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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전시] 미디어는 정말로 옳은가? 아르코미술관 <미디어 펑크 : 믿음·소망·사랑> 무료전시(9.10~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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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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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전시] 미디어는 정말로 옳은가? 아르코미술관 <미디어 펑크 : 믿음·소망·사랑> 무료전시(9.10~10.27)

 

2019 아르코미술관 주제기획전
<미디어 펑크 : 믿음·소망·사랑>
2019.9.10 - 2019.10.27

글/ 사진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전시 포스터 이미지가 걸려있는 미술관 전경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디지털 프레임 내부의 현대를 목격하다.

2019년 9월 10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미술관 <미디어펑크: 믿음 소망 사랑> 전시가 오픈했습니다. 전시에 참여한 김웅용, 김해민, 노재운, 이민휘, 최윤, 파트타임스위트, 함정식 작가는 각기의 미디어 언어를 사용해 SNS, 유튜브 등의 시대가 도래하며 필연적으로 촉발된, 러프-미디어 시대의 관습적 맹신에 의구심을 제시합니다. 의구심을 제시하는 작가들의 방식은 제각기 뜨겁고 뚜렷하게 다가옵니다. 그 질문을 목격한 경험을 여기에 기록하겠습니다.

 

 

지가 베르토프의 키노아이 선언이 발표된 지 수십 년이 지났습니다. 키노아이 선언 이후의 카메라를 사용하는 미래파의 작업들은 기존의 영상들이 가지는 재현의 기법에서 벗어나 배치, 사운드, 이미지의 의도적인 재편집 등의 장치를 선택해 ‘보다 영화답게’세상의 감각을 잡아낼 수 있다고 제안했습니다. 이 제안은 기존의 작업들이 은폐하는 영상의 조작 가능성을 전면으로 드러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의도를 가지고 재편집된 현실’을 인식하게 하는 데에 그 목적을 두었습니다.


전시관 전경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과거에 이미 영상에 대한 맹목적 신뢰, 그 자체에 대한 불신이 선언으로써 제시되었으나 영상을 생산하는 인력과 소비하는 계층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며 이 의구심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쉽게 영상을 만들고, 소비하고, 믿습니다. 본 전시는 이러한 세태에 ‘영상 매체는 정말로 옳은가?’라는 의문점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키노아이 선언의 현대적 재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 글에서는 필자의 기억에 남았던 몇 가지의 작품들과 현장의 모습을 다룹니다. 전시를 보러 가시기 전에 정보가 필요한 분들을 위해 하단에 관련 글 링크를 첨부해 두었습니다.


전시관 곳곳에 배치된 브로슈어들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전시 표제부터가 벌써 믿음, 소망, 사랑을 언급합니다. 이는 맹목적인 신앙을 요구하는 종교 등에서 요구하는 가치입니다. 이 가치를 ‘미디어’라는 매체를 다루는 데에 호명함으로써 전시는 미디어에 대한 신뢰와 종교에 대한 전적인 신앙을 같은 선상에 배치하고, 곧장 펑크라는 개념을 불러오면서 이 신앙을 전복시키는 전시 본연의 정체성을 드러냅니다. 유희적으로 아주 탁월한 방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전시관 전경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출품작들은 제각기의 이미지 서사를 전시장에 진열해 가시 되지 않는 존재들과 세상이 현대를 조명하는 방식에 존재하는 모순을 드러내려 시도합니다. 이 과정에서 순차적 서사를 기대하는 감상자를 배반하고, 감상자는 암묵적으로 약속된 사회 체계와 그 체계 내부에서 조장된 ‘밝은 미래’에 대한 의구심을 갖게 됩니다. 저 밝은 미래라는 표어가 만드는 그늘 안에, 미처 가시 되지 못한 불행들이 숨어 있습니다.


전시관 전경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먼저, 전시관의 1층을 둘러보았습니다. 1층에는 이민휘 작가와 최윤 작가, 노재운 작가, 콜렉티브 그룹 파트타임스위트의 작품과 더불어 아르코아카이브의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민휘/최민 作, <오염된 혀> ⓒ아르코미술관

 

전시관 1층에 들어가자마자 만나게 되는 첫 번째 작품은 이민휘, 최윤 두 작가의 협업인 <오염된 혀>입니다. 영상에는 이질적인 코스튬의 화자가 등장하고, 화자는 여섯 차례에 거쳐 애국심, 바이럴 마케팅, 미래, 희생의 강요, 사회적 생존 그 자체에 대해 속삭이는 목소리로 의구심을 제기합니다. 이 목소리는 음악가인 이민휘의 참여로 음악의 형태를 가집니다.


