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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건드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들의 자질문제

  • 조회수 3,765
  • 작성자 송*건
  • 등록일 2010.11.08
Name 무용평론가 송종건
Subject 국회에서 건드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들의 자질문제
Homepage http://dancecritic.com.ne.kr

< 국회에서 건드린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장들의 자질문제 >

조선일보 2010년 10월 23일자 A15면 기사를 보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탁월한 이론가인데도 미국 내에서 거의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경제학자가 있다”고 한다. 조지프 스티클리츠 컬럼비아대학 교수인데, 그 이유는 “워싱턴 정가에서 그는 삐딱한 소리나 해대는 성가신 인물로 간주되며 기피대상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라고 하고 있다.

비판적 평론을 주로 하고 있는 평자도 무용계의 성가신 인물이 되어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한 것 같다. 그런데 얼마 전 서울에서는 비행기를 타지 않고는 거의 갈 수 없는 곳의 도립무용단체에서 공연을 보고 평론을 해달라는 연락이 왔다. 주로 비판적인 글만 쓰는데, 왜 나를 초청했을까 하는 스스로의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곳에 도착하여 내막(?)을 확인해 보니, 나를 초청한 쪽이 그 공연단체의 단체장 측이 아니고, 그 당시 현재 천막농성의 갈등을 이루고 있던 ‘노조’에서 나를 초청한 것이었다. 이유인즉슨, 단체장 쪽에서 공연에 대한 글을 쓸 사람을 초청할 것이 뻔한데, 노조에서도 공연에 관한 정확하고 객관적인 글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우선 당황스러웠던 것은, 평소 나는 누구보다 약한 사람의 편에서 살려고 노력하고, 우리 문화예술에 관한 올바른 글을 써서 기록하여 사회와 국가에 알리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이유 없는 과격한 노조활동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소위 말하는 ‘보수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아무 근거 없이 어느 한 편을 위한 일방적인 글을 쓸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말은 하지 않았지만, “공연을 보고 본 그대로 객관적으로 적겠다”고 이야기 하고 그 공연을 보았다(그리고 어제 - 2010년 11월 3일 - 그 공연 평을 적어 나의 블로그 등에 올렸다). 그리고 공연을 본 후 그 다음 날 아침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를 타려다가, 실제로 그 공연단체 단체장 쪽에서 부른 것 같은 사람을 공항에서 스쳤는데, 나보다는 훨씬 더 놀라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보다 약 열흘 전인 지난 9월 7일 국립극장에 국립무용단의 정기공연을 보러 가니, 정말 놀랍게도 우리 우아하고 아름다운 국립무용단 단원들이 극장 로비에서 공연 전 시위를 하고 있었다. 시위의 취지 등을 나에게 설명하고 있는 단원 한 명에게 내가 쓴 국립무용단에 관한 평론을 읽어보기는 하는가 물어보았다.

“선생님 글은 우리 노조에서 따로 스크랩해서 게시판에 붙여 두고 노조원들이 모두 함께 읽는다”라고 하고 있었다. 어쨌든 글 쓰는 사람으로서는 고마운 일이었지만, 여기서 하나 확실히 해두고 싶은 것은, 앞에서도 약간 비췄지만, 평자는 결코 공연에 관한 글을 특정 이념이나 단체를 위해 글을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극히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올바른 평론이라는 것은 무대에 나타나는 예술적 성과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특히 국공립예술단체의 경우에는 그 단체장의 예술적 능력을 정밀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판단해주어야 한다. 흔히 예술단체장들의 능력이 행정적이고 정치적인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말을 근래 많이 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예술단체장의 제일 중요한 능력은 예술창의 능력이 된다. 가장 바람직한 경우는 예술창의 능력을 가지면서, 행정능력까지 살아있는 경우가 될 것이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이런 두 가지 능력을 겸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능력 중 더 소중한 것을 굳이 가려라하면, 단연 예술창의 능력이 된다.

