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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연극촌

  • 조회수 1,506
  • 작성자 최*숙
  • 등록일 2008.05.31
밀양연극촌

윤 희 상

어둠 속에서 연극이 만들어진다

관객들이 승용차를 타고 부산에서,

또는 울산에서, 대구에서, 경산에서, 청도에서 왔다

그러는 사이, 배우들이 나무를 타고 올라가 등을 달았다

이윤택이 사다리를 걸어올라가 등을 달았다

어둠은 숲속으로 물러갔다

그렇게 무대와 배우가 만들어지고,

연극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관객들이 나무 아래 앉아서 다 본다

무대가 모두 열려 있다

이곳에서는 무대가 없고, 있다

객석도 있고, 없다

마치, 배우에게는 관객이 배우이고,

관객에게는 배우가 관객이다

언제든지 자리바꿈이 가능하다

무대와 객석의 사이에는 틈이 없다

정확히 말하면, 무대만 있다

모든 사람들이 무대 안으로 들어와 있다

연극이 끝나고, 등불도 꺼졌다

승용차 불빛을 따라,

왔던 사람들이 왔던 곳으로 흩어졌다

항상, 어둠은 숲속에서 온다

달빛도, 별빛도 사그라졌다

이미, 새들은 잠들었을까

어느새, 무대 안으로 어둠이 스몄다

하지만, 조심할 것

한 번이라도 이곳에 왔던 사람들은

다시는 무대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


_문학동네 시집 [소를 웃긴 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