ⓒ 이종철

 

음악은 음률이 불분명해 작품에서 호명되는 키워드에 대한 의구심을 정서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관객은 독재 시대의 이미지를 차용해 제작된 광고지 형태의 악보들이 전시장에 비치된 것을 보고, 악보를 손에 들고, 악보를 보며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습니다. 악보를 들고 전시장 바깥으로 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자연스럽게 사회 내 모순의 풍경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공개된 아카이브 자료 중, <미디어 아카이브 2019>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전시관 1층 한편에는 아르코아카이브의 소장 도서들이 진열되어 있습니다. 아르코아카이브는 지난 10년 동안 미디어 아카이브로서의 정체성을 표방해 왔으며, <아르코미디어 비평 총서>, <미디어 챕터>와 같은 연구 총서를 기획 및 출간했습니다. 또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실행된 <미디어-아카이브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전시, 상영했습니다. 이 외에도 <아르코미디어 컬렉션>을 통해 다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의 창작을 꾸준히 독려해 왔습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관객과 함께 영상 작품-영상 이미지에 대해 담론하고자 했던 아르코아카이브의 의도는 본 전시에 다시 한번 소환되었습니다. 때문에, 본 도서들은 전시관 내에 출입하는 관객들이 자유롭게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의자가 비치된 2층의 전시작품 관람 장소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아카이브까지 보고 전시관 2층으로 향하면, 영상과 오브제에 그치지 않고 빛까지 활용해 프레임 내/외부를 허무는 시도를 담은 작품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빛을 주제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인지 2층은 1층과 달리 아주 어두운 공간입니다. 2층의 작품들은 관객을 위한 의자를 비치함으로써 이 어둠의 공간을 시네마로 바꾸는 작용을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김해민 作, <두 개의 그림자> ⓒ아르코미술관

 

모든 작품들이 훌륭했지만 그중 이미지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은 작품은 김해민 작가의 <두 개의 그림자>입니다. 본 작품은 중앙에 국적이 불분명한 한 명의 아이와, 그를 반영하는 그림자의 반복 재생으로 의미를 창출합니다. 그림자와 아이는 프레임 내부에 위치하지만 그림자를 주도하는 빛-전구는 프레임 바깥 공간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기계의 작동이 명암을 만들어내는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기 때문에 관객은 전구와 아이와 그림자가 한 공간에 있다고 착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 시선의 무심함이 아이가 이방인으로서 겪게 될 상황을 암시합니다.


ⓒ 이종철

 

본 작품의 감흥이 되는 지점은 작품이 재현하고 피사체에게 부여하는 폭력에 있습니다. 아이는 의도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작가의 의도에 따라, 프레임의 외부와 내부를 수동적으로 넘나들며 기호를 가진 개인이 아니라 기호 자체로 물화 됩니다. 이 의도조차 관객의 무관심한 시선 앞에 놓인다는 것이 비극이고, 그 비극을 의도하는 것이 미디어가 가진 폭력성입니다. 이 재현의 방식 덕분에 미디어가 피사체를 대상화하는 방식의 폭력성을 다시금 여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프닝 리셉션 ⓒ아르코크리에이터 1기 김경진

 

필자가 방문한 당일은 <미디어 펑크 : 믿음 소망 사랑>의 오프닝 리셉션이 진행된 날이기도 합니다. 작가와 관객, 전시 관계자들이 모여 마련된 음식을 먹으며 전시의 성공적인 오픈을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축사를 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종관 위원장님은 “오늘은 누구보다 작가와 작품이 빛나야 하는 자리”여야 한다는 말로 참여 작가들과 작품을 진솔하게 독려했습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박종관 위원장 ⓒ이종철

 

<미디어펑크>
전시 연계 행사 일정

전시 연계 행사 일정
연계행사 안내에 대한 구분,개요,제목,일정,강연자,대상 등 정보제공
구분 개요 제목(가제) 일정(안) 강연자 대상
1 강연 및 아티스트 토크 파편들 사이에서 말하기:
불확정적 영상작품을 대하는 비평의 자세
10.3 유운성
(『오큘로』 발행인, 영상 비평)
전문인 및 일반 관객
2 영상과 테크놀로지 10.6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학교)
3 큐레이터 토크:
2019년의 미디어 전시를 말하다
10.9 김미정
(아르코미술관 큐레이터)/
천미림
(독립큐레이터, 매체미학)/
박현진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학예연구사)/
박덕선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
허호정
(비평)
4 기록과 담론 사이:
출판과 그 기억들
10.12 추후공지
5 미래를 준비하는 영상예술 아카이브 10.20 정세라
(더 스트림 디렉터)
6 아티스트 토크 10.26 참여작가
7 이벤트 관객 이벤트 수시 SNS를 통한 홍보 이벤트
(블로거 및 SNS 팔로워 대상)
큐레이터 토크 9.25 문화가 있는 날 안내 전시 투어
*프로그램 일정, 참여자, 주제는 변경될 수 있음

<미디어펑크: 믿음 소망 사랑>전 에서는 전시 작품 이외에도 많은 이벤트와 아티스트 토크, 강연 등의 콘텐츠가 기획되어 실행 예정에 있습니다. 모두 관객들에게 열려있으니, 관심 있는 주제가 있다면 참여해 감상에 깊이를 더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미디어에 익숙하고 모두가 미디어를 생산하고 모두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미디어 맹신의 시대에, 미디어에 대한 맹신 그 자체에 의문을 던지고 그 질문에 대답하는 도구 또한 미디어를 선택해 결과물을 내놓은 본 전시는 미디어에 대한 현대적인 담론과 비평 끝에 맺어진 고민의 소산일 것입니다. 보다 많은 관객의 참여로 인해, 현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인 ‘미디어는 정말로 옳은가’에 대한 담론이 확장될 수 있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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