예술성이 엉망이고 무대를 엉망으로 해두고 ‘행정력’ 운운하는 것들이 많은데, 이들이 하는 일이라는 것은 뻔하다. 부패 관료들과 썩어 문드러진 협잡이나 부리고 사이비기자들이나 사이비평론가들과 더러운 거래나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이번에 감옥에 간 엉터리 국새 단장 민홍규가 될 것이다.

여기서 잠시 중앙일보 2010년 9월 17일자 ‘민홍규 미리 점찍어 두고, 국새 단장도 특채’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우선 “김상인 행정안전부 대변인은 16일, 2006년부터 국새 제작을 담당한 공무원들이 (국새제작단장이었던) 민홍규씨의 제작 능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점이 밝혀져 전원 징계하기로 했다며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2006년 국새 제작자 공모를 할 때 의정관이던 김국현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이사장과 담당과장은 사직처리를, 2007년 국새 제작을 총괄했던 황인평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직위해제 하는 등 중징계를 내리기로 했다”는 기사가 이어진다. 그리고 기사 후반부에는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수사과는 민씨에 대한 홍보기사를 써주고 금품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경제지 기자 노모(44)씨를 16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장급 기자인 노씨는 2004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민씨를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기사를 써주고 금장 3개와 14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노씨가 쓴 ‘제4대 국새는 전통기법으로 만들어야 하며 민씨가 그 적임자’라는 내용의 기사는 민씨가 국세 제작자로 뽑히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내용이 이어진다.

현재 우리나라 문화예술계의 썩어문드러진 환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경우가 된다. 우리 문화예술계의 여러 장르와 부문에서, 위의 사건의 경우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장르가 있을까? 물론 공연의 현장에 있는 평자의 눈에도 이런 경우가 바로 바로 눈에 들어온다. 특히 평자가 집중적으로 보고 있는 무용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예술적 실력이 전혀 없으면서도 부패한 로비와 협잡으로 예술단체장이 되어, 우리 무용의 미래를 암담하게 만드는 경우들이 너무 뚜렷하게 많이 보여 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근래 민주당 국회의원인 최문순의원이 지난 10월 4일 문화부에서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문화부 산하기관장들의 자질 문제를 또 거론했다고 한다.

즉 경향신문 2010년 10월 4일자 ‘욕설 등 인권 침해·공금 횡령·인사 특혜… 문화부 산하기관장 자질 또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면, “(최문순 의원이) 무능하고 부패한 문화부 산하기관장들로 인해 문화예술, 영상산업의 토대가 무너지고 있다. 국립극장의 임연철 극장장, 국립극장 내 국립무용단 배정혜 감독, 국립오페라단 이소영 단장, 영화진흥위원회 조희문 위원장이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했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순수 문화예술인들이 이제 거의 포기하고 있는, 우리 문화예술계의 부패와 무능의 부분을 국회에서 건드리는 중요한 내용이다. 그런데 문화예술의 현장을 지키는 평자는 직관적으로 이 내용이 철저히 좌파의 시각에서 보는 편향적인 느낌이 떠올랐다. 왜 이런 소중한 지적을 하면서 정치나 사상적인 색채를 과다하게 가미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문화부 산하기관장 혹은 문화부 산하기관의 올바른 평가를 위해서는 철저하게 그 업무적 능력이나 예술성을 최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부패와 무능을 판단할 때도,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의 편향된 시각의 잣대에서만 보아서는 안 되고, 전체 산하기관의 무능과 부패를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이번 국감 내용은 주로 1) 노조와 문제가 있었던 산하기관장이나, 혹은 2) 좌파 인사들과 갈등을 일으킨 산하기관장들을 ‘집어낸’ 느낌이 있다. 물론 이 중 일부는 노조와의 갈등 뿐 아니라 현저하게 업무 능력이 떨어지고, 예술성이 낮은 경우도 있다. 평자가 근래 몇 년 동안 계속 거론하고 있지만 국립무용단 등의 경우가 된다.

