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 나직하면서도 결 고운 사유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들려줄 것이다. 창작집 『국자이야기』에서 잠깐 보여준 그런 시선으로 세상과 만난다는 점에서 작가 조경란의 변화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조경란이 무슨 특별한 사람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조경란은 연극배우에서 노숙자까지 ‘아무나’ 만날 것이다. 그들의 삶의 현장을 이 인터뷰어가 어떻게 포착해낼지 주목해주시기 바란다.

이밖에도 최근 『펭귄뉴스』라는 작품집으로 문단의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김중혁의 「메뉴얼 제너레이션」을 비롯한 조성기, 박청호 등의 소설과 조은, 김참, 유홍준, 조향미, 이안, 박승민, 김응교, 김만수, 김종해 등 독자적인 시세계를 구축한 중견과 신예의 신작시를 만나실 수 있다.  

지난 일 년 간 웹진의 특성을 살리려고 노력했지만 성과를 제대로 냈는지는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안도하는 것은 이런 점들 때문이다. 종이잡지와는 달리 200매나 되는 시를 실을 수도 있었고 동영상이 가미된 작가와 작가들을 만나 볼 수도 있었다. 플래시와 함께 들려주는 시인의 자작시 낭송은 문학적 감동을 더욱 자극했다.

그러나 웹진으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 중 하나인 실시간 독자 서평과 쌍방향 교류라는 측면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새로운 한 해(?)를 맞으며 다짐하는 것은 바로 이런 점을 강화해야겠다는 것이다. 문학이 웹상으로 들어온 이상 웹이 가진 장점을 최대한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싶다. 미래 한국문학의 주요 기지가 될 《문장》을 위해 인터넷문학을 살지우는 소프트웨어를 계속해서 갱신하리라 마음 다잡아 본다.

 

자료담당자 : 예술진흥실 정우영 02) 760-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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