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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

아르코미디어

김신일



 In Between
2005, Single Channel Video, 3min 25sec, color & silence / A scene from Gagosian Gallery in New York
소멸이라는 궁극적 표현 방식에 대한 시도는 미니멀아트의 개념에서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미니멀아트의 이론적 자기한계성은 생각하는 작가의 존재까지도 없애려 하는 형이상학적인 바램이었다. 나는 작가의 존재를 동양의 ’공’사상에서 내가 이해한 ’관계’의 한 자리에 두고 작품과 관객간의 관계의 부각을 통해 작품과 관객 사이에 존재하는 작가, 혹은 작품의 의미를 탐구한다.
현대미술이 미의 탐구와 그에 대한 감상이라는 기능은 많이 상실했지만, 시간을 초월해 어떤 작품을 통해서든지 여전히 ’감상’은 가장 중요한 미술작품의 존재의미로 남아있다. 이 감상이라는 것을 통해 관객은 자기자신을, 사회를, 혹은 작품자체를 나름대로 해석하고 작품의 존재이유를 충족시킨다. 따라서 이것은 내가 작품에서 비가시성 혹은 소멸을 말할 때 여전히 소멸되지 못할 필요조건이다. 나는 많은 소멸 후 남아있는 작품의 감상이라는 기능만을 사진의 정지된 시간과 비디오의 생동하는 시간의 합을 통해 시간을 초월하는 감상의 기능을 강조하려 한다. 작품 안에 있어야 할 작품은 없고 감상이라는 기능자체를 감상하는 모습만이 이 작품 속에 남아있다.
미니멀아트는 이론적 자기한계성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에 끼친 영향은 크다 할 수 있다. 이는 한계를 갖는 이론이 또 다른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특히 나는 ‘공’으로 그 한계성을 풀어 또 다른 시작을 하려 하는 하나의 가능성을 생각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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