그러나 이 중 일부는 현장을 지키고 있는 평자가 볼 때, 그 예술성 향상의 노력과 실적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우도 있다. 그 예를 들면, 국립오페라단의 경우이다. 국립오페라단의 경우 작년 새로운 단장이 취임한 이후 공연한 거의 모든 작품들이 새로운 창의적 노력으로 깊은 예술성을 보이며 객석의 관객들을 감동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이 예술기관이 오페라단 합창단을 해체하며 노조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아무리 보아도 예술적으로 거의 전혀 문제가 없는 - 아직 작품의 레퍼토리 확장 같은 경우는 더 신경 써야 할 것이다 - 국립오페라단이 거론 된 것은 이념적인 잣대가 편향적으로 대어진 느낌이 너무 커다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또 하나 중요한 오류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이런 이념적 편향 잣대는 정작 꼭 지적해야할 문화부 산하기관장 혹은 기관의 정말 있을 수 없는 예술적 혹은 업무적 문제점들과 현안들을 간과해 버리며, 심지어는 면죄부까지 주어버리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은 이 문제가 훨씬 더 큰 문제가 된다.

공연과 문화예술의 현장을, 감히 말하지만,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보고 있는 평자가 볼 때, 현재 우리나라 국립발레단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은 민주당 국회의원인 최문순의원이 지적한 위 4개 단체 못지않은 큰 문제점들을 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국립발레단의 경우는 이제 한 해 100억 이상의 국민의 혈세 등을 쓰고 있지만 지난 10여년 이상 동안 변변히 된 창작발레 하나를 무대에 올리지 못하고 있다.

그리고 공연의 횟수도 외국의 유수 발레단과 비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또한 어쩌다 한번 씩 하는 공연의 대부분도 외국 발레단이나 안무가들에게 비싼 돈을 지불하고 수입해서 공연을 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국립’ 발레단이란 예술적 정체성은 이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예술적으로 황폐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제 한해 1000억 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난도질하고 있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곳도 사명감 없는 업무 집행으로 순수 문화예술인들의 지탄을 받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 전국의 수십만 순수 문화예술인들은 한 해 100만원의 수입도(‘한 달’이 아니고 ‘한 해’다) 올리지 못하는 곤경 속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곳의 직원들과 그 주위를 서성이는 ‘지원금 기생충 꾼’들은 한 해 1000억 원 이상의 혈세를 두고 정신을 못 차리며 난도질하면서 우리 문화예술계를 악취가 풍기는 희망이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평자는 그 동안 여러 번 여러 곳에서 한국문화예술위원회라는 곳의 문제점들을 지적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변하는 것이 하나도 없고, 정부나 국회 어느 곳에서도 이곳의 잘 못에 정확한 감사나 조사를 하지 않으며, 전국의 순수 문화예술인들의 가슴에 대못 박는 짓을 방치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난 약 30여 년 동안 우리 문화예술의 올바른 발전은 고사하고 문화예술계를 돈 놓고 돈 먹기 판으로 만들어 온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바로 공중분해하여 해산시켜야 한다.

평자가 보기로는 우리나라 국회의 문화부 국정감사에서는 바로 이런 부분들이 아무런 사상적 이념적 편견 없이 집중적으로 건드려져야 한다. 국가기관 혹은 산하기관에 대한 국회 국정감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리고 올바르고 공정한 잣대를 피감사기관 모두에 넓고 객관적이며 정확하게 적용해야한다.

그리고 국회 혹은 정당이 아무리 정치적 혹은 이념적 집단의 모임이라고 하더라도 너무 편향된 이데올로기의 잣대를 대는 것은, 그 감사의 본질적인 중요한 부분을 벗어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한다. 특히 예술단체의 감사는 그 예술적 능력이나 실적 판단이 그 무엇보다도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또한 그 공정한 감사와 판단의 잣대를 통해 현재 우리 문화부 산하 문화예술기관 혹은 문화예술기관장의 잘 못된 관행이나 썩어문드러진 현실에 대해 철퇴를 가해, 우리 문화예술이 올바른 발전을 이루어 나가는 초석을 우리나라 국회가 마련해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다시 한 번 전하고 싶다.(송종건/무용평론가/dancecritic.com.n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